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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방송 영화

영화 <블라인드> 최민석 작가가 말하는 기획영화 집필과 시나리오 쓰기 (인터뷰 편)

by KOCCA 2011. 10. 25.


사이버콘텐츠 아카데미에서 준비한 10월 드림특강에서 영화<블라인드> 최민석 작가를 만나볼 수 있었어요. 



10월 드림특강 영화 '블라인드'최민석 작가의
<영화 기획에서 상영까지>현장스케치편



영화 시나리오 집필을 생각할 때, 한 명의 작가가 혼자 머리를 쥐어짜며 치열하게 작품을 써내려가는 장면을 연상하기 쉬운데요.

이제는 아이디어, 집필, 각색 작업이 각기 세분화되고 전문화되어 좀 더 창의력을 끌어모으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영화 <블라인드>도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인데요. 이번 기사에서는 최민석 작가에게 직접 영화 <블라인드> 이야기와 각색 작업, 기획 영화 시나리오 쓰기에 대해 들어볼게요.

 

△ 최민석 작가

 

 

오늘 강연한 주제에 대해 간단한 설명 부탁드려요.


 기획영화 각본 집필에 관한 주제로 강의를 했습니다.

 
 

 기획영화 각본 집필은 어떤 작업인가요? 


  기획영화 각본 집필은 기획자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갖고, 작가가 대본을 쓰는 작업입니다. 이 작업은 앞으로 많아질 거라 생각됩니다.


 



 이번 강연에서 영화<블라인드>의 탄생 배경과 집필, 각색 과정에 대해 말씀해주셨어요. 이런 과정을 거치며 영화 <블라인드>의 스토리는 어떻게 변화했나요?

  제가 투입되기 전에 감독님께서 1년 동안 작업하셨지만 결국 없던 걸로 되었어요. 그러다 제가 들어오면서 다시 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다시 잡은 초안은 큰 틀은 많이 바뀌지 않고 세세한 부분들이 바뀐 정도라 할 수 있어요. 또, 이야기가 워낙 많았는데 수정을 거치며 이야기를 좀 더 드러내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피디님 아이디어로 영화<블라인드> 작업을 시작했다는데, 아이템만 나온 단계에서 어떻게 계약을 하고 일하셨는지 궁금해요. 

 
 처음 3개월 동안 자료조사랑 취재를 했어요.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갖고 이야기 폭을 어떻게 증폭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죠. 캐릭터 면에서 생각보다 제약이 많았거든요. 그래서 3개월 동안 취재비, 자료 조사비를 제공하는 대신 시놉시스가 완성되면 계약을 하기로 논의되었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트리트먼트 나왔을때 계약을 하게 되었죠. 요즘엔 시놉시스 계약, 트리트먼트계약, 시나리오계약 이렇게 따로 따로하는데 부담도 없고, 서로에게 좋은 계약인 것 같습니다.

 


 각색과정을 거치며 빠지게 되었지만, 지금 생각해봐도 정말 아쉬운 장면이 있나요?

 
  감독님과 피디님과 저와 이렇게 세 명이 팀워크가 좋은 편입니다. 그래서 서로 대화를 해서 이야기를 만들다 보니, 빠져서 아쉬운 장면은 없네요. 좋아하는 장면은 있습니다. 수아가 치약을 짜는 장면인데요. 대개 치약을 짤 때, 소리도 나지 않을뿐더러, 튜브형이기 때문에 감각을 느끼기가 어렵잖아요. 그래서 시각장애인들은 손가락에 치약을 짠 다음, 칫솔에 묻혀 양치질한다고 하더라고요. 이 사실을 크랭크 인 이틀 전에 알게 되었죠. 부랴부랴 장면을 찍게 되었죠. 힘들게 영화에 들어간 장면이라 그런지 가장 좋아하는 씬이네요.

 



△ 영화 <블라인드> 스틸컷

 

영화 <블라인드>는 관객으로 하여금 시각장애인의 상황에 몰입하게 하여 또 다른 감각을 일깨워주는 영화였어요. 이런 감각을 전달해주기 위해 집필과 각색 과정에서 어떤 시도를 하셨나요?

   제가 직접 안대를 쓰고 체험을 해보았어요. 오감 스릴러이기 때문에 시각을 뺀 나머지 감각들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굉장히 고민했거든요. 그리고 영화의 비전에 대해 고민도 있었어요. 시각장애인 입장에서 관객들이 느껴보고 생각해보게 하려고 보니까, 비전 부분에서 저희 팀 세 분 모두가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하게 되었죠. 다행히 영화의 비전 부분에 있어서 관객분들이 어느 정도 납득을 해주시는 것 같더라고요.


 

 영화 <블라인드>를 통해 전하고자 했던 비전은 무엇이었나요?

 
  첫 번째로 트라우마의 극복입니다. 신체적인 장애 못지않게 마음의 장애도 큰 장애이잖아요. 두 번째로 저는 정의를 말하고 싶었어요. 기섭과 수아 그리고 조형사까지 다들 소외된 사람들이에요. 그리고 그들과 다르게 사회지도층으로 대비되는 명진이라는 캐릭터가 있죠. 사회가 상위 계층에게 유리한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상황에서, 저는 소외된 계층의 사람들이 직접 정의를 이루어내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영화<블라인드>는 어느 정도 흥행을 예상하셨어요?

 
  솔직히 이야기하면 투자와 캐스팅 되었을 때는 200만 이상을 예상했어요. 감독님이 서운하실 수 있겠지만 편집본을 봤을 때에는 170만 예상했습니다. (웃음)



 

흥행 후에 팀원들과의 관계는 더 좋아지셨을 것 같은데요?

