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상상발전소/칼럼 인터뷰

문화유산의 스토리 자원화 기반 글로벌 콘텐츠 개발 전략

by KOCCA 2014. 3. 11.


김원제 (유플러스연구소 소장, 성균관대 겸임교수)

 

  

그간의 한류는 한정적인 소재와 장르로 인해 지속가능성을 담보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 방안 중 하나가 바로 ‘스토리’ 개발이다. 원천 콘텐츠로써의 스토리 개발은 지속가능한 한류의 발전과 창의적 패러다임 전환에 필수요소이다.


콘텐츠산업의 다양한 분야에서 전통과 역사는 스토리의 핵심적인 원천으로 활용되고 있다. 따라서 콘텐츠산업의 원천으로서 전통적 이야기, 양식, 상징, 기호의 현대적 재창조가 필요하다.


전통문화 개발은 산업적 측면에서 문화를 소재나 재료로만 인식하는 한계를 넘어, 전통문화가 지닌 한국적 의미와 메시지를 콘텐츠를 통해 발현, 독창적이고 경쟁력 있는 스토리를 창출할 수 있게 해준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전통문화콘텐츠가 지식재산으로 가치가 증대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보존위주의 정책으로 활용이 미흡한 실정이다.


주지하듯이 가요, 드라마 등 대중문화 콘텐츠 위주의 해외진출이 확대되고 있으나 전통문화에 대한 현대적, 창조적 노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대중문화와 전통문화의 결합을 통해 콘텐츠의 다양화와 경쟁력을 높이고 지속가능한 한류 확산의 토대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전통문화의 진흥은 국가의 브랜드(정체성과 이미지)를 형성하는 핵심으로 국가의 지원은 선택이 아닌 당위의 문제가 된다. 

콘텐츠산업의 경쟁력이 창조적이고 독특한 소재와 스토리에 있으므로, 우리의 고유한 문화자원인 전통소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스토리텔링, 디지털기술의 접목 등 콘텐츠산업화를 위한 전략이 요구된다. 전통문화는 창조적 활용을 통한 타산업 연계 확산 및 부가가치 창출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전통문화자원과 관광 상품과의 연계는 다양한 부가가치와 브랜드 가치를 제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된다.

 

 

◎ 스토리 자원 발굴하고 리소스 구축해야

 

우리 전통문화자원을 콘텐츠 상품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우선 한국적 요소를 발굴하고 리소스를 구축하여 자원화해야 한다.

콘텐츠상품화 원천인 이야기자원을 개발(story-mining)해야 한다. 한국 역사와 문화가 경쟁요소이다. 콘텐츠 소재 고갈에 대비해 독창적 전통소재를 우선적으로 발굴해야 한다. 콘텐츠 소재가 고갈된 미국과 유럽 등의 제작자들이 풍부한 문화원천을 지닌 동양의 전통 연구와 소재 발굴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모습에 주목해야 한다.


전통문화는 한국의 명품 콘텐츠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문화토양이다. 선진국들은 전통예술 진흥정책을 문화산업 관점에서 적극 추진 중이다. 일본의 신일본양식(Neo Japanesque), 영국의 신브랜드 영국(Brand New Britain)이 대표적 사례이다.


이른바 문화자원경영(Cultural Resources Management)의 관점을 접목해야 한다. 스토리, 패션, 한식, 디자인, 풍속, 국악, 서예, 한글 등의 문화자원을 기반으로 한 경영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첫째, 문화원형 등 한국적 요소를 콘텐츠자원화해야 한다. 한국적 전통소재를 활용하여 디지털, 스마트 등 첨단 콘텐츠로 재창조하고, 산업계에서 창작소재로의 활용을 적극 유도해야 할 것이다.


둘째, 문화자원경영 원칙에 입각한 자원수집과 활용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문화유산의 발굴, 보존에서부터 그 의미 해석과 전달되는 전 과정을 포함해야 한다.


셋째, 문화유산의 의미 정보들이 원활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아카이브를 구축해야 한다. 문화유산 정보들을 디지털로 집약하여 데이터의 보존을 높이고, 손실을 최소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웹2.0 패러다임의 핵심 가치인 참여·공유·개방 및 집단지성이 시대정신으로 대표되고 있는 흐름에 부응하여 개방형 아카이브를 구축해야 한다.


넷째, 문화유산의 의미 체계에 입각한 다각적인 정보 수집이 요구된다. 문화유산에 담긴 역사적 이야기, 서사구조에 대한 연구에서부터 스토리텔링 콘텐츠 등 콘텐츠 측면에서 발굴되는 정보를 포함한다. 한복, 고려복식, 김치문화, 민속주, 초가집, 기와집 등 의식주에 해당하는 다양한 문화원형 즉, 우리 전통과 민속은 디자인이나 콘텐츠, 게임 등의 아이디어 소재로 활용가능하다. 신화, 전설, 민담과 같이 전래되는 이야기들이 풍부하여 창작의 원형으로 활용할 수 있는데, 단군신화에서부터 고구려 건국신화인 주몽의 이야기 등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다양한 전설이 존재한다. 전통문양이나 색채, 민속화, 산수화, 건축 등 세계화가 가능한 소프트 자원이 있다.


