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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문화기술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전자책 제작 전문 출판사로 키울 터

by KOCCA 2012. 5. 20.

이 름 : 김 철 범

주요 경력
현재 아이이펍(주) 대표이사
IDPF 정회원, ODPF 정회원, 전자출판학회 이사, 전자출판협회 정회원/강사
2012년 한국국제교류재단 정기간행물 ‘코리아 포커스(Korea Focus)’, ‘코리아나(Koreana)’
특허정보원 판례집

2011년 트위터 가이드라인, 페이스북 가이드라인, TBS(교통방송) eFM 매거진 App
KBS ‘공주의 남자’ 다수

 

 

지난 2010년 전자책 전문 출판사를 모토로 내걸고 1인 창조기업으로 시작한 아이이펍(i-ePUB)의 김철범 대표. 그는 불과 2년이 안된 짧은 시간이지만 다양한 스마트 디바이스에 최적화된 이펍(ePUB) 기반의 전자책을 내놓으며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이펍3.0 기술을 활용해 ‘새미와 쌀깨비’라는 전자책을 애플 아이북스에서 출시하며 국내 전자책시장의 활성화에 노력하고 있다.

 

인터랙티브 기능이 강화된 ‘이펍(ePUB)3.0’
“기존 ‘이펍2.0’은 이미지와 텍스트 위주로 되어 있었습니다. ‘이펍3.0’은 XTML을 기본 구조로 갖고 있지만 멀티미디어 요소가 들어갈 수 있고, CSS 2.0에서 3.0을 지원해서 다양한 레이아웃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또한, 자바스크립트와 HTML5를 수용할 수 있게 되어 더욱 다양한 인터랙티브적인 요소들을 전자책으로 구현할 수 있습니다.” 그는 아직 국내 업체에서는 이펍3.0을 활용한 전자책이 출시되지 않았다며, 플랫폼과 기기의 영향을 받지 않는 이펍3.0은 스마트TV 같은 N스크린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는 등 장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최근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같은 디바이스의 사용이 많아지면서 새로운 UI와 UX에 사람들의 관심이 많아지고 있고, 전자책 시장에서도 사람들은 새로운 콘텐츠를 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이렇다 할 전자책 서비스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는 최신 기술인 이펍3.0을 활용한 전자책이 본격적으로 출시되면 국내 전자책시장도 달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 출시된 대부분의 전자책들은 이펍2.0으로 제작되어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이펍과 앱북을 비슷하게 보기도 하는데,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앱북은 iOS나 안드로이드 같은 플랫폼에 제약이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펍은 전 세계 규격화된 전자책 파일로 교보문고, 인터파크, 예스24, 아이북스, 구글 등은 물론, 전 세계의 많은 도서관에서도 수용하고 있습니다.”

 

아이이펍은 현재 20군데가 넘는 유통사에 이펍으로 제작된 하나의 전자책 파일을 동시에 공급하고 있다. 그렇지만 하나의 전자책 파일을 여러 유통사의 뷰어에서 볼 수 없는 실정인데, 그 이유는 유통사별로 이펍에 대한 DRM이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전자책 표준화에 대한 노력을 많이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국내 유통사에서 여러 가지의 이유로 인해 표준화된 DRM과 시스템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들이 많이 아쉽습니다.”

 

 

 

▲ 최근 이펍(ePUB)3.0 기술을 활용해 애플 아이북스에 내놓은 ‘새미와 쌀깨비’

 

 

