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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문화기술

세계인의 눈으로 보는 또 다른 한국 <재한 외국인·귀화자 대상 한국문화 체험 사례 공모전> 시상식 현장

by KOCCA 2016. 5. 2.


지하철이나 학교 곳곳에서 보이는 외국인의 모습은 더는 낯설지 않습니다.어린시절 듣던 '지구촌', '세계화 시대'라는 용어가 이제는 새삼스럽게 느껴질 만큼 세계 사이의 거리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는데요.전 세계의 드라마나 영화, 음악, 애니메이션 등 문화콘텐츠를 소비하는 향유층 또한 점점 많아지고 있고, 마찬가지로 한국의 문화콘텐츠 또한 더 넓은 세계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퍼져나가고 있죠. 그리고, 각국의 문화콘텐츠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해당 국가의 언어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어지고는 합니다. 제 동생 또한, 일본 애니메이션에 관심을 가진 덕분에 일본어를 공부하기 시작했고, 결국 일본어 자격증 취득에도 성공했는데요. 역시 한국의 드라마나 영화, 애니메이션, 대중가요 등에 매력을 느끼고, 더 나아가 한국어를 공부하고자 하는 외국인 또한 점차 증가하는 추세라고 합니다. 그리고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더 많은 한국 문화를 접해보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든든한 힘이 되어주는 기관이 있다는데요.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전 세계에 널리 보급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세종학당'입니다. 각종 TV 예능프로그램에서 볼 수 있는 외국인 출연자들 덕분에, 각 대학교의 한국어 학당은 이미 익히 알고 계실 거예요. 하지만 '세종학당'에 대해서는 처음 들어보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은데요. 한국어·한국 문화 알림이 '세종학당'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히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전 세계 54개국 138개소에서 운영되고 있는 세종학당을 총괄 지원하는 곳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 '세종학당재단'입니다세종학당재단은 외국어 또는 제2언어로 한국어를 교육하거나, 한국 문화를 교육하는 기관·강좌를 대상으로 소정의 절차를 거쳐 세종학당으로 지정하고, 이를 지원하는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어 표준 교육 과정'을 지정하고, 한국어 교재를 제작하여 보급하기도 하고요. 한국어 교원의 양성,교육 및 파견 지원 업무 역시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접근성이 좋은 온라인 강의를 선호하는 학생들을 위하여,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교육하는 홈페이지 "누리-세종학당"을 개발 및 운영하고 있습니다."누리-세종학당"에서는 한국어 학습을 위한 온라인 강의가 제공될 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 학습을 위한 동영상·사진·그림·웹툰 등 멀티미디어 자료 또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또한, 이용자 간 한국어 및 한국 문화 정보 나눔의 장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 세종학당 홈페이지:http://www.sejonghakdang.org/

                       https://youtu.be/7cEJt_1-NX8?list=PLInPGbDZkjSSiC96UEveIP5A4Gr23MosT

201210, 세종학당재단 출범식 영상



봄이 한껏 무르익어가던 429일 금요일, 서울시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의 디지털도서관 대회의실에서는 세종학당재단이 주관한 <재한 외국인·귀화자 대상한국문화 체험 사례 공모전> 시상식이 개최되었습니다. 이 공모전은 한국에 거주 중인 외국인과 귀화자를 대상으로 한국문화와 관련된 인상적인 경험담을 줄글로 써서 응모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는데요. 접수된 스토리 중에서는 '한국인의 음주문화'에 관한 에피소드가 가장 많았고, '한국인의 정'을 소재로 하는 경우가 그 뒤를 이었다고 합니다.



심사 결과, 171의 경쟁률을 뚫고 대상 1· 최우수상 1·우수상 2·장려상 10편 등 총 14편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는데요. 이날 시상식 현장에는 수상자분들과 친구 · 가족분들이 모여서 수상을 축하하고, 당선된 스토리를 앞으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활발한 토의가 이루어졌습니다. 그 어느 시상식보다도 유쾌하고 훈훈했던 순간, 함께 보실까요?


