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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방송 영화

콘텐츠 속 나의 아버지 그리고 우리의 아버지

by KOCCA 2014. 12. 15.




청소년을 대상으로 부모와의 대화 시간을 조사한 통계를 살펴보면, 아버지와의 대화 시간이 어머니보다 현저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아버지와 보낸 시간이 적어서 어색하다.', '아버지와는 말이 통하지 않는다.' 등의 이유로 대화를 기피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요. 이것은 비단 특정 세대에 국한된 것만은 아닙니다. 아버지와 자녀 세대의 갈등, 소통의 부재는 시대마다 반복됐고, 이것은 개인의 문제에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어 왔습니다. 이러한 '아버지'라는 코드는 콘텐츠 속에 어떻게 그려졌을까요?

국내 콘텐츠에서 '아버지'의 모습을 찾아보았습니다.




데프콘 - <아버지>


데프콘의 <아버지>는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던 어린 시절을 후회하며 아버지의 사랑을 절절하게 노래합니다. ‘자식이 먹다 남은 것들로 밥을 싸고 뭐 필요한 거는 없냐 되려 말을 하죠. 한겨울 조그맣고 추운 가게에서 웅크린 채 이를 떨며 바보같이 손님을 맞네. 계속 그런 당신이 나는 창피했었고’, ‘아들아 지금의 시련을 딛고 기도해. 일어나 넌 더 큰 세상을 만나야 해. 적어도 나처럼 초라하게 살지는 말아야 해.’라는 가사처럼 이 노래는 아버지의 행동을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세상 모든 아버지는 같은 마음일 것입니다. 당신이 아무리 힘들어도 자식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모든 아버지의 마음입니다. 


MC몽 - <비밀>


‘제가 미워했던 아버지가 계십니다. 가족을 버리시고 떠나신 분이죠. 많이 미워하고 원망했습니다. 저는 이제 다 컸는데 지금 저의 아버지가 많이 아프십니다. 근데 전 많은 사람을 속였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요. 아버지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라는 내레이션으로 노래가 시작됩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에 대해 좋지 않은 기억을 가진 한 사람이 지금은 그 시절을 후회하고 미안해하는 이야기입니다. 부자간에는 어떤 일이 있어도 끊을 수 없는 끈이 있나봅니다. 그토록 미워하던 사람인데 아프다는 소식에 미움은 녹아버리고 깊은 걱정만 남습니다. 그리고 정말 소중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습니다. 너무 늦기 전에 아버지께 한번 ‘사랑합니다.’ 한번 해보는 것을 어떨까요? 많은 사람이 실제로 이 말을 못해 평생 후회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승환 - <Dear Son>


<비밀>, <아버지>에서는 아들이 아버지를 향해 노래합니다. <Dear Son>은 이와 반대인 노래입니다. 아버지가 아들을 향해 노래합니다. 이 노래는 'MBC 휴먼다큐 사랑 - 안녕 아빠'를 보고 영감을 얻어 만든 노래라고 합니다. 노래의 주제가 ‘아버지’는 아니지만, 아버지의 입장에서 부르는 것인 만큼 아들이 멋지게 성장하길 바라는 아버지의 마음이 잘 드러납니다. 노래의 대단원에서 ‘사랑하는 아들아 네 안에 항상 힘세고 뭐든 잘하는 아빠가 있게 해 주렴. 나를 닮은 아들아, 넌 멀리 보게 되고 넓게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 되렴.’을 여러 번 부르는데 이 부분에서 아들을 향한 아버지의 염원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한스밴드 - <오락실>


우리나라의 아픈 과거 IMF를 기억하십니까? 그 당시 우리들의 많은 가장이 명예퇴직을 당하셨죠. 한스밴드의 <오락실>은 그 당시 아버지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아버지를 응원하는 노래입니다. '가슴이 아파 무거운 아빠의 얼굴. 혹시 내일도 회사에 가기 싫으실까'라는 대목에서 단적으로 그때 가장들의 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 노래는 가족들 몰래 한밤중에 한숨 쉬며 무거운 짐을 홀로 감당해야 했던 가장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냅니다. '아빠 힘내요. 난 아빠를 믿어요. 아빠 곁엔 제가 있어요. 아빠를 이해할 수 있어요. 아빠를 너무 사랑해요.'라는 말로 노래는 끝납니다. 


