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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만화 애니메이션 캐릭터 스토리

[단독] 인기웹툰 <질풍기획!> 애니메이션 만든다고?!

by KOCCA 2011. 8. 17.

 

 

중대한 브리핑을 앞둔 광고 대행사 직원. 잠이 많은 그는 다음 날 있는 브리핑에 늦지 않기 위해 밤을 새운다. 잠깐의 실수로 지각의 위험에 몰리게 된 그의 앞에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만원 버스, 지옥철, 공사 중인 역 앞이라는 난관만이 가득하다. 건물에서 다이빙까지 하는 천신만고의 고생 끝에, 이 직원은 중요한 자료를 제시간에 무사히 동료에게 전달한다.

하루하루가 전쟁 같은 회사 생활을 진지하지만 코믹하고, 처절하지만 정열적으로 보여주는 이 웹툰!! 학생들에게는 재미와 열정을 느끼게 하고, 어른들에게는 공감과 낭만을 전해주는 작품
 
<들어는 보았나! 질풍기획!>의 이현민 작가님과 만나보았습니다. 


<임성완 상상발전소 기자> 안녕하세요, '몰락인생(닉네임)'작가님. 소개 부탁합니다.

<이현민 작가> 안녕하세요. 제 본명은 이현민이고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만화매니지먼트 사업에 당선돼서, 2010년 11월에<들어는 보았나! 질풍기획!>으로 데뷔를 했습니다.

 

<들어는 보았나! 질풍기획!> ⓒ네이버


<임=이하 @> 닉네임이 참 특이하신데요, 몰락인생에 무슨 의미가 있는 건가요?

<이> 아니요, 중고등학교 때 봤던 만화에서 거지들이 쓰는 기술명에 몰락인생이라는 기술이 있었어요.
그게 굉장히 재미있어서 그때부터 닉네임으로 썼고, 그걸 지금까지 별생각 없이 써오고 있어요.


@ 만화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사실 고등학생 때부터 만화가를 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때가 잡지 만화가 쇠퇴를 시작했을 무렵이었거든요..  그래서 ‘내가 별 능력도 없는데.. 이 바닥에서 일하기는 어렵겠구나’ 생각해서 만화가의 꿈을 포기했었죠..

그런데 대학 졸업하고.. 회사 다니고하면서 취미로 조금씩 그림을 그렸는데 그게 개그사이트 같은 데서 조금씩 인기를 끌었죠. 주변에서 만화 쪽 일을 해보라고 이야기도 많이 해주었고, 여러길을 모색하다 마침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지원하는 만화 매니지먼트 사업에 당선돼서 데뷔할 수 있었지요. 지금은 퇴사했고요, 올해 2월부터 전업 만화가로 활동 중입니다.


@ 만화를 취미로 하고 있으셨던 거군요. 작품 경험이 많으신 분인 줄 알았었어요.

회사에서 업무가 그림 그리는 작업이었기 때문에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 같아요.


@ 광고산업 쪽의 일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만화에서 주인공들이 활동하고 있는 광고 대행사는 아니었고
광고대행사가 일이 턱까지 찼을 때 하청을 받아서 하는 온라인광고 대행사를 다녔습니다.

 

@ 질풍기획의 소재를 선택하게 된 계기가 직장생활과 관련이 있는 건가요? 

회사에 다니면서 만화를 그리려고 하는데 제가 다니는 회사는 별다른 일은 없거든요. 그런데 광고대행사 직원분들 만나면 사고도 잦고 항상 바쁘고 하니까, ‘아, 이걸 소재로 그려볼까?’라고 생각해서 그리기 시작했죠.
근데 잘못 생각한 것 같아요. 생각보다 소재가 많지 않더라고요(웃음).


@ 만화를 통해 전하고 싶으신 메시지가 있으신가요? 

딱히 메시지가 주고 싶어 그린것은 아니에요. 만화는 무조건 재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메시지도 재미에 따라오는 거고. 스토리가 재미있으면 개그가 자동으로 들어가는 거고.
연출이나 그림은 그렇게 신경 쓰지 않아요. 이 장면이 무슨 장면인지만 알 수 있으면 되는 것 같아요.


▲ 이현민 작가의 만화에는 '버럭'등의 효과음이 들어간다.


@ 저는 효과음이 굉장히 독특하고 재미있어서, 이런 것에도 굉장히 신경을 쓰시는 줄 알았어요. 

효과음(자막)도 굳이 그렇게 넣는 이유나 의도는 없고, 조금 다르면 재미있지 않을까? 해서 그렇게 넣어요. 제가 옛날식을 좋아해서 그런 촌스러운 느낌을 많이 이용하는 편이에요. 예를 들어 광선에 맞더라도 요즘엔 ‘으악’, ‘으윽’하지 ‘꺄울~’이라고 하진 않거든요. 이런 효과음은 80년대식 연출이에요. 

 

 

@각 캐릭터의 모티브가 있나요? 