민족유산은 콘텐츠산업의 아이디어나 원형으로서 역할이 가능하다. 디자인적 요소 뿐 아니라 여백의 미, 건축선이 가지는 곡선미 등도 창작아이디어로 활용 가능하다. 전통문화요소를 특정 지리적 장소와 연계한 역사적 이야기 등을 발굴하여 해당 장소를 콘텐츠의 공간적 배경으로 활용할 수 있겠다.


다섯째, 한국적 요소를 원천으로 콘텐츠 상품을 개발, 글로벌 비즈니스를 전개해야 한다. 전통문화가 지닌 한국적 의미와 메시지를 콘텐츠를 통해 발현, 독창적이고 경쟁력있는 문화 스토리를 창출해야 한다. 한국적 테마와 스토리를 담은 콘텐츠 세상을 구현해야 한다.


 

 

◎ 한국적 스토리 기반 메가-메타 콘텐츠 개발해야

 

글로벌 경쟁시대에 다른 나라와 전통소재 선점을 위한 경쟁이 불가피하다. 선진국들은 이미 전 세계의 전통소재를 차용해 독특한 스토리의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는 상황이다. 디즈니 작품의 95% 이상은 유럽, 아시아 등의 다양한 문화원형을 차용한 것들이다. 한국 콘텐츠에 글로벌 감성을 접목해 메가-메타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 우리의 뛰어난 문화기술(CT)을 활용해 전통문화예술의 재가공이 필요하다. 문화원형에 홀로그램이나 VR(virtual reality), AR(augmented reality) 등과 같은 최첨단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상품으로 가공해야 한다.


글로벌 콘텐츠화에 적합한 소재를 개발하고 가공작업도 병행해야 한다. 

新-舊 융합콘텐츠를 개발하고 상용화해야 한다. 디지로그 공연(사물놀이+홀로그램, 타악그룹, 퓨전국악그룹 등), 한국 전통 색채, 문양의 콘텐츠화를 통해 광고, 패션, 디자인에 활용하는 등 다양한 방식이 가능하다. 전통문화를 콘텐츠산업과 접목하여 디지털화, 첨단화해야 한다. 디지털화를 통한 전통문화의 대중화(국악디지털화 등), 전통제작기법의 규격화를 통한 전통문화의 활성화(전통 한지 규격화 및 대량생산 기술 등), 전통문화와 로봇기술을 융합하여 첨단 콘텐츠화(한복, 의례 등을 중심으로 마네킹 로봇 개발 등) 등이 가능하다. 덧붙여 디지털화를 통한 전통문화의 대중화, 현대화, 표준화를 지향해야 한다. 전통공연 소재를 활용한 첨단공연 콘텐츠화로 구체화해야 한다.


상호교류(cross fertilization) 전략을 극대화해야 한다. 

국경을 넘어 이야기의 소재를 자유롭게 활용해야 한다. 다른 나라의 소재를 자국의 상황과 특성에 맞게 재구성할 수 있어야 한다. 디즈니는 전 세계 문화원형(설화, 전설, 민담 등)을 활용해 현대적 가치로 재창출하고 있다. 백설공주(그림형제), 라이온킹(일본), 인어공주(덴마크), 뮬란(중국), 알라딘(아랍), 헤라클레스(그리스신화), 포카혼타스(인디언) 등이 그 사례이다.


퍼블릭 도메인 스토리(public domain story)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신화, 전설, 민담과 같이 전래되는 이야기를 창작의 원형으로 활용할 수 있다. 원작자가 별도로 없는 소재로 자국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충분히 콘텐츠로 재가공할 수 있는 부분이다. <장화홍련전>이나 <전우치전>과 같은 소재는 우리나라에서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 외국에서도 활용이 가능하다. 반면 셰익스피어의 희곡이나 제인 오스틴의 소설, 찰스 디킨스의 소설 등도 우리나라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콘텐츠산업은 창조(Creative)산업이며, 창조산업은 이야기(Story) 산업이다. 

콘텐츠 비즈니스는 스토리를 창안하여 상품화하고 스토리 소비자를 창출하는 것이다. 우리의 문화원형은 풍부한 스토리 자원이다. 유구한 역사 속에서 풍부하고 다양한 전통문화를 보유하고 있음이다.


이처럼 무한한 문화원형이라는 신선한 소재를 바탕으로 글로벌 콘텐츠 개발이 가능하다. 전통문화상품의 경쟁력 강화를 통한 판로확대와 지속가능한 한류 확산에 기여 및 국가브랜드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첨단 기술과의 접목으로 새로운 콘텐츠 장르 개척이 가능하다. 전통예술과 첨단기술의 결합으로 기존의 한계를 극복하거나 새로운 장르를 개척할 수 있어 새로운 수익창출이 가능하다.


글로벌 콘텐츠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보편적인 요소와 차별성의 요소가 적절한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보편성이 진부함이 아니라 친숙함으로 다가가고, 차별성이 낯설음이 아니라 새로움으로 다가갈 수 있는 콘텐츠가 성공하는 콘텐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