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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음악 패션 공연

상상이 변화를 만든다,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계셔>

by KOCCA 2014. 6. 9.



※ 이 기사에는 공연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상상력’의 힘을 믿으시나요? 여기, 상상 속 여신님의 존재로 극한의 상황 속에서 변화를 만들어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바로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계셔>인데요!



▲ 사진1 <여신님이 보고계셔> 포스터  

 


<여신님이 보고계셔>의 시간적 배경은 6.25 전쟁입니다. 전쟁 중, 남한 병사 석구와 영범은 북한군 네 명을 포로수용소로 이동시키기 위해 그들과 함께 배에 오릅니다. 하지만 기상악화로 인해 배가 고장 나버리고 6명의 군인들은 무인도에 고립됩니다. 그리고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유일하게 배를 수리할 줄 알지만, 전쟁 트라우마로 인해 제정신이 아닌 순호를 위해 군인들이 힘을 합쳐 ‘여신님이 보고계셔’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때문이죠. 여신님이 보고계셔 대작전은 악몽에 시달리는 순호를 위한 프로젝트입니다. 이 무인도에 모두를 돌봐주는 여신님이 있다는 말을 통해 불안한 순호를 안정적인 상태로 만들어 배를 수리하게 하려는 남북군인들의 거짓말이죠.


  

▲ 사진2 <여신님이 보고계셔> 공연 장면1


 

그리고 이 공연의 핵심은 ‘자신들이 만들어낸 상상 속 여신님’을 통해 점점 변화하는 극 중 인물들의 모습입니다. 극 초반, 무인도에서 어떻게든 생존하기 위해 비열하고, 전투적으로 행동했던 군인들은 ‘여신’ 이라는 존재를 매개로 변화를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그저 순호를 속이기 위해 시작한 일이었지만, 이내 자신들의 마음속에 있는 여신을 끌어내고, 그를 통해 위로를 받기 시작하는 것이죠.


이 극에서 여신님은 절대자가 아닙니다. 초월적인 힘을 가진 전지전능한 존재도 아닙니다. 누군가에게는 늙은 어머니, 누군가에게는 짝사랑했던 여자, 아들을 버리고 남한으로 갔던 아버지, 춤추는 것을 좋아하던 어린 누이..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뭉클하고, 위로가 되는 기억 속 존재가 그들 각자의 여신입니다. 


처음에는 이런 짓까지 해야 하느냐며 질색하던 군인들은 각자 본인의 여신님을 무인도의 여신에 대입시키며 힘든 무인도 생활을 버텨냅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서로에게 정을 붙이고 의지하게 되죠.


 

▲ 사진3 <여신님이 보고계셔> 공연 장면2


 

극 속의 인물들은 모두 특별한 계기를 통해 자신들의 여신을 떠올리고, 회상하게 됩니다. 회상씬 중 가장 독특했던 연출은 주화가 어린 누이를 떠올리는 장면이었는데요. 다른 회상씬은 대부분 인물이 자연스럽게 무대 옆쪽으로 빠지며 시간이 과거로 변했다면, 이 부분에서는 주화의 누이가 춤을 추는 인물들 사이로 자연스럽게 등장합니다. 그리고 주화의 기억 속 여신인 누이는, 현재의 사람들 사이에 융화되어 춤을 춥니다. 


이렇게 현실의 6명의 병사들 사이에서 상상 속 존재인 여신님이 ‘투정을 부려도 받아줄 것이며, 쓰리고 아픈 기억들을 모두 치유해줄 것이다’고 노래하는 부분은 단순한 과거 회상을 넘어 그들에 대한 따스한 위로로 다가옵니다.


그렇다면 <여신님이 보고계셔>는 이런 따스한 위로를 어떤 음악으로 전할까요? 답은 바로 ‘변주’입니다. 하나의 음악을 변주시켜서,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 뮤지컬 음악이 가진 매력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 작품은 이러한 변주를 매우 효과적으로 사용합니다.