제가 만화의 '만' 자도 모르고 만화를 시작해서 캐릭터를 잡는다, 설정을 잡는다, 이런 걸 생각을 못하고 시작했어요. 캐릭터들도 프롤로그 그릴 때 처음 그려봤었거든요. 그래서 지금 좀 많이 위험한 상태예요(웃음).
 
캐릭터들 성격은 제 성격을 많이 나눠 가졌고요. 캐릭터들이 열혈적으로 보이긴 하는데 사실 다들 소심하고,
참을성 없고 그런 애들이거든요. 조 부장만 기존의 인물을 모티브로 좀 썼고요.

이건 인터뷰 때 말하면 안 돼요(웃음).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와 싫어하는 캐릭터는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주인공인 병철이가 제일 좋아요.
걔는 혼자 풀어놔도 시나리오가 만들어져서 편하거든요. 혼자 내버려두면 뭔가 이야기가 돼요.
 


@그래서 병철이 혼자 광고 만든 이야기가 나왔던 거군요. 

네. 제가 회의할 때 하는 거랑 비슷해요. 제가 혼자 있을 때 그런 경향이 좀 있어요.
그리고 박 차장이 실제 제 모습이랑 가장 비슷해요. 불면증 있는 점이나 소심하고 그런 점이요.

그리고 홍일점 캐릭터인 이 대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요,
여자도 아닌 거 같고 성격도 안 잡혀서 잘못 만든 거 같아요. 그래서 별로 등장하지도 못해요.


@아무래도 남자 작가시다 보니까 여자 캐릭터가 힘드신가 봐요. 

그런 것도 있고... 제가 여자를 잘 못 만나봐서.



@여자 독자 입장에선 남자 캐릭터 많이 나오면 좋죠. 남자 독자들은 아쉽겠지만(웃음)  

안 그래도 제 친구 중에 교사하는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 남자 제자들이 그런데요.
선생님 친구 만화에는 여자가 안 나온다고(웃음).


@만화에 회사 생활에 관련된 소소한 이야기들은 실제로 겪으신 일이신가요?

가장 최근에 연재했던 내용 중에 남자가 결혼기념일 때 집에 일찍 퇴근하려고 했던 에피소드가 있었거든요.
그 에피소드가 제 경험이랑 80% 정도 비슷했어요.  결혼기념일 때 집에 빨리 가려고 열심히 일하고 있었는데 7시쯤 퇴근하려고 하니까 일이 뚝 떨어지더라고요. 그래서 12시까지 일을 하고 절망해서 집에 갔는데 마누라가 이것저것 차려놓고 꾸며놓고 기다리고 있더라고요.

그리고 불면증이 있는 박 차장이 잠들려고 이것저것 했던 거도 거의 제가 해봤던 거고요.



@회사에서 상사에게 복수하려고 하는 내용이 있는데 그런 건 안 해보셨어요? 

에이, 다 좋으신 분들이었어요 (웃음).

 

@질풍기획에 등장한 광고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광고는 무엇인가요? 

제일 처음 등장한 소시지 광고요.
그게 퍼뜩 생각났던 건데, 보통 짜내는 것보다 퍼뜩 생각나는 게 더 재밌더라고요.

쏘시지 광고


@이런 광고들이 실제 광고로 쓰인다면 어떻게 될까요? 

광고주가 싫어할 거예요. 광고심의위원회에 걸리던가(웃음).



@작가님 만화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약간 촌스러운 느낌이 있는 게 특색 있지 않나 싶어요. 스토리도 뻔하고 촌스러운 플롯인데 이런 게 옛날 꺼벙이나 팽킹라이킹 같은 80년대 작품에서 쓰이거든요. 제가 이런 촌스러운 느낌을 좋아해서 일부러 대사도 문어체로 써요. 이런 게 좀 특이해 보이는 것 같아요.

 

@질풍기획이 네이버 주 독자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연령에도 인기가 있잖아요. 이런 플롯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저도 이십 대 중후반인데, 이런 스토리 전개가 취향에 맞아요. 아무래도 보고 자란 작품들 플롯이 그러니까.

좋게 말하면 향수가 느껴지는 거죠. 근데 갈수록 잘 안 나와서 어렵더라고요.
자칫하면 패턴이 비슷해져 버리니까. 요새 들어서 좀 막히고 있어요. 불안불안 합니다.

 

@다른 매체의 인터뷰에서 봤는데 연재 전에 12화나 비축해 놓으셨다고 봐서, 마감을 두려워하지 않으신 줄 알았는데요. 

아, 그거 거의 써버렸어요. 다시 보니까 재미없는 것도 있기도 해서 없애버린 것도 있고.



@요즘엔 병맛개그가 대세인 것 같은데, 한번 정신줄을 놓고 그려보심이? 

만화는 정신 놓은 것 같아도, 만화 그릴 땐 정신 꽉 잡고 그려요.
작가들이 정말 많이 생각해서 그리는 것들이에요(웃음).

 

 


@만화가 일에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 신가요? 

제가 그린 만화를 보고 공감하신다는 댓글이나 메일을 받을 때요.



@기억에 남는 댓글이나 독자가 있으신가요? 

