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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칼럼 인터뷰

'WHY'가 아닌 'HOW'를 생각하는 스포츠서울닷컴 조재형 기자에게 듣는 현장 취재

by KOCCA 2014. 5. 21.

 

 ▲ 사진1 스포츠서울닷컴 조재형 기자님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온라인 기사들. 핫이슈를 간결하고 편리하게 볼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애용합니다. 그 중에서도 연예계 기사는 고정팬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이슈거리가 되는데요. 스타들의 에피소드, 소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재미있기도 하고 스타들이 서있는 현장의 분위기가 궁금하기도 합니다. 누군가에게는 우상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즐거움을 주는 엔터테이너들의 행보를 담는 기자 조재형님을 만났습니다.

   

 

 

Q. 안녕하세요, 조재형 기자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영상과 사진을 좋아하는 커뮤니케이션 학도였고요. 2012년 스포츠서울닷컴에 입사해 영상기자로 연예계 구석구석과 스포츠,정치,사회,문화 현장을 동분서주하고 있는 조재형입니다.

 

Q. 어떤 이유로 기자가 되겠다고 생각하셨나요?

A) 미디어나 언론 쪽에 관심이 있었는데 처음에는 TV에서 김영희 PD의 느낌표 프로그램을 보게 되면서 PD를 지망했습니다. 그런데 대학생 때 학생기자 활동과 더불어 영상학회에서 케이블 채널에 두 달에 한 번 30분짜리 영상을 내보내는 활동을 했는데요. 그러다보니 사진과 영상을 좋아하게 되었고 잡지사에서 활동하며 영상, 시각 매체를 다루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중 보도영상 스타일을 선호하여 들어가게 된 곳이 스포츠서울닷컴입니다.

  

Q. 기자는 대부분 언론학과 출신으로 알고 있는데요. 언론학과를 나오면 갖는 이점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A) ‘기자=언론학과 출신’이라는 등식은 이미 깨진 것 같아요. 언론 관련 학과생들이 이 분야에 관심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에 꾸준히 들어오고 있지만 현장에는 문학계열,이공계열,사회학,법학 등 다양한 전공자들이 포진해있습니다. 전문기자들이 늘고 있는 추세와 맞아떨어지는 부분일 수도 있고요.

 

신문방송학과, 언론학부 같은 곳은 취업을 준비할 때 타과에 비해 정보를 다양하게 얻을 수 있죠. 스터디도 쉽게 구할 수 있고요. 언론-방송계열 취업에 대한 분위기가 조성되어있다고 할까요? 같은 분야를 바라보고 함께 준비할 수 있는 친구들이 많다는 건 무시할 수 없는 이점이기는 해요. 게다가  언론학을 제대로 배운다고 했을 때, 저널리즘을 잘 이해하고 스스로 고찰하는 시간이 많아질 테니 비전공자에 비해 마음가짐을 탄탄히 잡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요즘은 온라인으로 쉽게 뉴스를 만날 수 있어서 비전공자 역시 시사 현안, 트렌드를 충분히 고민해볼 수 있습니다. 길은 어디에나 열려있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Q. 다양한 분야와 주제를 취재를 하실텐데, 좋아하는 소재거리는 어떤 것인가요?

A) 행사를 취재하다보면 우리 사회의 '무질서'를 볼 수 있는 곳이 종종 있습니다. 결여된 시민의식을 보여주는 사례와 극성팬들의 무질서한 행동에 초점을 담고 취재를 하기도 합니다. 또한 무분별한 취재로 피해자들에게 상처를 주는 행동 등 공익적인 느낌을 살리고 무분별한 행동에 대한 경계에 대한 소재를 많이 다룹니다.

 

'출국' 엑소, '무질서한 팬들, 빛바랜 대세 아이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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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연예 관련 취재 활동도 많이 하셨는데, 연예인을 처음 취재했을 때 어땠었나요?

