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9일 금요일부터 31일 일요일까지 총 3일 동안 '콘텐츠코리아 랩(이하 CKL)'에서 아주 특별한 워크숍이 진행되었습니다. 워크숍의 명칭은 ‘발상전환상상워크숍’으로 약 40명가량의 창의력 넘치는 인재들이 함께했던 즐겁고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본 기자 역시 워크숍에 참여하여 참가자들과 함께 배우고 소통하며 뜻깊은 시간을 가졌는데요, 지난 3일간의 기억을 짚어보며 이번 워크숍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콘텐츠코리아 랩'은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상상력을 실제 창작으로 유도하고, 창작을 창업으로 키워주기 위해 존재하는, 창작인들을 위한 공간입니다. 이곳은 현재 창작을 위한 시설과 장비는 물론이고 다양한 아이디어 융합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발상전환상상워크숍’은 제공되고 있는 창작능력배양 프로그램 중 하나로 이번에 1회를 맞이하였습니다.
‘발상전환상상워크숍’은 참가자들에게 역발상 활동을 통해 고정관념의 틀을 깨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구상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캠프 프로그램입니다. 캠프 기간에 참가자들은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강연과 체험, 멘토링 활동 등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번 워크숍은 참가자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를 각 프로그램으로 발전시켜 현실로 이끌어내고, 결과물을 만들어 최종발표를 하기까지 3일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 사진1 워크숍 일정 및 소개
워크숍이 시작된 시간은 밤 10시로, 행사 시작시각으로는 생소하게 느껴졌는데요, ‘거꾸로 가는 CKL’ 이라는 워크숍의 주제에 맞게 고정관념의 틀을 깨는 시작이었습니다. 참가자들의 졸음을 쫓기 위한 활동적인 프로그램으로 워크숍의 막이 올랐습니다.
▲ 사진2 <FM SPORTS>의 ‘마음과 몸의 트레이닝’
<FM SPORTS>의 ‘마음과 몸의 트레이닝’은 축구선수들이 실제로 활용하는 트레이닝 기법을 이용하여 만들어진 운동방법입니다. 바닥에 사다리 모형을 그리고 왼발 오른발을 순서대로 움직이는 활동이었는데요, 온몸을 움직이고, 음악에 맞춰 팀별로 움직이는 시간 동안 몸과 마음의 근육이 풀리며 한결 기분이 상쾌해졌고, 색다른 재미까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 사진3 <Tripclip>의 랩 공연
다음은 <Tripclip>의 랩 공연과 융합콘텐츠 피칭시간이 이어졌습니다. ‘랩’과 ‘여행’이라는 요소를 섞은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였는데요, 한국의 관광지를 소개하는 중국어 버전의 랩에서 신선한 충격을 받기도 했습니다. <Tripclip>은 콘텐츠 활동을 위해 팀의 조율과 역할이 중요하고, 말과 사고의 틀에 갇히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했는데요. 실제로 중국어 능력과 랩을 따로 나눠서 생각했다면 결코 <Tripclip>의 프로젝트를 성사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덧붙였습니다.
▲ 사진4 창조모자(six thinking hats) 만들고 쓰기 프로그램
이후 ‘인피플컨설팅’의 주현희 강사의 ‘창조모자(six thinking hats) 만들고 쓰기’ 프로그램의 시작과 함께 이번 워크숍의 통합 미션 주제가 발표되었습니다. 주제는 ‘세상에 가장 흔한 것을 가장 기이한 방법으로 표현하라’였습니다. 먼저 주현희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 :의사결정을 잘할 수 있게 도와주는 조력자)의 주도하에, 거리낌 없이 아이디어를 내는 연습부터 시작하였습니다. 이번 시간 동안 참가자들은 ‘버려진 CD 활용’이라는 주제로 브레인스토밍하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연습을 하였는데요, 워밍업 과정에서도 흥미로운 생각들이 돋보여 워크숍의 결과가 새삼 기대되었습니다.
▲ 사진5 브레인스토밍 연습
각 팀의 최종 아이디어는 흥미로운 방법으로 선정되었습니다. 먼저 조별로 바닥에 흩어진 사진 중 하나를 선택하고, 그 사진에서 연상되는 단어를 마구잡이로 적은 후, 각 단어를 결합하고 앞뒤 순서 없이 나열하여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그 어떤 것’을 상상했습니다.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두 가지 물체가 결합한 형태부터,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물체, 그리고 사회체계의 변화를 꿈꾸는 것까지, 다양한 범주의 아이디어가 도출되었고, 참가자들은 9팀으로 나뉘어 각각의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게 되었습니다.
