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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 방송의 꽃, 스포츠 방송의 미래’

by KOCCA 2017. 12. 15.



최근 중국은 NBA, NFL과 같은 미국 스포츠 방송 중계에 큰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방송사가 아닌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인 텐센트가 투자하고 있는 것인데요. 아마존도 글로벌 시청자를 대상으로 NFL을 중계하기 시작했고, 더존과 같은 스포츠 스트리밍 서비스도 일본과 같은 주변국에서 선보이기 시작했습니다. 
TV를 통해 실시간 중계로 보던 스포츠가 스트리밍 형태의 시청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것인 것 이런 트렌드에 맞서 고군분투하던 미국의 ESPN도 스트리밍으로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곧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스포츠 중계방송은 어디쯤 와 있을까요?




중국에서는 미국의 NBA가 인기입니다. 중국 신발 브랜드로는 자국 내 2위를 하고 있는 안타(ANTA)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Goldenstate warriors)의 클레이 톰슨(Klay Alexander Thompson) 10년간8천만 달러(한화 약 900억 원), 한국에서도 어느 정도 알려진 중국 1위 브랜드인 리닝(LI-NIN)은 최근 클리브랜드 캐벌리어스(Cleveland Cavaliers)와 계약을 한 드웨인 웨이드(Dwyane Wade)와 계약을 했습니다. 리닝이 드웨인 웨이드에게 지불하는 금액은 1년에 90억 원입니다. 심지어 지분도 제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유명 스포츠 브랜드와 NBA 선수간 계약 현황 - 이미지 출처 : 김조한 미디어 칼럼니스트



이렇게 중국 내에서 NBA 농구가 인기를 얻게 된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2002년에 중국인 최초로 NBA에 데뷔했던 야오밍(Yao Ming)이 중국 내 NBA를 알린 장본인이지만, 지금은 중국 내 2대 동영상 플랫폼인 텐센트 비디오(Tencent Video, 腾讯视频)1)가 중국에서 NBA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방송국이 아닌 동영상 플랫폼이 스포츠를 중계하는 것인데요. TV를 통해서 실시간 스포츠 경기를 보는 것은 이제 중국에서 낯선 광경이 되고 있습니다.

1) http://v.qq.com/. 1위는 바이두(Baidu, 百度)의 아이치이(http://www.iqiyi.com/, 爱艺), 월 사용자가 2 5천만 명에 이른다.



텐센트 비디오 NBA - 이미지 출처 : 텐센트 비디오 공식 홈페이지



중국 1, 2선 도시의 1980~90년대 생들은 TV를 보기보다 모바일, PC에서 영상을 시청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이런 흐름을 정확히 파악한 텐센트는 2015 5년간 5억 달러(한화 약 55백억 원)를 지불하고 NBA 경기를 중계하기 시작했고, 2016년 말 NBA 리그 패스2) 권리를 4년간 1 9천만 달러(한화 약 22백억 원)의 금액을 내고 사 왔습니다. 또한 중국의 경우 광고 기반에서 유료 서비스로 스포츠 중계 수익구조가 변화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NBA 경기를 보려면 온라인 비디오 서비스를 이용해야 하며, 텐센트에 돈을 지불해야만 합니다. 대한민국에서는 아직 활성화되지 않은 유료 온라인 스포츠 시장이 중국에서는 열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2) NBA에서 제공하는 유료 OTT 서비스, 1년에 약 20만 원정도 지불하면 전 경기를 볼 수 있다.




그러면, 4대 스포츠 시장3)(NFL, NBA, MLB, NHL)이 굳건한 미국은 어떨까요? 방송 중계를 위해ESPN이 지불하는 비용은 연간 8조 원이 넘습니다(SNL Kagan 자료 기준). 넷플릭스가 1년 동안 투자하는 콘텐츠 비용보다 큰 것이죠.

