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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방송 영화

오디션 전성시대! 나는가수다의 인기 비결은?

by KOCCA 2011. 4. 5.


최근 가장 큰 이슈를 몰고 다니는 방송프로그램으로 ‘나는 가수다’ 가 있습니다.
'나는 가수다’는 대한민국에 내로라하는 실력파 가수들이 차례로 라이브공연을 하고 일반인 심사단이
직접 투표를 해 탈락자를 가려내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입니다.

최근 엠넷에서 방영한 ‘슈퍼스타K‘의 성공으로 많은 지상파까지 오디션․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데요.

사실 ’슈퍼스타K‘ 이전에도 우리나라에 많은 오디션․서바이벌 프로그램들이 있었답니다.



SBS 초특급 일요일만세 <<박진영의 영재육성 프로젝트-99%의 도전>> (2001)


가수이자 프로듀서인 박진영을 필두로 영재를 발굴해 육성하겠다는 명목 하에 어린 친구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현재 원더걸스의 선예, 2AM의 조권이 발굴되었죠. 우리나라 오디션․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시초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큰 화제를 불러 모았습니다.



MBC 목표달성 토요일 <<악동클럽>> (2001)


전국의 고등학교에서 가수를 꿈꾸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실제로 선발된 지원자들이 같은 이름의 그룹을 결성해 데뷔하여 활동하기도 했으나 크게 성공하지는 못했습니다.


이 외에도

m․net <<Let's Coke Play 배틀 신화>> (2005)
SBS <<슈퍼스타 서바이벌>> (2006)

등의 프로그램들이 있었습니다.

위 프로그램들의 경우 단기적 화제를 일으키긴 했으나 썩 높은 시청률을 내지 못했고 참가자들이 출연 후 바로 성공을 이루지는 못했습니다.

 


사실 ‘슈퍼스타K’를 비롯한 가수 발굴 프로그램은 미국의 인기프로그램인 ‘아메리칸 아이돌(American Idol)’이 그 원조 격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아메리칸 아이돌‘은 시청자와 심사위원들 앞에서 자신의 노래 실력을 뽐낸 뒤 순위를 가리는 미국 폭스 텔레비전의 연예인 오디션 프로그램입니다. 본래의 프로그램 형식은 오스트레일리안 아이돌(Australian Idol), 독일은 슈퍼스타를 찾습니다(Deutschland Sucht Den Superstar, DSDS) 등과 같이 영국(Pop Idol, 2001년)에서 차용하였으며, 2002년을 시작으로 2010년까지 9명의 우승자가 탄생하였습니다.

이들은 모두 각종 차트(특히 빌보드 차트)를 석권했으며, 막강한 미국 음반시장의 지원 속에 전 세계적으로 음악활동의 영역을 넓혔습니다. (출처: 위키백과) 이 외에도 대부분의 서바이벌 프로그램들은 외국에서 모티브를 차용했고, 정식 라이센스를 구입하여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경우도 많아졌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America's Nest Top Model                   도전! 슈퍼모델 KOREA


 

                    Project Runway (프로젝트런웨이)             프로젝트런웨이 KOREA



6월 방영을 앞두고 있는 tvn의 ‘코리아 갓 탤런트’도 폴포츠와 수잔보일을 배출한 ‘브리튼즈 갓 탤런트‘의 판권을 사와 제작되는 프로그램입니다.

                          BRITAIN'S GOT TALENT                  KOREA'S GOT TALENT



또한 MBC의 창사 50주년 특별기획 ‘신입사원’은 회사 직원을 공개적으로 테스트하고 채용한다는 점에서 미국의 ‘Apprentice(어프렌티스)’와 유사합니다. ‘어프렌티스’는 부동산 거물 도널드 트럼프와 리얼리티쇼 제작가 마크 버넷에 의해 제작된 리얼리티쇼로, 참가자들이 16주에서 18주동안 연봉 25만달러의 인턴쉽을 쟁취하기 위해 경쟁하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Apprentice (어프렌티스)                             신입사원


이처럼 수 많은 오디션․서바이벌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고, 시청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째로, ‘참가자격 제한 폐지’라는 원칙에서 그 이유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오디션․서바이벌 프로그램은 지원 자격에 제한을 두고 있지 않습니다. 내 주변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내가 직접’ 참가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이 주목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할아버지, 아줌마, 어린이 참가자부터 장애를 가진 참가자까지 다양한 참가자들의 모습이 비쳐지면서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었고, 연예인을 할 만큼의 외모가 부족할지라도 출중한 실력을 가진 참가자들이 주는 감동 또한 인기비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둘째로, ‘도전자들 간의 경쟁과 우정‘을 들 수 있습니다. 예선부터 본선에 이르기까지 많은 미션을 치르는 도전자들의 모습이 전부 공개되는 만큼, 그 과정에서 경쟁자들끼리의 치열한 경쟁 혹은 동고동락하면서 맺게 되는 관계와 우정 어린 모습들을 통해 리얼리티를 추구하고 그 속에서 시청자들의 관심을 유발하게 되는 것입니다.


