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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방송 영화

사랑받는 콘텐츠 속의 비밀. 그들만의 케미

by KOCCA 2015. 8. 7.

▲표지 사진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에서 환상 케미로 떠오른 박보영과 조정석


콘텐츠 속 ‘케미’라는 말, 여러분은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케미’란 화학 반응을 의미하는 '케미스트리(chemistry)'에서 생긴 말로 미디어 속 남녀 주인공이 현실에서도 잘 어울리는 것을 일컫는 말입니다. 일반적으로 남녀 주인공의 외모나 연기력, 이미지 등이 이 케미를 결정하는 요소가 되는데요. 그동안 케미가 좋은 커플들이 출연한 콘텐츠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게 되면서 최근에는 드라마, 영화 이외에 커플 예능이나 남녀 듀엣 역시 케미를 강조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우리의 눈길을 끌고 있는 콘텐츠 속 ‘케미’, 상상발전소에서 만나보겠습니다.



▲ 사진 1  tvN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


지난 7월 3일부터 tvN에서 인기리에 방영 중인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은 의문의 죽음을 맞이해 처녀 귀신이 된 순애(김슬기)가 처녀 귀신의 한을 풀기 위해 여주인공 봉선(박보영)의 몸에 빙의하게 되면서 봉선이 일하는 레스토랑의 까칠한 셰프 선우(조정석)와 사랑에 빠지는 내용입니다. 로맨틱 코미디라는 달콤한 장르와는 다소 괴리감이 있는 ‘처녀 귀신’과 ‘빙의’라는 소재 때문에 화제를 모으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주목을 받았던 건 주연배우인 박보영과 조정석의 케미였습니다. 


그동안 박보영과 조정석이 한 작품에서 호흡을 맞췄던 경우가 없었기 때문인지 캐스팅 소식이 알려지고 난 후 예상치 못한 조합이라는 의견도 있었는데요. 그러나 곧이어 공개된 드라마 티저 이미지 속 잘 어울리는 두 사람의 모습은 많은 이들의 우려를 드라마에 대한 기대로 바꿔놓기에 충분했습니다. 방영 이후에는 귀엽고 발랄한 여주인공 봉선의 캐릭터와 봉선을 무심한 듯 챙기는 남주인공 선우 캐릭터를 두 배우가 완벽하게 소화해내면서 두 사람의 최강 케미에 푹 빠진 시청자들이 늘어갔습니다. 덕분에 <오 나의 귀신님>은 현재 동 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는 등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 사진 2  영화 <뷰티 인사이드> 포스터


한편 오는 8월 개봉될 영화, <뷰티 인사이드> 역시 배우 간의 케미로 개봉 한 달 전부터 많은 사람의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매일 모습이 변하는 남자 우진이 이수(한효주)라는 여자를 만나면서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입니다. 여기서 극 중 남주인공인 ‘우진’이라는 캐릭터를 총 스물한 명의 배우가 연기했다는 점이 특징인데요. 김주혁, 이진욱, 이범수, 박서준, 유연석, 서강준 등 쟁쟁한 남자 배우들뿐만 아니라 천우희, 박신혜, 고아성, 우에노 쥬리 등 여자 배우들도 이 우진 역에 캐스팅되어 한 사람을 연기했습니다. 캐스팅 소식과 동시에 자연스레 여주인공 한효주와 스물한 명의 배우들이 어떤 케미를 만들어낼지, 그리고 어떤 배우와의 케미가 가장 돋보일지 역시 연일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오 나의 귀신님>과 <뷰티 인사이드> 두 작품 모두 남녀 주인공 간의 케미가 곧 시청자와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나아가 사랑에 빠지는 연인 사이를 그려내는 극의 내용에 한층 더 몰입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로도 작용하고 있다는 점 역시 주목해볼만 하겠습니다. 



