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폼 형태의 애니메이션 콘텐츠
10분 이내 짧은 영상을 뜻하는 디지털 숏폼(Short Form) 콘텐츠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국제뉴스미디어협회(INMA)는 디지털 숏폼 콘텐츠를 10분 이내 짧은 영상 콘텐츠로 정의했으나, 일반적으로 영상의 절대적 길이로 디지털 숏폼 콘텐츠를 구분하지 않습니다. 또한 전통 미디어에서 방영하기보다는 인터넷으로 동영상을 볼 수 있는 디지털 디바이스 특히, PC, 스마트폰, 스마트패드 등에서 소비하는 게 목적입니다. 그러나 최근에 기존 방송국도 디지털 숏폼 콘텐츠를 제작하여 OTT 플랫폼에 유통시키면서 미디어에 따른 구분은 모호해졌습니다. 따라서 디지털 숏폼 콘텐츠의 정의는 단순히 러닝타임에 집중하기보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과 콘텐츠 소비 패턴 변화로 가능해진 짧은 시간에 소구할 수 있는 콘텐츠로 정의됩니다.
디지털 숏폼 콘텐츠는 밀레니얼(Millennial) 세대와 Z세대(Generation Z)의 모바일 소비 패턴의 변화에 발맞춰 나타났습니다. 밀레니얼 세대는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을 접한 Z세대와는 다르게, TV에서 컴퓨터, 스마트폰으로 이어지는 미디어 환경의 진화를 경험하며, 자신에게 맞는 콘텐츠를 선택하여 소비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 중 짧은 시간에 볼 수 있는 숏폼 콘텐츠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디지털 숏폼 콘텐츠가 주로 유통되는 틱톡(TikTok)은 월 이용자가 5억 명을 넘어서며 그 인기를 반증합니다. 중국 IT 스타트업 바이트댄스(bytedance)가 2017년 미국 립싱크 앱 ‘뮤지컬리(musical.ly)’를 인수하여 선보인 틱톡은 밈(Meme)을 쉽게 제작하고 업로드할 수 있는 앱으로 전 세계 10~20대 사이에서 인기를 얻었습니다. 틱톡이 제공하는 다양한 편집 툴은 영상을 직접 제작하고 공유하도록 지원합니다. 초기에는 15초 영상만 업로드할 수 있었으나 현재에는 최대 60초까지 가능해지면서 다양한 이용자를 흡수하였습니다.
이 밖에 2019년 상반기 북미 넷플릭스 이용자의 이어보기 기능 사용 횟수는 2015년 대비 16%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는 콘텐츠를 짧게 끊어서 보는 이용자가 그만큼 많아졌음을 의미하며 디지털 숏폼 콘텐츠의 영향력을 다시 한 번 입증하였습니다.
초기에는 기존 동영상을 짧게 편집하거나, UCC를 제작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대형 미디어가 적극적으로 디지털 숏폼 콘텐츠를 제작하기 시작했습니다. 국내에서는 CJ ENM이 투자를 대폭 늘리며 질적 개선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CJ ENM은 나영석 PD가 제작한 ‘신서유기 외전: 삼시세끼-아이슬란드에 간 세끼’와 ‘라끼남’을 웹과 TV에 동시에 노출시키며 디지털 숏폼 콘텐츠 공유를 전략적으로 시도하고 있습니다. CJ ENM은 향후 디지털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를 9개로 늘리고, 신규 제작 편수도 2019년에 1만 5,000여 개로 확대하기로 하였습니다. 또한, 숏폼 방식의 예능과 드라마를 제작하던 기존 스튜디오를 tvN 엔터(예능), tvN 스토리(드라마)로 나누고, 광고주 맞춤형 콘텐츠를 제작하는 브랜디드 스튜디오와 고품질 콘텐츠를 지향하는 슬라이스 D 스튜디오를 신설했습니다.
