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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방송 영화

드라마로 변신한 웹툰

by KOCCA 2015. 5. 6.

드라마로 변신한 웹툰들





최근 미생을 필두로 드라마화 되는 웹툰이 많습니다. 지상파 드라마는 물론이고 케이블 드라마, 인터넷에서 새로운 포맷으로 등장하고 있는 웹드라마 까지 다양한 곳에서 웹툰이 각색되고 있습니다. 그중 TV에서는 현재까지 닥터 프로스트, 냄새를 보는 소녀, 오렌지 마멀레이드 등 웹툰을 기반으로 한 드라마들이 시청자들에게 선을 보이고 있습니다. 인기 웹툰인 치즈인더 트랩, 프린스의 왕자도 각각 드라마와 웹드라마로 제작이 예정되어있고요. 웹툰의 드라마화가 뜨거운 이슈인만큼 이번 기사에서는 드라마화 된 웹툰 세 개를 여러분께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사진 1 드라마 닥터 프로스트


닥터 프로스트는 천재적인 재능을 가져 젊은 나이에 교수로 부임하지만 감정이 결여된 닥터 프로스트와, '공감'을 통해 상담을 진행해야 한다는 조교 윤성아가 심리 상담을 진행하며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다룬 웹툰입니다. 실제로 이종범 작가는 심리학과 출신으로, 한 에피소드가 끝날 때마다 심리학 이야기를 다룬 특별편을 그리기도 합니다. 


닥터 프로스트가 여타 웹툰과 다른 점이 있다면, 바로 심리학이라는 학문에 대해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속적인 자문을 통해서 전문성에 대해 보완하고 나아가, 고증이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스토리 전개에 있어 타당성을 갖추려고 노력한 웹툰이라는 것이죠. 웹툰의 특성상 드라마틱한 면이 없지 않아 심리보다는 추리에 가까운 스토리지만, 한국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전문적인 소재이기 때문에, 드라마 제작자들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드라마 자체는 원작과의 낮은 싱크로율과 더불어 인물 간의 미묘한 심리관계를 잘 표현하지 못해 아쉬웠다는 평을 받았지만, 전문적인 소재를 시도한 만큼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 사진 2 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


중학교 국어 시간에 누구나 한번은 공감각적 심상을 배우죠. 공감각은 한 감각이 다른 감각을 유발하는 것인데요, 냄새를 보는 소녀의 주인공은 이러한 공감각 능력을 실제로 지니고 있습니다. 바로 ‘냄새’를 '시각적'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죠. 공감각적 표현은 일상에서 가끔 쓰이지만, 이렇게 소재로 직접 끌고 들어와 냄새로 사건을 푼다는 추리물을 기획한 작가의 아이디어가 참 돋보입니다. 


냄새를 보는 소녀에서는 냄새 입자들을 그림으로 표현했는데요, 120여 개의 입자들은 작가님이 직접 디자인 하신 입자고, 실제로 드라마에서도 작가의 입자 디자인 중 일부가 그대로 사용되었습니다. 또한 드라마 팀 자체에서도 냄새 입자를 제작하는 등, 냄새를 본다는 컨셉이 콘텐츠에 무궁무진한 활용도를 높이는 하나의 소재가 되는 것 같습니다. 원작의 스토리를 따라가는 다른 드라마와는 다르게, 냄새를 보는 소녀는 소재만 따오되, 스토리는 달리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여주인공의 나이도 다르고 스토리에 등장하는 사건도 다르죠. ‘냄새를 본다.’ 라는 소재 만으로도 풍부한 스토리의 구성이 가능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 사진 3 웹툰 오렌지 마말레이드 / 사진 4 드라마 오렌지 마말레이드