3) NFL(National Football League, 미국 프로 풋볼), NBA(National Basketball Association, 미국 프로 농구), MLB(Major League Baseball, 미국 프로 야구 최상위 리그), NHL(National Hockey League, 북아메리카 프로 아이스하키 리그)를 의미한다. 최근에는 MLS(MajorLeague Soccer, 미국 프로 축구)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ESPN 리그별 연간 수급 비용 - 이미지 출처 : SNL Kagan



ESPN NFL, NBA, MLB에만 지불하는 비용이 1년에 4 6천억 원이 넘습니다. 방송사 간의 주요 이벤트, 리그 경기를 확보하려는 경쟁은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기 때문에 장기계약으로 묶여있는 계약들이 대부분이고, 계약이 끝나면 천문학적인 금액과 함께 재계약을 체결해야 합니다. MLB, NBA에 속해 있는 스포츠 선수들이 천문학적인 연봉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이러한 중계권 확보 경쟁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수급에 있어서의 경쟁은 치열하지만, 시청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밀레니얼세대의 주별 시청 시간(미국) - 이미지 출처 : 2015 SSRS National Media & Technology Survey



TV 시청 시간은 계속 줄고 있으나, 스트리밍 서비스의 시청 시간은 계속 늘고 있습니다. 2014년에 평균 주당 10시간이던 TV 시청 시간은 2015년에는 주당 8시간으로 줄어들었습니다. 무려 26%나 감소했는데, 2016년에도 비슷한 수치로 감소했습니다. 평균으로 보면 여전히 여유 있어 보일 수 있지만 밀레니얼세대(18~34)는 머지않아 TV보다 넷플릭스, 유튜브와 같은 스트리밍 플랫폼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것입니다. , TV를 하루에 한 시간 이상 시청하기가 어렵다는 이야기인데, 알다시피 NBA를 비롯해 대부분의 스포츠 중계는 2시간을 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스포츠 사무국에서는 시청자 확보를 위해 경기 시간을 줄이길 원합니다. 경기 시간이 줄면, 시청자들은 좋겠지만 중계 사이에 광고를 넣을 수 있는 환경은 어려워지게 되며 방송사들이 돈을 벌기가 어려워지게 됩니다.

반면, 유료로 구독·시청하는 ESPN은 이런 트렌드로 인해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2011 1억 명에 달했던 채널 가입자들은 2017년 현재 88백만 명으로 줄었고, 매년 가입자는 3백만 명 가까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2021년에는 7천만 명대로 줄어들 것이다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채널 수입은 계속 줄고, 콘텐츠 수급료는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디즈니는 지난 8월 자신들의 독자 구독형 스트리밍 서비스를 론칭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2018년에 EPSN을 독자 스트리밍 서비스(OTT)로 만듦과 동시에 디즈니 콘텐츠를 가지고 OTT 서비스를 내놓겠다고 한 것인데요. , MLB.TV, HBO, NHL.TV, WWE를 중계 운영하고 있는 밤테크(BAMtech) 지분의 33%(한화 약 1 58억 원)를 이미 구입했으며 75%까지 지분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이번 디즈니의 계획은 성공 여부를 떠나서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볼 수 있고 자기가 컨트롤할 수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필수 불가결한 선택이 아닌가 싶습니다.


미국 시청자의 스포츠 스트리밍 소비 의향 - 이미지 출처 : Fluent, 2017 Media Consumption Study, May 2017



미국 내의 계층 조사를 해본 결과 미식축구와 프로야구의 경우 50% 이상이 구독 기반의 스트리밍 서비스로 경기를 볼 의향이 있다고 합니다. 스트리밍 서비스의 발달은 기술 변화에도 영향을 끼쳤는데요. 애플은 새로 출시한 Apple TV 4K 버전에서 스포츠 스트리밍 서비스 지원을 강화했습니다. 음성으로 경기를 검색하면 Apple TV에서 자동으로 찾아 주는 서비스를 말이죠.
 
