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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방송 영화

과거와는 다른 드라마 속 아버지와 어머니

by KOCCA 2015. 5. 8.



5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그중에서도 오늘, 5월 8일 어버이날은 나와 가장 가까운 관계, 어머니와 아버지의 은혜를 다시 한 번 생각하며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날인데요. 어버이날을 맞이하여, 오늘은 드라마 속 어머니와 아버지가 어떤 모습으로 그려지는지 함께 알아볼까요? 


드라마마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정말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작년 방송된 MBC 드라마 <왔다 장보리>에서는 친딸과 양딸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간적인 모습의 어머니가 등장했고요. 올해 초까지 방송된 KBS 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에서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뒤, 자신이 떠나기 전에 자식들이 진정한 홀로서기를 할 수 있도록 남모르게 많은 준비를 시작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그려져 많은 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했습니다. 그렇다면, 현재방송 중인 드라마 속 부모님은 어떤 모습일까요?



▲ 사진 1. 이건 악몽이야!! 일이 꼬이자 이성을 잃고 분노하는 한정호


여기, 조금 특별한 가족이 있습니다. SBS 월화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에 등장하는 한정호(유준상 분)와 그의 가족은 대한민국 상위 0.1%에 속하는 집안인데요. 한정호와 그의 아내 최연희(유호정 분)는 사회적, 경제적 지위에 걸맞은 품위, 체통, 평판, 그리고 유서 깊은 가풍 등 모든 '보여지는 것'에 집착하는 인물입니다. 


한정호와 최연희는 자신의 아이들 역시 대한민국 0.1%로서의 삶을 살기를 원하며, 아이들의 미래를 다 계획해 놓은 상태입니다. 집안 대대로 유서 깊은 법률가 가문이기에, 아들 한인상(이준 분) 역시 변호사가 되기를 바라면서 서울대 법대에 진학시키는데요. 이에 그치지 않고, 한인상을 위해 전국에서 가장 유능한 선생님을 섭외하며 '사법고시는 한국에서 진정한 귀족의 자격을 갖출 마지막 조건'이라며 사법고시가 폐지되기 전에 무조건 합격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또한, 손자가 태어나자마자 국제초등학교 입학 절차를 알아볼 만큼 자신들의 방식으로 손자에 대한 사랑을 드러냅니다. 한정호와 최연희가 꿈꾸는 자녀들의 미래 계획, 과연 순탄하게 진행될 수 있을까요?


예상치 못한 혼전임신 사건을 제외하면, 부모님께 순종하는 모습만 보이던 한인상이 최근 방송분에서는 달라진 모습을 보입니다. 아버지가 그간 회사와 가문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저질렀던 적절치 못한 행동들을 알게 된 것이 그 이유인데요. 고민하던 한인상은 아버지의 잘못을 묵인할 수 없다고 판단합니다. 영원히 제 뜻대로 따를 것 같았던 아들의 생각지 못한 반항에 아버지는 당황하면서 여러 가지 행동을 취해보는데요. '부모를 비판하면서 부모 덕으로 호의호식할 수는 없다'며 아들에게 으름장을 놓기도 하고, 또는 여러 사람과 함께 하는 자리에 아들을 불러 다정한 모습을 연출해 보기도 합니다. 그러나 한정호의 모든 노력이 실패하면서, 근엄하고 품위 넘치던 가장은 한순간에 짠한 아버지가 되어버리는데요. 설상가상으로, 한정호는 집안의 모든 주도권마저 아내에게 빼앗기고 맙니다. <풍문으로 들었소>에 등장하는 아버지, 한정호는 과연 예전의 권위와 체통을 되찾고 아들과의 관계를 회복할 수 있을까요?



▲ 사진 2. 딸을 괴롭힌 가해자들을 응징하는 조강자의 모습 

[출처] 월화수목 드라마에는 이런 아버지, 어머니가 있다! (비공개 카페)


어머니는 어느 날, 자신을 살게 하는 이유라고 생각했던 귀한 딸의 온몸이 멍 투성이인 것을 발견합니다. 분노한 어머니는 학교 선생님과 경찰에게 자신의 딸이 학교폭력을 당했다며 호소하지만, 그 누구도 어머니의 말에 귀를 기울여주지 않습니다. 이 상황에서, 어머니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요? 


이와 같은 상황에 처한 인물은 MBC 수목드라마 <앵그리맘> 속의 어머니 조강자(김희선 분)인데요. 조강자는 기존의 드라마 속 그 어떤 어머니보다도, 더 적극적으로 세상과 맞서 싸우고자 합니다. 학교폭력의 현장으로 들어가서 딸을 다치게 한 범인을 직접 찾아내는 것이 조강자의 계획인데요. 고등학교 시절 딸을 낳았기에 딸과의 나이 차이가 그리 크지 않았던 조강자는 자신이 19살이라며 신분을 속이는 데 성공합니다. 딸이 다니던 명성고등학교에 등교한 첫날, 조강자는 딸의 책상에 온갖 험한 욕이 가득 쓰여 있는 것을 발견하는데요. 가해자들에게 분노하기도 하고, 이러한 욕설을 들으면서도 자신에게 끝내 사정을 털어놓지 못한 딸 생각에 가슴이 미어지기도 합니다. 

자신의 딸 오아란(김유정 분)을 괴롭힌 학생들을 잡아내는 것이 학교로 돌아간 이유였던 조강자는, 자신이 단순한 학교폭력이라고 생각했던 문제가 사실은 거대한 사학비리의 일부분이었음을 깨닫습니다. 조강자가 학교에 다니는 짧은 기간 동안 마주친 사학비리는 생각보다 더 깊고, 더 심각합니다. 결국, 조강자는 딸의 행복한 학교생활을 위해 사학비리를 모조리 근절시키겠다는 또 다른 목표를 세우게 됩니다. 4월 30일 방송된 14회 방송분에서 조강자는 명성재단의 비리장부를 힘들게 손에 넣지만, 딸의 안위를 생각하라는 협박에 결국 장부를 넘기고 말았는데요. 그 어떤 상황에서도 딸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조강자의 모성애가 잘 드러난 장면이었습니다.


딸에게 폭력을 가한 범인을 색출하고자 했던 어머니. 그리고 이에 그치지 않고, 딸이 더 나은 환경에서 공부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사학비리를 근절시키고자 하는 어머니의 노력. 주변에서 '정체를 알리기 전에 알아서 학교를 그만두라'는 압박이 가해지는 가운데, 강자의 노력은 결실을 볼 수 있을지, 그 결과가 궁금해집니다.

 


기존의 드라마 속 부모님과는 조금 다른 행보를 보이는 듯하지만, 이들 역시 자식을 향한 사랑과 걱정으로 가득합니다. 또한, 이런 마음은 우리의 부모님도 마찬가지일 텐데요. 부모님께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해본 기억이 언제인가요? 혹시, 작년 어버이날은 아닌가요? 저 또한 평상시 쑥스러워서 부모님께 이런 인사말을 잘하지 못 하는 성격인데요. 어버이날은 평상시 표현하고 싶었던 감정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좋은 동기가 되어줍니다. 언제나 우리를 응원하고 계실 부모님께, 오늘만큼은 평상시 느끼는 감사함을 꼭 표현하는 하루였으면 좋겠습니다.


ⓒ 사진 출처

표지사진, 사진 1, SBS <풍문으로 들었소> 홈페이지

사진 2 MBC <앵그리맘>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