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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꿈꾸시나요

by KOCCA 2018. 11. 21.


‘하늘을 나는 비싼 놀이기구’로 여겨졌던 드론이 새로운 콘텐츠의 영역을 넘본다. 단순한 항공 사진이나 영상을 넘어 최근에는 드론 수백 대를 이용한 드론쇼는 물론, 특수 소재로 감싼 드론을 활용한 드론 축구,드론 영화제까지 등장했다.

 

드론을 콘텐츠에 접목시키려는 다양한 시도와 함께 콘텐츠 제작을 원하는 이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도 각 지자체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현업 종사자들은 “드론보다는 콘텐츠 그자체에 대한 이해도를 먼저 갖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충고한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개막식에는 1,218대의 드론이 하늘을 비행하며 평창 밤하늘을 수놓았다. 무게는 배구공보다 조금 더 무거운 수준인 330그램에 불과한 인텔 슈팅 스타 드론이 LED 조명을 빛내며 스노우보더와 오륜기를 비롯한 각종 문양을 수놓았다. 인텔은 이 퍼포먼스로 ‘최다 무인항공기 공중 동시비행’부문 기네스 세계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사람 대신 드론이 움직이는 드론 축구도 있다. 드론 축구는 전주시가 드론 산업과 탄소 산업을육성하기 위해 만든 새로운 스포츠다. 지상 3미터 높이, 지름 80센티미터높이에 있는 원형 골대에 드론을 통과시키면 점수를 따는 방식이다. 오직 드론 조종술로 벌이는 승부이기에 일반인은 물론 장애인도 마음껏 기량을 겨룰 수 있다.


드론 축구는 전주시가 드론 산업과 탄소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만든 새로운 스포츠다.


드론 축구의 백미는 바로 좁은 경기장안에서 점수를 내려는 공격팀과 이를 막으려는 방어팀 사이의 싸움이다. 특수탄 소소재로 드론을 둘러싸기 때문에 파손 우려가 적고 그만큼 한층 격렬한 경쟁이 벌어진다. 2016년 처음 등장한 새로운 스포츠지만 올 한 해만 전국 단위 드론 축구대회가 4차례 이상 열리는 등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다.


오는 11월에는 동북아시아 최초 드론 영화제를 목표로 기획된 ‘제1회 제주드론필름페스티벌’이 열린다. JIBS제주방송이 주최 및 주관하는 이 행사는 국내를 포함해 중국, 대만, 일본 드론 촬영팀을 대상으로 제주의 풍경을 담은 ‘랜드스케이프-제주’, 드론 셀피 동영상 ‘드로니’, 드론의 비행궤적에 따라 1인칭 시점으로 촬영한 ‘프리스타일FPV’등 5개 경쟁 부문으로 진행된다.



드론을 활용해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를 만들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기존의 평면적인 시야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야에서 사물을 바라볼 수 있는 드론의 특성을 살린 영상 콘텐츠가 주를 이룬다.


한국드론콘텐츠협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드론을 이용한 사진과 영상 콘텐츠를 발굴하기 위한 ‘2018 드론 콘텐츠 어워즈’를 개최했다. 이 공모전에는 주로 국내 문화재와 자연을 담아낸 사진·영상 콘텐츠가 출품되어 이중 영상 40편, 사진 15점이 선정되어 지난 1월 말 부산 벡스코 특별전 구역에 전시되었다.


가수 이정은 지난 9월 DJI 인스파이어2로 촬영한 사진과 영상 작품을 전시하는 ‘헬로! 아일랜드, 로타’ 전시회를 진행했다.


가수 이정은 사진작가 정희(正熙)로 데뷔해 지난 9월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DJI 인스파이어2로 촬영한 사진과 영상을 전시하는 ‘헬로! 아일랜드, 로타’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정희는 이정의 본명인‘이정희’에서 따온 이름으로, 그는 최근 5년간뮤직비디오, 영상, 사진 작업을 꾸준히 해오고있다.


정부기관은 물론 각 지자체 산하 기관도 드론을 활용한 콘텐츠 인력 육성에 경쟁적으로 나서고있다.


전북 스마트미디어 센터는 지역특화형 스마트미디어 융복합 산업 활성화를 기치로 내걸고 파노라마 VR·AR 콘텐츠 제작 능력을 갖춘 인력 양성 교육을 올 상반기 실시했다. 미디어·IT 관련학과 졸업생과 졸업예정자, 미취업자를 대상으로한 이 교육에는  총 15명이 참여해 VR 영상 제작과 관련된 워크플로우, 드론 조종 등을 이수했다.


광주인력개발원은 올해 3월부터 2019년 1월까지 총 1,400시간 과정으로 구성된 ‘드론 활용 멀티미디어 콘텐츠 제작’ 교육 과정을 진행 중이다. 드론 조종과 영상 촬영, 그래픽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가공과 편집까지 전 과정을 다루는 데다 기숙사 무료 제공, 교통비와 교육 수당 지급, 취업 알선 등 혜택을 제공해 상당한 경쟁률을 기록했다는 후문이다.