▲ 사진 3  웹툰 <치즈 인 더 트랩>


이렇게 남녀 주인공 간의 조화로움만을 케미라고 표현하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케미가 뜻하는 범위가 조금 더 넓어졌는데요. 바로 배우가 연기하는 캐릭터와 배우의 어울림 역시 케미의 범주에 포함되고 있습니다. 이런 케미는 흔히 ‘싱크로율’이라고 표현하기도 하죠. 최근 원소스 멀티 유즈(OSMU)의 한 방식으로 소설이나 웹툰 등 기존의 원작을 바탕으로 드라마화되는 작품이 늘어나면서 원작 속 캐릭터와 배우 간의 케미에 주목하는 경우 역시 늘어가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로 최근 오는 10월 중 tvN에서 방송될 예정인 웹툰 <치즈 인 더 트랩>을 들 수 있겠습니다. <치즈 인 더 트랩>은 2010년부터 순끼 작가가 네이버 웹툰에 연재 중인 작품으로 치열하게 살아가는 여대생 홍설과 속을 알 수 없는 대학 선배 유정, 유정의 어린 시절 친구이자 홍설과 묘한 삼각관계를 조성하는 백인호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입니다. 매회 주목을 받으며 다년간 사랑을 받아온 작품인 만큼 수많은 마니아가 있는 작품으로도 유명한데요. 드라마화가 결정되었다는 소식에 주인공인 홍설, 유정, 백인호 역을 어떤 배우가 연기할 것인지가 세간의 화제로 떠올랐습니다.


이때 원작 캐릭터들과 평소 풍기는 이미지나 외모가 흡사한 배우들이 주로 좋은 케미를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는데요. 현재 남주인공인 유정 역에 원작 팬들이 미리 점찍어 놓았던 배우 박해진이 캐스팅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원작만큼 만족스러운 드라마가 탄생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높이고 있습니다. 더불어 어떤 여배우가 주인공인 홍설을 맡게 될 지도 연일 화제가 되었는데요. 홍설 역에 최근 배우 김고은이 캐스팅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홍설이라는 캐릭터와 어울리는 것은 물론 유정 역의 박해진과도 좋은 케미를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 사진 4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MBC 드라마 <밤을 걷는 선비>에서 김성열 역을 맡은 이준기


한편 지난 8일부터 MBC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 <밤을 걷는 선비>는 원작 팬들을 만족시킨 싱크로율로 캐릭터와 배우 간의 케미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국판 ‘트와일라잇’이라고도 불릴 만큼 그 유명세가 높은 <밤을 걷는 선비>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몰락한 양반가의 딸이 뱀파이어 선비를 만나 사랑에 빠지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이 만화는 한국콘텐츠진흥원 2012 우수 만화 글로벌 프로젝트로 선정된 만화로 여성 팬층이 두꺼운 만화였는데요. 뱀파이어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 특유의 판타지적인 면모를 어떤 배우가 구현해낼 수 있을 지가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이후 뱀파이어 선비인 김성열 역에 배우 이준기가 캐스팅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방영 전부터 원작 캐릭터와의 싱크로율로 화제가 되었는데요. 지금은 배우 이준기와 김성열이라는 캐릭터 간의 성공적인 케미로 원작 팬에게는 만족스러운 드라마화라는, 드라마 팬들에게는 완성도 높은 콘텐츠라는 평가를 받으며 사랑받고 있습니다.


이제는 콘텐츠의 내용만큼이나 중요한 요소가 된 케미. 배우 간의 케미, 캐릭터와 배우의 케미 그 어떤 케미던 극의 몰입도를 높이고 양질의 콘텐츠를 탄생시키는데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을 엿볼 수 있습니다. 특히 원작이 있는 작품의 경우 좋은 케미가 곧 ‘믿고 보는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보증수표처럼 자리매김하고 있기도 하지요. 비록 배우가 가진 전형적인 ‘이미지’만이  케미의 기준이 된다는 한계 역시 존재하지만 사람들의 이목을 잡아끄는 케미 열풍은 당분간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콘텐츠 속 어떤 케미가 우리의 눈길을 사로잡을지 기대해봅니다.


ⓒ 사진 출처

- 표지 사진 <오 나의 귀신님> 공식 홈페이지

- 사진 1 tvN

-사진 2 네이버 영화 포스터

- 사진 3 네이버 웹툰

- 사진 4 <밤을 걷는 선비>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