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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게임

닌텐도 스위치 라이트 발표, 하이브리드 콘솔 게임 시장 점령 가능할까?

by KOCCA 2019. 11. 8.

닌텐도가 지난 7월, ‘스위치 라이트’를 전격 발표했습니다. 기존 스위치 게임콘솔의 후속모델로써 ‘저가형’과 ‘휴대용’을 강조한 스위치 라이 트는 닌텐도 3DS의 기존 이용자를 다시금 스위치 생태계로 불러 모으고 있는 것인데요. 경쟁업체인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가 각사의 기존 콘솔을 업그레이드하여 후속모델을 발표해왔던 것과 달리, 오히려 이를 역행하는 방식을 택한 닌텐도의 전략이 ‘신의 한수’가 될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 닌텐도의 스위치 라이트 발표 '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콘솔 게임기 닌텐도 스위치(Nintendo Switch, 이하 스위치)의 후속 모델이 등장할 것이라는 루머는 스위치가 출시된 직후부터 업계에서는 꾸준히 제기되어 왔습니다. 치형과 휴대형을 모두 아우르는 하이브리드 컨셉을 표방하며 양쪽 타겟층을 동시에 공략하는 데 성공한 것은 사실이나, 하이브리드 컨셉에 매력을 느끼지 않는 게임 이용자에게는 여전히 매력이 떨어지는 탓입니다. 경쟁 콘솔인 플레이스테이션4(Playstation 4)와 엑스박스 원(Xbox One)이 각각 ‘플레이스테이션4 프로(Playstation 4 Pro)’와 ‘엑스박스 원X(Xbox One X)’라는 업그레이드 모델을 내놓은 것도 닌텐도가 스위치의 후속 모델 출시 가능 성을 점치는 근거로 작용했습니다.

 

▲ 이미지 : 스위치와 스위치 라이트의 단말 스펙 비교

 

스위치의 후속 모델로, 하드웨어 성능을 대폭 끌어올려 거치형 콘솔에 특화된 ‘Pro’ 모델과, 반대로 가격을 낮추고 휴대형 콘솔에 집중하는 ‘Mini’ 모델 양쪽 모두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로 제기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지난 7월 결과적으로 저가형 모델인 스위치 라이트(Switch Lite)가 발표되면서, 닌텐도가 “기존 3DS 보유자를 확실히 스위치 생태계로 끌어들인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습니다.

 

 

 

' 저가형 휴대용 게임 콘솔 표방한 스위치 라이트  ' 

 

 

스위치 라이트는 기존 스위치의 정체성과도 같았던 “하이브리드 콘솔” 컨셉을 과감히 포기하고, 휴대용 게임기에 집중한 것이 특징니다. 일단 HDMI 출력 기능이 완전히 제거되면서 기기 성능이 약간 낮아졌고, 조이콘(Joy-con) 탈착이 불가능해 모션 센서나 미니 콘트롤러 기능을 활용하는 <마리오 파티(Mario Party)>, <저스트 댄스(Just Dance)> 등의 게임은 아예 구동이 불가능합니다. 다른 게임은 플레이하기에 지장이 있는 정도는 아니지만, 기존 모델도 낮은 성능이 약점으로 지목되어 왔음을 감안하면 스위치 라이트에서는 고사양 게임을 구동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큽니다. 극단적인 경우 스위치와 스위치 라이트의 게임 라인업이 갈라질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Nintendo Switch Lite TVCM 2

포기한 것이 큰 만큼 얻은 이득도 확실합니다. 체적인 기기 크기 및 중량이 약 20% 감소하고, 탈착 가능했던 콘트롤러도 일체형으로 본체에 결합되어 들고 다니기 편해졌습니다. 배터리 성능도 소폭 상향되어 초기 버전 대비 약 30분 늘어난 7시간 동안 플레이할 수 있다. 무엇보다 큰 장점은 기존 모델보다 33% 하락한 200달러(한화 약 242,000원)라는 가격입니다. 3DS 등 휴대용 게임기를 주로 이용하던 게임 이용자 입장에서는 스위치를 매력적으로 여기면서도 300달러(한화 약 362,850원)라는 가격이 상당히 부담된다는 인식이 강했는데, 스위치 라이트의 등장으로 이장벽을 크게 완화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거기에 스위치 라이트는 런칭 타이틀로 3DS 간판작인 ‘포켓몬(Pokemon)’ 의 최신작 ‘쉴드/소드(Shield/Sword)’를 배치하는 강수를 두기도 했습니다.
 포켓몬’ 시리즈가 하이브리드 콘솔인 스위치에서 출시된 것은 ‘렛츠고 피카츄/이브이(Let’s Go Pikachu/Eevee)’가 최초지만, 이 게임은 구버전의 리메이크라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휴대용 게임기에 최적화된 게임 구성을 자랑하는 ‘포켓몬’ 최신작이 3DS가 아닌 스위치에서 나온다는 것 도 큰 사건인데, 아예 메인 플랫폼이 스위치 보다도 휴대성에 치중한 스위치 라이트라는 점은 의미심장합니다.