A) 신기하죠. 연예계에 별 관심 없던 저도 신기하긴 하더라고요. 취재 현장에서 처음 만난 외국 스타가 ‘레미제라블’의 휴 잭맨이었는데 휴 잭맨이나 톰 크루즈, 브래드 피트, 아만다 사이프리드 등의 스타들은 영화관에서나 볼 수 있는 사람들이라 더 신기한 것도 있고요. 그 중에서 매너 있는 스타들은 더 호감이 가고 오래 기억에 남아요. 팬들을 위해서 악수도 하고 사진도 찍는 스타들도 있거든요.

 

Q. 여러가지 에피소드가 있었던 것 같은데요, 기자 활동을 하면서 가장 보람있었던 일은 무엇이었나요?

A) 일단 기사를 통해 긍정적인 피드백이 오면 다 좋아요. 영훈국제중 이슈와 관련해서 취재했던 영상과 엑소 출국길 극성팬 취재 영상이 각각 SBS ‘그것이 알고 싶다’와 KBS2 ‘연예가 중계’에 자료로 쓰인 적이 있었는데 취재 결과물이 다시 한 번 사회에 전달되는 것도 보람있는 경험이었죠.

 

그 중에서 하나를 꼽자면 굉장히 사소한 일일수도 있는데, 사진기자로 일하던 2012년도 대입수학능력시험 때 동네 학교에서 수능 스케치를 나간 적이 있었어요. 고사장으로 들어가는 한 여학생을 찍은 사진이 그 날 포털사이트에 반영됐는데 그 학생 아버지께서 보셨나 봐요. 그분과 딸에게 추억이 될 거라며 사진 원본을 요청하셨어요. 그런데 기사로 출고된 사진은 법적 문제가 생겨서 못 드리거든요. 아쉬운 대로 연사로 찍었던 다른 사진을 드렸어요. 좋아하시더라고요.

 

Q. 이슈가 되는 소재거리에는 그만큼 치열한 경쟁이 있을 것 같습니다. 기자로서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A) 치열했던 현장을 꼽아보면 부산국제영화제가 취재진 규모가 가장 컸던 것 같아요.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국회의원 선거 출마 직전 미국에서 귀국했던 현장도 만만치 않았어요. 지난해 ‘바운스’로 가요계를 휩쓸었던 조용필 씨의 쇼케이스도 상당했죠.

 

가장 기억나는 곳은 고 조성민 발인식이에요. 장례식장을 좋다고 취재 나가는 기자는 없을 겁니다. 직업적인 운명(?)과 안타까운 마음 사이에서 갈등하게 되죠. 유족들에게나 누리꾼들에게나 욕도 많이 먹을 수밖에 없고요. 장례식 관련 취재는 언제나 마음의 짐을 갖게 됩니다.

 

하나 더, 연예 현장에 기자를 사칭하는 팬들이 상상 이상으로 많은데요. 현장마다 나름의 취재 룰이 있는데 팬들과 섞여서 취재하게 되면 아무래도 현장이 아수라장이 될 수밖에 없어요. 이런 부분은 자제해주셨으면 합니다.

 

Q. 온라인 기사의 기능 중 한 가지가 네티즌과 댓글로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A) 사실 인터넷으로 보여지는 모든 기사는 악플이 달리고 시작해요. 요즘은 아르바이트다 일간베스트다 말이 많은데, 기사의 논조가 전 국민을 만족시킬 수는 없거든요. 앞서 말한 엑소 극성팬 기사에는 자성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그만큼 악플도 많았어요. 얼굴 마주보며 하는 토론도 어려운데 온라인으로는 얼마나 어려운 일이겠어요. 댓글은 아무래도 짧게 쓰게 되다보니 격한 표현으로 변질되기도 해요. 또 인터넷은 익명으로 글을 쓰기 때문에 심한 표현이 쓰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누리꾼들의 자정능력이 많이 약해진 것 같아서 아쉬운 마음이 들죠.

