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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현장취재

어린이문화콘텐츠의 場, <2015 전국 어린이박물관 박람회>

by KOCCA 2015. 12. 1.


어느덧 2015년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는데요. 한 해가 저물어가는 요즘, 많은 부모님이 아이들에게 어떠한 선물을 줄지 고민일 것 같습니다. 선물만큼 중요한 게 부모님과 함께 보내는 시간인데요. 아이들이 즐거운 체험놀이도 할 수 있고 부모님과도 시간을 보내며, 선물까지 한 아름 받아갈 수 있는 일거양득의 축제가 광주에서 열렸다고 합니다. 


세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었던 축제는 바로 <2015 전국 어린이박물관 박람회>인데요.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주최하고, 아시아문화원과 전국어린이박물관협의체가 주관한 이번 행사는 전국 13개 어린이박물관이 모여 각종 어린이문화콘텐츠를 선보였다고 합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개관과 맞춰 각종 어린이문화콘텐츠를 선보인 박람회 현장, 함께 보실까요? 



▲ 사진1. 국립현대미술관 어린이미술관 특별교육 프로그램 <아트카페>


▲ 사진2. 경기도어린이박물관 전시 프로그램 <기발한 예술가들>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학생과 어린이 동반 가족들이 방문해주셨는데요. 11월 24일(화)부터 시작해 12월 3일(목)까지 단 10일간 하는 행사였기에, 전국 각지에서도 많은 분이 찾아와주셨습니다. 박람회장에는 전시 8개, 교육체험 21개, 특별교육 5개 등 30개가 넘는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었는데요. 체험에 참여해보진 못했지만, 어른이 보기에도 흥미로워 보이는 체험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전체적으로 행사장을 돌아보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내가 어렸을 때도 이런 행사가 있었다면…….”이었는데요. 만화, 전통공예, 역사, 예술 등 다양한 분야를 어릴 때부터 접해보고, 자신의 흥미를 찾아가는 모습이 부럽게 느껴졌습니다. 


그만큼 지금은 다변화된 사회인데요. 직업의 종류도 늘어났으며, 각자 관심 갖는 분야도 세분되었습니다. 이런 사회 변화에 맞춰 우리 아이들이 잘 적응하고, 좀 더 빨리 자신만의 분야를 찾고 발전해갈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전에 어린이 문화콘텐츠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동화책이나 애니메이션뿐이었는데요. 그리고 함께 떠오르는 수식어는 ‘단순하다, 유치하다’ 등 어린이들의 수준에 맞춰, 한계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행사를 보며 기존의 선입견을 깰 수 있었는데요. 요즘의 어린이문화콘텐츠는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어린이화, 어린이의 시각에 맞춰 재구성한 것들이었습니다. 


가장 흥미 관심이 갔던 콘텐츠는 현대미술관 어린이미술관의 <아트카페>라는 교육체험 프로그램과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의 <기발한 예술가들> 전시였습니다. 이 두 콘텐츠는 어린이들이 직접 예술가가 되어 체험하고, 관람할 수 있는 콘텐츠였는데요. 특히 <아트카페>는 카페에서 음료를 주문하듯 어린이가 직접 재료를 주문해 창작물을 만들어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체험으로 느껴졌습니다. <기발한 예술가들>의 경우 유명한 예술가의 작업실로 구성된 공간에서 예술작품의 탄생부터 제작까지의 과정에 대해 체험해볼 수 있었는데요. 백남준 아티스트가 되어 TV블록으로 우리 가족을 만들어보기도 하고, 색종이를 오리며 마티스의 표현기법을 배워볼 수 있었습니다. 똑같은 사물을 보더라도 다르게 생각했던 유명 예술가들의 생각을 유추해보며, 상상의 차이를 비교해볼 수도 있었습니다. 이런 좋은 프로그램을 통해서 아이들이 문화감수성과 예술적 감각을 키울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사진3. 2015 전국 어린이박물관 박람회 입구


