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는 당대 사회경제 상황에 대한 Y세대(Young Generation)의 사고와 감정, 행동의 거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종편 음악채널 배틀 프로그램인 ‘쇼미더 머니’, ‘언프리티 랩스타’로 대변되는 한국 힙합음악의 뿌리는 1970년대 미국의 ‘뒷골목 음악’인데요. 50여년 미국 뒷골목을 향유하던 힙합이 지금 한국에서 가장 뜨거운 Y세대의 문화 트렌드가 된 셈입니다. 특히 ‘배틀’, ‘디스(Diss)’, ‘프리스타일’ 등 자유로운 힙합음악의 형식은 젊은 세대의 불만을 표출하는 분출구의 역할을 합니다. 김난도 교수는 저서 ‘트렌드 코리아2017’에서 “힙합은 취업, 입시, 결혼 등 고민이 많지만 타인의 눈치를 보느라 할 말을 제대로 못하는 한국의 2030 세대에게 쾌감을 주는 콘텐츠”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젊은이들의 고민과 번뇌는 사회경제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흔히 불황에는 암울한 현실의 단상을 보여주는 콘텐츠가 유행합니다. 또한 현실을 벗어나 과거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레트로(Retro)’에 빠지기도 하죠. ‘응답하라’ 드라마 시리즈가 흥행을 기록했고, ‘백투 더 퓨처’, ‘레옹’과 같은 과거 흥행에 성공한 영화들의 재개봉이 그런 현상에 대한 방증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회 경제에 대한 젊은이들의 고민은 ‘마블 히어로(MARVEL Heroes)’의 흥행을 통해 드러나고 있습니다.대표 주인공인 ‘아이언맨’은 원자 아크로를 몸에 부착했고, 스파이더맨은 거미에 물려 탄생했으며, 헐크는 감마선에 노출돼 탄생한 괴물입니다. 이는 과학기술과 경제의 발전을 통해 물질적 풍요로움을 누리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그것으로 인해 야기되는 파괴에 대한 책임감, 윤리적 문제에 대해 부담감이 반영된 콘텐츠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딜로이트는 2012년부터 매년 ‘밀레니얼 서베이(Millennial Survey)’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Y세대의 관점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딜로이트가 조사 대상으로 선정한 밀레니얼 세대는 1982년 이후 출생한 학사 이상의 정규직으로, 총 30개 국에서 8,000여 명이 서베이에 참여했습니다. 올해 서베이는 ‘불확실한 세계에서의 안정, 기회를 추구하는 밀레니얼’이라는 주제로 진행했는데요. 조사결과를 분석해 보면 경제를 바라보는 밀레니얼 세대의 관점은 신흥시장과 성숙시장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대체로 신흥시장 밀레니얼이 경제를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는 현재보다는 미래에 더 가치를 두는 Y세대의 특징을 나타내는 대목인 것인데요. 밀레니얼 서베이는 경제적 낙관지수에 ‘정치에 대한 관점’을 포함하고 있는데, 밀레니얼 세대는 정치가 자신의 삶과 미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정치 영역까지 확장할 때 밀레니얼 세대는 사회경제를 더욱 불안하게 바라보고 있는 것이죠.
[이미지 출처 : Deloitte Millennial Survey 2017]
금융위기 이후 사회와 경제가 안고 있는 불확실성의 확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실업률 등으로 인한 불안함 속에서 밀레니얼 세대는 안정성을 추구합니다. 이는 고용 안정성 추구에 대한 요구로 나타나는데, 경제적 낙관지수가 낮은 성숙시장에서 밀레니얼 세대의 정규직에 대한 요구는 신흥시장의 밀레니얼에 비해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 Deloitte Millennial Survey 2017]
한편, 경제적 낙관지수를 국가별로 세분화하면 각국의 사정이 보입니다. 경제적 낙관지수에서 한국은 30개 국 중 20위에 머물러 있으며, 일본과 미국, 영국은 각각 -5%, -10%, -40%의 수치를 보였는데요. 일본의 부정적 기대치는 심화된 정치 부패와 아베노믹스에 대한 불안감 때문으로 보이며, 미국 역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극도로 보수화되고 있는 정치경제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여집니다. 영국 또한 브렉시트로 인한 정치적 혼란이 수치에 반영된 것으로 판단되는데 이에 반해 아르헨티나, 페루, 브라질과 같은 남아메리카 국가와 중국 등의 신흥시장 밀레니얼 세대는 자신의 부모세대는 더 나은 물질적인 삶을 영위할 것이라는 기대에 낙관적인 관점을 보였습니다.
그렇다면 2017년의 글로벌은 어떠한 상황이며, 밀레니얼은 이에 대해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요? 2017년의 가장 뜨거운 이슈는 뭐니뭐니해도 인공지능 (AI:Artificial Intelligence),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입니다. 밀레니얼 서베이에서는 4차 혁명의 핵심 요소인 자동화(Automation)에 따른 기대와 우려를 산업적 측면에서 일자리 감소 및 기회로 분석하였습니다. Y세대들은 산업의 관점에서 일자리가 발생될 기회가 많은 분야로 첨단기술 · 미디어· 통신산업(Technology, Media, Telecom), 금융서비스, 제조업 순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기대가 뚜렷한 반면, 우려에 대한 목소리도 큽니다. 자동화에 따른 일자리 감소 영역은 여행 및 여가, 에너지 및 자원 분야 등에서 일자리 감소가 일어날 확률을 높인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죠.
[이미지 출처 : Deloitte Millennial Survey 2017]
딜로이트 컨설팅 코리아의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면 미래형 자동차, 첨단 소프트웨어, 생활 안전 등의 분야에서 2025년 기준 최대 68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는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새로운 산업을 육성하지 못하고 자동화만 도입할 경우 유통, 물류와 제조업, 서비스산업 등 164만 개의 일자리 감소가 우려됩니다. 직장 내에서 자동화(Automation)가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자동화로 인해 전반적으로 생산성이 향상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응답자 비율이 62%로 가장 높게 측정 되었고 이어서 경제성장, 창의 · 부가가치 활동시간 증대가 직장에서 일어날 것이라고 기대하였습니다. 한편 이에 대한 부정적 관점으로 비인간적인 모습이 심화될 것이라고 예측했고, 직장 내 재교육을 받게 되고 개개인의 영향력이 감소할것 이라고 보았습니다.
[이미지 출처 : Deloitte Millennial Survey 2017]
딜로이트 밀레니얼 서베이에서 분석한 바에 따르면 Y세대는 4차 산업 혁명에 대한 기대와 동시에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밀레니얼 세대의 모습이 결국 미래의 주류 콘텐츠가 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딜로이트 밀레니얼 서베이는 이 세대의 사고와 가치를 이해하고, 그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콘텐츠 제작에 참고자료가 될 것입니다. 젊은이의 운명이 결정되지 않은 것처럼, 4차 산업혁명의 미래 역시도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글 송한상 딜로이트 컨설팅 인사 및 조직그룹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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