최근 한국형 뱀파이어 드라마인 블러드가 종영되었습니다. 5월달에는 새롭게, 웹툰을 원작으로 한 또 다른 한국형 뱀파이어 드라마가 시청자들에게 선을 보일 예정인데요, 바로 ‘오렌지 마말레이드’입니다. 오렌지 마말레이드는 어느 도시의 고등학교에 뱀파이어라는 정체를 숨긴 채 전학 온 백마리라는 아름다운 소녀가 여성 혐오증을 가진 인기 남학생 정재민과 만나면서 시작되는 판타지 로맨스 웹툰입니다. 얼핏 보면 한국판 트와일라잇이 아닌가 생각할 수 있지만, 오렌지 마말레이드는 인간 사회에 섞이지 못하는 뱀파이어가 사람을 사귀게 되면서 일어나는 종족적인 고뇌를 중점으로 다루기 때문에, 차별점을 가진 뱀파이어 로맨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웹툰 스토리상 뱀파이어는 인간의 피를 마시지 않고 살 수 있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 사회에서는 여전히 뱀파이어를 혐오합니다. 소수이기에 그 특이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무시받는 뱀파이어는, 어떻게 보면 이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기도 하네요. 인간을 믿지 않는 뱀파이어 소녀와 뱀파이어를 배척하는 인간의 운명적인 로맨스는 여심을 자극할 요소이기도 합니다. 또한 고등학교가 배경인 청춘물이기 때문에 드라마에서도 청소년의 풋풋한 사랑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데요, 소수에 대한 차별, 그 사이에서 싹트는 운명적인 사랑, 십 대의 풋풋함이 겹쳐 더욱더 매력적인 스토리와 캐릭터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웹툰은 드라마보다는 연출의 한계가 적기 때문에, 소재 이용에 있어서 자유롭습니다. 현재 웹툰사이트에서는 판타지, 추리, 일상물, 드라마, 사극,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가 연재되고 있습니다. 자유도가 높은 웹툰이니만큼, 신선한 소재가 나올 수밖에 없죠. 마찬가지 연출의 한계가 적기 때문에, 스토리도 드라마보다는 작가가 상상하는 그대로 구현할 수 있습니다. 신선한 소재와 재미있는 스토리를 가진 웹툰은, 접근성이 좋은 인터넷을 통해서 많은 독자를 확보하게 됩니다. 이렇게 소재와 스토리, 인지도를 두루 갖춘 웹툰은 드라마화하기에 참 좋은 콘텐츠가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웹툰을 드라마화 할 때도 유의할 점이 있습니다. 스토리를 어떻게 드라마에 알맞게 각색을 할 것이냐, 각색을 할 경우 스토리의 짜임새에 흐트러짐이 없는가에 대한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캐릭터와 어울리는 배우를 찾기도 어려움이 있을 수 있고요. 기존의 웹툰 독자들의 바람을 드라마로 만족을 시킬 수 있느냐 또한 드라마 제작에 있어서 유념해야 할 부분입니다. 이런 요소를 유념에 두고 드라마화를 한다면, 웹툰과 드라마의 시너지는 생각하는 것 그 이상으로 클 것입니다. 

       

옆 나라 일본의 경우, 인지도가 있는 만화를 드라마화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그만큼 만화의 소재와 스토리가 신선하다는 방증이기도 하죠. 일본에서 대히트를 쳤던 일본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 또한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였습니다.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의 성공은 원작의 캐릭터와 스토리를 연구하고, 그것을 녹여내서 드라마에 세심하게 반영한 제작진의 노력이 컸습니다. 덕분에 원작이 가진 캐릭터의 독특함, 소재의 참신성, 스토리의 탄탄함 삼박자를 갖추고, 배우들의 열연으로 생동감이 넘치는 명품 드라마가 될 수 있었고요. 웹툰을 원작으로 방영될 우리나라 드라마들도 웹툰의 이점을 살리면서 드라마의 장점도 살려 원작도 주목받고 드라마는 명품 드라마라고 찬사를 받는, 웹툰과 드라마 콘텐츠의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았으면 좋겠습니다.


ⓒ 사진 출처

표지 올레웹툰 '냄새를 보는 소녀'

사진 1 OCN 닥터 프로스트 공식 홈페이지

사진 2 SBS 냄새를 보는 소녀 공식 홈페이지

사진 3 네이버 웹툰 '오렌지 마말레이드'

사진 4 KBS 오렌지 마말레이드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