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중심지에 위치한 덕수궁은 조선의 많은 인물들 특히, 조선의 마지막 황제 ‘고종’의 재위 말년 약 10여년 간의 정치적 혼란의 주 무대가 되었던 곳으로 여러 이야기들을 담은 역사적 사적지입니다. 그리고 이곳 덕수궁을 비롯한 조선시대의 왕들이 거처하는 곳을 호위하는 이들이 있었는데, 그들이 바로 왕실호위군의 수문장과 왕실의 호위군사들입니다.
조선시대 수문장은 흥인지문, 숭례문 등 도성문과 경복궁 등 국왕이 임어(생활)하는 궁궐의 문을 지키는 책임자였습니다. 수문장은 정해진 절차에 따라 광화문을 여닫고 근무교대를 통하여 국가의 중심인 국왕과 왕실을 호위함으로써 나라의 안정에 기여 하였다고 하는데요. 우리나라에서 처음 수문장 제도가 확립된 시기는 조선 예종 1년(1469년)으로 그 이전 까지는 중앙군인 오위의 호군이 궁궐을 지키는 일을 담당하였다고 합니다.
이밖에도 수문장에 대한 기록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문서인 '조선왕조실록'도 종종 등장합니다. 그중에는 '표신이 없다 하여 별감이 궁궐 밖으로 나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은 수문장을 추국하게 하다'(성종 25년), '수문장에게 명하여 착모를 금한자는 출입하지 못하게 하다'(영조 48년) 등 시대상을 엿볼 수 있는 기록도 많습니다. 또한 연산군과 광해군 때에는 궁문 밖에 잡인들이 들끓었는지 수문장이 이들을 쫓아내지 못해 벌을 받은 기록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서울시와 문화재청은 이런 수문장에 대한 기록을 토대로 1996년부터 경복궁과 덕수궁에서 교대식을 기획해 진행해 왔는데요. 처음 이 행사를 기획할 때는 조선시대 수문장 교대의식에 대한 근거 자료를 찾아 보기 힘들어 창작자의 '상상'을 가미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또 그런 이유로 "유럽 왕실 근위병 교대식을 흉내 내고 있다"는 지적을 많이 받기도 했지만 그 이후 조금씩 복원 자료를 축적하면서 그 원형을 되찾아가고 있는 중이라고 합니다.
오늘 하루 경복궁과 덕수궁에 들러 왕과 궁궐을 지키던 수문장들의 기개를 느끼며 수문장교대식을 관람하는 것은 어떨까요?
현재 수문장 교대식은 매일 일정시간 간격을 두고 진행됩니다. 예전에는 교대식을 덕수궁과 경복궁에서만 볼 수 있었지만 교대식이 시민들과 외국관광객들에게 좋은 볼거리가 되면서 이제 보신각과 광화문에서도 이런 교대식을 볼 수 있습니다.
가끔 청계천을 지나다보면 서울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전통복장의 무리들을 종종 만날 때가 있는데요. 그들은 바로 교대식을 마친 당직 수문장이 군사들을 이끌고 보신각으로 타종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이동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들은 서울광장, 청계광장, 광통교를 거쳐 보신각으로 이동해 정오 타종행사에 참여합니다. 타종 행사에는 문화 해설사의 설명과 함께, 타종을 원하는 시민 누구나 직접 참여할 수 있다고 하니 여러분도 다음엔 꼭 참여해 보세요.
오후에는 광화문 광장 순라행렬이 진행된다. 덕수궁 대한문을 지나, 시청광장, 청계광장, 광화문광장 남쪽을 지나 이순신동상, 세종대왕 동상으로 이동 후 취타 공연 후 역방향으로 행렬한다.
마지막으로 이곳 보신각에서 타종행사가 끝나고 나면 이들은 덕수궁 대한문으로 돌아 가는데 이 행렬을 '순라의식'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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