 

석구가 짝사랑했던 누나를 떠올리는 과거 회상 장면에서 앙상블이 사랑스럽고 달콤하게 불러줬던 노래는 다음 장면에서 현실 속 석구의 구슬픈 독백이 됩니다. 또한, 극의 초반 북한군이 남한군에 대항해 폭동을 일으킬 때 불렀던 ‘누구를 위해’는 후반부에 북한군과 남한군이 합심해서 남한의 전투함을 후퇴시킬 때 다시 한 번 불리죠.


이렇게 <여신님이 보고계셔>는 똑같은 노래를 전혀 다른 상황에 적용시키며 인물의 변화와 성장을 효과적으로 보여줍니다.


<여신님이 보고계셔>는 관객들의 마음속에 숨어있는 여신님을 깨우며, ‘힐링 뮤지컬’로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작년 한 해 동안 제19회 한국뮤지컬대상 극본상, 더뮤지컬 올해의 베스트 창작뮤지컬 BEST3, 국회대상 올해의 뮤지컬 상 등을 받았는데요. 



 

▲ 사진4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창의인재동반사업 


 

이처럼 작품이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힘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콘텐츠 창의인재 동반사업’에 있습니다. 콘텐츠 창의인재 동반사업은 미래 콘텐츠 산업을 이끌어갈 젊은 창의인재 양성을 위해 전문 멘토를 통한 멘토링을 지원하여 청년 인재의 창작능력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사업인데요! 콘텐츠 창작에 대한 지원이 척박한 국내에서, 전문적인 플랫폼 기관과 멘토를 통해 진로상담, 취업 알선, 창직/창업 멘토링 등 다양한 경력 경로를 지도함으로써 창작자들이 신선함과 전문성을 모두 겸비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해주는 프로그램입니다.


지난 2년 동안 창의인재 동반사업의 멘티들은 70건 이상의 공모전 수상, 80건 이상의 작품 계약, 창작자 데뷔, 투자유치를 성사시키는 놀라운 성과를 이루어냈는데요! 고종과 순종, 명성황후의 이야기를 풀어낸 뮤지컬 <라스트 로얄 패밀리>, 칸느영화제의 비평가 주간 부분에 초청된 <울게 하소서>, 2013 만화 스카우트 공모전 해외 부분에 붙은 웹툰 <마스크걸>, KBS 일일드라마 <천상 여자> 등은 모두 창의인재 동반사업에 참여한 멘티들의 작품입니다! 그만 아니라 지난해 11월에는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을 공유하는 세계경쟁력위원회연합(Global Federation of Competitiveness Councils)에서 ‘2013년 인재주도형 혁신 우수 사례’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여신님이 보고계셔>의 한정석 작가도 바로 이 사업의 1기 수료생입니다. 한정석 작가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씨즈엔터테인먼트의 대표인 조성원씨를 멘토로 만났고 전문 멘토링과 실제 뮤지컬과 관련된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탄탄한 창작 기반을 세워나갔다고 합니다.


이렇게 <여신님이 보고계셔>는 상상력이 마음껏 발휘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콘텐츠 창의인재 동반사업을 통해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관객들에게 상상 속 여신의 존재로 위로와 힐링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이런 긍정적인 순환작용이 바로 콘텐츠 창의인재 동반사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올해도 역시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콘텐츠 창의인재 동반사업의 교육생을 모집했는데요. 올해 사업에는 영화 <타짜>, <살인의 추억> 등을 기획한 동국대학교 차승재 교수, 웹툰 <신과 함께>의 주호민 작가,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의 오성윤 감독 등이 멘토로 참여합니다. 창의인재 동반사업을 통해 올해는 또 어떤 새롭고 훌륭한 콘텐츠들이 나올지 많은 기대가 되네요!


창의인재 동반사업을 통해 성장한 <여신님이 보고계셔>는 오는 7월 27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됩니다. 공연 관람을 통해 상상이 변화를 만드는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 사진출처

- 표지 연우무대

- 사진1 연우무대

- 사진2~3 스토리피

- 사진4 한국콘텐츠진흥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