 

 

'  닌텐도의 새로운 변신, 스탠드 모드로 하이브리드 콘솔 게임 
시장 잡을 수 있을까? ' 

 

 

스위치는 거치형과 휴대형을 오가는 하이브리드가 최대 특징이지만, 여전히 거치형 콘솔에 좀 더 방점이찍혀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입니다. 홍보 이미지에서 주로 어필하는 부분이 이동 중에 게임을 즐기는 휴대 모드가 아닌, 본체를 세워 놓고 즐기는 스탠드 모드라는 점이 하나의 근거로 지목됩니다. 즉, 스위치의 정체성은 “가지고 다닐 수 있는 거치형 게임기”지, “휴대용 게임기와 거치형 게임기의 결합”이 아닌 것이다. 아직 거대한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는 3DS 이용자들은 닌텐도가 포기 할 수 없는 타겟층입니다. 그러나 스위치의 하이브리드라는 특징은 이들을 끌어오기엔 오히려 애매했고, 억지로 스위치를 3DS 이용자에게 강요하는 것은 닌텐도나 닌텐도 팬들에게 큰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최근 불거진 조이콘 불량 관련 소송 등 휴대용 게임기에서는 중요한 요소로 꼽히는 내구성에서 허점이 있다는 사실도 악재로 작용했을 것입니다.

 

 

Nintendo Switch Lite 첫 공개 영상

 

스위치 라이트는 닌텐도의 이런 고민을 해소해 주는 묘안이라 할 만 합니다.스위치를 거치형과 휴대용 플랫폼 양쪽의 계보를 모두 잇는 통합 플랫폼으로 계속 어필하면서도, 3DS 이용자들이 새 플랫폼으로 “옮길 만 한 이유”를 제시했기 때문입니다. 방향성은 오히려 퇴보했지만, 닌텐도는 원래 시대에 역행하는 판단에 거리낌이 없고, 그래서 혁신적인 마인드를 가졌다고 평가받는 기업입니다. 반면 닌텐도의 주 타겟층이 아니었던 하드코어 콘솔 게임 이용자층 공략은 현재로서는 닌텐도의 목표 타겟층이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성능을 대폭 업그레이드한 ‘Pro’ 루머는 적어도 스위치 라이트가 공개된 시점에서는 가능성이 크게 낮아졌는데요. 스위치 라이트 발표와 함께 기존 스위치의 성능도 소폭 개선됐지만, 대부분 전력 소비량 개선 및 보안 강화 등이라 업계가 기대했던 컴퓨팅 성능 향상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 이미지 : 닌텐도 한국 공식 페이지(https://www.nintendo.co.kr/switch/lite/index.php)

 

닌텐도가 진행 중인 모바일 게임사업과의 시너지를 감안한다면 스위치 라이트의 의도는 좀 더 명확해 보입니다. 스마트폰 이용자라는 거대한 이용자 풀(User Pool)에 닌텐도의 유명 게임 지식재산권(IP)을 선보이는 것이 모바일 게임사업의 존재 의의라면, 여기에 관심을 보인 이용자를 콘솔 생태계로 유도할 수단이 필요합니다. 스위치가 이미 이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긴 하지만, 300달러(한화 약 362,850원)라는 가격과 휴대하기에는 다소 불편한 크기 등 아쉬운 점도 많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렇듯 
스위치 라이트는 닌텐도의 명확한 의도가 드러난 제품으로서 그 기대효과도 충분히 클 것으로 보이지만, 다소 실망스러운 행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스위치 라이트는 스위치에서 오히려 아이디어가 역행한 결과물인 탓입니다. 스위치 라이트의 등장이 사실상 스위치의 하이브리드 플랫폼 컨셉이 완전한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음을 자인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도 충분하다. 스위치 라이트와 스위치의 성능차를 근거로 향후 닌텐도가 다시 거치형 콘솔과 휴대용 게임기 플랫폼을 분리할 수도 있다는 주장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습니다.

닌텐도로서는 스위치와 스위치 라이트가 단일 플랫폼 내에서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며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만 이런 부정적 인식을 해소할 수 있을 것입니다. 
스위치 라이트에 매력을 느껴 스위치 플랫폼에 뛰어든 이용자가 자연스럽게 스위치로까지 손을 뻗어야 닌텐도가 진정으로 바라는 하이브리드 콘솔 플랫폼 생태계가 실현될 수 있는 것입니다. 

 

 

 

이 콘텐츠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정기 간행물 '글로벌게임산업트렌드 2019년 9+10월호'에 게재된 글을 활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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