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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KOCCA 행사

[매거진] 평범한 대학생들은 위한 '친절한' 매거진, 꿈꾸는 매거진 <르데뷰>를 만나다 ①

by KOCCA 2013. 6. 18.

 

▲ 사진1 대학생 매거진 <르데뷰>

 

 

봄이라기엔 너무 덥고, 여름이라기엔 이른 5월의 끝. 더위를 물리치고 가벼운 걸음으로 찾아간 곳에서 저는 특별한 분들을 만났습니다. 캠퍼스 패션 매거진 <르데뷰>의 편집진이었습니다. 대학생을 주 독자층으로 삼은 캠퍼스 매거진 <르데뷰>는 오로지 대학생들로만 구성된 팀으로 그들의 생각, 시선을 대변하는 잡지입니다.

 

‘평범한 대학생들을 위한 ‘친절한’ 매거진. 처음 그들의 목표는 딱 그 한 가지였습니다.‘

- <르데뷰> 홈페이지 소개 글 中


고려대학교를 빌려서 사무실 겸 회의를 하고 있던 그들은 낯선 이의 방문에도 환하게 웃으며 자리를 내어주었습니다. ‘친절한’ 매거진을 목표로 한다던 그들은 정말로 친절했습니다. 회의실 한편에 앉아서 회의를 하는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내내 가슴이 뛰었습니다. 오로지 대학생들로만 이루어진 스무 명 남짓한 이분들이 잡지라는 매체를 생산한다니. 왠지 대단해 보였습니다. 그렇게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고, 가장 먼저 르데뷰를 총괄하는 편집장님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님을 만났습니다.

 

▲ 사진2 최근에 발행된 대학생 매거진 <르데뷰>

 

1부에서는 편집장,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이야기를, 2부에서는 화보팀, 패션팀, 피처팀, 아트팀, 홍보팀의 이야기를 들어보려 합니다.

 

◎ 편집장 이야기

 

Q) 안녕하세요. 한창 바쁘실 텐데 이렇게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간단하게 소개부터 부탁드릴게요.

A) 안녕하세요. 저는 르데뷰에서 편집장을 맡고 있는 8.5기 김영입니다. 반갑습니다.


Q) 편집장님께는 특별하게 르데뷰에 관한 소개를 부탁드리고 싶어요. 르데뷰 자랑 좀 해주세요.

A) 르데뷰는 대학생을 타켓으로 한 패션지랍니다. 물론 타이틀은 패션지라고 붙였지만 대학생 라이프 스타일 전반에 관해서 다루고 있습니다. 일 년에 4번 정도 잡지를 발행하고 있어요. 역시 가장 큰 자랑은 역시 편집진이 대학생이라는 것이겠죠? 기획부터 기사 작성, 책 디자인, 인쇄와 홍보까지 모두 대학생들이 맡아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형식과 주제 측면에 있어서 기존에 판매하는 잡지보다 자유롭답니다.


Q) 와, 전부 대학생들이 진행한다니 정말 신선하네요. 그런 특징에 관해서 조금 더 자세하게 말씀해주시겠어요?

A) 르데뷰는 상업, 즉 수익을 목표로 하는 잡지가 아니에요. 무가지로 발행되고 있답니다. 대학생들이 읽는 입장에서 좀 덜 부담스럽겠죠? 그게 르데뷰가 지향하는 ‘편한 잡지’의 컨셉이랍니다. 일 년에 많으면 4번 정도 새 식구를 뽑고, 한 기수가 가장 오래는 1년 정도 활동을 해요. 잡지는 4권 정도 만드는 거죠. 그 멤버 안에서 편집장도, 디렉터도 나오는 거고요. 대학생들로만 이루어져서 진행되다 보니 외부적으로 여러 어려움에 부딪히는 순간도 많아요. 아직 어리고 저희가 돈이 많은 것도 아니니까요. 하지만 그런 걸 이겨내는 과정에서 멤버들이랑 더 많이 가까워지고 정이 드는 것 같아요. 약간 끈끈한 전우애 같은? 다양한 문제들을 함께 마주하고 해결해야 하니까요.


Q) 대학생들로만 이루어진 팀이니까 콘텐츠 분야에 있어서도 기성지와는 확실히 남다르겠어요.

A) 앞서 말했듯 좀 더 자유롭고, 솔직한 이야기를 담아내려고 많이 노력 해요. 저희 잡지는 매호 주제도 바뀌고, 멤버들도 새로 들어오다 보니 생산해 내는 콘텐츠의 신선함으로 승부하는 것 같아요. 사실상 편집장이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취향이나 욕심보다는 기자 개인의 취향이 기사에 많이 반영되는 것 같아요. 큰 주제만 정해지면 기획안을 제시하고 해석하는 것은 온전하게 기자들의 몫이니까요.


Q) 그렇다고 해도, 사실 잡지를 총괄하는 입장에서 이런 콘텐츠는 좀 욕심내보고 싶다. 하는 게 있지 않으세요?

A) 가장 욕심이 나는 콘텐츠는 기존의 틀을 깨는, 솔직하고 톡톡 튀는 기사들이에요. 기자들이 너무 한 틀에서 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희의 시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이 많잖아요. 사실 그러다 보면 한계도 많이 느껴요. 그런 부분들을 저희가 할 수 있는 이벤트나 파티들을 열어서 갈증을 해소하고 있죠. 콘텐츠라는 것이 단순히 유형물로 생산해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 대학생들이 좀 더 넓게는 20대들이 좋아할 만한 다양한 활동을 열고자 노력한답니다.


