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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방송 영화

스마트폰 영화, 그리고 프로슈머의 시대

by KOCCA 2011. 6. 29.


바야흐로 '스마트'한 시대이다.
우리는 그 날의 날씨에 따라 알람 소리가 달리 울리는 '스마트 폰'의 모닝콜 어플에 눈을 뜨고,
타야 할 버스와 지하철 시간표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스마트 폰'의 대중교통 알리미 어플로 지각을 면하며, 오늘의 뉴스를 확인하기도 하고 오늘의 운세를 점쳐보기도 한다.




▲ 아이폰4로 촬영한 영화 <파란만장>




▲ 갤럭시S로 촬영한 영화 <우유시대>





그리고 여기, '스마트 폰'으로 영화를 '보는' 것도 모자라 '찍는' 사람들이 있다.
박찬욱·박찬경 형제 감독의 영화 <파란만장(2010)>은 제61회 베를린 영화제 단편 부문에서
황금곰상을수상하며 커다란 이슈가 된 바 있다.

<파란만장>은 '스마트 폰'인 아이폰 4로 촬영되었고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이른 바 '스마트 폰 영화'라는 새로운 바람의 촉매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더욱이 <파란만장>은 '스마트 폰'이라는 독특한 촬영법과 한국 고유의 무속적
요소를 가미한 줄거리가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어, 아이러니컬하면서도 신비한 느낌을 자아내고 있다.

영화 <우유시대(2011)> 또한 '스마트 폰'인 '갤럭시 S'로 촬영된 영화이다.
젊은이들의 따끔거리는 청춘을 어루만지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민효린, 최 다니엘 등이 출연하였다.
그렇다. 바야흐로 '스마트'한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스마트 폰'은 단순한 영화 감상용으로서의 휴대용 단말기가 아니라 영화를 직접 촬영하는
카메라, 오디오, 그리고 스크린 그 자체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마트 폰 영화'가 여전히 멀게만 느껴지는가?
'스마트 폰 영화'가 베를린 영화제에서 황금곰상까지 수상할 수 있었던 까닭은
 '박찬욱'이라는 스타 감독의 메리트 때문인 걸까?
'스마트 폰'을 소유한 모든 대중, 그들도 모두 영화 감독이 될 수 있을까?


각설하고,
내가 찍은 '스마트 폰 영화', 과연 그게 될까?






▲ 제1회 Olleh·롯데 스마트폰 영화제
(출처 :
http://www.ollehlottefilm.com/)




대답은 하나다. '된다!'
우리는 '스마트 폰' 하나로 모두 영화 감독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영화가 오직 스크린을 통해서만 실현될 수 있다는 이야기에는 이미 뽀얀 먼지가 두껍게 내려앉았다.
전문 영화 감독들만이 점유하던 '영화'라는 콘텐츠 생산이,  '스마트 폰'을 가진 이들이라면
누구든지 가능하게 된 것이다.
 
이처럼 '스마트 폰'은 콘텐츠를 제작하는 생산자와 그것을 이용하는 소비자 간의 경계를
허물어버림으로써 대중들의 '프로슈머(Prosumer)化'를 더더욱 촉진시키고 있다.
'스마트 폰'이라는 첨단 기기의 발달이, 단순히 새로운 콘텐츠의 탄생만을 촉발시키는 데 그쳤다면
생산자와 공급자, 그리고 소비자 간의 경계는 결코 허물어질 수 없었을 것이다.

멀게만 느껴졌던 존재들을 가깝게 느끼는 힘,
대중들을 다차원적 생산자로서 변모시킬 수 있는 힘,
이것이 바로 '스마트'한 시대가 '스마트'하게 굴러갈 수 있는 원동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