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1 1890년대 숭례문 앞 거리
2008년 방화에 사라진 숭례문이 지난 5월 4일 복구되었죠. 사건 당시 불에 그을렸던 성벽돌을 그대로 사용했다고 하는데요. 아픈 기억을 새겨 더욱 보존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합니다.
사건이 일어난 2008년, 공교롭게도 숭례문 3D 모형으로 근대 숭례문을 영화 속에 재현한 <모던보이>가 개봉했는데요. 정지우 감독은 “빠른 시간 안에 잘 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느라 과거의 것이 너무 남아있지 않더라. 카메라를 갖다 댈 수 있는 근대 공간이 너무 부족했다”고 소감을 밝힌 바 있습니다.
▲ 사진2 왼쪽부터 '로타리-숭례문 앞', 근대 숭례문을 재현한 영화 <모던보이>의 숭례문 장면
민중의 삶과 언제나 함께 해왔지만 숭례문의 모습이 남아있는 자료는 매우 드뭅니다. 오늘은 문화원형 디지털 콘텐츠로 복원된 근대 숭례문의 모습을 소개합니다.
▲ 사진3 숭례문 도성 밖 거리
숭례문 성벽을 헐어서 없애기 전 숭례문과 숭례문 성곽의 바깥 모습입니다. 전차길이 문루 아래까지 이어진 모습을 보니, 전차가 개통되고 나서도 전차가 한동안은 문루 아래로 지나 다닌 모양입니다.
숭례문의 성벽이 훼철된 후, 숭례문 풍경이 담겨있는 한일합방 기념 엽서입니다.
◀ 사진4 숭례문 한일합방 기념 엽서
▲ 사진4 남대문 밖 풍경
▲ 사진5 영상기 버튼 홈즈(1901)
전차 위에 올라 서서 카메라 쪽을 쳐다보고 있는 저 사람은 미국인 사진여행가 엘리아스 버튼 홈즈(E. Burton Holmes)입니다. 영화촬영기를 들고 ‘숭례문’ 호예를 막 지나고 있는 모습이라고 하네요. 한성전기회사에서 빌려 준 특별전차를 타고 영화를 촬영하던 중, 때마침 소달구지 바퀴가 전차 선로에 끼어 큰 사고가 날 뻔하는 장면입니다.
▲ 사진6 숭례문과 관폐대사 조선신궁 참도
1925년에 완공된 남산의 관폐대사 조선신궁으로 닿는 참도가 시작되는 지점, 그 곳에 우리 숭례문의 모습이 담겨 있는 엽서입니다. 조선의 대표적인 문루인 숭례문과 일본 신사를 모티브로 한 신사 참도 조형물이 나란히 있는 모습을 보니, 식민지 경성의 현실이 더욱 극명하게 나타나네요. 숭례문 뒤편으로 보이는 건물은 1929년에 완공된 조선총독부 상공장려관이라고 합니다.
▲ 사진7 숭례문 도성 밖 거리- 조선총독부 2주년 기념
▲ 사진8 숭례문에서 받아본 숭례문통 전경
숭례문에서 바라 본 숭례문통 전경이 담긴 엽서는 경성을 배경으로 한 영화의 한 장면 같지 않나요? 오른쪽 경성 우편국 너머로 명동 성당의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문화원형 디지털 콘텐츠화 프로젝트를 통해서 평소에 접하기 힘들었던 색다른 근대 숭례문의 모습들을 보았습니다. 언제나 역사적인 순간에 민중과 함께 했던 숭례문의 모습을 보니 더욱 애잔한 마음이 드는데요. 앞으로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우리 곁에 함께 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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