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국, 일본, 중국 등 10개국 32명의 세계적인 콘텐츠 분야 전문가들이 한국을 찾아왔습니다. 바로 디콘 콘퍼런스 때문인데요. 디콘 콘퍼런스는 국내 유일의 콘텐츠 전 장르를 포괄하는 국제 콘퍼런스 입니다. 올해로 제 11회를 맞은 디콘은 9월 4일, "콘텐츠 산업, 그 무한한 가능성"을 주제로 표현명 KT 사장, 팀 맥거번 위스퍼픽쳐서 CCO, 모리시타 코조 도에이 애니메이션 부회장의 기조 연설과 함께 막을 열었습니다. 첫날인 9월 4일은 창조적 기획, 미래 마케팅, 그리고 글로벌 진출 전략 세미나 파트 원 섹션 별로 강연이 진행되었는데요. 동시에 행사장에 마련된 별도의 룸에서 1:1 비즈 멘토링이 진행되어 참가자들은 세계의 콘텐츠 전문가들로부터 상담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세계 유수의 콘텐츠 전문가들로 부터 직접 콘텐츠 산업의 향방과 이슈에 대해 들을 수 있는 DICON!
그 중에서도 '미래 마케팅'을 주제로 한 세 개의 강연을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콘텐츠 산업의 가치사슬 (Value Chain)내에서 가장 급변하는 영역 중 하나가 바로 콘텐츠 마케팅인데요. 테크놀로지의 발달에 어떻게 적응해나가느냐가 콘텐츠 마케팅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연사들은 모두 '새로운 환경'에 맞춘 콘텐츠 마케팅 전략을 강조하며 콘텐츠 마케팅에 대한 혜안을 보여주었는데요.
무선 인터넷 보급의 확산과 함께 스마트폰, 태블릿 PC등의 모바일 디바이스가 콘텐츠 플랫폼으로 새롭게 등장하면서 격변의 시기를 겪고 있는 콘텐츠 마케팅분야, 이러한 새로운 변화를 선도해나가고 있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지금 전해 드립니다.
▲ 참가자들의 열기가 뜨거운 DICON
첫번째 강의 : 미디어의 변화와 글로벌 유통전략
▲ 열심히 강연 중이신 구글 코리아 서황욱 상무님
"세계에서 두 번 째로 많이 쓰는 검색 엔진이 무엇일까요?"
구글 코리아의 유투브 파트너십 총괄상무로 재직 중인 서황욱 상무가 강연 첫 머리에 던진 질문이었습니다. 답은 어디일까요? 눈치 빠른 분들이라면 벌써 아셨겠지만 바로 '유투브'입니다. 그 일례로 영국 윌리엄 왕자와 왕세손비 케이트 미들턴의 결혼식의 유투브 생중계 케이스를 들 수 있는데요. 놀랍게도 영국의 BBC 방송 등 전통적인 미디어 채널을 통해 이 세기의 결혼식을 지켜본 사람들 보다 유투브를 통해 본 사람이 더 많았다고 합니다.
영상 매체의 발달로 앞으로 자라나는 아이들은 텍스트 보다 영상 정보를 더 능숙하게 다루게 될 것이라고 하는데요. 그런 점에서 동영상 플랫폼인 유투브는 콘텐츠 유통 채널로서 엄청난 경쟁력을 갖추었다고 볼 수 있겠죠?
서황욱 대표는 여기에 관해서 콘텐츠 제작자들이 이러한 새로운 플랫폼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전에는 콘텐츠를 가진 사람들이 특정한 유통 경로를 통해서 소비자들을 만났다면, 이제는 콘텐츠 제작자들이 '유투브'와 같은 전 세계적인 플랫폼을 통해 직접적으로 소비자들을 만날 수 있게 되면서 콘텐츠의 유통 구조에 근본적인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거죠.
그런 점에서 서황욱 대표는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합니다.
"앞으로 콘텐츠가 실리게 될 창구로서 'TV'매체가 유일하지 않다는 사실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콘텐츠를 제작한다고 해서 더 이상 타겟을 한국 사람으로만 볼 수도 없어요. 싸이의 '강남 스타일'의 경우 전세계인들이 함께 즐기고 있습니다.더 이상 한국만의 콘텐츠라고 보기 어려워요. 이런 점을 제작자들이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강연이 끝난지 불과 수 시간 만에 PSY의 "강남스타일"이 유투브 조회수 1억을 돌파했습니다. 구글의 서황욱 상무가 강연에서 한 말이 더욱 와닿는 순간이었습니다.
두 번째 강의 : 일본시장의 K-POP 성공과 지속방안
▲ 유니버셜 뮤직 재팬의 기모토 다카시 부사장님
일본의 음악시장은 한국과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는 말로 강연을 시작한 유니버셜 재팬 뮤직의 기모토 다카시 부사장님. 유니버셜 뮤직 재팬은 한국 걸그룹 KARA의 일본 내 음반 발매를 주관하고 있는 회사이기도 한 데요. 음악시장이 다른 만큼 그 전략도 한국과는 다르다고 합니다. 디지털 음원 시장이 전체 음악 시장의 80% 를 차지하는 한국과는 달리 일본의 음악시장은 CD와 다양한 부가 상품을 함께 판매하는 '패키지'판매가 전체 수익의 70%를 차지한다고 하니, 정말 달라도 많이 다릅니다.
