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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만화 애니메이션 캐릭터 스토리

<고스트메신저> 전시회에 가다

by KOCCA 2013. 7. 19.

 

▲사진1 <고스트메신저>의 한 장면

 

 

요새 들어 한국 애니메이션의 수준과 그에 대한 기대가 부쩍 늘었음을 느낍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이 한국 극장용 애니메이션 사상 최초로 200만 관객을 돌파하고 있고, <뽀로로>의 뒤를 이어 <로보카 폴리>, <라바>, <변신자동차 또봇>과 같은 주목받는 신작이 꾸준히 나와주고 있죠. 그리고 <두리둥실 뭉게공항>이나 <시계마을 티키톡>처럼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도 큰 관심을 받는 작품들이 등장하기 시작하고, <돼지의 왕>이나 <파닥파닥>, <사이비>,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 <맞춤희곡>같은 독립 장편애니메이션들이 활성화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에서 만족할 수 없지요. 아직 한국 애니메이션이 가야 할 길은 멀고도 험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달부터 남산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서 한 가지 특별한 한국 애니메이션에 관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가 보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고스트 메신저>에 대한 기획전시입니다. 이번에는 제가 직접 이 전시회에 가 보았습니다.

 

<고스트메신저>는 아마 애니메이션에 대해 조금이라도 일가견이 있으신 분이시라면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작품일 것입니다. 이 작품은 우리나라 사람에게 익숙한 사후세계에 관한 한국적 세계관과 저승사자라는 전통적 소재에 현대적 감각과 애니메이션의 상상력을 결합한 작품입니다. 돋보이는 점은 지금의 10대 후반~20대 정도의 청소년이 열광할만한 작풍(作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인데, 그동안 한국에 수많은 애니메이션이 있었지만 적잖은 수가 아동용이나 유아용이었고 대상연령이 높았던 작품들도 젊은이들이 좋아할 만한 것과는 거리가 있거나 독립애니메이션이었던 것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고스트메신저의 등장은 그동안 외국의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한국적인 소재의 세련된 해석'을 가진 애니메이션에 목말라하고 있던 국내 애니메이션 팬들을 만족하게 하기 충분했고, 2008년 말 PV영상이 디시인사이드 애니메이션-한국 갤러리(속칭 한애갤) 등의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급속도로 퍼지면서 이제까지 한국 애니메이션에서 전례가 없던 커다란 팬덤을 구성하게 된 것입니다.

 

그렇게 수많은 사람의 기대를 받으며 2010년 12월 1화가 발매되었고, 얼마 팔리지 못하고 끝날 것이라는 몇몇 사람들의 걱정과는 상관없이 1만 장(2012년 12월 현재)이 넘는 판매량을 기록하였습니다. 발매 이후로도 많은 사람이 2화의 발매를 기다렸으나 1화 발매 후 만 3년째가 되는 지금까지도 2화가 발매되고 있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고스트메신저>는 현재도 제작이 진행 중에 있으며 제작사인 스튜디오 애니멀은 얼마 전 공식홈페이지와 트위터를 통해 올해 하반기에 2화 공개를 목표로 제작하고 있으며, 올해 진행될 <고스트메신저>의 관련 키워드가 극장, 소설, 게임, 전시회임을 밝혀 다시금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사진2 기획전시가 열리고 있는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사진3 전시장 입구

 

▲사진4 전시장 내부 모습 

 

그렇게 스튜디오 애니멀 측이 밝혔던 키워드 중 하나인 '전시회'가 지난 6월 20일부터 서울 남산의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서 열렸습니다. 아주 많지는 않았지만, 주말이라 그런지 꾸준히 관람객들이 드나들고 있었습니다. 전시장에는 <고스트메신저>의 세계관 · 시놉시스  · 캐릭터 설명 등 기본 설정에 관한 자료, 컨셉아트 · 캐릭터디자인 · 배경디자인 · 스토리보드와 같은 프리프로덕션 단계에 대항하는 자료, 그리고 레이아웃 · 원화 · 동화 · 컬러 · 애니메틱 · 배경 · 3D · 디지털 합성 등 메인프로덕션에 관련된 이미지들이 전시되고 있었습니다.

