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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방송 영화

올해보다는 내년, 내년보다 그 이후가 기대되는 영화제 <제5회 오프앤프리 국제확장영화예술제>

by KOCCA 2013. 6. 4.

 

▲ 사진 1 서울 시립 미술관 입구에 걸린 포스터

 

 

초여름의 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5월 23일, 서울 시립미술관에서 진행하고 있는 ‘오프앤프리 국제확장영화예술제’에 다녀왔습니다. 이름부터 생소한 이 영화제 대해서 잠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오프앤프리 국제확장영화예술제’는 실험 영화와 다큐멘터리, 미디어 아트융합 등의 작품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국내 유일의 비영리 영화제입니다. 이 영화제는 영화계의 거대 자본의 유입과 멀티플렉스의 도입으로 성장하고 있는 영화계를 돌아보자는 의미에서 시작된 프로젝트입니다. 앞서 언급한 실험적이고 예술적인 소규모 영화들을 선보이고 그 작품에 대해서 생각하게 하는 프로젝트이지요.


사진2 상영관 외벽을 가득 채운 상영 시간표


◎'오프앤프리 확장영화제'란 무엇인가?


먼저 여기서 말하는 ‘오프앤프리’ 란 개념은 무엇일까요? 먼저 ‘오프'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지요. 여기서 ’오프(off)‘는 ’지배적인 예술로부터의 탈피(Off Dominant)', '상업영화로부터의 이탈(Off commercial)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영화제의 기획의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단어이기도 하지요. ‘오프’가 영화제의 기획의도를 보여주는 단어라면 ‘프리’는 영화제의 정신을 상징하는 단어입니다. ‘프리(Free)’는 ‘무료관람, 비영리(Free of Charge; Non-Profitable)'과 ’자유로운 창작, 경계 없는 미디어 예술의 융합‘(Free Creation; Non-BoundaryMedia Arts Mix and Crossover)'등을 의미하고 있답니다.



그렇다면 ‘확장영화’라는 장르는 무엇일까요? ‘확장영화’는 사실 국내에서는 좀 생소한 단어이지요. 이 단어를 가장 먼저 사용한 것은 미국이랍니다. 1970년대 미국에서 처음 언급되면서 미국 사회에서는 익숙한 용어라고 합니다. 이 ‘확장영화’를 쉽게 말하면 아방가르드 영화의 한 흐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1980년대 이후 아방가르드 영화에서도 다양한 경향들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이 갈래 속에는 비디오 영화, 설치 영화, 디지털 실험 영화 등이 속하게 됩니다. 한국 출신의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과 존 레논의 연인 오노 요코가 참여했던 플럭서스 운동(1960년~1970년대에 걸쳐 일어난 국제적인 전위예술 운동)에 영향을 받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일련의 영화제의 특징상 영화들이 좀 어려울 수 있다는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요. 그런 관객들의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영화제에서는 ‘도슨트 시스템’ 이라는 것을 운영한다고 합니다. 도슨튼는 안내자라는 뜻으로 예술 관람회에서 관객에서 전문적인 지식을 전달해주는 사람을 말합니다. 영화제의 도슨트는 영화들을 설명해주는 역할을 하며 이는 일반 관객들이 보다 영화에 쉽게 접근하고 관람할 수 있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합니다.

 

사진3 상영 1관 바일래터럴(Bilateral) 극장의 내부

 

◎ '종합극장'과 함께하는 프로젝트

이번 영화제는 <종합극장(Total Theatre)>이라는 프로젝트와 파트너가 되어 함께 진행되었습니다. 본래 <종합극장>은 1927년 연출가인 에르빈 피스카토어의 요청을 받아 독일 바우하우스의 원장이었던 발터 그로피우스가 설계했던 다목적 변형 극장입니다. 무대를 연구하고 연극적인 공간을 연출하기 위해 기존의 단순한 극장의 모습에서 탈피한 것이지요. 무대의 공간에 건축, 회화, 조각, 디자인 등의 시각 예술적인 부분과 현대 첨단 기술을 접목해 문명과 문화가 만나는 공간을 표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이 두 전시가 만나서 “건축과 영화의 조화”라는 새로운 컨셉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랍니다.

이런 컨셉을 반영한 것이 영화의 상영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1관부터 3관까지 상영관별로 다르게 구성되어 있답니다. 먼저 1관에서는 건축 자재인 플라스틱 지게차 팔레트를 쌓아올려 관객석을 구성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극장의 형태인데요. 계단식 원형 극장으로 양쪽으로 스크린이 내려오게 하여 앞좌석과 뒷좌석이 마주 보는 형태의 독특한 상영관을 구성했습니다. 영화를 상영하는 것 외에 관객과의 대화나 퍼포먼스에 특화된 공간이 완성된 것이지요.

 

2관에서는 폐타이어를 활용한 공간 구성이 눈에 띄었습니다. 재활용된 타이어의 자유와 스스로 객체가 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 시사하고 있는 상영관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3관은 관람객의 자극을 유도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구성된 공간이었습니다. 이 공간에서는 관람객을 에워싸는듯한 설치작품들로 신체 및 육체적 자극을 유도하고 상영 중인 영화에 대한 감각을 증폭시키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고 합니다.


올해로 5번째를 맞이한 ‘오프앤프리 국제확장영화예술제’는 관객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었답니다. 5월 7일부터 진행된 이 프로젝트는 26일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는데요. 조금 더 일찍 방문해 취재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네요. 하지만 내년에도 또 열리겠죠? 내년에는 어떤 실험적인 영화들이, 혹은 어떤 실험적인 상영관이 개최될지 기대되는 영화제였습니다.

 

 ◎ 사진출처
- 사진 1-3 직접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