새벽 4시 30분이 지나서야 첫날의 일정이 모두 끝났습니다. 참가자들은 피곤해 보였지만, 이제 막 팀이 나뉘고 아이디어가 도출된 상태이기에 몇몇은 자리에 남아 앞으로의 제작 방향에 대해 열띤 토의를 하기도 했습니다.
▲ 사진6 회의 중인 참가자들
둘째 날의 일정은 각자 아이템을 제작할 재료를 구매하는 것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각 팀은 10만 원의 예산을 할당받았는데요, 새벽부터 아침까지 회의를 거듭해 재료를 결정해온 참가자들이었지만, 실제로 눈앞에 놓인 재료들 앞에 서자, 주제를 변경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전날, 참가자들은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는 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질문을 던졌는데요, 여기에 대한 스텝의 대답은 실제 제품을 상용화한 형태, 추상적인 예술작품형태 혹은 실체가 없는 형태까지 어떻게 표현하든 방식은 자유이며, 주제를 수정하거나, 서로 승인 시 팀원을 교체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제한 없는 제작환경에서 고민이 깊어진 가운데, 각 참가자는 더욱 분주하게 움직였습니다.
▲ 사진7 가루야가루야 체험전
둘째 날의 오후 일정은 평소와는 다른 새로운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프로그램들로 구성되었습니다. 먼저 참가자들은 ‘가루야가루야 체험전’, ‘아쿠아리움’, ‘에어택시헬기장’의 3곳으로 야외 견학 체험을 떠났는데요, 아이의 시선으로, 하늘에서 지상을 내려다보는 시선으로, 물고기의 시선으로 사람을 바라보는 체험을 하며 잠시 또 다른 내가 되어 세상을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 사진8 서민 교수님의 '기생충과 상상력'
야외견학이 끝난 이후 또 다른 시선을 경험해볼 수 있는 색다른 강의 프로그램이 CKL에서 열렸습니다. ‘기생충과 상상력’을 주제로 한 단국의대 서민 교수의 강의는 평소 우리가 잘 모르고 혐오스럽게 생각하는 '기생충’에 대해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실제 여러 기생충의 사례를 통해 알아본 기생충은 바이러스, 세균에 비해 해롭지 않았습니다. 사람에게 해를 끼친 사례는 현대에 와서는 드물며, 숙주에게 해를 가하지 않고 공생을 원하는 존재입니다. 서민 교수는 사람들이 일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기생충의 존재를 상상력과 빗대었는데요, 일관적인 시선에서는 창의력이 나올 수 없으며, 시선을 뒤집어 생각하고 배경지식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였습니다. 또한, 본인의 연구에 상상력을 가미하여 인정을 받은 사례를 들려주었습니다.
▲ 사진9 창조모자(six thinking hats) 만들고 쓰기 프로그램
저녁이 되고, 다시 한 번 전날의 주제를 구체화하는 강의시간이 되었습니다. 첫 번째 워크숍 날과 마찬가지로 주현희 퍼실리테이터의 주도로 이루어졌습니다. 2가지 단계에 따라 제작할 아이템의 모습을 구체화했는데요. 첫 번째 단계는 아이템을 통해 깨고 싶은 고정관념은 무엇인지, 그리고 실제로 아이템을 통해 주장하고 싶은 우리 팀의 컨셉은 무엇인지 생각하는 것이었습니다. 아이템의 의미를 뚜렷하게 설정해야 다른 사람의 공감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이 인상 깊었습니다.
첫 번째 단계에서 아이템을 설정하면 그것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두 번째 단계였습니다. 상황, 장소, 사물, 추상화 등 아이템을 구현할 여러 가지 현실적인 요소들을 고려하는 것이었는데요. 팀원들의 고민과 워크숍 스탭들과 다른 팀원들의 아이디어 사고팔기 거래를 통해 각 팀은 만들어야 할 아이템을 구체화할 수 있었습니다.
