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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문화기술

⑲ 두 개의 빛줄기가 만들어내는 환상의 하모니,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이범렬 연구원을 만나다

by KOCCA 2013. 6. 13.

 

▲ 사진1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정문

 

 

▲ 사진2 3D-Hologram-Security-Label

  

여러분은 위의 사진을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바로 신용카드나 지폐에 부착된 홀로그램 스티커입니다. 홀로그램 스티커를 빛에 대고 여러 방향으로 움직이면 색도 바뀔 뿐만 아니라, 공중에 뜬 듯한 입체적인 글자나 그림이 나오기도 합니다. 이렇게 2차원의 평면공간에서 3차원의 입체감을 낼 수 있게 하는 홀로그램. 이 신기한 홀로그램의 원리에 디지털 기술을 적용해 다양한 분야에 활용하고자 하는 연구가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진행된다고 하여 직접 찾아가 보았습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이란?
먼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정보, 통신, 전자, 방송 및 관련 융 · 복합 기술 분야의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창조 개발하고, 정보통신 분야의 전문 인력을 양성해 경제와 사회발전에 이바지 하는 것을 목적으로 1976년에 설립된 정부출연 연구기관” 입니다.

 

 우리나라의 정보통신기술을 이끌고 있는 ETRI는 최근 美 특허정보컨설팅업체인 IPIQ가 발간하는 잡지 ‘IP Today(Intellectual property Today)’ 4월호에 게재된 ‘2012년도 미국 특허종합평가(Innovation Anchor Scorecard)’에서 M.I.T, 스탠포드 대학 등을 제치고 세계 1위를 달성해 세계 최고임을 입증하기도 했습니다.

 

이 같이 뛰어난 성과를 내고 있는 ETRI의 ‘차세대영상연구실’에서는 오늘 소개해드릴 ‘디지털 홀로그래픽(DH) 콘텐츠 기술’의 개발이 한창입니다. 이 연구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1년 선정 콘텐츠산업기술지원사업(지정공모)의 일환으로 수행되고 있는 연구입니다.



◎ 빛의 회절과 간섭 현상을 이용하는 홀로그래피

 

마침 연구회의를 하고 계신 DH 콘텐츠 기술의 책임연구원인 이범렬 박사님. 인터뷰를 준비하는 동안 회의를 진행하시는 박사님의 열정적인 목소리가 마치 한국 정보통신 기술의 미래를 대변하듯 거침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회의 때와 달리 인터뷰를 시작하신 뒤로는, 고등학교 과학시간에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친절하게 홀로그래피의 원리에 대해 설명해 주셨습니다.

 

 


▲ 사진3 홀로그램의 원리

 

홀로그래피는 빛의 회절과 간섭 현상을 이용하는 것으로, 빛의 진폭만을 기록하는 사진과 달리 위상정보까지 활용해 관찰자로 하여금 실제 사물을 보는 것 같은 입체감과 공간감을 제공하는 기술입니다.

 

▲ 사진4 기존 홀로그래픽과 디지털 홀로그래픽의 비교표

 

현재 진행 중에 있는 ‘디지털 홀로그래피(Digital Holography)기술’은 위와 같은 홀로그래피 기술을 전자기기 및 광전자기기를 통해 구현하고, 광정보 처리를 통해 홀로그래픽 데이터를 처리하는 기술입니다. 쉽게 말해, 홀로그래피 기술을 디지털 신호로 변환해 영상 미디어 등에 적용하기 용이하게 하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빛의 상용화되기는 이른 디지털 홀로그래픽

 

 하지만 이러한 디지털 홀로그래픽은 현재 몇 가지 문제점에 부딪치고 있다고 합니다. 디지털 홀로그래픽의 경우 실사에 반사되어 오는 빛을 모두 디지털 신호로 변환해 픽셀에 옮기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하는데요. 이 때, 처리할 수 있는 데이터량이 급격히 많아진다는 점이 그것입니다.

 

 기존 홀로그래픽에서는 실사에 반사되어 오는 빛의 양을 계산할 필요가 없어 화면을 구현해내는데 제약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디지털 홀로그래픽의 경우는 영상에 사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반사되어 돌아오는 빛을 하나하나 디지털 신호로 변환해야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홀로그램 영상 크기나 시야각을 넓혀, 구현하고자하는 홀로그램의 크기를 키우고 싶을 때는 그만큼 계산해야 할 빛의 양이 많아진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홀로그램 영상크기가 10cm X 10cm라 가정하고 시야각을 60도로 했을 때 필요한 RGB의 값은 7.361GB입니다. 이는 1/100으로 영상을 압축한다 하더라도 73GB의 데이터량을 처리해야 합니다. 간단히 말해 Full HD급 영화의 약 40.000배의 용량을 처리해야 한다는 것인데요. 이를 비유하자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여기에 디지털 홀로그램을 구현해내는 홀로그램 디바이스도 무한정 크기를 키울 수 없다는 물리적 한계가 있습니다.

 


◎ 최종목표를 위해 쉼 없이 달려가는 연구진

 

 

 

▲ 사진5 디지털 홀로그래픽 공동연구에 대한 요청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대한 업적은 여러 가지 문제점을 극복했을 때 얻어지는 법.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차세대영상연구팀의 노력은 2014년 3월 연구가 종료될 때까지 아니, 그 이상까지 계속될 것입니다.

 특히 앞으로 이 기술의 활용도는 날이 갈수록 커질 예정이라고 합니다. 영화관, 공공장소 등에서 제품을 광고하고 프로모션하기 위한 프로모션 광고용 키오스크뿐만 아니라 리테일 샵 등에서 제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미니 쇼룸형 키오스크, 제품의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에 적합한 대형 광고 플랫폼 등 디지털 홀로그래픽 기술을 이용해 다양한 분야에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홀로그래픽 연구의 최종목표는 “디지털 홀로그래픽 콘텐츠를 제작, 저작 및 관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고품질의 콘텐츠 활용을 위해 홀로그래픽 기반 인터랙션 기술을 비롯한 콘텐츠 화질 평가 및 휴먼팩터 기술을 연구 및 개발함” 이라고 합니다.

 

이는 다시 말해, 디지털 홀로그래픽을 상용화하고 실용화하겠다는 이야기입니다. 아직은 연구단계에 있는 이 기술이 기반 기술 개발, 핵심 기술 개발, 실용화 기술 개발을 거쳐 우리 생활에 들어오게 된다면 문화기술 및 영상 분야는 혁신적 변화를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갖는 만큼 문화기술 분야는 발전한다

 

이범렬 박사님은 인터뷰 말미에 “문화의 가치를 보존하고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자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고 덧붙였습니다. 이러한 자부심을 갖기 위해서는 “뛰어난 우리의 전통 문화 가치에 집중하여 한글, 유⦁무형 문화재 등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도 말씀하셨습니다.

 

Innovation(혁신), Intellectual Asset(지식재산), Industry Friendly(산업성장)을 통해 한국의 과학 기술을 더 큰 세상으로 이끄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그 곳에서 만난 ‘디지털 홀로그래픽’은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을 통한 창의 경영’이라는 경영이념처럼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의미 있는 기술연구가 계속 되어 문화기술의 발전에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CT포럼 리포터 양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