 사진4. 국립한글박물관 교육체험 프로그램 <한글 만다라>


‘얘들아, 박물관 가자!’는 이번 행사의 메인타이틀인데요. 전국 13개 박물관이 모이는 행사였기 때문에, 한 자리에서 전국 각지의 박물관을 경험해볼 수 있었습니다. 그간 거리·시간의 한계로 다른 지역의 콘텐츠를 접하지 못했던 분들이 많았는데요. 오로지 어린이를 위해, 기획되고 진행된 박람회인 만큼 박물관 학예연구사님들과 강사님들이 직접 광주에 머물면서 프로그램을 진행해주셨다고 합니다. 총 13개 참여기관 중 저희에게도 익숙한 박물관들이 많았는데요. 국립민속박물관이나 국립현대미술관 등 어른들에게 익숙한 박물관들이 어린이들만을 위해 어린이박물관도 함께 운영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어린이문화콘텐츠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도 있었는데요. 손으로 직접 만져보는 프로그램이 주가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국립나주박물관의 경우 우리나라 마한문화를 쉽게 이해시키기 위해 마한의 최고 권력자를 상징하는 금동관 만들기 체험을 진행했는데요. 반짝이는 금동관을 직접 만들어보고, 착용하며 마한 역사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에겐 익숙하지 않은 옥(玉)을 직접 갈아서 곱은옥 목걸이를 만들어보기도 했는데요. 이처럼 체험 놀이를 통해서 아이들에게 어렵게 느껴질 법한 역사와 문화를 쉽게 배울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 주가 되었습니다.



▲ 사진5. 국립민속박물관 어린이박물관 전시 프로그램 <다문화 꾸러미>


▲ 사진6. 위 박물관, 교육체험 프로그램 <다문화 꾸러미 교육>


174만 명,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주민 수입니다. 2006년 이후 10년 동안 세 배 이상이 증가했고, 한국의 다문화사회 진입 속도는 세계 최고라고 하는데요. 6년 뒤에는 10명 중 한 명은 다문화가정의 아이일 거라는 연구결과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현실에 비해 대다수 국민은 아직 다문화가정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황인데요. 다문화가정에서 태어난 아이들과, 한국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인식 정립을 위해 많은 기관이 문화 다양성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행사에서도 문화 다양성과 관련된 콘텐츠를 볼 수 있었는데요. 바로 국립민속박물관 어린이박물관의 <다문화 꾸러미>와 <다문화 꾸러미 교육 ‘꾸무스따 필리핀’, ‘살롬 우즈베키스탄’>이었습니다. 다문화 꾸러미는 그 나라의 생활상과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상자였는데요. 의상, 동영상, 학습 자료 등을 보며 어린이가 해당 나라의 역사와 의식주와 생활을 이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그중 교육 프로그램에서는 필리핀과 우즈베키스탄 나라를 접하며 우리나라와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위 박물관에서는 다른 나라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고유의 문화를 공연과 전시로도 선보이며, 아이들이 문화 주체성을 키울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 사진7. 국립광주박물관 교육체험 프로그램 <천 년의 빛, 나전칠기>


▲ 사진8. 국립민속박물관 어린이박물관 공연 프로그램 <꼭두각시 공연>


국립민속박물관 어린이박물관의 공연처럼,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아이들에게 전파하는 박물관들도 많았는데요. 국립광주박물관과 국립나주박물관, 국립한글박물관, 아해한국전통문화어린이박물관, 전쟁기념관 어린이박물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등 대다수의 박물관이었습니다. 


각종 인터넷용어와 신조어가 남발되는 요즘, 우리 한글에 대한 정체성이 많이 흐려지고 있는데요. 특히 외래어와의 혼돈 등 다양한 문제가 많습니다. 어린 나이일수록 우리 글에 대한 올바른 정체성 확립이 필요한데요. 국립한글박물관에서는 이를 위해 일상 속 한글로 자신만의 손글씨를 만들며 한글에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고, 꽃다발과 색칠놀이 등을 통해 한글을 쉽고 재미있게 체험해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한글 주머니를 이용해 한글의 제자원리를 가르치기도 했습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는 우리나라의 상징인 태극기를 직접 만들어보고, 전쟁기념관 어린이박물관에서는 우리나라를 지켰던 영웅으로 변신하는 복식체험을 해볼 수 있었습니다.    


위에 언급된 프로그램말고도 정말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었는데요. 간이 패스포트를 가지고, 기관별로 스탬프를 찍으며 여행하듯 행사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하며 어린이를 위한 다양한 문화콘텐츠가 많이 있음을, 우리 아이들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응원하는 기관들 또한 많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육아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서도, 아이들의 상상하지 못했던 말과 행동에 놀랄 때가 종종 있는데요. 스펀지처럼 많은 것을 흡수하고 배우는 어린이들이 좀 더 알찬 프로그램과 교육으로 좀 더 멋진 어른으로 성장하길, 그러한 어른들이 가득한 세상이 되길 다시 한 번 바라게 되었습니다. <2015 전국 어린이박물관 박람회>는 12월 3일까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어린이문화원에서 진행되는데요. 앞으로도 이런 축제가 많아지길 기대해봅니다. 



◎ 사진 출처

- 표지, 사진1~8. 기자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