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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만화 애니메이션 캐릭터 스토리

한국단편문학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나다.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 언론시사회

by KOCCA 2014. 8. 11.




곧 애니메이션으로 개봉할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의 언론시사회가 지난 6일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에서 열렸습니다. 이날 감독 안재훈, 배우 장광, 전혜영, 도창 남상일이 언론 시사회에 참여하였습니다.



▲ 사진1 인디스페이스 내부 



우리는 누구나 한 번쯤 중고등학교 시절  <메밀꽃 필 무렵>, <운수 좋은 날>, <봄봄> 을 읽어 보았을 텐데요. 학창시절 책으로만 보았던 우리의 현대문학이 애니메이션으로 새롭게 변화하였습니다. 단순히 그림으로만 보았던 점순이, 김첨지, 허생원의 모습을 이제는 더욱 생생하게 스크린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사진2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 포스터



포스터만 보아도 과거 만화채널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그림체라는 것이 느껴지시나요? 젊은 세대들만 즐기는 애니메이션이 아닌 기성세대도 과거 만화의 추억을 떠올리며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또한, 아날로그적 감성을 담아 작품 고유의 언어와 감성을 살려 만들었으며 각 단편 소설의 특징이 그대로 그림에 표현되었습니다. 



▲ 사진3 메밀꽃 필 무렵 - 동이, 허생원, 조선달이 다음 장터를 향해 나귀를 타고 메밀꽃밭을 지나는 장면)


▲ 사진4 봄봄 - 점순이 언니가 결혼하는걸 몰래 지켜보는 ‘나’ 와 점순이


▲ 사진5 운수 좋은 날 - 힘차게 인력거를 몰고 있는 김첨지



간략하게 작품 소개를 하면 <봄,봄> 속 혼례를 미루는 장인 때문에 3년 반째 머슴처럼 일하고 있는 데릴사위 ‘나’는 자신의 처가 될 ‘점순이’의 속을 알 수 없어 답답해합니다. 하지만 어느 날, 자신의 감정을 조금씩 나타내는 ‘점순이’를 보며 ‘나’의 마음은 더욱 들뜨는데요. 이렇게 20대의 풋풋한 사랑을 담은 <봄,봄>입니다. 


<운수 좋은 날>은 인력거꾼 ‘김첨지’의 모습을 통해 한 가정을 두 어깨에 짊어진 아버지를 만나 볼 수 있습니다. 아픈 아내와 어린 자식을 두고, 비 오는 날 거리로 나서야 하는 ‘김첨지’의 모습은 현대 40대 가장의 모습과 연결됩니다. 


<메밀꽃 필 무렵>의 젊은 날 우연히 만났던 처녀와의 잊지 못할 인연, 그리고 그때를 추억하는 장돌뱅이 ‘허생원’의 모습은 우리의 인생과 맞닿아 있다고 볼 수 있고요. 


이렇게 20대의 사랑, 40대의 슬픔, 60대의 추억을 담아 다양한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 되었습니다. 




▲ 영상1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예고편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은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진인 ‘연필로 명상하기’가 만들었습니다. ‘연필로 명상하기’ 제작진들은 한국문학 속 감성이 지금의 세대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2012년부터 소설을 시각화하는 작업을 하였고, 각 작품에 1년 6개월씩 소요하여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을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예고편에서 알 수 있듯이 더욱 기대되는 점은 배우 장광, 류현경을 비롯한 전문 성우들의 참여입니다. 배우이자 성우인 장광이 ‘김첨지’역을 맡아 실감 나는 연기를 펼쳤고, 배우 류현경이 참여해 성우로의 첫 발돋움에도 불구하고 인상적인 목소리 연기를 보여주었습니다. 이 외에도 전문 성우들의 활약으로 원작의 느낌을 완벽히 살려내고 있습니다. 


더하여 원작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데에는 ‘음악’의 힘이 필요한데요.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에서는 판소리부터 재즈까지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봄,봄>은 독백이 많고 해학과 풍자가 담겨있어 판소리를 배경음악으로 선정하였고, <운수 좋은 날>은 인생의 깊이를 느낄 수 있도록 재즈풍의 음악을 선택하여 사용하였습니다. 실제로 애니메이션을 볼 때, 판소리나 재즈 등 배경음악에 의해 관객들이 작품에 쉽게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 사진6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의 언론시사회 현장



먼저, 애니메이션 중간중간 각색 부분에 대한 질문에 안재훈 감독은 필요한 부분은 각색하되 원작의 감성적인 부분을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하였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메밀꽃의 경우 원작을 그대로 따라가지만, 행인의 대사는 이효석 작가의 다른 소설에 담긴 대사를 사용한 경우도 있었다고 하였습니다. 조금씩 각색을 했지만, 원작에 충실할 수 있도록 노력하였다고 답해주었습니다. 


'소설과 판소리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다.'라며 판소리와 애니메이션의 작업과정을 궁금해하는 관객들에게 도창 남상일은 연습을 많이 하지는 않았지만, 기본적으로 판소리는 만화책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애니메이션의 경우 시각적인 것을 중점으로 한 콘텐츠이지만 판소리의 경우 시각적인 것을 말로 대신하여 표현해 나아가는 것이다’ 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소설을 더욱 판소리로써 풀어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배우 전혜영은 '점순이를 어떤 캐릭터로 바라보고 녹음을 하였는지?'에 대한 질문에 점순이는 조용한 성격인 것 같으면서 자신의 할 말은 소신 있게 다하는 성격이라고 느껴졌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이러한 모습이 자신과 닮은 모습이기 때문에 집중하면서 녹음할 수 있었다고 하였습니다.


배우 장광은 다양한 캐릭터의 연기를 했었던 경험이 도움되었고 시대를 넘나들며 다양한 연기가 가능했던 이유에 대한 질문에는 상상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습니다. 60세가 넘은 나이에도 젊은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며 역할의 표현방법 같은 것을 배우곤 한다고 말하였습니다. 



▲ 사진7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의 감독과 배우들



이번 한국단편문학 애니메이션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을 보며 다양한 시대의 정서를 이질감이 없이 느낄 수 있었고 한국의 정서를 잘 표현한 애니메이션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들만 보았던 애니메이션이 아닌, 가족이 함께 가서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에 서로 다른 세대임에도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콘텐츠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사진 및 영상 출처

- 표지 직접촬영

- 사진1 직접촬영

- 사진2~5 연필로 명상하기

- 사진6~7 직접촬영


- 영상1 한국단편문학극장전 공식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