 

 

  ▲사진5 전시장 내부 모습

 

 ▲사진6 전시장 내부 모습

 ▲사진7 전시장 내부 모습

▲사진8 전시장 내부 모습

 

이번 전시회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던 것은 단순히 <고스트메신저>에 대한 전시여서 뿐만이 아니라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2화에 대한 정보가 일부 공개되었기 때문입니다. 공개된 정보는 바로 2화의 원화들이었는데요, 이번 원화 공개를 통해 그동안 2화에 목말라하던 팬들에게 2화가 확실하게 제작 중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2화 내용 일부에 대한 미리 보기를 함으로서 2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려는 제작진의 생각이 보였습니다.

 

 

 ▲사진9 전시장 내부 모습

 

 ▲사진10 전시장 내부 모습

▲사진11 전시장 내부 모습

 

그러는 한편, 전시장 다른 한편에서는 지난 2010년에 발매된 바 있는 <고스트메신저> 1화의 영상이 상영되고 있었습니다. 이미 영상을 보셨던 분도, 여기서 고스트메신저를 처음 접하신 분들도 장면을 흐뭇하게 지켜보면서 자기가 좋아하는 장면이나 캐릭터가 나왔을 때 소곤소곤 감상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저도 흐뭇해졌습니다.

 

 

▲사진12 전시장 내부 모습  

 

 ▲사진13 전시장 내부 모습

▲사진14 전시장 내부 모습/ 령충 클레이아트

 

이제 곧 만나볼 수 있을 2화에서는 새로운 캐릭터 '사라도령'의 비중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고스트메신저> 마니아들 가운데 이번 전시회를 보신 분들이나 아직 보시지 않은 분들 할 것 없이 모두 사라도령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는 사라도령에 대한 변경된 설정사항이 공개되어 팬들에게 놀라움을 전해주기도 했습니다.

 

▲사진15 전시장 내부/ 령충 클레이아트

 

그리고 전시 기간 동안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은 이번 전시회에 찾아오신 분들과 함께 <고스트메신저>에 등장하는 '령충(靈蟲)' 캐릭터를 클레이로 직접 만들어 볼 기회도 제공했습니다. 제가 이날 약간 늦는 바람에 령충 만드는 장면은 볼 수 없었지만 대신 이미 만들어진 것들은 볼 수 있었습니다. <고스트메신저> 본편을 볼 때도 아주 귀여웠는데 이렇게 직접 보니까 하나 가지고 싶어지네요.

 

  ▲사진16 코스튬플레이어

 ▲사진17 코스튬플레이어

 

▲사진18 코스튬플레이어


게다가 제가 방문했던 이날은 특별히 고스트메신저에 등장하는 사라도령과 오퍼레이터로 분장한 코스튬플레이어들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국내에도 수많은 코스튬플레이어들이 있고 서울코믹월드나 부산코믹월드 등의 정기적인 행사에 참석하고 있는데 정작 그런 행사현장에서도 국내 애니메이션 캐릭터는 찾아보기 어려웠던 것을 생각해 보면 기쁘기 그지 않습니다. 앞으로 우리 애니메이션이 더 많이 발전하면 우리 애니메이션으로 코스튬플레이를 하는 사람들을 더 많이 볼 수 있겠죠?

 

▲사진19 전시회 내부

 

 

이번 전시회 방문을 통해 한 편의 애니메이션이 제작되는 데 얼마나 많은 그림과 자료가 필요한지도 알 수 있었거니와, 아직 발매되지 않은 2화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졌습니다. 1화가 나온 지 이미 너무 긴 시간이 지나버려서 그동안 몇몇 팬들은 돌아서기도 했지만, 이번 전시를 통해 "나는 아직 살아있다"는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준 것 같았습니다. 전시회에 들러주신 많은 관람객과 인터넷에서 찾아볼 수 있는 그들의 좋은 반응이 이를 증명하지요. 2화가 한창 제작 중이라 여유를 부릴 틈도 없었을 텐데 이렇게 팬들을 위해 전시회까지 기획한 스튜디오 애니멀과 이를 도와준 서울애니메이션 센터에게 감사하고 싶습니다. 올해 말 반드시, 1화보다 훨씬 더 나아진 2화로 다시 만나볼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 사진출처

- 사진1-19 직접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