슬라이스 D 스튜디오의 슬라이스 D는 한류 콘텐츠를 소비하기 쉽게 잘라서 전달한다는 의미로 디지털 숏폼 콘텐츠의 품질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기존의 킬링타임용 디지털 콘텐츠와 차별화한 콘텐츠를 선보일 방침입니다. CJ ENM은 기존 디지털 콘텐츠 제작비보다 150~300%를 더 투자하고, 제작 기간도 평균 두 배 이상 늘릴 예정입니다. 제작 방식도 하루 촬영으로 2~3편씩 업로드하는 것에서 벗어나 철저한 기획을 거친 사전 제작 콘텐츠로 완성도를 높일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페이스북, 유튜브 등 디지털 플랫폼에서 4,000만 명 이상 구독자를 확보하고, 연간 50억 조회 수를 일으킨다는 목표입니다. 이외에 카카오M도 20분 내외의 디지털 숏폼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한 PD 영입을 밝히며 콘텐츠 포맷 변화에 뛰어들었습니다.
넷플릭스도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시 1시간 내외 장편 시리즈를 선호했지만, 최근 들어 편당 15~30분짜리 시리즈 제작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장애를 가진 성소수자의 자전적 이야기 <스페셜>과 반려견과 견주 사이 에피소드를 담은 <It‘s Bruno>는 편당 15분 내외로 제작되었습니다. 또한 디지털 숏폼 콘텐츠를 담당하는 전문팀을 만들 것이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습니다.
스냅챗은 스냅 오리지널스로 3~5분 내외 콘텐츠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2019년 1분기 평균 시청시간은 전년 동기 대비 3배 증가했으며, 동영상 광고매출은 39% 증가하였습니다. 대개 콘텐츠는 5분 내외이며 스마트폰을 일부러 가로로 돌리지 않고 세로형 콘텐츠로 긴 화면을 활용하기 위해 화면분할 편집을 선보였습니다. 이 밖에 2019년 11월에 출시한 디즈니 플러스가 어린이용 시리즈 <머펫(Muppets)>을 제작하였고, 디즈니 작품에 대한 뒷이야기를 담은 콘텐츠를 숏폼으로 제작하였습니다. 한편, 플랫폼에 판매하기 위한 디지털 숏폼 콘텐츠 제작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미국 선댄스 TV(Sundance TV)는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온(State of the Union)>을 숏폼으로 제작하였습니다.
디지털 숏폼 콘텐츠 시대 화두는 넷플릭스와 유튜브입니다. 특히, 유튜브에서는 다양한 콘텐츠를 누구나 지속적으로 공개할 수 있으며, 제작에 제한이 없고,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어서 전통적 미디어와 다른 유통과 소비 패턴을 갖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많은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이 유튜브에 채널을 개설하여 다양한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실험하는 테스트베드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유튜브에서 인 게임 애니메이션(in-game animation)으로 프랙무비(fragmovie)나 머시니마(machinima)처럼 전문 편집과 연출로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자신의 플레잇 영상을 숏폼 애니메이션으로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2016년 도티&잠뜰TV가 애니맥스에서 방영되었는데, 인 게임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디지털 숏폼 애니메이션 콘텐츠가 새로운 포맷이 될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유튜브로 애니메이션을 공개한 숏폼 콘텐츠는 훌륭한 홍보 콘텐츠가 됩니다. 실례로 <서머너즈워: 천공의 아레나>를 기반으로 제작한 단편애니메이션 <프렌즈 앤 라이벌(Friends & Rivals)>은 500만 시청 수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홍보 애니메이션으로 기능하였습니다.