 

 

 

Q. 기자로 활동하면서 개선되었으면 하는 점이 있나요?

A) 개인적으로는 검색어 뉴스 의존도가 낮아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뉴스스탠드가 실패하면서 기형적으로 검색어 의존도가 높아졌는데 이걸 낮춰야 어뷰징(실시간 검색어 위주로 의미 없는 기사를 보도하거나 이를 반복 전송하는 행위) 등으로 추락한 언론의 신뢰도 회복할 수 있겠죠.

 

 

 

Q. 영상 촬영을 하다보면 편집된 부분도 많이 생길 텐데, 혹시 보여줄 수 있는 재미있는 편집 부분이 있나요?
A) 저는 재미있는 부분은 편집해서 버리지 않아요. 매주 월요일, ‘비하인드30’이라는 연예 현장의 돌발 영상 같은 코너를 내보내는데 여기에 아이템으로 쓰이죠.

 

 

▲ 동영상1 비하인드30: 30초로보는 청룡영화상

 

 

Q. 대부분의 사람들이 온라인으로 기사를 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온라인 기사는 장점도 많지만 문제점을 들자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이제 독자들은 주로 포털 사이트 뉴스 웹페이지나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기사를 보는데 신문 1면을 보면 각 매체 별로 메인 기사들이 있어요. 온라인 매체들도 홈페이지에 중요한 기사들을 구분할 수 있게 편집되어 있죠. 그런데 스마트폰을 켜고 어플로 뉴스를 보면 기사들이 병렬로 배치되어 있어요. 날마다 이슈가 있는데 얼핏 보면 그 가치가 동등해진거에요.

 

대중들은 정치-사회적 이슈를 중요한 뉴스로 여기는데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다고 여기던 스포츠, 연예기사가 많이 본 뉴스 랭킹에 올라가는 경우도 많고요. 여기서 누리꾼들은 혼란이 옵니다. ‘지금 시기가 어느 시기인데 이런 기사가 메인이야?’하는 식이죠. 기존 언론의 전달 방식과 인터넷, 모바일의 환경 차이가 있어서 발생하는 부작용인 것 같아요.

 

Q. 평소 기자 활동 증진을 위해 하는 취미활동은 무엇이 있나요?

A) 취미는 아니고 새로 생긴 습관인데요. 머리가 복잡해졌을 때 자주 가는 카페에 앉아 쉬면서 생각을 정리해요. 새 아이템을 구상해보거나 고민을 정리하는 식이죠. 가끔은 오로지 사진을 찍기 위해 카메라만 들고 나갈 때가 있는데, 지난달 벚꽃이 만개했을 때 좀 찍고 왔네요. 원래 취미가 사진이었어요.

 

Q. 취재한 다양한 자료 속에 좋은 영상, 사진을 보는 기준은 어떻게 되나요?

A) 가장 중요한 기준은 차별성입니다. 그 외에는 ‘유익한 정보인지’, ‘재미있는지’, ‘최근 이슈와 관련 있는지’ 정도를 봐요. 차별성이 가장 중요한 이유는 같은 현장에 많은 취재진들이 나오니 같은 내용의 기사들이 쏟아지죠. 정보 과잉이 되어 버리니 애써 마감한 기사가 한순간 잉여가 될 때가 있어요. 그런 기사들을 살려보려고 시도한 것이 ‘비하인드30’이라고 보시면 돼요.

 

Q. 기사를 편집하는데 있어서 본인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가르쳐주세요.

A) 미리 만들 수 있는 것들을 미리 만들어놓아요. 현장에서 연예인이 멘트를 하면 자막으로 만들수 있지만 상황에 따라서 자막을 미리 만들어 갈때도 있어요. 현장에서 봤을때 다른 내용이 중요하다 싶으면 자막을 바꾸기도 하지만요. 취재를 하면서 무엇을 기사화 할지 편별하기도 해요. 그리고 어떠한 소재를 정하면 나머지는 과감하게 버립니다. 자막도 중요한 요소에요. 인터뷰 대상자의 상황에 따라 자막의 느낌을 다르게 편집하기도 합니다.