작년 NBA 플레이오프에서는 Next VR에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경기를 VR로 중계하는 것을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이벤트성으로 끝났지만 이것도 결국은 스트리밍이기에 가능했던 시도로 최근 VR에서 AR로 시장의 축이 변화하는 것도 레거시 미디어에게 좋은 징조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ESPN의 성공 여부에 100% 달려있지는 않겠지만 미국 내 스포츠의 미래를 예측하기엔 2018년 선보이는 디즈니의 ESPN 스트리밍 서비스가 주요한 잣대가 될 것입니다. 만약 ESPN의 서비스가 성공의 기미가 보인다면, 다른 방송사들도 ESPN과 마찬가지로 스트리밍 서비스에 상당한 투자를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의 스포츠 스트리밍 시장은 미국과 중국 중 어디에 속해 있을까요? 한국도 미국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10대들의 TV 시청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스포츠 중계를 볼 때는 더욱 그렇습니다. 게다가 한국은 유료 스포츠 채널 시장도 크게 활성화되지 못했는데 이는 시청자들에게 스포츠는 공짜라는 인식이 만연해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 프로 스포츠는 물론이고, 미국에서는 돈을 지불해야 하는 PPV(페이퍼뷰, Pay Per View)4) 경기도 한국에서는 무료로 볼 수 있었습니다. 

MLB.TV, NBA 리그 패스와 같은 글로벌 스포츠 스트리밍 서비스도 한국에서는 많은 매출을 내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네이버에서 케이블의 스포츠 경기를 무료로 중계해 주는 것도 하나의 요인으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네이버에서 중계하는 경기는 종목을 가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4) 메이웨더 대 맥그리거와 경기는 99달러로, 한화로 11만 원 이상을 지불해야 볼 수 있는 경기였다.



네이버 스코어보드 -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스코어보드 공식 페이지


그렇다면 네이버에서 중계를 하지 않는 경기는 유료로 볼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한국에는 스포츠 도박 사용자를 위한 불법 스포츠 스트리밍 사이트가 즐비합니다. 구글 검색만 해도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불법이고, 경기를 순수하게 즐기는 것보다는 사익을 목적으로 보는 경향이 크다고 봐야 합니다. 그렇다면 일본은 어떨까요?
 
영국의 퍼폼 그룹(Perform Group)은 더존 5)이라는 서비스를 일본에 론칭 하면서 일본 J리그에 대한 중계 권리를 2017년부터 10년간 210억 엔(한화 약 21백억 원)에 구매했습니다. J리그 중계를 보려면 더 존이라는 유료 서비스에 가입을 해야 시청할 수 있는 것인데요. 더 존은 이러한 점을 적극 활용해 일본의 통신사인 NTT도코모(NTT Docomo)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어 일본 내 점유율을 높이고 있습니다. 이에 한국도 변화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스포츠 전문 채널인 스포티비(SPOTV)에서 스포티비 나우(SPOTV NOW) 6)라는 스포츠 스트리밍 서비스를 발표했습니다. 가격은 해외에 비해 저렴한 편이지만,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네이버와 스포츠 불법 도박 서비스가 광고 기반의 스트리밍 서비스로 계속 유지가 된다면 유료 스포츠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은 결코 성장하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무료 스포츠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인식을 사라지게 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TV를 보지 않는 트렌드가 계속될수록 방송사가 스포츠 중계를 통해가 얻을 수 있는 수익은 점점 줄어들 것이고,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의 비중이 높아지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유료 스트리밍 생태계를 제대로 구축하지 못한다면, 스포츠 방송 자체의 미래는 어두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더 늦기 전에 미래를 위한 투자가 필요합니다. 시청자를 확보하지 못한 스포츠 중계방송은 무의미하기 때문입니다.



SPOTV NOW - 이미지 출처 : SPOTV NOW 공식 페이지



5http://DAZN.com,  1 750, 한화로 1 8천 원을 지불하면 다양한 스포츠 이벤트를 볼 수 있다.
6) www.spotvnow.co.kr, 실시간 서비스인 베이직의 경우 월 9 8백 원(부가세별도), VOD포함 스탠다드 요금제는 월 1 2천 원(부가세별도).


  김조한(미디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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