Q) 그럼 콘텐츠의 생산자의 입장에서 20대는 어떤가요?

A) 욕심이 생기는 것 같아요. 사람들이 더 많이 르데뷰를 보고,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제가 직접 생산하고 전달한다는 것이 정말 보람찬 것 같아요. 개인적인 경험을 쌓는다는 의미에서도 좋은 경험이었지만, 이게 단순히 개인적인 보람을 넘어선 차원의 좋은 일인 것 같아요. 좀 더 많은 대학생들이 이런 경험을 접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 사진3 회의를 진행하는 르데뷰팀

 

◎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이야기

 

Q) 안녕하세요. 반가워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라니, 뭔가 이름부터 대단해 보이세요. 가볍게 소개 부탁드릴게요.

A) 네, 안녕하세요. 저는 르데뷰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고 있는 9기 한수형이예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거창한 사람이 아니랍니다. 그냥 제작 전반의 책임자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Q) 그럼 제작 책임자의 입장에서 본 르데뷰는 어떤 잡지인가요?

A) 매호 잡지가 나오면 사실 한계가 저희 눈에도 보여요. 다루는 콘텐츠도 사실 많이 어릴 수밖에 없잖아요. 하지만 잡지가 하는 시도 자체에 의미를 두는 거죠. 기성지가 다루지 않는 주제, 혹은 같은 주제라도 전혀 다른 시각으로 다루니까 그 콘텐츠 생산의 자체에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어느 굴레에 국한되는 부분이 저희한테는 없으니까. 매호 멤버들의 토론으로 주제가 정해지고, 그럼 그 주제의 키워드 안에서 자신만의 시각으로 콘텐츠를 생산해내고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콘텐츠로 주는 신선함. 그게 르데뷰인 것 같아요.

 

Q) 아무리 어떤 틀이나 구속이 없다고 해도 잡지 전반이 담고 있는 컨텐츠의 특징은 있지 않나요?

A) 르데뷰는 그냥 하나의 채널일 뿐이에요. 물론 큰 주제가 없으면 너무 마구잡이가 되니까 편의상 한 권을 관통하는 키워드를 꼽는 거죠. 그런 키워드를 해석하고 세부사항을 정하는 건 모두 기자 개개인의 몫이라고 생각해요. 뭐, 그래도 잡지를 제작하는 책임자의 입장에서 좀 더 영향력 있고 독자의 흥미를 끌 수 있는 기사면 좋겠다는 생각은 해요. 하지만 그걸 강요하진 않아요. 같이 만들어가는 입장이니까요.


Q) 같이 만들어가는 입장이라. 그거 참 좋은 말인 것 같아요. 1년이라는 기간 동안 같이 만들어가다 보면 끈끈한 유대감 같은 것도 무시할 수 없겠어요?

A) 아무래도 그렇죠. 이게 돈이 되는 일은 아니잖아요. 모두가 한가해서 시작한 일도 아니고. 학교 다니면서 하는 친구들도 있고, 휴학했다고 해서 이 일이에만 전념하라고 할 수도 없고. 이 일을 하다 보면 멤버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제일 중요해요. 그런 부분을 독려해서 팀원들과 함께 나가는 게 어쩌면 저와 편집장님의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요.


Q) 이런 모든 난관과 어려움을 헤치고 앞으로 어떤 잡지를, 혹은 콘텐츠를 만들고 싶으세요?

A) 아, 사실 저희는 이제 임기가 끝나가요. 1년이 짧지는 않은 시간인데 대체 어떻게 흘러간 건지 모르겠어요. 아쉬움도 좀 남는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앞으로 어떤 잡지를 만들고 싶냐는 질문에는 좀 막연한 기분이 들어요. 콘텐츠도 한 맥락에서 보면 그렇고요. 근데 잡지를 다 만들고 나가면서 듣고 싶은 말은 있어요. 제가, 혹은 우리가 만드는 잡지가 좀 다른 잡지였다. 좀 다른 콘텐츠였다. 이런 소리를 듣고 싶어요. 그런 소리를 들으면 뭔가 뿌듯하고 좀 가벼운 마음으로 르데뷰를 떠날 수 있을 것 같아요.


Q) 그럼 르데뷰를 떠나면서 남기고 싶은 말은 있나요?

A) 왠지 정말 떠나는 기분이 드네요. 제가 뭔가 말을 남길 위치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무슨 말을 할 수 있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다만 르데뷰를 사랑해주는 많은 분께 한 마디 남긴다면 앞으로도 애정 어린 시선을 봐주시면 좋겠어요. 많이 부족하고 아직 더 채워 가야 할 부분이 더 많은 르데뷰지만 많이 사랑해주시면 감사할 것 같아요. 그리고 이런 경험을 하게 돼서 개인적으로는 많이 기뻐요. 힘들었지만 그만큼 즐거웠고 보람도 넘쳤던 것 같아요. 콘텐츠를 만드는 입장에 서는 것이 20대에 흔한 경험은 아니잖아요. 다른 분들도 이런 경험을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 그게 꼭 르데뷰가 아니더라도요.

 

 

◎ 사진출처

- 사진1,2 <르데뷰> 페이스북

- 사진3 직접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