종이책과 다른 전자책만을 위한 기획력이 중요
“국내 대부분의 출판사들은 종이책을 인쇄하기 위해 쿽(Quark)이나 인디자인(Indesign)으로 만들어진 파일들을 가지고 있지만 전자책을 위한 이펍 파일을 별도로 제작하여 보유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유통사에서는 기존 출판사로부터 인쇄용 파일들을 받아서 이펍 파일로 컨버팅해서 전자책들을 출시해 왔습니다. 시중에서 볼 수 있는 전자책들이 대부분 이렇게 만들어졌습니다.” 김 대표는 아이이펍처럼 처음부터 전자책을 기획해서 이펍파일로 만드는 회사가 국내에서는 아직 많지 않다며 시장이 활성화 되려면 많은 업체들이 이펍 제작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이이펍(i-EPUB)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I’의 첫 번째 의미는 ‘인터내셔널(International)’입니다. 창업할 때 국내에 있는 콘텐츠를 해외에 수출하자는 목표를 삼았었죠. 두 번째 ‘I’의 의미는 ‘인터랙티브(Interactive)입니다. 저자와 출판사와의 소통, 출판사와 독자들 간의 소통, 저자와 소비자들 간의 소통처럼 상호소통에 초점을 맞춘 것이죠.” 그는 또 하나의 ’I‘의 의미는 ’나‘라며, 전자책을 보고 즐기는 개인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I 뒤에 붙은 EPUB은 많은 이들이 확장자로 생각하는데, 사실은 ‘일렉트릭 퍼블리싱(Electric Publishing)’, 즉 전자출판을 말하는 것입니다. 콘텐츠를 기획하고 출판한다는 점에서 기존 출판사와 같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IT 기술이 기반이 된 벤처기업 출판사라는 것입니다.” 그는 전자책을 출판하다 보니 IT 기술을 갖고 있어야 전자책 출판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 기존 출판사들이 전자책시장에 쉽게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저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IT 기술이 아닙니다. 더 중요한 것은 전자책으로 제작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분석하는 ‘기획력’입니다. 최근 스마트 기기들의 사용이 많아지고 있는데, 이제는 콘텐츠를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 하는 기획이 중요한 시대가 됐습니다.” 김 대표는 앞으로 이펍(ePUB)3.0 기반의 전자책이 시장의 표준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고 현재 다양한 사업아이템을 준비 중이다.

 

▲ 아이이펍의 구성원들이 모여서 아이디어 및 기획 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전자책시장 활성화를 위해 넘어야 할 산
하지만 국내 전자책시장은 아직도 넘어야 할 것들이 많다. 그는 대형출판사들이 전자책 분야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지만 적극적으로 진입하지 못하고 있는 점에 대해서 “전자책 제작에 들인 비용만큼 큰 수익을 얻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전자책과 종이책이 상호보완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하나둘 갖춰지고 웹이나 오프라인까지 연관될 수 있다면 국내 전자책시장도 크게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종이책에서는 음성과 인터랙티브 요소를 넣을 수 없지만 전자책에서는 그런 요소들을 접목시킬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상대적으로 종이책에서는 쉽게 빈 공간에 메모를 할 수 있지만 스마트 패드에서는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전자책과 종이책이 서로 상호보완이 가능한 시스템의 구성이 가능해지면 국내의 전자책 시장도 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아직 전자책시장은 먹고는 싶지만 덥석 물기는 힘든 ‘뜨거운 감자’처럼 느껴진다.

 

한편, 김철범 대표는 이펍을 제대로 지원하는 뷰어가 출시되지 못하고 있는 점과 구매가 어려운 점도 아쉬워했다. 그는 국내 유통사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움직여줘야 국내 전자책시장이 활성화 될 것으로 내다봤다. “사람들은 교보문고나 인터파크에서 구매한 책을 하나의 뷰어에서 쉽게 보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아이폰으로 교보문고에서 산 전자책을 보려고 하면 여러 가지로 복잡합니다. 현재 티스토어에서 교보문고와 인터파크, 예스24, 북큐브, 바로북 등 5개 업체가 연합되어 하나의 뷰어에서 볼 수 있도록 지원하고, 결재도 클릭 한번으로 해결한 점은 높이 살 만합니다. 국내 전자책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이처럼 다양한 시스템들이 나와야 할 때입니다.”

 

또 하나 이펍으로 전자책을 출시한 업체들이 큰 수익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점도 국내 전자책시장의 활성화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우리 회사에서는 이펍과 앱북이 회사매출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지만 대부분 국내에서 전자책을 출시한 업체들이 이펍으로 아직까지 큰 수익을 올리진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이펍은 계속해서 발전할 것입니다. 우리는 국내 여러 업체들과 협력 관계를 통해 앞으로 커질 전자책시장에 대비하고 해외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입니다.”

 

▲ ‘2011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에 참석한 국내 전자책 업체 관계자들

(왼쪽부터 김태우 모글루 대표, 이성희 에듀앤조이 실장, 이해원 퍼블스튜디오 대표, 김철범 아이이펍 대표)

 

 

국내외 전자책시장의 활성화 기대
“IT 문화에 빠르게 움직이는 우리나라에서 전자책으로 ‘아마존’이 주목받기 전에 전자책시장이 활성화된 적이 있어요. 그렇지만 투명하지 못한 정산문제로 인해 파산하게 되었고, 그 후 출판사들이 자사의 콘텐츠를 전자책으로 만들지 않게 되면서 침체기를 걸어왔죠. 하지만 저는 우리나라 전자책시장은 다시 커질 수 있는 잠재력이 크다고 봅니다. 그 배경에는 전자책이라는 범주가 웹은 물론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SNS까지 확장된 개념까지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우리는 하루 종일 전자책을 보고 있는 셈입니다.” 문제는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전자책 콘텐츠가 아직 많지 않다고 그는 꼬집었다.

