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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만화 애니메이션 캐릭터 스토리

미국 만화산업의 시장구조

by KOCCA 2021. 12. 22.

미국 만화시장 구조  

미국 만화산업은 일본 만화와 함께 전 세계 만화 시장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특히, 2000년대 이후에는 마블 코믹스(Marvel Comics)와 DC 코믹스(DC Comics)가 미국 만화 시장을 슈퍼히어로 만화 중심으로 대중화시키면서 전체 만화 시장의 양적 성장을 주도해 왔습니다. 미국 만화는 크게 저렴한 소책자 형태인 페이퍼백(Paperback)으로 인쇄된 이슈 (Issue) 95) 형태로 유통되는 코믹스(Comics), 한국의 일반적인 출간 방식인 양장본으로 인 쇄되는 권 단위의 만화 그래픽 노블(Graphic Novel), 그리고 온라인으로 유통되는 디지털 코믹(Digital Comic)으로 나뉠 수 있습니다. 온라인 만화 전문 웹진 ICv2와 코미크론(Comichron) 에서 매년 발표하고 있는 만화 유형별 매출액 비중을 살펴보면 그래픽 노블의 비중이 지난 4년간 높아지고 있으며, 반대로 코믹스의 비중은 점점 낮아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19년 기준으로 그래픽 노블은 전체 시장의 63.2%를 차지했으며, 코믹스 방식은 29.3%, 디지털 코믹은 7.9%의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2016~2019년 미국 만화 유형별 시장 점유율 변화 추이

 