한편, 웹애니메이션(Web animation)은 웹(인터넷)에서 공개하려고 제작된 애니메이션으로, 디지털 숏폼 콘텐츠와 유사한 짧은 형태의 애니메이션 콘텐츠입니다. 웹애니메이션은 GIF 포맷과 플래시 기술을 적용한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GIF 애니메이션은 웹애니메이션의 활성화에 기여하며 현재까지 활발히 활용되고 있습니다. 트위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에서 짧은 루프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데 용이하게 사용됩니다. 인터넷 초창기에 GIF는 주로 저해상도 픽셀로 제작되었지만, 인터넷 속도가 향상되면서 점차 매끄러운 움직임을 구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웹애니메이션의 붐은 플래시 도입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벡터그래픽의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고, 오디오 기능까지 추가하면서 플래시는 웹애니메이션 발전의 주도적 역할을 담당하였습니다. 그러나 플래시 애니메이션은 브라우저 플러그인이 필요하고, 모바일 작동에 문제가 지적되며 확장성이 제한적입니다. 현재에는 애니메이션 제작을 지원하는 툴이 개발되면서 다양한 포맷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초기 웹애니메이션은 인터넷과 그래픽 기술에 영향을 받아 짧은 시간 동안 스토리를 전달하는 특이한 콘텐츠 중 하나였습니다. 그러나 러닝타임의 제약이 사라지고, 다양한 툴로 쉽게 제작하면서 웹애니메이션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습니다. 유튜브나 포털 사이트 등 웹에 TV 애니메이션이 올라오거나, 반대로 웹에 게시되었던 콘텐츠가 TV로 유통됩니다. 게다가 웹애니메이션은 짧은 러닝타임이기 때문에, 단편애니메이션과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스토리나 포맷 등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적 예술성을 논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웹애니메이션의 경계가 허물어졌지만, 유관기관과 플랫폼은 짧은 러닝타임의 공모전으로 창작자를 꾸준히 유입하고 있습니다. 2017년과 2018년 그라폴리오(네이버), SBA서울애니메이션센터, 밀리의 서재가 공동으로 웹애니메이션 공모전을 진행하였습니다. 그리폴리오는 2019년 ‘1분 멍타임 애니메이션 공모전’을 단독 진행하며 웹애니메이션을 지원했습니다. 또한,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 ‘WAF 2019 웹애니메이션・웹툰 공모전’을 진행하여 3분 이내 애니메이션을 공모하였습니다.
버츄얼 유튜버
동영상 플랫폼에 따라 스트리머를 가리키는 용어가 다른 가운데, 유튜브에서 활약하는 스트리머를 유튜버로 부릅니다. 이러한 유튜버 중에서 인간이 아닌 가상 캐릭터로 활동하는 버츄얼 유튜버(virtual Youtuber)가 등장하면서 스트리머의 범위를 넓히고 있습니다. 약칭 브이튜버(VTuber)라고도 불리는 버츄얼 유튜버는 2D 혹은 3D 가상 캐릭터에 인격을 부여해 방송하는 형태를 포함합니다.
버츄얼 유튜버는 2011년 채널 아미 야마토(Ami Yamato)에서 가상 캐릭터가 스트리머로 활동하는 컨셉으로 처음 등장했습니다. 2014년에 에일렌이 등장했으며, 2016년에 키즈나 아이(キズナアイ)가 ‘A.I.Channel’을 개설하고 버츄얼 유튜버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이후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가상 캐릭터를 버츄얼유튜버로 칭하게 되었습니다. 버츄얼 유튜버는 새롭게 등장한 것이 아니라 과거에 존재했던 기술이 현재에 맞추어 진화한 형태입니다. 그 시초는 1996년에 가상 아이돌이라는 컨셉으로 등장한 캐릭터 다테 고쿄(伊達杏子)입니다. 참고로 비슷한 시기에 국내에서도 아담과 사이다가 등장하여 화제를 모았습니다. 이후 2007년부터 보컬로이드(Vocaloid) 하츠네 미쿠(初音はつねミク)가 꾸준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 웨더로이드 타입 A(Weatheroid Type-A) 아이리(Airi)도 존재합니다. 2012년에 탄생한 웨더로이드는 기상캐스터 로봇으로 실제 웨더뉴스 캐스터인 야마기시 아이리(山岸愛梨)를 모델로 하여 탄생한 캐릭터입니다.
