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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음악 패션 공연

이 영화, 음악이 들린다. ② 마더

by KOCCA 2013. 3. 18.

 

이 영화, 음악이 들린다. ② 마더

  

 

 영화를 보고나서 특정 장면이 기억에 남기도 하지만, 때론 음악이 귀에서 맴돌기도 하지요. 그렇게 잊을 수 없는 영화음악들이 있습니다. 지난 기사(“이 영화, 음악이 들린다. ① 올드보이”)에 이어 이번 기사에서는 영화 <마더>, 그리고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에 삽입된 음악 ‘춤’에 대해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영화 <마더>

  

 

   “누구나 엄마가 있고, 엄마에 대한 생각이 있다. 가장 사랑스럽거나, 가장 포근하거나, 또는 가장 지긋지긋 하거나. 여러 감정이 뒤엉켜 있다. 무척 익숙하면서도 강한 존재고 인간관계 중에서 가장 원초적인 것 또한 엄마와 아들이 아닐까. 그런 엄마가 과연 영화적인 세계 속에서 어디까지 폭주할 수 있는지, 엄마라는 이름 아래, 수많은 소설이나 영화나 드라마가 있었지만 좀 더 극한까지 가보고 싶었다.” 봉준호 감독은 제작노트를 통해 영화 <마더>를 만들게 된 계기에 대해 이처럼 밝혔습니다. 2009년에 개봉한 <마더>는 영화가 완성이 되기도 전, 후반작업 중에 제62회 칸 영화제에 초청을 받았고 ‘주목할 만한 시선’에서 첫 상영을 하며 전 세계 영화인들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영화 <마더>의 줄거리를 간단히 요약하자면, ‘살해범으로 몰린 바보, 아들 도준을 구하기 위해 나선 엄마의 이야기’입니다. 스물여덟에 바보 소리를 들으며, 살인 혐의를 받게 된 아들 도준 역할을 배우 원빈이 맡았는데요. 조각 같은 외모를 가졌음에도 시골 바보 청년으로 캐스팅된 이유에 대해 많은 질문을 받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배우 원빈은 어렸을 적 강원도 산골에서 자라 시골의 공기, 시골의 할 일 없는 청년의 일상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고 영화에서 도준 역할을 군더더기 없이 소화해냈지요. 또한 영화 <마더>의 히어로인 탤런트 김혜자가 아들을 구하려 고군분투하는 엄마로 출연하며, 깊이 있는 모성애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이병우의 ‘춤’

 

  

 

 영화 <마더>의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에는 똑같은 음악이 사용되었는데요. 바로 ‘춤’ 입니다. 드넓은 갈대밭에서 홀로 춤을 추는 마더의 모습으로 영화는 시작되고, 석양이 지는 언덕 위를 달리는 관광버스 안에서 무수히 많은 사람들과 함께 춤을 추는 마더의 모습으로 영화는 끝이 납니다. 두 장면 모두 마더의 춤사위가 이병우 음악감독의 ‘춤’이라는 음악과 함께 어우러져 관객들에게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감동을 선사해주었습니다. 무언가에 홀린 듯 혹은 무언가를 잊으려는 듯한 마더의 알 수 없는 표정과 몸짓, 그리고 따뜻하지만 한스러운 탱고 풍의 배경음악은 관객들의 혼을 사로잡아 또 하나의 명장면을 탄생시켰습니다. 

 

 

 ‘춤’을 만든 음악감독 이병우는 영화 <마더> 이외에도 <왕의 남자>, <호로비츠를 위하여>, <장화, 홍련>, <마리 이야기> 등 수많은 영화음악 작업을 진행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도쿄!>, <괴물>에서 이미 봉준호 감독과 호흡을 맞췄기에, 영화 <마더>에서는 두 감독의 예술적 조화가 절정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날’이라는 그룹을 통해 기타리스트로 음악활동을 시작한 그는 최근에 기타 디자이너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평창스페셜올림픽’의 예술총감독으로 참여하여 개폐막식에서 색다른 퍼포먼스를 선보였습니다. 또한 방송, 콘서트, 페스티벌 등에서 자신의 음악적 역량을 널리 펼치고 있는데요. 영화음악은 <마더> 이후로, 현재까지 다른 작품에 참여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참여할 영화음악에 대한 기대가 더욱 크며 그의 다음 행보를 주목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