▲ 사진10 아이디어 구체화 작업 중인 참가자들
두 번째 날의 강의와 프로그램이 모두 마무리되고, 숙소로 돌아가 제작을 하는 과정에 이르렀습니다. 일정이 모두 끝난 늦은 밤부터 다음 날 오전의 마감까지, 몇 시간 남지 않았습니다. 다들 빠듯한 시간에 아이템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드디어 워크숍의 마지막 날! 각 팀은 아이템을 프레젠테이션할 준비로 분주했습니다. 밤샘작업으로 인한 수면부족으로 피곤한 모습이 역력했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며 준비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아이템에 대해 리뷰를 해주실 심사위원들은 ‘악마를 보았다’, ‘개와 늑대의 시간’ 프로듀서 등 각 분야 전문가 5명으로 구성되었습니다. 각 팀의 발표는 제작한 아이템을 소개하고, 어떻게 쓰이는지 사례를 설명하는 순서로 진행되었는데요. 상황극과 영상 등 다양한 방법으로 아이템을 설명하여 호응을 이끌어내는 시간이었습니다.
▲ 사진11,12 참가자들의 프레젠테이션
9팀의 발표가 끝나고, 시상식이 진행되었습니다. 발상을 전환하는 상상워크숍답게, 상의 이름과 결과도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 너의 뜨거운 열정에 나는 3도 화상 : ’과거의 기억을 다시 체험할 수 있는 ‘거울의 방’
- 내 눈엔 너만 보였상 : ‘자동으로 피부 관리와 화장을 해주는 화장대’
- 당장 특허내상 : ‘뇌파와 진맥을 측정하고 그 사람이 가진 트라우마와 상처를 분석,
치료해주는 이모션 컨디셔너(emotion conditioner)'
- 이거 돈 되겠상 : 이빨에 탈부착하는 비치미
- 넌 감동이었상 : 삼겹살 불판과 악기를 결합한 삼겹살 바이러스
- 잘됐으면 좋겠상 : 감정을 데이터화한 ‘너의 내면이 들려'
- 나 오늘도 밤샜상 : 다른 사람의 기분을 빨아들일 수 있는 빨대
- 님이 미쳐 날뛰고 있상 : 키티 인형을 사용하여 경찰이 아닌 조폭이 보호하는 세상을 그려낸 영상
- 날개 어디 두고 왔상 : 시간을 거스르는 타임슬립 사진 어플리케이션
이번 워크숍에서 열심히 활동한 참가자 모두를 수상하고자 9팀 모두에게 상이 수여되었는데요, 물론 그중에서도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대상 팀이 있었습니다. 대망의 대상은 바로 ‘시간을 거스르는 타임슬립 사진 어플리케이션’ 팀에게 돌아갔습니다.
심사위원은 이 아이템에 대해 근래 인터페이스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그 방향은 사람과 감정에 밀접하게 와 닿는 쪽으로 향하고 있다며, 부모의 정(情)과 어플리케이션의 만남을 보여준 발표에서 그 현상이 잘 표현되었다고 언급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밖에도 다른 8팀의 아이템들에 대해서도 언급하였는데요. 이번 워크숍 최종 아이템들에는 공통적인 주제가 엿보였습니다. 바로 ‘감성’이었습니다. 심사위원은 여기에 대해 우리 사회가 많이 보듬지 못한 부분을 참가자들이 은연중에 느끼고 스스로 보듬어주려고 하였고 그것이 결과물로 표출된 것 같다고 의견을 표했습니다.
▲ 사진13 참가자 시상식 모습
이번 워크숍은 2달 간의 준비를 토대로 진행되었다고 합니다. 기존의 틀을 깬 워크숍을 해보자는 취지에서 진행되었으며 특히 이번 자리는 1기이기에 더욱 소중하다고 관계자는 말했습니다. 또한, 학교, 직장에 돌아가더라도 워크숍에서 경험했던 모든 것을 잊지 말고 창작자로써 힘쓰고, 이후 어떤 프로그램을 해나갈 때에도 발상전환상상워크숍 1기로서의 자긍심을 잊지 않을 것을 주문하였습니다.
▲ 사진 14 워크숍 참가자 전체 모습
모든 프로그램이 끝나고 워크숍이 종료되었습니다. 발상을 전환하고, 아이디어를 아이템으로 바꾸고, 이 과정에서 협업으로 함께하였던 마음이 남아 참가자들은 쉽게 자리를 뜨지 못했는데요, 아직 끝이 아닙니다! 발상전환상상워크숍은 이번 1기를 밑거름 삼아 앞으로도 꾸준한 워크숍을 개최할 예정이며, 앞으로 융합공방프로그램과 연계하여 창작자들을 꾸준히 양성하고 지원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성공적인 발상전환상상워크숍 1기를 기념하며, 앞으로 더욱 새롭고 창의력이 통통 튀는 2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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