2019년 기준 일본에서 약 8,000명 이상의 버츄얼 유튜버가 활동 중인 것으로 추산됩니다. 대표적으로 구독자 수가 가장 많은 키즈나 아이를 비롯하여 카구야 루나(輝夜月), 미라이 아카리(ミライアカリ), 전뢰소녀 시로(電脳少女シロ Siro)가 버츄얼 유튜버 사천왕으로 불리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앞서 설명했듯이, 키즈나 아이는 스스로 가상 캐릭터임을 밝히며 버츄얼 유투버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하였습니다. 2019년 12월 기준 260만 명의 구독자로 일본의 버츄얼 유튜버중 가장 많은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키즈나 아이는 유튜브뿐만 아니라 정규 방송에도 진출하며 광고 모델과 가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키즈나 아이의 인기가 높아지자 일본정부관광국(JNTO)은 2018년에 방일(訪日) 촉진대사로 임명하였습니다. 2019년에는 360도 VR 라이브 뮤직비디오를 공개하며 개발 중인 VR 라이브 시스템을 선보이기도 하였습니다.
키즈나 아이 다음으로 구독자를 많이 보유한 버츄얼 유튜버는 카구야 루나입니다. 2017년 12월부터 유튜브 채널 ‘Kaguya Luna Official’에서 활동을 시작한 카구야 루나는 현재 약 10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카구야 루나는 격양된 목소리와 정신없는 진행으로 4차원 매력을 뽐내며 일본과 북미권에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미라이 아카리는 2017년 10월부터 유튜브 채널 ‘Mirai Akari Project’를 운영하며 약 74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미라이 아카리 채널은 특별한 주제 없이 진행되지만, 캐릭터가 지닌 매력으로 버츄얼 예능인(バーチャル芸人)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전뢰소녀 시로는 콜라보로 시너지를 얻고 있습니다. 전뢰소녀 시로는 2017년 6월부터 활동을 시작했으며 ‘Siro Channel’을 운영하며 현재 약 7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새로운 캐릭터뿐만 아니라 기존 캐릭터를 활용해 유튜버 채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헬로키티> 제작사인 산리오는 공식 유튜브 채널을 오픈하고 키티 캐릭터를 내세운 방송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애니메이션 <시스터 프린세스(シスタープリンセス)>는 2019년 20주년을 기념하여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여 <시스터 프린세스> 캐릭터 중 하나인 카렌을 버츄얼 유튜버로 데뷔시켰습니다. 향후 다른 캐릭터인 사쿠야도 데뷔할 예정이어서 애니메이션 제작사가 버츄얼 유튜버를 양성하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로봇・인공지능 전문기업 브러드(Brud)가 버츄얼 유튜버 릴 미켈라(Lil Miquela)를 제작하였습니다. 릴 미켈라는 2016년 인스타그램에 게시물을 올리면서 활동을 시작해 현재 모델과 가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릴 미켈라는 인플루언서로 인정받으며, 삼성전자의 갤럭시 S10의 글로벌 디지털 캠페인 프로모션에도 참여하였습니다.
한국에서는 세아와 초이가 버츄얼 유튜버로 가장 많이 알려져 있으며, 가장 많은 구독자를 보유한 캐릭터는 맥큐뭅입니다. 세아는 2018년 7월 스마일게이트의 게임 <에픽세븐> 홍보를 위해 개발되었습니다. 세아는 유튜브에서 ‘세아스토리’를 운영 중이며 현재 구독자는 약 6만 명입니다. ‘세아스토리’는 홍보 영상뿐만 아니라 일상 이야기를 자유롭게 나누며 친근한 이미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맥큐뭅은 2019년 1월에 유튜브를 시작했지만, 현재 약91 만 명으로 국내 버츄얼 유튜버 중 가장 많은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맥큐뭅은 “MakeUmove(메이크유무브)”를 세글자로 줄인 것으로 VR 게임, 그중에서도 비트세이버 플레이 영상을 주로 올리는 버츄얼 유튜버입니다. 맥큐뭅은 브로이드(VRoid)에서 제공한 샘플 아바타를 사용하여 활동하는데, 목소리를 삽입하지 않지만 화려한 게임 실력으로 구독자를 모으고 있습니다.
