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이 사랑하는 장르음악, 케이팝(K-pop)

 다소 촌스러운 말로 시작해보겠습니다. 솔직히 말해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 대중음악을 이야기하며 '빌보드'를 이렇게 당연하게 이야기하게 되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한국 가수의 음반과 노래가 발매와 동시에 전 세계 수십 개 음원 차트에 이름을 올리고, 발매 후 수개월에 걸쳐 오대양 육대주 방방곡곡을 누비며 월드 투어를 펼치는 일상이 당연해진 요즘, 케이팝의 인기를 둘러싼 모든 것들에 대해 현실은 냉정하게 그러나 놀라운 것은 놀라운 그대로 순순하게 받아들이는 연습이 필요한 지경이 되었습니다. 

 지금 당장 팝 시장에 내놓아도 손색없이 완성도 높은 세련된 음악을 기반으로 함께 선보이는 강렬한 퍼포먼스와 몰입도 높은 세계관을 새로운 대륙을 탐험하듯 단계적으로 받아들이다 보면 '몰라서 못하지, 한 번 알면 안 할 수 없다'는 케이팝은 지금, 전 세계인들에게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차원의 음악적 경험을 제공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한눈에 보는 국가별 케이팝 현황 *출처: 블립(2019), <2019 GLOBAL K-POP MAP>

 그렇게 해와 달이 다르게 성장해 가고 있는 케이팝과 형제자매처럼 붙어 다니는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해외’ 입니다. 글로벌 시장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케이팝을 만들거나 소비하고 있는 이들 사이에서는 이미 케이팝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라는 사실이 정설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케이팝에 있어 해외는 이제 단순히 상품 출시 후 고려해야 할 변수 가운데 하나가 아닌 기획, 제작 단계에서부터 연구하고 고민해야 하는 상수 중의 상수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2019년 8월 팬덤 연구소 블립이 공개한 <2019 GLOBAL K-POP MAP>의 국가별 케이팝 소비 현황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발생한 케이팝 유튜브 영상 조회 수 가운데 대한민국의 비중은 고작 10.1%에 불과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 조사 대상 국가 가운 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뒤이어 자리한 인도네시아(9.9%), 태국 (8.1%), 베트남(7,4%)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나지 않은 수치입니다. 이외에도 미국, 일본, 필리 핀, 브라질, 멕시코, 말레이시아를 포함한 상위 10개국이 전체 조회 수의 68.1%를 차지했습니다. 나머지 1/3인 31.9%에 자리한 기타 국가들의 비중까지 생각하면, 적어도 유튜브를 통해 소비되는 케이팝은 이제 비단 대한민국만의 것이라고 할 수 없는, 글로벌한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는 독특한 장르 음악이 되어 버렸다고 이야기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케이팝 가수별 유튜브 글로벌 조회 수 비중 2020 *출처: 가온차트

 이번에는 가수별 비중을 보겠습니다. 가온차트가 2020년 공개한 자료인 <케이팝 가수별 유튜브 글로벌 조회 수 비중 2020>은 2019년 9월에서 2020년 8월까지 케이팝을 대표하는 34개 가수의 유튜브 조회 수 데이터를 활용해 만든 글로벌 지표 입니다. 대한민국을 제외한 글로벌 지수가 가장 높은 가수는 최근 해외를 중심으로 뜨거운 인기를 모으고 있는 JYP 엔터테인먼트의 신인 남성 그룹 스트레이 키즈(Stray Kids)입니다. 전년도에 비해 0.2% 하락하긴 했지만 전체 조회 수의 98.3%가 해외에서 발생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어 ‘해외에서 인기 높은 룹’이라는 세간의 평가가 단순한 소문이 아닌 사실임을 알렸습니다. 이외에도 역시 해외 인기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JYP 남성 그룹 갓세븐(GOT7)(98.0%)과 올해 정식 미국앨범을 발표한 스타쉽 엔터테인먼트의 남성 그룹 몬스타엑스(MONSTA X)(95.7%) 등이 높은 글로벌 지수를 보였습니다.

 