 

Q. 앞으로의 콘텐츠의 전망은 어떻게 보시나요?

A) 보도 콘텐츠로 한정했을 때 키워드는 ‘HOW’라고 생각해요. 글도 중요하지만 사진, 영상, 인포그래픽 기사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기사를 소비하는 채널이 다양해졌고, 독자들의 소비 패턴, 선호하는 소재, 스타일도 함께 변해요. 변화 속도가 빠른 만큼 콘텐츠도 변해야겠죠. 특히 연예 기사는 10대 학생들도 많이 보기 때문에 더 변화에 민감해요. 보도물이 상상력의 산물은 아니기 때문에 ‘어떻게 효과적으로 대중들에게 전달할 것인가’를 계속 고민할 것 같습니다.

 

Q.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A) 아직은 배우고 생각할 것이 많지만 단기적으로는 조금 더 사회적인 문제를 다루는 영상을 기획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중,고등학생 대상으로 미디어교육을 진행해보고 싶어요. 대학교 2학년 때 Daum에서 주최하는 미디어봉사단 활동을 했었는데 그 때 기억이 참 좋아서 ‘기회가 된다면’이 아니라 ‘기회를 만들어서’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Q. 언론에 관심이 있거나 기자 일을 하고 싶은 학생들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은 무엇이 있을까요.

A) “첫째는 적성, 둘째는 밀도 있는 경험, 셋째는 왜 하는가”

자유로운만큼 생활 패턴이 불규칙한 직업입니다. 그래서 자기 적성을 알면 도움이 되는데요. 무엇을 할 지 걱정하기보다 관련된 대외활동이나 학보사, 교내 방송국 같은 경험부터 시작해보세요. 분명 처음에는 피곤하고 나랑 맞지 않는 직업처럼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활동 하나를 끝내고 다음 활동을 시작하고 싶을 때 여러분의 눈이 또 다른 언론 쪽 경험을 찾고 있다면 이 쪽 일이 적성에 맞을 수 있거든요? 그렇다면 더 집중해서 경험을 쌓아보세요.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경험을 하면서 ‘왜 하는지’, ‘무엇 때문에 하고 싶은지’ 끊임없이 되물을 필요가 있어요.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고 비전을 찾아야 해요.

 

 

티비에서만 보는 연예인들을 친근하게 만나 볼 수 있는 기사. 평소 네티즌이 궁금했던 점을 대신 물어봐주기도 하고, 궁금한 장소, 사건에 대해 많은 대중들에게 소식을 전해주는 기사를 작성할 때에 의견이 부딪히기도 하고 몰린 인파에 아찔한 상황이 생기기도 하는데요. 화면 뒤에 있는 에피소드와 여러 고충을 솔직하게 들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연예계를 다루는 기사는 네티즌들에게 흥미를 제공하지만 그만큼 많은 질타를 얻기도 합니다. 그러나 무분별한 취재가 아닌 적정선에서 팩트를 전달하는 기사가 작성된다면 네티즌에게 알찬 정보로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기 때문에 조재형 기자님은 'WHY'보다 'HOW'에 중점을 둔 기사가 작성되어야 된다고 말합니다. 똑같은 정보를 받아들이더라도 'HOW', 어떻게 정보를 전달할 것인가를 정하는 것인데요. 이를 통해 유쾌하고 재미있는 기사가 만들어지기도 하고 팩트만을 다룬 기사 또는 시민 의식의 경계에 대한 기사가 나오기도 합니다. 그 중 가볍게 볼 수 있는 [비하인드30]은 30초 동안 보여지는 유쾌한 연예계 이야기가 배경음악과 무척 잘 어울리는 컨텐츠입니다.


솔직한 이야깃거리를 보도해주시는 기자님의 앞으로의 활동도 기대합니다!

 

 

 

ⓒ 사진 및 동영상 출처

- 사진1 직접촬영

- 동영상1 스포츠서울닷컴 공식 유투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