H.O.T - <House Of Trust -아빠! 사랑해요>


'아빠! 사랑해요~'라는 가사를 들으면 어린 소녀의 앳된 목소리가 떠오르지 않나요? 대부분 <아빠 사랑해요>라고 하면 동요를 떠올립니다. 하지만 아이돌계의 한 획을 그은 H.O.T의 노래 중에도 <아빠 사랑해요>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H.O.T는 누구나 알지만, 이 노래는 약간 생소할 것입니다. god에게 <어머님께>가 있다면 H.O.T에겐 이 노래가 있죠. 희망차고 밝은 분위기의 노래로 힘들어하는 아버지들에게 힘을 주는 노래입니다. 아버지께 이 노래를 불러드린다면 정말 좋아하시겠죠? '하늘에 웃어요. 내 아버진걸요. 언제나 서 있던 당신 믿어요. 나의 힘이 된 당신의 얼굴 행복해요. 언제나 그대 품 안에' 




<나의 독재자>


▲ 사진1  영화 <나의 독재자> 



이 영화에서 아버지는 위에서 소개한 가수 이승환의 노래 <Dear son>에 등장하는 아버지와 같은 특징을 보여줍니다. 노래에서 아버지는 항상 힘세고 뭐든 잘하는 아빠가 되길 원합니다. <나의 독재자>에서 아버지는 소극장의 연극배우로 있지만, 연기를 잘하지 못해 소일거리를 하며 지냅니다. 어느 날 주연을 맡을 기회가 오지만 연극을 망쳐 혼나게 됩니다. 그 모습을 자식에게 들키고 아버지는 실망하게 됩니다. 자식에게는 좋은 모습만 보이고 싶은 아버지의 심정이 찢어지는 순간입니다. 그러던 중 갑작스레 찾아온 이상한 오디션에 합격하고 난 뒤 자신의 인생을 하나의 연극이라고 생각하고 살아가기로 합니다. 아들에게 자신의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고 자랑스러운 아버지가 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아들에게 좋은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고싶은 부모의 마음이 절절하게 다가오는 작품입니다.



<파괴된 사나이>


▲ 사진2  영화 <파괴된 사나이>



이 영화 속의 주인공은 목회자입니다. 주인공에겐 아주 어여쁜 딸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딸이 납치되고 결국 찾지 못한 주인공은 모든 것을 내려놓게 됩니다. 자식이 사라진 것에 대한 충격 때문에 신에 대한 신념까지 버리고 세상을 비뚤게 살아갑니다. 그러던 어느 날 딸이 살아있는 것을 확인하게 되고 딸을 찾기 위해 납치범과의 치열한 사투를 벌이게 됩니다. 이 영화 속 아버지의 모습을 통해 자식을 향한 아버지의 맹목적인 사랑과 헌신의 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자식을 잃어버린 주인공이 파괴되는 과정을 보면서 아버지라는 위치가 얼마나 감당하기 무거운 자리인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식을 구할 수 있다면 어떤 일이든 하는 모습을 보며 자식을 향한 아버지의 간절한 사랑을 알 수 있습니다. 



<국제시장>


▲ 영상1  영화 <국제 시장> 예고편



오는 17일 영화 <국제시장>이 개봉합니다. 1950년대 한국전쟁 이후부터 현재까지 격변의 시대를 살아온 우리들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아버지도 한 명의 개인이기에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되고 싶은 것도 많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시대의 아버지들은 자신을 위해 살아본 적이 없습니다. 오직 가족을 위해 당신들을 희생했습니다. 어떤 아버지나 그렇게 살아왔기에 가장 평범하지만, 그 사랑은 실로 가장 위대합니다. 그렇기에 ‘가장 평범한 아버지의 가장 위대한 이야기’라는 주제 문구가 더 가슴에 와 닿는 것 같습니다. 아버지의 감동적인 이야기가 곧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지식채널e - <56점짜리 인생>



▲ 영상2  지식채널e - <56점짜리 인생> 영상



우리나라의 아버지와 관련한 영상 중 가장 현실적이어서 슬픈 영상입니다. 영상은 아버지에 대한 인식과 가장들의 실태통계를 기초로 구성되어있습니다. 대학생들의 응답을 주로 소개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현실 속에서 아버지들의 고충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그리고 영상의 마지막 부분에는 이렇게 절망적인 상황에 있는 아버지들에게 '사랑합니다.' 한마디를 전해보라는 메시지가 던져집니다.