 ‘글로벌 한류’의 선두주자인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 역시 수치가 높았습니다. 블랙핑크가 96.7%, 방탄소년단이 94.5% 수치를 보였습니다. 특히 방탄소년단의 경우 해외에서의 인기뿐만 이 아닌 국내 인기도 정상에 위치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에 비해 해외 비중을 0.6% 늘리며 여전히 해외 팬덤의 크기를 꾸준히 늘려 나가고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특히 2018년에서 2019년을 기준으로 한 이전 조사에서는 미국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데 비해 이번 조사에서는 기존에 비해 2.8% 증가한 9.9% 수치를 기록한 인도네시아가 현재 해외에서 방탄소년단 뮤직비디오를 가장 즐겨 보고 있는 국가 1위에 올랐습니다. 블랙핑크 역시 제 1부 음악산업 총론 제1절 한국 대중음악의 글로벌 확장: 케이팝 해외진출 다각화를 중심으로 MUSIC INDUSTRY WHITE PAPER 75 인도네시아가 가장 조회 수 비중이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재미있는 건 일반적으로 충성도 높은 강력한 팬덤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유명한 남성 그룹에 비해 여성 그룹의 글로벌 지표가 더 높다는 사실입니다. 일례로 에버글로우, 모모랜드, CLC 같은 여성 그룹의 조회 수 수치가 평균적으로 2~50만 장 내외의 초동 음반 판매량을 보유한 NCT127, NCT DREAM 같은 남성 그룹들에 비해 높거나 준하는 수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2019년 데뷔한 신예 여성 그룹 에버글로우(94.7%)의 경우 2010년대 케이팝을 대표하는 남성 그룹 엑소(EXO)(93.0%)보다도 높은 수치를 기록하며 주목 받았습니다.

 

 이외에도 트와이스(TWICE), 마마무, 청하 등이 전년도에 비해 각각 4.1%, 7.0%, 10.2% 상승한 수치를 보이며 최근 해외에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대표적인 그룹으로 지목 되었습니다. 특히 이 가운데 청하의 경우 국내 유튜브 전체 조회 수가 전년 대비 70%가량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워낙 해외 조회 수가 가파르게 높아지다 보니 자연스레 국내 점유율이 낮아진 경우로, 그만큼 해외 시장과 해외 팬들의 관심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는 대표적인 가수인 것으로 조사 되었습니다.

 

 

전 세계 케이팝 유튜브 검색량 추이(2015~2020) *출처: 가온차트, 구글트렌드

 더불어 유튜브를 통한 개별 그룹들의 글로벌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과 동시에 케이팝 전반을 검색하는 수치도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소폭의 상승세와 하락세를 반복하며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케이팝 검색량 추이는 코로나19의 타격을 직격으로 맞은 2020년 초반 잠시 주춤한 모습이었다가 다시 반등하는 추세로, 2018년 기록했던 고점 에 가까워지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앨범(Physical) 판매량 400 *출처: 가온차트

 유튜브 조회 수가 해외에서의 주목도를 의미한다면 음반 판매량은 곧 탄탄한 팬덤을 의미합니다. 최근 케이팝 시장의 확장 일로는 케이팝의 세계적인 부흥에 선봉장 역할을 한 유튜브 뿐만이 아닌 음반 판매량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가온차트에서 발표한 2018년 상반기에서 2020년 상반기까지 TOP 400 음반 판매량을 보겠습니다. 2018년 1천만 장 고지를 넘으며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한 TOP 400 음반 판매량은 2019년 약 30% 이상 상승한 1,290 만 장 선을 넘은 뒤, 2020년에는 상반기에만 1,800만 장을 넘어선 모습을 보여줍니다.

 물론 이 기록에 앨범 한 장으로 약 490만 장의 판매고를 올린 방탄소년단의 영향이 없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외에도 NCT127(약 140만 장), 세븐틴(약 130만 장), 아이즈원(IZ*ONE)(약 1백만 장), 백현(약 1백만 장) 등 음반 판매량 상위권에 위치한 가수들이 전년 동기에 비해 부쩍 늘어난 음반 판매고를 보여준 점도 눈여겨볼 만 합니다. 더불어 전반적인 음반 판매량도 상승했는데, 실제로 2020년은 상반기 판매량만으로 전년도 TOP 400 전체 판매량의 73%를 달성했습니다. 코로나19로 전반적인 음악 시장이 큰 타격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상위권 음반 판매량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NCT127, 세븐틴, 아이즈원 유튜브 국가별 트래픽 추이 *출처: 가온차트

 

 이처럼 유튜브에서 음반 판매량까지 케이팝과 관련한 전반적인 수치가 긍정적으로 상승할 수 있었던 건 역시 케이팝을 소비하는 층 가운데 해외가 비중과 규모를 꾸준히 늘려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전년도에 비해 큰 폭으로 음반 판매량이 상승한 NCT127, 세븐틴, 아이즈원의 경우 모두 유튜브 트래픽 부문에서 미국과 일본의 점유율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충성도 높은 팬덤은 음반 판매량과 직결된다는 업계 정설을 적용해 볼 때, 이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음악 시장을 보유한 두 국가에서 안정적인 인지도와 팬덤을 확보한 이들이 유튜브 조회 수와 음반 판매량에서도 자연스럽게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추론이 가능합니다. 이 추론을 조금 더 확장해 적용시켜보면, 이제 적절한 해외에 대한 고려와 언급 없이는 케이팝도, 케이팝을 만드는 사람도, 케이팝을 소비하는 사람도 이야기할 수 없는 시대가 가까워오고 있다는 뜻일 것입니다.

 


이 글은 한국콘텐츠진흥원 '2020 음악 산업백서'에 게재된 글을 활용하였습니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