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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어벤져스, 스파이더맨

by KOCCA 2015. 7. 28.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은 히어로 영화 최초 천만 관객 돌파라는 역사를 한국 영화에 남겼습니다. 많은 사람이 어벤져스가 주는 각양각색의 매력에 즐거워했지만 마음속으로 조금 섭섭했던 사람도 있었다고 합니다. 바로 저를 비롯한 스파이더맨의 팬이죠. 궁금증이 생기지 않으셨나요? 어벤져스와 스파이더맨이 무슨 관계길래 그럴까? 어벤져스 시리즈의 원작, 마블 코믹스에선 스파이더맨이 어벤져스 히어로와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며 어벤져스로 활동했기 때문이죠. 어벤져스 히어로인 스파이더맨, 손목에서 거미줄을 촥촥 뽑아 빌런과 대적하는 모습! 상상만 해도 짜릿하지 않나요사실 이해가 잘 안 갑니다. 왜 마블은 마블 코믹스에서 검증받은 인기캐릭터인 스파이더맨을 처음부터 어벤져스 시리즈 영화로 만들지 않았을까요?



마블 초창기에는 캡틴 아메리카같이 세계 2차 대전 분위기에 대항하는 캐릭터로 많은 사람을 위로하고 힘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전쟁이 끝나자 그들은 히어로보단 평화를 원했고 설상가상으로 만화가 청소년에게 해로운 저질 미디어라는 인식이 팽배해 미국의 만화 산업이 위기에 처했습니다. 곧 펜대를 놓으리라 직감한 마블 코믹스의 작가 스탠 리는 마지막 만화를 그린다면 원하는 것을 그리라는 아내의 조언에 따라 히어로가 무더기로 나오는 만화책을 만들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판타스틱 4>입니다. 지극히 인간적이고 각자 다른 매력을 지닌 4명의 히어로는 독자의 흥미를 끌었습니다. <판타스틱 4>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스탠 리는 곧 헐크, 스파이더맨, 토르 등 유명 히어로를 순산해냅니다. 이렇게 태어난 마블 코믹스의 캐릭터가 천명에 달한다니 놀랍죠?


▲마블 코믹스 어벤져스 팀 히어로


하지만 마블 코믹스의 경영 또한 순풍에 돛단 듯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70년대 조악한 그래픽 기술로 TV 진출이 실패하고 80년대 안티히어로 열풍과 같은 파도를 만날 때면 경영은 흔들렸습니다. 심각한 자금난에 마블사는 히어로의 판권을 계속 판매했고, 결국 히어로는 뿔뿔이 흩어져 이산가족이 되었습니다.


경영진이 변화하며 마블사는 근본적인 재정비를 맞이합니다. 중심 캐릭터에 집중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전략이었습니다. 그 효과적인 활용 방법은 영화콘텐츠로 창구를 변환 하는 것이었고 잃어버린 판권을 찾기 위한 싸움이 시작됐습니다. 아이언맨부터 토르, 블랙 위도우까지 다른 영화사에 판권을 되찾았고 어벤져스 시리즈를 만들었습니다.

 

 이때, 인기 있는 캐릭터의 판권을 되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헐크> 같은 경우도 유니버셜 스튜디오에게 빠른 시일 내에 속편을 만들지 않는다면 반환하라는 다소 폭력적인 압박으로 어렵게 되찾은 것이죠. 이런 상황에서 소니가 스파이더맨의 판권을 냉큼 내어줄 리가 없습니다. 소니 입장에서 스파이더맨은 영화를 만들기만 하면 큰 사랑받을 수 있는, 돈 잘 버는 양아들이었으니까요. 마블 측에서도 헐크의 경우처럼 꼬투리를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세 편의 <스파이더맨> 시리즈와 리부트 시리즈인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두 편까지. 소니가 스파이더맨을 섭섭하게 대한 것이 아니거든요. 이런 상태로 페이즈 3까지 어벤져스 시리즈가 계획되었습니다.

 

많은 마블 팬이 어벤져스 시리즈에서 스파이더맨을 보는 것을 꿈으로 여겼습니다. 하지만 마블사는 현실로 만들었습니다. 마침내, 20152, 소니 픽쳐스는 제작과 배급, 최종 창작 통제권을 가진다는 조건으로 스파이더맨을 사용할 권리를 마블에게 나누어 줬습니다. 이 약속으로 마블-소니 픽쳐스-영화팬의 윈--윈 전략이 성립됐습니다. 첫째로 마블은 단연 최고의 인기를 가지고 있고 원작 코믹스에서 어벤져스의 핵심인물인 스파이더맨을 되찾았습니다. 둘째로 소니 픽쳐스는 저작권 문제로 한정된 빌런, 스토리라인으로 새로운 스토리를 스파이더맨을 만들기 어려운 상황에서 스토리텔링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또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의 부진과 최근 경영난으로 대규모 프로젝트를 하기에 부담이 컸는데 새로운 물꼬가 트인 것이죠. 셋째, 팬들은 기다리면 됩니다. 무엇을? 새로운 스토리와 환상적인 케미를!