2010년대까지 미국 내 코믹스 만화의 주요 소비자는 60~70년대 청소년기를 보냈던 베 이비부머 세대의 일부 마니아층에 국한되어 있었습니다. 이는 미국의 만화 문화가 <슈퍼맨 (Superman)>과 <배트맨(Batman)> 등을 중심으로 한창 확산되기 시작하던 1950년대 중 반 프레드릭 워뎀(Fredric Wertham) 박사의 만화가 아동・청소년에게 폭력성을 주입합니다 는 주장이 논란이 되면서 만화에 대한 좋지 않은 인식이 퍼지며, 일부 마니아 청소년들의 전유물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코믹스 만화들 또한 신규 소비자들의 유입보다 이들 마니아층 사이에서의 인기를 끌기 위해 취향에 맞게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이미지, 자극적인 주제, 복 잡한 설정 등을 점차 차용함으로써 대중 소비자들과 더욱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2010년대 들어 전 연령층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게 조정된 <어벤져스(Avengers)> 시리즈 등 마블 코믹스와 DC 코믹스의 슈퍼히어로들이 등장하는 영화들이 전 세계 시장에 서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성공을 거두자 그 원작인 미국 코믹스 만화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 자연스럽게 높아지면서 시장에 큰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미국 코믹스 만화 제작자들은 아동・청소년들을 위한 만화를 찾는 부모 소비자들을 겨냥해 21세기의 시민 의식에 맞도록 내용과 그림을 수정하거나 이들을 타깃으로 한 만화를 새롭게 제작했습니다. 또한 질이 낮은 페이퍼백 대신 양장본 방식으로 만화책을 제작하고, 일부 마니아층이 주로 찾는 만화 소매 점보다는 슈퍼마켓이나 서점과 같이 일반적인 도서를 유통하는 채널로 바꾸어 보다 대중들 과의 접점을 늘려나가고 있습니다. 실제로 북미 만화 시장의 유통 채널별 비중을 살펴보면 최근 수년간 만화 소매점(Comic Stores)를 통해 판매되는 매출 비중은 점차 줄어들고 있으나, 일반 도서 판매 채널(Book Channels)을 통해 판매되는 매출 비중은 점차 높아져 2018년부터 만화 소매점 유통 채널 보다 일반 도서 판매 채널을 통한 매출이 더 높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그래픽 노블’, ‘도서 판매 채널’로의 시장 구조 변화는 전체 시장의 규모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전까지 다소간의 증가와 축소를 반복했던 북미 만화 시장 규모는 인쇄 출판 시장의 성장을 기반으로 2017년부터 2019년 현재까지 성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2016~2019년 미국 만화 유통 채널별 시장 점유율 변화 추이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한편으로 기존 시장질서의 혼란으로 이어지고 있기도 합니다. 미국 코믹스 만화 시장은 출판사와 만화 전문점의 중간 유통을 담당하는 배급사(Distributor)인 다이아몬드 코믹스(Diamond Comics Distributor)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이 특징입니다. 미국 만화 전문점에 대한 만화책 직접 유통은 다이아몬드 코믹스를 중심으로 안착되었으며, 2010년 이후 사실상 다이아몬드 코믹스가 전국 만화 전문점을 대상으로 하는 배급망을 독 점하다시피하고 있다.1) 물리적 매체 중심의 시장 구조와 특정 공급 총판 업체에 높은 의존 도를 보이는 미국 만화 시장은 코로나19 사태에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이동 제한과 자택 격리 등 외부 활동이 강제적으로 중단되면서 만화 전문점이 직격탄을 받았고, 이 와중에서 유일하다시피 한 만화 총판 다이아몬드 코믹스가 2020년 3월 23일 미국 만화책 배급을 중 단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만화 전문점들이 문을 닫고, 만화책 출판사들은 공급에 문제가 발 생한 상황을 감안하여,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었다고 판단되는 상황 전까지 주간 단위로 이뤄져 왔던 신규 만화책 배급을 중단한다는 것이 다이아몬드 코믹스의 주요 방침이었 다.2) 업계와 언론에서는 2차 세계 대전은 물론이고 911 사태 속에서도 중단된 바 없던 만화책 유통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는 점에 대해서 우려를 표했습니다.3) 특히 일반 도서업계와 언론에서는 2차 세계 대전은 물론이고 911 사태 속에서도 중단된 바 없던 만화책 유통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는 점에 대해서 우려를 표했습 니다.4) 특히 일반 도서채널의 유통 영향력이 확대되며 만화 전문점들의 경영 여건이 어려워지고 있던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는 중소 만화 전문점과 만화 출판사에 보다 큰 타격이 된다. 마블, DC 코믹 스 등 대형 출판사는 온라인, 비대면 판매가 가능한 디지털 출판 방식을 강화하거나 새로운 유통 업체와의 계약을 체결할 수 있지만, 중소 출판사는 이를 따르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1) Scroll.in, Covid-19 pandemic: The US comic industry has shut down for the first time in 80 years(2020.4.9.). 2) Polygon, Largest US comics distributor won’t ship new books ‘until further notice’ due to coronavirus(2020.3.23.). 3 The Conservation, Comics vs. coronavirus: Comics industry shut down for the first time in almost a century(2020.3.31.).

 

 실제로 다이아몬드 코믹스가 만화책 유통을 중단하자, DC 코믹스는 디지털 형태의 전자 출판을 강화한다고 방침을 밝힌 데 이어, 6월 초에는 다이아몬드 코믹스와의 독점 유통 계 약 관계를 종료하고 새로운 유통 업체를 통해 만화 유통에 나선다고 발표했습니다. 2020년 6월 5일 만화 전문점들에게 발송된 이메일을 보면, 정기적인 신규 만화책 공급은 ‘루나 디스트 리뷰션(Lunar Distribution)’과 ‘유씨에스 코믹 디스트리뷰터(UCS Comic Distributors)’를 통해서 진행하고, 그래픽 노블과 간행물들의 배송은 ‘펭귄 랜덤하우스(Penguin Random House)’를 통해 진행할100 것이라고 밝힌 것입니다.5) 이는 미국 만화책 시장의 구조가 코로나 19 사태를 계기로 변화되고 있음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이었습니다.

 

5) The Hollywood Reporter, DC Cuts Ties With Diamond Comic Distributors(2020.6.5.)

 

 

 

이 글은 한국콘텐츠진흥원 '2020 만화 산업백서'에 게재된 글을 활용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