이밖에 국내 최대 MCN업체 샌드박스네트워크가 ‘버츄얼 몬스터’ 채널을 개설하여 버츄얼 유튜버 도차비와 호요리를 선보였습니다. 교육출판 기업 미래엔도 2019년 버츄얼 유튜버 지오와 피피를 앞세워 ‘살아남기TV’라는 채널을 운영 중입니다. LG전자의 버츄얼 모델 엘라는 유튜브를 겨냥하지 않았지만, 가상 인플루언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한편, 버츄얼 유투버는 라이브 모션 캡쳐(Live Motion Capture) 기술로 사람같이 움직임을 구현해야 합니다. 또한 방송 장비와 프로그램은 수천만 원에 이르고, 운영을 위한 숙련된 인력도 필요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버츄얼 유튜버의 제작 진입장벽이 높았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제작 툴과 장비가 개발되면서 최근에는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콘텐츠가 되었습니다. 실례로 일본에는 스마트폰 앱으로 제작할 수 있는 리얼리티 아바타(Reality Avatar), PC를 이용한 V커틀릿, W웹카메라를 이용한 페이스브이튜버(FaceVTuber) 등 많은 프로그램이 출시되었습니다. 또한, 브로이드 스튜디오(VRoid Studio)는 태블릿이나 마우스로 그림을 그리고, 3D로 모델링하는 프로그램으로 초보자도 쉽게 3D 캐릭터를 만들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JDM버츄얼엔터테인먼트에서 아바타 방송 시스템을 개발하였습니다.
버츄얼 유튜버는 말 그대로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가상의 유튜버입니다. 최근의 버츄얼 유튜버는 음반을 발매하고, 콘서트를 개최하며, 홍보대사로 발탁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글로벌 버츄얼 유튜버 프로젝트 그룹 니지산지(NIJISANJI)를 운영하는 이치카라는 2019년 12월 한국 진출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니지산지는 이치카라의 프로젝트명으로 버츄얼 유튜버를 개발하여 오프라인까지 활동 무대를 넓히기 위해서 캐릭터 오디션을 개최하였습니다.
국내 기업으로는 버블트리에서 프로젝트O2를 시작하였습니다. 이것은 버츄얼 캐릭터를 이용하여 아이돌을 육성하는 프로젝트입니다. 프로젝트O2는 유명 일러스트 작가와 작곡가 등 총 16명의 제작인력이 1년 반 동안 준비하였습니다. 스타트업 딥스튜디오에서도 인기 남성 아이돌과 비슷한 외모의 디지털 아이돌을 만들었습니다. 이를 통해 일상 사진이나 영상을 SNS에 게재해 해외 각지에서 반응을 이끌어내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뉴트로의 확산
2012년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을 시작으로 <응답하라 1994>, <응답하라 1988>이 연달아 성공하면서 소비자는 ‘그 시절’에 대한 콘텐츠에 반응하기 시작했습니다. 뉴트로(newtro)는 새로움을 뜻하는 ‘New’와 복고를 뜻하는 ‘Retro’를 합친 신조어로 기성세대에게는 복고이며, 과거의 것을 경험하는 1020세대에게는 새로움을 느끼게 하는 복합감성을 의미합니다.
EBS는 MBC의 아육대(아이돌육상대회)를 모방한 콘텐츠 이육대(EBS 육상대회)로 EBS의 전통 캐릭터인 뚝딱이(1994), 뿡뿡이(2000), 번개맨(2000년), 뽀로로(2003), 펭수(2019) 등을 동시에 출연시켰습니다. 특히 뚝딱이는 ‘뚝딱좌’로 불릴 만큼 노련미와 어린이 방송의 내공을 가진 캐릭터로 밀레니얼 세대의 향수를 자극하며 뉴트로 열풍에 가담했습니다.