그런 만큼 유니버셜 뮤직 재팬에서는 패키지 구성과 가격대를 달리 하고 앨범에 다양한 부가가치를 더함으로써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습니다. 이 전략의 기본적인 특징은 아티스트가 앨범을 발매함으로써 발매 자체로 인한 '프로모션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것인데요. 앨범 차트가 상위권일 수록 방송 출연 과 노출 횟수가 많아지면서 아티스트가 더 많은 스포트 라이트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싱글 앨범을 발매 해서 아티스트의 활동 사실을 대중들에게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디지털 싱글, 혹은 음악 한 곡을 발표하는 한국의 음악시장과는 달리 일본의 경우 싱글 앨범이 한 달에서 두 달 간격으로 3 장 정도 출시된 후에 수록곡 5곡이상의 정규앨범이 나온다고 합니다. 각각의 싱글앨범 발매 시 마다 프로모션이 되고, 또 싱글앨범의 가격대를 달리 하여 약 3종의 음반을 발매하고 각각 다른 부가상품을 추가함으로써 아티스트의 팬이라면 동일한 앨범을 '복수 구매' 하게끔 유도한다고 하네요.
즉, 아티스트 한 사람이 싱글 1 장을 발매할 경우 이 싱글이 3가지 종류가 나와서 팬들이라면 모두 사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한다는 것인데요. 한국에서는 몇몇 기획사의 비슷한 프로모션이 있긴 해도 일반화된 방식은 아니라서,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 "이러한 판매 방식에 대해 소비자가 반감을 갖지 않느냐"는 질문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기모토 다카시 부사장님의 답변에 의하면 "다양한 부가가치를 함께 판매하기 때문에 소비자 만족도가 더욱 높은 것이며, 어디까지나 철저한 시장조사에 기반한 마케팅 전략이므로 소비자들이 원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우리가 프로모션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또 기모토 다카시 부사장님은 " K-POP 아티스트라고 해서 일본에 데뷔하기만 하면 인기를 얻을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게 좋다. 이제 그러한 시기는 지났다"며 "정말로 목표의식이 뚜렷한 아티스트가, 아티스트와 매니지먼트사, 그리고 음반사가 삼위일체가 되어 제대로 된 전략을 갖고 일본 시장에 진출해야만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해 현재 다소 주춤해진 일본내 K-POP 열기를 이어나갈 방법은 '준비된' 시장 공략이라는 점을 귀뜸해주었습니다.
세 번째 강의 : 시장성 있는 영화의 모든 것
▲ 한국어도 유창하게 잘 하시는 라이온스 게이트의 진 치 수석 부사장님
미국의 슈퍼스타 톰 크루즈가 주연한 헐리웃 영화 '라스트 사무라이'는 개봉 당시, 미국 내에서 그다지 좋은 성적을 기록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제작국인 미국보다 수출국인 '일본'에서 더 큰 흥행을 거두게 되는 데요. 미국 내에서보다 일본에서 더 많은 관객을 동원하면서 영화 수익의 큰 부분이 일본 시장에서 충당되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라스트 사무라이'가 일본에서 큰 성공을 거둔 데에는 일본의 국민배우 와타나베 켄이 출연, 그리고 영화의 배경이 일본이라는 사실이 크게 한 몫을 했다고 합니다.
이렇듯 어떤 영화가 국내 성적만으로는 수익을 내지 못하더라도, 해외 시장에서 더 많은 수익을 거두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시장에서 제 2위의 규모를 자랑하는 중국, 그리고 러시아와 일본의 관객 상승 등에 힘입어서 월드 박스 오피스에서의 성적 또한 영화의 흥망을 가르게 된다는 것이지요. 또 제작비가 큰 영화일 수록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되면서 글로벌 유통 및 프로모션은 이제 제작단계에서부터 염두에 두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라이온스 게이트의 진 치 수석 부사장님의 강연에서는 이러한 점을 기초로 하여 '글로벌'시장을 노리고 제작되는 영화는 어떠해야 하는가에 관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출연 배우, 감독, 장르, 그리고 소재에 이르기 까지 '글로벌'시장에서 유통되기 위해서는 제작 초기 단계에서부터 꼼꼼한 고려가 필요합니다. 세계시장에서 '이름값'을 가진 유명 배우나 감독을 기용하고, 그리고 히어로물, 액션 물, 환타지 등 장르 또한 전 연령대에 쉽게 수용될 수 있는 장르를 정하는 등 수익을 내기 위한 영화는 기초부터가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전 세계 시장을 노린 거대한 블록버스터가 제작 될 경우, 그 프로모션 비용 또한 어마어마한데요. 비싼 돈을 투입하여 만든 영화이니만큼 흥행에 성공해야만 하기 때문이죠. 라이온스게이트의 경우 회사 내부에도 유능한 마케팅 팀이 조직되어 있지만 외부 PR 에이전시로부터도 도움을 받는 편이며, 그 전체 마케팅에 드는 비용은 영화 제작비의 100%~200%라고 하니, 정말 어마어마한 마케팅이죠?
최근에 미국내에서 흥행을 기록한 <헝거게임>의 경우 마트에 설치될 DVD 판매 구조물을 쇼핑몰 마다 각기 다른 형태로 제공하는 등, 마케팅에 쏟아붓는 노력은 그만큼 더 어마어마하다고 합니다.
이상으로 알아본 DICON 현장, 그 콘텐츠 산업에 대한 뜨거운 열정들이 느껴지셨나요? 오늘 이 순간에도 콘텐츠 산업은 시시각각 변하고 있답니다. 아이작 뉴턴은 "거인의 어깨에 올라서서 세계를 바라보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는 데요. 앞으로 콘텐츠 산업이 어떻게 변화할지 궁금하신 분들, 그리고 콘텐츠 산업에 대한 통찰이 필요하신 분들 께서는 세계적인 규모의 콘퍼런스를 통해서 콘텐츠 산업에 대한 안목을 키울 수 있는 기회, DICON 2012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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