 


마블 코믹스의 작가이자 사장인 스탠 리는 자신과 스파이더맨의 관계가 월트 디즈니와 미키 마우스의 관계와 같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스파이더맨은 수십 년간 마블의 마스코트로 자리매김 해온 것이죠. 히어로치고 능력이 빼어난 것도, 엄청난 천재인 것도 아닌데 어떻게 그런 능력을 갖추고 있던 다른 히어로보다 인기가 많았을까요? 바로 그가 그렇게 평범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스파이더맨, 그러니까 피터 파크는 부모님과 일찍 헤어지고 학교에서는 친구 하나 없는 평범하다 못해 찌질한 학생입니다. 외계에서 온, 초인적으로 힘이 강하고, 세계에서 손꼽히는 부자인, 말도 안 되게 똑똑한 다른 히어로와는 달랐기 때문에 동경보다는 친근감과 공감으로 피터 파크를 사랑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괜히 거미를 볼 때마다 쟤한테 물리면 초인적인 힘을 얻을 수 있을까 상상을 해 볼 수 있게 말이죠. 이렇게 감정이입을 유도하는 캐릭터 설정은 평범한 소시민이 초인적인 힘을 얻었을 때 가지는 갈등과 책임감을 이해하고 그의 성장에 독자들은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또한, 같은 코믹스를 원작으로 했지만, 영화 <스파이더맨>과 리부트 작품인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서 느낄 수 있는 스파이더맨의 매력은 각각 다릅니다. 영화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토비 맥과이어가 연기한 스파이더맨은 코믹스 원작의 불운하고 소심한 피터 파커의 성격에 집중해 소심한 그의 성격으로 세상을 위해 맞서 싸우는 대업을 감당하는 고민과 노력, 내적 갈등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왠지 모르게 나이도 많았고요. 그에 비해 영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서 앤드류 가필드가 연기했던 스파이더맨은 좀 더 코믹스 원작에 충실한 모습이었습니다. 다만, 스파이더맨으로서 능력을 얻은 피터파커의 모습에 초점을 맞춰 호쾌하고 발랄한 영화 분위기를 연출했죠. 토비의 스파이더맨이 영화 <배트맨>같이 우울하지만 깊고 감동적인 색깔이라면 앤드류의 스파이더맨은 영화 <아이언맨>처럼 유쾌하고 화려한 액션이 매력적인 색이었습니다. 새로운 스파이더맨은 어떤 색깔일까요?

 


▲영화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 


2월 이후 마블은 몇 가지를 발표했습니다. <시빌워>에서 스파이더맨을 처음 만날 수 있고 2017년 스파이더맨 단독영화가 개봉할 예정이라고. 또한, 스파이더맨 역할에 새로운 배우를 물색하고 있다고 말입니다. 새로운 배우에 어리고 심지어 흑인 배우까지 물망에 올라있다는 가십에 얼마나 참신한 스파이더맨이 태어날지 기대되는 상황에서 드디어, 19세 영국 배우 톰 홀랜트가 새로운 스파이더맨이 된다고 합니다. 그의 스파이더맨은 어떨까요?


 

원작에 입각하면 스파이더맨은 <시빌워>에서 중추적 역할을 합니다. 히어로와 빌런의 싸움에서 수많은 무고한 시민들이 휩쓸려 죽었습니다. 이에 정부는 히어로의 신분을 국가에 신고하고 국가에게 관리, 통제받는 초인등록법안을 제시합니다. 아이언맨은 히어로의 능력 또한 관리받아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며 찬성했고 캡틴 아메리카는 익명의 히어로가 적에게 표적이 될 수 있음을 내세우며 반대해 팽팽하게 대립합니다. 이 두 히어로를 필두로 다른 히어로 또한 편이 나뉘고 전쟁에 이릅니다. 스파이더맨은 아이언맨에게 힘을 보태는 인물로 초인등록법안의 선례로 자신의 신분을 공개합니다. 그러자 스파이더맨의 아내와 이모가 악당의 표적이 되고 이모가 죽는 비운의 인물이죠. 스파이더맨은 반대 측 진영으로 들어가고 찬성과 반대가 전쟁을 합니다. 캡틴 아메리카의 반대 측으로 승리가 기운 듯했으나 바른 사나이 캡틴 아메리카는 시민의 만류와 회의감에 항복합니다. 코믹스의 이야기는 이렇지만, 스파이더맨의 합류가 늦어진 만큼 영화 <시빌워>에서 스파이더맨의 깊은 이야기는 만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스파이더맨 : 뉴 어벤져>의 예고편은 확실히 할 것 같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