 

  우리팀의 관계가 워낙 돈독했어요. 너무 가깝지도 않고, 그렇다고 멀지도 않은 그런 적당한 거리를 유지했어요. 대표님하고 피디님하고는 원래 친했던 관계라 영화 흥행 후에 더 돈독해지셨죠.

 





 

최민석 작가께서 시나리오 작업을 시작하시게 된 계기와 과정이 궁금해요.


  워낙 책 읽는 것을 좋아했어요. 방학하면 새 학기 책을 미리 받는데, 저는 그때 받자마자 국어책을 다 읽을 정도로 국어 과목을 좋아했어요. 하지만 제가 작가가 될 거라고 상상도 못했어요. 그러다 백일장에 당선되고 나서 나도 할 수 있나? 라는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그때부터 꿈을 키우기 시작했죠. 그러고 나서 2000년대 중반 화인웍스 영화사 토너먼트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작가 양성이라는 목적 아래 기성작가, 신인작가분들하고 경쟁하는 서바이버 형식이었습니다. 일주일에 네 편의 시놉시스를 쓰게 해 그걸 토대로 1차로 거르고, 근 보름 정도에 트리트먼트를 평가하고 거르고… 이런 식으로 거르면서 최종 시나리오를 2주 만에 완성했죠. 제가 맨 마지막까지 살아남게 되어 화인웍스 직원으로 채용되면서 작가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시나리오 작업을 하실 때 특별히 중점을 두시는 부분이 있나요?


   제가 가장 신경 쓰고 도움을 받는 부분은 취재입니다. 저뿐만 아니라 다른 작가들도 공감하는 부분일 텐데요. 취재를 나가면 우선 자신감이 생기고, 내가 상상할 수 없는 것들을 많이 얻게 돼요. 그래서 자발적으로 나가죠.

 

 

취재 노하우 좀 알려주세요~


  일단 질문지를 갖고 나가면 질문 때문에 마음이 급급해져요. 상대방을 편하게 해줘야지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기 때문에 감정적 공유를 많이 하려 노력을 하셔야 해요. 그러려면 자신의 치부도 드러내야겠죠. 그리고 한 명, 두 명 만나고 취재했다고 생각하면 안 돼요. 최대한 많은 사람을 만나세요.

 



영화가 개봉하면 혼자 영화를 보러 가신다고 하셨는데, 어느 극장으로 보러 가세요?

 
  다 가요. 수도권도 가고, 경기도, 서울 강북, 강남, 영등포 그리고 무대 인사 다니면서 지방도 갑니다.



 


영화를 혼자 보실 때, 어떤 생각을 하세요?

 
  영화를 한 번, 두 번 숨어서 보다 보면 대사의 길이나 오글거림(?)부터 시작해 후회가 많이 들죠. 개봉하고 나서 기뻐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힘든 사람도 있어요. (여러분은) 저처럼 너무 우울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에 더 좋은 작품을 하면 되고, 편집본과 시나리오가 얼마나 다른지 체크를 하고, 이 대사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한 번 써보고 이렇게 계속 공부를 하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작업한 시나리오를 공모전에 내는 게 좋을지, 기관에 내는 게 좋을지 판단이 잘 서지 않아요~ 

  공모전도 좋지만, 제작자나 투자사에 시나리오를 내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본인의 아이템을 뺏길 것 같다고 걱정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정말 그 시나리오가 좋으면 사려고 하지 그걸 빼앗지는 않아요. 다만, 제작할 수 있는 회사인지 아닌지 아는 것은 중요해요. 그러면서 틈틈이 공모전도 준비를 하시고요!

 



  도망가고 싶었던 적이나 힘들었던 적은 없었나요?

 
  예를 들면 영화 <추격자>, <무언의 목격자>,<어두워질 때까지> 등등 이런 영화를 보면서 나 자신이 작아지고, 그 영화를 따라  하려 할 때 힘들었죠. 그때 <트럭>이라는 영화을 보았어요. 시나리오는 좋았지만 영화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있었죠. 그런데 나중에 시나리오 쓸 때 <트럭>의 문제점이 참고되더라고요. 단점을 찾는 건 누구나 하죠. 그러나 장점을 찾고, 더구나 그것을 인정하는 것은 더 힘들어요. 장점을 찾는 훈련을 많이 하면 좋을 것 같아요. 본인이 이것을 어떻게 좋게 만들 것인가 고민하게 되는 시간이 되기도 하고요.

 

 

작업하기 힘들 때는 어떻게 하나요?


  저는 배수진을 쳐요. 예를 들어 지금 하지 않으면 이 영화 엎어져~ 이렇게 암시를 주는 거죠. 본인에게 맞는 방법들, 본인에게 절실한 것들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최민석 작가님께서는 앞으로 어떤 작업을 해나가실 예정이세요?


  관객에게 사랑받는 게 너무 좋아요. 대중적으로 사랑받을 수 있는 이야기를 계속 하고 싶습니다. 한편으로 (이야기가) 저만의 생각이고 관객들에게 외면받을 가능성에 대해 두려움도 있어요.



 

 한국콘텐츠 진흥원 공식 블로그 <상상발전소>를 구독하시는 분들께 마지막으로 한 말씀 해주세요.

 

 

어떠셨나요? 기획 영화 제작과 시나리오 쓰기에 대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셨나요!?

여러분의 꿈을 향한 도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며, 최민석 작가 인터뷰 편을 마치겠습니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