2019년 흥행에 크게 성공한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2>의 OST ‘로스트 인더 우즈(Lost in the woods)’도 80년대 록발라드풍의 멜로디와 과거 유명 가수의 뮤직비디오를 연상시키는 연출로 뉴트로 감성을 느끼도록 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영상 콘텐츠에서 과거에 대한 재해석을 담은 뉴트로가 지속하고 있습니다. 특히, 애니메이션산업에서 뉴트로 확산은 애니메이션 발매 기념 이벤트를 통해 리메이크하거나, 과거를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 제작과 방영 등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국내 애니메이션의 뉴트로 경향은 과거 애니메이션의 재방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KBS의 유튜브 채널 ‘KBS 옛날티비’는 1989년에 방영했던 <2020년 우주의 원더키디>를 2020년 1월 1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스트리밍하였습니다. 또한, 투니버스는 1992년 방영된 오리지널 TV 시리즈 <미소녀전사 세일러문>을 리메이크하여 2017년 9월부터 11월까지 <미소녀전사 세일러문 Crystal>이라는 이름으로 1기를, 2018년에 2기와 3기를 방영하였습니다.
넷플릭스에서는 2019년 6월에 TV 시리즈 <신세기 에반게리온> 전편을 독점 공개하였으며 <신세기 에반게리온 극장판: Death(True) 2>와 <신세기 에반게리온 극장판: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도 업데이트하였습니다. 또한, 특수촬영물 <울트라맨>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했으며, 올해는 <공각기동대 SAC2045>도 공개했습니다. <울트라맨>은 1996년부터 최근까지 꾸준히 제작되어 온 콘텐츠로 넷플릭스는 이를 재해석해 3D 애니메이션으로 공개하였습니다. <공각기동대> 역시 1995년에 선보인 애니메이션을 3D 컴퓨터그래픽으로 렌더링하였습니다.
뉴트로는 애니메이션 스토리에 표현되기도 합니다. TV 시리즈 <검정 고무신>, <안녕 자두야>, <반지의 비밀일기> 등이 있습니다. <안녕 자두야>는 만화가 이빈이 1997년 9월부터 연재한 만화를 원작으로 합니다. 현재 시즌4까지 방영되었는데, 2011년 8월에는 투니버스 방영 이래로 3주 만에 최고 시청률 4.47%를 기록하였습니다. 원작은 70~80년대를 담고 있는데, 애니메이션에서도 스토리의 배경이 되는 자두의 집과 학교가 70~80년대 모습으로 표현되었습니다.
<검정 고무신>은 만화가 이우영과 도래미가 1992년부터 연재한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였습니다. 애니메이션은 1999년 2월에 90분짜리 설 특집으로 첫 방송되어 18.2%의 시청률과 37%의 점유율을 기록했습니다. <검정 고무신>은 꾸준히 재방영되면서 지금의 10대에게 과거의 평범한 서민 생활과 정서를 보여주는 애니메이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반지의 비밀일기>는 만화가 종이의 <반지의 얼렁뚱땅 비밀일기>를 원작으로, 2017년에 첫 방영되었습니다. 원작 만화는 90년대를 배경으로 당시의 생활상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이 작품들은 3D를 내세운 화려한 영상이 아니라, 단순하면서도 정감 있는 이미지와 시대적 배경을 사실적이면서 유머러스하게 담아내어 그 시절에 대한 공감과 자극을 이끌어내는 뉴트로 애니메이션입니다.
한편, 애니메이션은 캐릭터와 OST 등 다양한 요소들의 산업적 연계가 가능한 콘텐츠입니다. 따라서 애니메이션을 완성시키는 다양한 요소들을 활용한 뉴트로 확산도 가능합니다. 예를 들면, <달빛천사>의 OST 펀딩을 들 수 있습니다. 2002년에 제작된 <달빛천사>는 수명이 1년밖에 남지 않은 12세 소녀 루나가 저승사자의 도움으로 가수 풀문으로 변신해 꿈을 이뤄가는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이 가수라는 설정으로 인해 오프닝과 엔딩곡 외 많은 OST가 애니메이션 전반에 걸쳐 삽입되었습니다. 2004년 ‘투니버스데이 페스티벌’에서 성우 이용신이 OST를 부르는 이벤트를 개최할 만큼 큰 사랑을 받았다. 2019년에 팬들의 요청으로 <달빛천사>는 클라우드 펀딩으로 리메이크 앨범을 발매하였고, 이후 <달빛천사>가 재방영되었습니다.
이 글은 한국콘텐츠진흥원 '2019 애니메이션 산업백서'에 게재된 글을 활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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