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상상발전소/음악 패션 공연

<MU:CON 2012 쇼케이스 day 2 > 해외 아티스트의 공연 실황

by KOCCA 2012. 11. 4.

 

 


 뮤콘(MU:CON 2012)의 둘째 날이 밝았습니다. 오늘도 홍대 일대에서 뮤콘 2012의 행사의 일환으로 열린 쇼케이스에는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참가했는데요. 첫째 날 보다 훨씬 늘어 난 것은 물 건너 온 해외 아티스트들의 비중이 증가했다는 것입니다. 총 6개국 (미국, 캐나다, 타이, 베트남, 중국, 일본)에서 온 12팀의 아티스트들이 홍대를 점령했습니다. 7 곳의 공연장에서 동시에 진행된 금번 쇼케이스는 홍대의 불금(불타는 금요일)을 더욱 뜨겁게 만들었는데요. 때이른 초겨울 날씨에도 지지 않고 공연장을 찾아준 관객들의 열정으로 '핫'했던 금요일 밤의 추억을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에서 생생한 현장스케치로 전해드립니다.

 


DAY 2 (11/2)

 


01. THE AIRPLANEBOYS (20:00~20:30) @ Roling Hall

 

▲ 토론토 출신의 힙합 듀오 the Airplaneboys


  Roling Hall에서 열린 The Airplaneboys의 공연은 예정인 8시보다 10분이 지나서 시작되었습니다. 예상보다 늦어진 공연과 다소 적은 관객들. 그러나 공연장이 뜨거워지는 데는 결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토론토 출신의 힙합듀어 the Airplaneboys가 랩을 하기 시작한 순간 관객들이 어색해 하면서도 조금씩 몸을 들썩이기 시작하더니, 두 곡, 세 곡이 넘어갈 수록 점점 더 흥이 붙기 시작했죠. 자신들의 장르를 굳이 한 가지로 한정시키고 싶지 않다는 그들의 다재다능함과 무대 장악력은 무대 위와 관객석의 경계를 무너뜨렸습니다. 무대와 관객석을 넘나들며 랩을 하고 뛰었던 the Airplaneboys. 공연 중에 "10년쯤 지나고 나면 아마 여러분이 'oh my god, 내가 the airplaneboys의 공연에 갔었다구!' 할 날이 올겁니다" 라고 얘기했었는데요. 그들의 재능과 열정이라면 곧 그 농담이 현실이 될 가능성이 아주 높아보입니다.

 

▲ The Airplaneboys (@Roling Hall)

 


02. HAMA (20:30~21:00) @ Evanslounge

 

 

▲ HAMA


 다음 '물 건너온' 아티스트의 이름은 HAMA입니다. 중국에서 왔구요. 그녀는 한국어를 2 달간 공부했다고, 쑥스러운 표정으로 공연 중에 얘기했는데요. 함께 연주한 연주자에게 감사를 표현하고, 그녀를 위해 애써준 매니저가 오늘 생일이라며 관객들에게 중국어로 '생일축하해요'라는 말을 함께 해달라고 부탁하는 그녀에게서는 공연 중 잠깐의 멘트였지만 그 상냥한 마음씨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어쿠스틱 기타 반주에 맞춰서 노래하는 HAMA의 목소리는 부드럽고 사랑스러웠습니다. <니 아이 워(You love me)>를 부르기 전에는 잠깐 중국어를 배우는 시간을 가져 보자며 '워 아이니 (I love you)'라는 말을 직접 전하기도 했는데요. 언어와 상관없이 노래 자체로 즐겨 달라는 HAMA의 부탁이 없었더라도 따듯한 기타 선율과 그녀의 목소리 덕분에 관객들은 이미 그녀의 노래에 푹 빠져있었을 겁니다.

 

▲ 공연 중인 HAMA

 


03. Undergraph (21:00~21:30) @ Club Crack

 

▲ Undergraph


 반전의 매력이 있는 밴드, Undergraph입니다. 카리스마 있는 록밴드라고 생각했더니, 공연 중간의 멘트를 할 때는 수줍기 그지 없습니다. 바닥에서 뭔가를 줍는가 싶었는 데 꼬깃꼬깃한 종이에 한국어 멘트를 적어와서 읽습니다. 관객들이 호응하자 부끄러워하더니 다시 노래를 시작하면 또 진지하게 열창합니다. Undergraph는 언뜻 서툴어 보이지만 97년에 언더그라운드에서 데뷔, 올해로 15년차를 맞이한 관록있는 밴드입니다. 유일한 히트곡이라면서 역시나 수줍게 소개한 <츠바사>는 방송 리퀘스트에서 11주간 1위를 차지했던 곡이라고 하는데요. 뮤지션 다케카와 아이와 함께 애니메이션 이누야샤의 주제가를 부르고, "아주 유명한 곡"이라며 자신있게 컨닝페이퍼를 들고 10cm의 아메리카노를 열창하다가 종이를 버려버리고 유창하게 한국의 힛트송을 불러주는 센스있는 밴드 Undergraph. 뮤콘을 계기로 한국에 더 자주 와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전해드린  <뮤콘 2012>쇼케이스 현장취재기, 어떠셨는지요. 금요일 밤의 뜨거운 열기가 느껴지시나요? 아시아는 물론, 세계의 음악인들이 서로 건강하게 자국의 음악 산업의 발전을 위해 서로 머리를 맞대고 좋은 아이디어들을 교환할 수 있었던 이번 2012 뮤콘. 그 두번째 날도 이렇게 저물었습니다. 최근 영토분쟁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 한중일이지만 아티스트들의 음악에 대한 열정 만큼은 국경도, 인종도 뛰어 넘었습니다. 언어의 차이를 뛰어넘어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힘. 그것이 바로 '음악'의 진정한 힘이 아닌가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