나이가 좀 있으신, 조그만 광고 대행사 사장님이 메일을 보내신 적이 있으셨어요.
어떤 에피소드가 자신의 이야기랑 비슷하다고요.
낭만을 아는 것 같아서 좋다는 내용을 메일로 받은 적이 있는 게 기억에 남아요.



@그럼 만화가 일이 힘들게 느껴질 때는요? 

콘티가 안 나올 때요. 전 그림 그리는 건 힘들지는 않은데, 콘티를 짜는 동안 고통스럽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들어요. 드라마나 만화에서 아이디어가 안 나오면 종이 찢어서 먹고 산꼭대기에서 막 소리를 지르고 그러잖아요? 그게 과장이 아니었구나… 해요.



@창작의 고통이 코로 수박을 낳는 정도라고 들었는데, 정말 그런가요? 

네, 그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질풍기획이 상품화가 된 게 있지요?
 

네, 휴대전화 케이스랑 옷이요.
저는 개인적으로 피겨가 나오길 원했는데 피겨는 수지가 안 맞는다고 하더라고요. 

 

질풍기획 휴대전화 케이스입니다. 올여름 잇 아이템 XD

 


@애니메이션 제작도 오가고 있다고 들었는데요.  

네, 제작사에서 한, 두 달쯤 전에 연락을 받았었어요. PD랑 감독님 라인 업 해서 미팅을 할 예정이니 연락하시겠다고 했었거든요. 그런데 그 뒤로 대표님이 연락이 없어서 궁금해하고 있어요. 감독님들이 질풍기획을 싫어하셔서 섭외가 안 되시나? (웃음) 진흥원 지원사업에 당선되서 파일럿 필름을 제작하는 거고요, 1화를 사용해서 만들지 오프닝 애니메이션을 만들지… 여기까지 이야기를 했었거든요.

 

@질풍기획이 선정된 지원사업이 <한국콘텐츠진흥원의 파일럿 애니메이션 제작>인데요, 원래 애니메이션이 기획단계에서 오래 걸리더라고요. 제작지원작으로 선정되셨으니 즐겁게 기다리시면 곧 사장님께서 연락 주실 거예요. 제작사가 스튜디오 애니멀 맞지요? 애니메이션을 정말 잘 만드는 회사잖아요. 스튜디오 애니멀에서 만든다는 이야기를 듣고 애니메이션이 정말 잘 나오겠구나 생각했어요.

네, 거의 극장판 수준으로 애니메이션을 뽑아내는 회사예요. 움직이는 모습을 어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만화 매니지먼트 사업에 당선되셨었는데, 소감이 어떠셨나요?

덕분에 데뷔를 빨리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원고료도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지원해주셨구요.  캐릭터 상품화에도 일부 도움을 받았어요.  휴대전화 케이스요.


@아, 질풍기획 단행본도 나오는 건가요? 

네, 발행 예정이에요. 근데 언제 나올지는 모르겠어요. 이것도 연락이 잘 안 와서(웃음).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진행 중인 지원사업을 통해 질풍기획이 많은 지원을 받고 있는데요,
이 외에 진흥원에서 진행했으면 하는 지원사업이 있으신가요?
 

만화-웹툰 유료화 시스템에 대한 연구 개발이 진행되었으면 좋겠어요. 저희 때는 만화는 당연히 돈을 내고 보는 것이었는데… 전체적인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웹툰의 발전이 힘들지 않을까 싶어요.



@이 시대를 헤쳐나가는 직장인분들에게 조언을 한마디 한다면…? 

직장을 다니는 것이 재미는 없어요.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그리고 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 용기를 못 내서 못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럴 땐 과감히 저질러 보는 것도 좋지 않나 싶어요. 서른 살에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했다가 망해도 인생이 망하진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만화를 하다가 결국 다시 직장으로 돌아가더라도, 이게 나쁜 경험이 될 것 같진 않아요. 오히려 특별한 경력이 하나 더 생기는 거 같아요.

 


@마지막으로 독자들께 한마디 부탁합니다.

만화는 재미있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으니까, 조금 재미없더라도 참고 오래오래 봐주세요^^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취미생활을 꼭 찾으시길 바랍니다

 

웹툰은 이제 컴퓨터 안에만 들어있는 만화가 아니라, 각종 상품, 또 다른 형태의 콘텐츠로 독자들에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런 OSMU(원 소스 멀티 유즈)의 중심에 자리 잡은 질풍기획은 연재 기간이 길진 않지만, 남녀노소 다양한 연령의 독자들에게 큰 웃음과 공감을 주며 그 인기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매니지먼트 지원사업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데요~.

앞으로 질풍기획이 보여줄 더욱 다양한 진화가 기대됩니다!

 



바쁘신 와중에 소중한 시간을 내어 인터뷰에 응해주신 이현민 작가님, 감사합니다!!

 

이현민 작가님의 <들어는 보았나! 질풍기획!>은 매주 목요일,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 중입니다.

http://comic.naver.com/webtoon/list.nhn?titleId=256855&weekday=th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