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상발전소 기사 공모전 수상작 / 이지영 -
황인숙 시인의 <희망>이라는 시 중 “어제가 좋았다, 매일 내일도 어제가 좋을 것이다” 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향수라는 감정의 힘은 이미 여러 매체에서 소개되고 인정받아 왔는데요. 작년 대한민국을 뒤흔든 1990년대 배경의 <응답하라 시리즈>와, 올해 2월 개봉을 앞둔 영화 쎄시봉 등이 이를 반증해주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하듯 2014년 가요계는 1990년대를 평정했던 가수들이 활발히 활동하며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해주고 있습니다. 지난 한 해 우리를 시간 여행 하게 한 가수들을 함께 살펴볼까요?
▲ 사진1 임창정 전국투어 콘서트
2014년 5월에는 노래, 연기 등 만능엔터테이너라 불리는 임창정의 데뷔 후 첫 단독 콘서트가 있었습니다. 전국투어로 마무리된 이 공연은 그를 오래 기다린 팬들에게나 언젠가 실연 후 노래방에서 그의 노래를 한 번쯤 불러봤을 남녀 모두에게나 마치 선물 같은 공연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임창정의 절절한 창법과 공감되는 가사는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아 왔는데요, 관객들이 테이프와 CD로만 듣던 노래들을 라이브로 들으며 저마다의 추억여행을 떠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사진 2 god<미운오리새끼>, 서울 콘서트
같은 달에는 원조 아이돌 그룹 god가 윤계상이 합류한 완전체로 12년 만에 돌아와 어엿한 사회인들로 성장한 소녀팬들의 마음을 다시금 뛰게 해주었습니다. 다양한 연령층에 인간적인 매력으로 다가왔던 그룹답게 8일 발표한 신곡 ‘미운오리새끼’는 여러 음원차트의 1위를 기록하며 ‘국민그룹’이라는 수식어를 재증명했습니다. 따뜻한 느낌이 나는 god의 노래들을 반영하듯 음원 수익금 전액이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에게 기부되기도 하였습니다. 수개월에 걸쳐 열린 전국투어 콘서트는 연일 매진되며 전국 곳곳을 하늘색 풍선으로 물들였습니다.
▲사진3 <꽃보다 청춘> 페루편
▲사진4 (왼쪽부터) 윤상 <날 위로하려거든>, 유희열 <Da Capo>, 이적 <고독의 의미>
지난해 8월에 방영된 <꽃보다 청춘>에서는 그동안 방송에서 쉽사리 모습을 볼 수 없었던 뮤지션 윤상이 출연해 화제가 되었는데요. 완벽성을 띈 그의 음악에서는 엿볼 수 없었던 인간적인 면들이 공개되며 한층 친근한 모습으로 다가왔습니다. 윤상은 방영 후 첫 싱글인 <날 위로하려거든>을 발매하고 콘서트를 여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적과 유희열도 2013년, 2014년 각각 신보를 발매하며 아이돌이 강세를 보이던 음악계에 큰 호응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들이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는 것은 우리의 하는 일이나 사는 곳, 그리고 아마도 옆에 있는 사람이 달라졌어도 오래 공감 할 수 있는 음악을 들려주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진5 무한도전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2014년의 끝에는 무한도전의 토토가 특집이 1990년대 전성기를 보낸 가수들을 그때의 기억과 함께 우리 곁으로 데리고 와주었습니다. 터보, 엄정화, 그리고 김건모 등의 가수들이 그 시절의 무대를 그대로 재현하며 시청자들을 시간 여행에 초대했는데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토토가 특집은 방영 후 거리를 1990년대 음악들로 뒤덮기도 했습니다. 당시에는 하늘의 별과 같이 느껴졌던 스타들과 음악을 통해 찬란했던 90년대의 기억을 공유하고, 그들이 마치 함께 세상을 살아가는 동반자와도 같이 느끼게 해준 방송이었습니다.
2014년을 돌아보며 함께 떠나 본 음악여행 어떠셨습니까? ‘어제’에는 대체 할 수 없는 매력이 있습니다. 돌아갈 수 없고 바꿀 수 없기에 과거는 더욱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그런 과거로 가장 가까이 데려다주는 것이 음악이 가진 힘이 아닐까요. 노래를 들으면 굳이 애쓰지 않아도 떠오르는 그때 그 시절의 기억. 힘든 세상을 살면서 조금이나마 덜 외로운 것은 우리와 함께 나이가 들어가는 가수들과 그들의 음악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짐작해봅니다. 오늘 잠들기 전에 내가 가장 순수하고 열정적이었던 그 시절에 좋아했던 가수의 노래를 다시 들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물론 그 가수의 최근 발매된 신곡도 함께 말이죠.
ⓒ사진출처
- 사진1 NH미디어
- 사진2 싸이더스hq
- 사진3 tvN
- 사진4 오드아이앤씨, 안테나뮤직, 뮤직팜
- 사진5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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