 

“우리나라 인터넷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르고 뛰어납니다. 인터넷에서 책을 읽는 사람들도 폭발적으로 증가했구요. 하지만 전자책으로 넘어오는 과정에 변수가 생겼고 그 기간도 길어졌습니다. 종이책으로 만들어진 좋은 콘텐츠를 갖고 있는 출판사들이 전자책 시장으로 들어왔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죠. 이것이 국내 전자책시장이 아직까지 크게 발전하지 못한 원인 중 하나입니다.” 그는 또 다른 문제점으로 국내 전자책 관련 업체들이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만한 고퀄리티의 콘텐츠를 바로바로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아이이펍에서 이펍(e-PUB) 기술을 활용해 만든 50여종의 전자책들

 

“예전에 블로그에 올라와 있던 내용을 간추리고 정리해서 전자책으로 출시했었는데, 인기가 좋았어요. 인터넷에서 모두 볼 수 있었던 자료지만 그것을 하나의 파일로 묶어서 전자책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죠.” 그는 전자책이 정보를 잘 전달하기 위해서는 게임 같은 요소들이 접목될 수 있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우리나라 IT 기술을 기반이 된 기획력이 해외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것은 이러한 여러 요소들이 결합되었을 때 콘텐츠 간에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본다.

 

그는 처음 회사를 만들고 이펍 분야에 진출했을 때 표지디자인부터 사진촬영, 이펍 제작 등을 독학으로 ‘트위터, 페이스북 가이드라인’이라는 전자책을 만들어 시장에 내놨다고 말한다. “지난 3월이었죠. 시장에 제품은 출시했는데 당시에는 각 유통사의 전자책 뷰어가 호환성이 좋지 못해서 각각의 유통사마다 최적화된 이펍 파일로 변경해야 하는 작업을 거쳐야 했어요. 그러면서 많이 배웠습니다.” 그는 전자책 외에도 다양한 앱들을 제작하며 소비자들이 어떤 콘텐츠에 주목하는지 늘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교통방송 eFM 매거진 앱을 개발할 때는 단순한 앱이 아닌 크로스미디어를 생각했어요. 기존의 미디어인 라디오와 스마트 디바이스와 상호보완 될 수 있도록 콘텐츠를 기획했습니다. 단순히 주어진 텍스트와 MP3 파일에만 의존하지 않았죠. 처음부터 새로운 앱 기획과 동영상 촬영, 편집, 디자인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분을 세심하게 신경 썼습니다. 그 결과 지금은 기술과 기획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 TBS(교통방송) eFM 디지털 매거진 App

 

 

새롭게 도약할 전자책시장에 대비해야
아이이펍은 현재 약 200명이 넘는 저자들과 연계를 맺고 있다. 그 중에서 50여명의 작가들은 이펍 기반의 전자책을 출시했다. 그는 새로운 저자의 발굴에 대해 “메일로 많은 분들이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획안을 보내오고 있다며 콘텐츠 분석을 통해 어떤 분야에 적합한지 어떤 저자와 연결되면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더 많은 저자들이 전자책 제작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작방식이나 수익금 지불방식 등 시스템적인 면들도 계속해서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 전자책 제작 전문 출판사 ‘아이이펍’의 구성원들

 

“아이이펍이 기존의 오래된 출판사들처럼 유명한 문학집이나 깊이 있는 자기계발서를 내겠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 분야는 작가 발굴도 쉽지 않구요. 우리는 기존에 PC에서 쉽게 전자책 콘텐츠를 즐겼던 사람들에게 스마트 기기에서도 새로운 즐거움을 주려고 합니다.” 김철범 대표는 앞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서도 이펍3.0을 활용해 전자책시장에 새바람을 줄 계획이다. 이펍3.0을 잘 활용하면 디지털 콘텐츠에 몰입을 할 수 있는 다양한 요소를 전자책에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콘텐츠 개발을 위해 각종 전자책 세미나, 모임, 서점 등을 찾아다니는 그의 열정이 많은 사람들을 전자책시장으로 불러들이고 있다. 앞으로 아이이펍이 만들어낼 새로운 콘텐츠가 기대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 글 _ 박경수 기자 twinkak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