특이한 교육사례로는 지난 7월 경기도와 경기콘텐츠진흥원이 제2군수지원사령부 소속 군인 대상으로 진행한 드론 교육을 들 수 있다. 이 과정은 의정부 소재 ‘북부 경기문화창조허브’ 주관으로 진행되었고제2군수지원사령부소속군인30명이참여했다.


북부 경기문화창조허브는 “이들 군인은 소속 부대에서 드론 지식을 활용하고 향후 드론 전문가로서 융·복합 콘텐츠 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실제로 드론을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드는 현업 종사자들은 “단순히 드론을 날리는 것과 드론으로 콘텐츠를 제작하는 과정에는 엄연한 차이가 있다”고 충고한다.


한 업계 전문가는 “드론 콘텐츠 제작 과정의 기본인 드론 비행만 해도 준비과정이 전체의 50%를 넘어선다. 드론을 날린다는 것은 단순히 떠있는 드론을 조종하는 것이 아니라 드론을 비행하며 지켜야 할 법규와 이에 따른 사전 허가 과정을 인지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또 다른 현업 종사자는 드론을 단순히 날릴 줄 안다고 해서 어떤 창의적인 콘텐츠를 당장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갓 자동차 운전면허를 딴 초보 운전자에게 당장 자동차 키를 쥐여준다고 해서 바로 운전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전문적인 강사의 지도를 통한 도로연수, 숙련자의 조언이 반드시 필요한 것과 마찬가지다.


더 큰 문제는 드론 성능이 갈수록 진화하면서 과거 수백 시간이 필요했던 고급 비행 기술조차 자동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는 이미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평창 하늘을 수놓은 인텔드론쇼에는 총 1천 대의 드론이 동원 되었지만 이를 조종한 사람은 연출자 단 한 명이다. 수많은 드론을 조종한 것은 인텔이 개발한 전용 소프트웨어, 그리고 그것을 실행하는 고성능 PC 한대다.


DJI 매빅2 줌은 각종 복잡한 영상 기법을 자동화한 모범적인 사례 중 하나다.


지난 8월 전세계 드론 1위 업체인 DJI가 출시한 매빅2 줌도 좋은 예 중 하나다. 이 드론은 피사체를 부각시키는 특수 촬영 기법인 돌리줌(Dolly Zoom)기능을 기본 탑재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드론으로 돌리줌 영상을 만들려면 한 번은 피사체 위주로, 한 번은 배경 위주로 최소 두 번 이상의 촬영이 필요했다. 그러나 매빅2 줌은 터치 한 번만으로도 이런 복잡한 조작을 수행한다.


실제로 취재 현장에서 접한 각 분야 종사자들과 전문가들의 의견은 한결같다. 콘텐츠 제작에 있어서 드론은 새로운 표현을 위한 도구이자 수단이지 궁극적인 목적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문학이나 사진, 영화 등 다양한 콘텐츠를 만드는 수단이 PC나 디지털 카메라 등으로 진화했지만 고전적인 표현 기법이나 이론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한 현업 종사자는 드론 영상 제작 과정을 예로 들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영상이나 사진의 원리, 다양한 표현 기법에 이해도를 갖춘 교육생들은 드론을 날릴 때 서툴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이 드론 비행술을 익히고 몇 주가 지나면 오히려 기초 지식이 없는 교육생들보다 더 뛰어난 결과물을 만든다. 기업들 역시 단순히 드론만 잘 날리는 사람을 원하지 않는다.


또 다른 현업 종사자는 “드론으로 찍은 사진이나 영상 역시 콘텐츠다. 사진의 표현기법은 어떤 것이 있는지, 영상에는 어떠한 특징이 있는지를 먼저 정확히 알고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드론보다도 먼저 콘텐츠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지적한다.



현재 드론 콘텐츠 육성 과정은 대부분 드론 비행에 필요한 항공법규와 시뮬레이터 실습, 소형 드론과 산업용 드론 분해/조립등에 치우쳐 있고 정작 콘텐츠에 대한 내용이 부실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한 관계자는 “드론 한 대를 사고 고작 수십 시간의 교육만 받으면 누구나 드론 콘텐츠를 뚝딱 만들어 낼 수 있는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광고는 그야말로 과장 광고다”라고 꼬집는다.


또 다른 관건은 바로 ‘적성’이다. 사진이나 영상에 일가견이 있지만 정작 드론을 못 날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드론 조종술은 뛰어나지만 콘텐츠 제작을 위한 감각이나 이해도가 떨어지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무작정 비싼 드론을 구입하고, 수강료를 치르고, 돈보다 비싼 시간을 허비하고 나서 후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이야기다.


현업 종사자들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자신이 종사하고 싶은 분야, 혹은 흥미를 가진 분야에 몸담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먼저 들어보라. 실제 업무 현장을 쫓아다니면서 어떤 식으로 업무가 이뤄지는지 먼저 파악하고 따져보라. 그리고 자신이  프로로서 이런 일을 감내할 수 있을지 고민하라. 모든 것은 그 다음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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