박카스 29초 영화제 2013년도 수상작 - <불효자>


사람이 많은 엘리베이터 안에 어떤 택배 기사 아저씨가 땀을 뻘뻘 흘린 채 탑니다. 사람들이 냄새난다며 싫어하는 장면 속에서 그 안에 타고 있던 딸은 그 택배 기사인 아버지를 보고 부끄러워합니다. 집에 딸이 도착했을 때 자기 책상 위에 놓인 박카스 한 병과 아버지의 쪽지를 보게 됩니다. 쪽지엔 '우리 딸 미안하다. 빗길 조심히 오려무나.'라고 적혀있습니다. 같은 상황에서 딸은 아버지를 부끄러워했고 아버지는 딸에게 미안해했습니다. 이것이 자식부터 생각하는 우리 아버지들의 마음입니다. 




웹툰에서는 위에서 소개된 희생적이고 모범이 되는 '아버지'와는 사뭇 다른 캐릭터가 등장하기도 합니다. 각종 웹툰 속 비중 있게 나오는 아버지들을 살펴보겠습니다.


<후레자식>


▲ 사진3 웹툰 <후레자식>  



위에서 살펴본 아버지들의 모습은 공통적으로 감동을 주고 있는데요. 그것은 보편적인 아버지의 마음일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살펴볼 작품은 아버지의 캐릭터가 살인마입니다. 주인공은 아버지로 인해 극도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고 아버지를 무서워합니다. 주인공을 더 공포로 몰아넣는 것은 아버지의 살인을 어렸을 때부터 본의 아니게 도와야 했던 경험입니다. 이 작품 속 아버지는 극단적인 케이스지만 본인의 비정상적인 욕구 때문에 자식들에게 피해를 주는 아버지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마음의 소리>

 

▲ 사진4 웹툰 <마음의 소리>



'조철왕', 아마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아버지의 성함이 아닐까 합니다. 항상 진지하면서도 엉뚱한 행동으로 독자들을 웃깁니다. 마음의 소리에서 조철왕을 빼면 재미가 반감될 것입니다. 여러 에피소드 속에서 보이는 조철왕는 평범한 가정의 아버지입니다. 한 명의 개인으로서 본인의 욕구를 숨기지 않지만, 가족들과 소통이 많은 정 있는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아버지입니다. 



<무한동력>



▲ 사진5 웹툰 <무한동력>



콘텐츠 속의 아버지들은 자식을 위해 본인을 희생한 모습으로 많이 등장합니다. 그러나 웹툰 <무한동력> 주인공인 하숙집 아저씨는 오히려 반대에 가깝습니다. 본인의 원대한 꿈 때문에 오히려 가족을 힘들게 합니다. 물론 주인공도 여느 아버지와 같이 자식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이 작품에서 눈여겨 봐야 할 점은 나이와 환경과 상관없이 꿈을 향해 돌진하는 아버지 캐릭터입니다. 가족을 보살피느냐고 본인의 꿈은 접는 아버지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인공운 자신의 꿈인 무한동력을 끝까지 연구합니다. 자식들은 아버지의 행동에 불만을 느끼지만, 결국엔 꿈을 포기하지 않는 아버지의 모습을 존경하고 현실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을 것입니다. 주인공 아버지의 대사를 소개하며 마무리하겠습니다. '죽기 직전에 못 먹은 밥이 생각나겠는가, 아니면 못 이룬 꿈이 생각나겠는가?'


지금까지 국내 콘텐츠 속 아버지들의 모습을 살펴보았습니다. 한 작품 속에서 아버지의 마음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표현하기란 불가능할 것입니다. 대신 여러 작품을 통해 드러난 아버지의 모습을 살펴본다면 아버지를 조금은 더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요. 

가족을 위하여 어떤 노고도 마다치 않는 이 땅의 아버지들을 응원합니다. 





ⓒ 사진 출처

- 표지 롯데엔터테인먼트

- 사진1 롯데엔터테인먼트

- 사진2 (주)아이필름코퍼레이션 , 아이러브시네마

- 사진3~5 네이버 웹툰


ⓒ 영상 출처

 - 영상1 CJ 엔터테인먼트

 - 영상2 EBSCulture (EBS 교양) Youtu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