셋째로, ‘스토리텔링’을 들 수 있습니다. 다양한 사연을 가진 참가자들의 모습을 통해 도전자들의 인간적인 내면을 비추고 힘든 과거를 이겨내는 모습을 담아내 시청자들로 하여금 큰 감동을 자아내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오디션․서바이벌 프로그램들은 화제를 끌고 많은 인기를 얻어 다음 시즌을 잇는 장수 프로그램으로 성공하기도 했으나, 흥행에 실패해 일회성 프로그램으로 끝났던 프로그램들도 많은 만큼 오디션․서바이벌 프로그램만의 문제점도 안고 있습니다.


 

첫째로 '공정성'의 문제입니다. 기존의 프로그램들은 심사위원과 연출진에 의해 결과가 판가름 났고, 정작 대중의 의견을 수렴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최근 큰 화제를 불러모으고 있는 MBC의 ‘스타오디션 위대한 탄생’도 미션통과자 결정 과정에서 공정성의 문제가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생방송 투표제’가 도입되었고 인터넷의 발달로 심사위원과 참가자들에 대한 시청자의 피드백도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둘째는 '도전자들의 프로그램 종영 후의 행보'입니다. 기존 프로그램의 참가자와 우승팀은 데뷔 후 큰 성공을 하지 못했고, 수 년의 연습생활을 거친 몇 명이 성공했을 뿐입니다. 프로그램 출연 직후 앨범이 큰 성공을 이루고 대가수로 성장한 ‘아메리칸아이돌’과는 대조적입니다. 케이블 시청률의 한계를 뛰어넘고 큰 성공을 이뤘던 ‘슈퍼스타K’의 참가자들도 방영 당시엔 많은 관심을 모았으나 실제로 공중파 출연의 한계와 mnet과의 계약, 기획사 문제로 향후 활동에 지장을 겪고 있습니다.


셋째로 '단조로운 포맷'을 들 수 있습니다. 특히 가수 발굴 프로그램은 기존 ‘아메리칸아이돌’에서 따온 모티브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오디션․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외국에서 모티브를 따오거나 판권을 사와 같은 방식으로 진행이 되는 만큼, 우리나라의 독자적 오디션․서바이벌 프로그램 콘텐츠를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최근 기존의 포맷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습니다.
우선 MBC의 ‘스타오디션 위대한 탄생’은 기존 포맷에 ‘멘토 제도’를 도입해 실제로 음악적 성공을 거둔 멘토들의 가르침을 받고 참가자들이 프로그램을 통해 성장해가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MBC의 ‘나는 가수다’의 경우는 기존 포맷을 전혀 벗어난 프로그램입니다.
일단 일반인이 아닌 이미 음악성과 실력을 인정받은 가수들이 출연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식상한 포맷에서 벗어나 신선함을 줍니다.



첫 번째 공연에서 공정성을 가리는 대중 투표를 무시하고 탈락자에게 재도전의 기회를 줘 비난의 목소리를 받기도 했으나, 다음 공연에서 완벽한 무대를 보이며 역시 가수는 실력과 노력으로 대중에게 감동을 전한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했습니다.

아이돌그룹이 난무하고 의미 불명의 가사와 단기성이 짙은 반복적 멜로디가 팽배한 사회에 관중을 압도하는 진정한 실력으로 대중에게 크게 감동을 주며 가요계에 일침을 놓았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큽니다.
 
특히 3월 27일 방송은 KBS의 예능강자 해피선데이의 시청률을 넘어서며 최근 음악보다는 비쥬얼과 화제성으로 승부하려는 가요계에 염증을 느낀 대중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현 사회의 문제점을 찌르는 동시에 새로운 시도를 하는
오디션․서바이벌 방송콘텐츠가 많이 나오길 기대합니다.




글 ⓒ 한국콘텐츠진흥원 블로그 기자단 / 김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