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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칼럼 인터뷰

창립 50주년을 맞이한 헬로키티의 부모 산리오사의 변천사

by KOCCA 2011. 6. 29.
 
사업상 한 달에 한번씩 도쿄 출장을 다니고 있다. 작년 말부터 새롭게 단장한 하네다 국제공항은 탑승자 외에도 일본 국내외의 관람객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특히, 3층에 위치한 캐릭터샵이 인기인데, 단연 기모노를 입은 키티 오부제가 손님을 맞이하는 헬로우키티 샵이 가장 눈길을 끈다. 시대와 트랜드에 맞는 다양한 신상품 개발 등으로 인해 키티 팬들의 컬렉션은 끊임없이 지속되는 듯하다. 

하네다국제공항 청사 내의 헬로키티샵 전경



작년 8월10일, 키티의 부모격인 산리오가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50주년에 준한 다양한 행사들을 보면서 얼마나 많은 기업들이 산리오사 특히 키티와 관련되어 있는지 다시 한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다면 산리오사는 처음부터 캐릭터 개발을 주로 했던 기업이었을까? 대답은 "노"이다. 헬로키티로 인해 친숙한 산리오사이지만 산리오의 역사는 그리 잘 알려지지 않았다. 산리오는 창업 이래 사회소통을 테마로, 기프트 상품과 그리팅 카드의 기획 및 판매, 출판물의 편집과 발행, 테마파크 사업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이루었다. 또한 산리오하면 키티만을 떠올리기 십상인데 사실은 의외로 다수의 캐릭터를 확보하고 있고, 자사 개발 캐릭터만 해서 총 400개 이상에 이른다.

하지만 역시 1974년 탄생한 전세계의 팬들에게 사랑받는 헬로 키티가 명실상부 톱이다. 지금에 와서 캐릭터 비즈니스의 성공 사례로 산리오사를 떠오르는 게 당연한 일이지만, 창립 당시 산리오의 비즈니스 모델은 현재와 큰 차이를 보인다. 1960년 8월 10일, 당시 야마나시(山梨) 현청(한국의 도청)의 직원이었던 츠지 신타로(산리오 대표이사)씨가, 주식회사 야마나시(山梨)(일본어의 한자는 훈차,음차 등 다양한 방식으로 발음을 하는데, 이것은 ‘야마나시’라고 발음할 때가 많지만 ‘산리’라고도 발음 가능하다. 산리오의 회사명이 야마나시의 음차인 ‘산리’에서 유래된 것이라는 설도 있다) 실크센터를 도쿄에 설립하여 창업했다.

당초에는 야마나시현의 특산물 등을 취급하는 곳이었지만, 그 후에 잡화 등의 판매로 전향시킨 츠지 사장은, 상품에 일러스트를 그려 넣은 상품들이 잘 팔리는 것을 감지하여, 캐릭터 상품 개발에 착수한다. 1969년 세계 최대의 그리팅카드 회사인 홀마크사의 일본 내 판매대리점 권리를 획득하고,1973년에는 국제적인 비즈니스 전개를 시야에 넣어 회사명을 리뉴얼한다. 그때까지 브랜드명으로 사용하고 있었던 산리오를 그 대로 회사명으로 채택한 것이다.

그런 가운데 자사에서 기획한 상품을 자사의 유통샵에서 판매한다는 지금의 산리오 스타일인 샵 전개를 시작한다. 거기에 상품개발에 있어서도 변화가 나타난다. 처음에는 미즈모리 아도 등의 외부 일러스트레이터에게 디자인을 의뢰해 오다가 이 때쯤 본격적으로 자사가 판권을 갖는 산리오 창작 캐릭터 개발에 주력하게 된다. 1974년에는, 미국에서 영화제작을 시작하여 76년부터 현지법인 경유로 미국에 수출을 시작, 그 후에도 각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하여 글로벌 비즈니스의 기반을 굳혀 나갔다. 80년대에 들어서자 상품영역을 확대하여 엔터테인멘트성을 높인 점포 개발, 기획 이념으로 내세운 소셜 커뮤니케이션을 강하게 의식한 사업에 주력한다. 이것들은 후에 오픈한 ‘산리오 퓨로랜드’,’하모니랜드’등의 테마파크 비즈니스로 연계되어갔다.90년대 후반은, 캐릭터 상품의 구입자 층이 어른까지 확장되어진 시기이고 산리오에서도 어른 타깃의 상품을 적극적으로 기획하기 시작했다. 당시 막 등장하기 시작된 스티커사진기계에’산리오 캐릭터’의 모델 기계를 개발하여, 이 기계를 유원지나 놀이동산 등에 설치하지 않고 산리오샵에만 설치했고 그것이 여고생들 사이에서 대유행을 하여 상품 구입자 층의 폭이 다시금 확대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일본 내에서 키티의 인기가 점점 높아지는 한편, 해외에서도 예전부터 전개해오던 각종 해외전개 사업들이 시너지 효과를 내었다. 유명 브랜드와의 콜레보레이션,패션잡지에서의 특집기사게재, 유명 모델과 타이업 등이 일본에서 부각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렇게 하여 2000년대, 헬로키티는 일본을 대표하는 팝컬쳐의 하나가 되었다. 산리오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역시 헬로키티의 존재가 얼마나 큰지를 재차 인식하게 된다.그리고 그것은 향후 산리오의 과제이기도 하다. 산리오는 2010년 4월에 캐릭터 라이선스 부분을 쇄신하였다.’헬로키티’이외의 캐릭터 라이선스사업을 강화하여,기타 캐릭터의 콘텐츠력을 높이는 것을 목표화 하였다.

창립 50주년을 경험한 지금의 산리오는 변혁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그것들은 모두 향후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개이다. 산리오라 할지라도 그 미래는 반석일 수 없다.앞으로 50년 후,창립 1세기가 지난 후의 산리오는 대체 어떠한 모습일까.

새로운 전개를 시작한 산리오에게 있어 50년 후의 미래는 결코 시기상조의 이야기가 아닐수 있다. 처음엔 어린이 타깃 상품으로 전개됐던 키티는 지금에 와서는 오히려 틴에이져 이상의 어른들이 더 구입하는 추세이다. 이러듯 세대를 초월하여 장기간 사랑받을 한국판 디즈니나 산리오와 같은 캐릭터 기업이 한국에서도 나타났으면 하는 바램이다.

 국내에도 뽀통령으로 불리는 ‘뽀로로’와 그 밖의 뛰어난 유아타깃 캐릭터들이 존재한다.하지만 국내 캐릭터상품 시장은 유아타깃 캐릭터 시장만이 존재한다고 할 만큼 프리스쿨 시장으로의 쏠림 현상이 심각한 상황이다. 저출산 및 국내시장의 협소함을 생각해보면 향후는 더욱더 올 에이지(All age)타깃을 위한 국산 캐릭터의 선전이 필요해 보인다. 한국의 영화,드라마,K-pop의 뒤를 이을 신한류의 컨텐츠로서  K캐릭터,에니메이션의 등장과 선전을  기대해 보고 싶다.


글. ⓒ 한국콘텐츠진흥원 > 콘텐츠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