시상에 앞서,세종학당재단의송향근 이사장님은 이번 공모전의 의의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해 주셨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약 18만 명의 외국인이 세종학당을 통해 한국에 대한 흥미와 애정을키워왔다고 하는데요. 한국 드라마·영화·음악 등 한국의문화콘텐츠가 한국에 대한 관심을 끌게 하는 결정적인 계기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드라마나 영화 등의 영상콘텐츠에서는 극적인 상황을 연출하기 위해서 실제보다 상황을 조금 과장해서 묘사하거나, 다소 비현실적인 씬을 삽입하기 마련이죠. 한국 문화에 익숙한 사람들은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마다 "저건 드라마니까 가능한 얘기야"하고 넘길 수 있지만, 외국인 입장에서는 영상의 내용 그대로를 한국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고 해요. 예를 들어, 교통사고 장면이 자주 방영되는 탓에 '한국은 교통 고가 빈번하니, 한국에 가면 차를 조심해야겠구나!' 하고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죠. 이사장님께서는 "이번 공모전이 한국 문화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더 나아가 서로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이 소통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모든 수상자 분들이 한국에 계시는 동안 즐겁기를 바라고, 한국에 왔던 소기의 목적을 꼭 이룰 수 있기 바란다"며 수상자들에 대한 덕담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대상을 받은마리 카산드라 스위니(Marie Kassandra Sweeney·캐나다)


대상의 영광을 안은 수상자는 캐나다에서 온 마리 카산드라 스위니(Marie Kassandra Sweeney) 씨였습니다. 평소 한국 드라마를 즐겨 시청했다는 마리 씨는, 드라마의 영향으로 '한국 시어머니'에 대해서 막연하게 '무서운 분'이라는 인상을 받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한국에 와서 남자친구와 다양한 경험을 하다 보니 '시어머니는 정이 넘치는 따뜻한 분'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고, 자신이 겪은 일화를 글로 써서 공모전에 지원했다고 합니다. 본인의 가족, 그리고 남자친구의 가족에도 고마움을 전한 마리 씨는 "한국은 부모님과 함께 다시 오고 싶은 나라"라면서 한국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습니다. 수상소감을 자연스러운 억양으로 이야기하는 마리 씨의 한국어 실력에, 장내 모두가 놀라움을 표현하며 훈훈한 분위기가 한층 더 깊어졌어요.


 최우수상을 받은카메론 바치차(Cameron Bachicah·미국)


최우수상을 받은 분은 미국 국적의 카메론 바치차(Cameron Bachicah) 씨였는데요. 한국에 와서 영어 강사로 재직 중이던 카메론 씨는 어느 날 대중목욕탕을 방문했다가, '때밀이' 등 한국의 목욕 문화에 놀랐다고 합니다. 또한, 목욕탕에서 만난 한국인 '문신남'의 제안에 얼떨결에 팔씨름까지 하게 되었던 일화를 생생하게 그려냈는데요. 이날 카메론 씨는 "한국인들의 친절함과 사랑에 감사하다"는 수상소감을 전하면서, 한국을 '2의 고향'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사진 3. 우수상 수상자 뭉크바야르 엥흐징(Munkhbayar Enkhjin·몽골) , 그리고 쩐 짜 미(Tran Tra My·베트남)


우수상 수상자는 두 명인데요. 몽골의 뭉크바야르 엥흐징(Munkhbayar Enkhjin) , 그리고 베트남에서 온 쩐 짜 미(Tran Tra My), 이렇게 두 분이 그 주인공이었습니다. 그중 몽골에서 온 엥흐징 씨는 특히 유창한 한국어를 선보이며 장내 모두의 주목을 받았는데요. 한국에 온 지 어느덧 8년 차에 접어든 엥흐징 씨는 고등학교를 한국에서 졸업했고, 수능에도 응시했다고 합니다. '모두가 궁금해하실 것 같지만, 수능점수는 밝히지 않겠다'는 재치있는 말로 모두를 웃게 한 엥흐징 씨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선생님, 부모님 모두 고3 수험생을 왕처럼 대하는 한국의 독특한 문화, 그리고 이와 관련된 일화를 소개하는 글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고 해요. 또 다른 우수상 수상자인 쩐 씨는 현재 경희대 사학년에 재학 중이라고 하는데요. "한국어 말하기에는 조금 익숙하지만 쓰기 실력은 그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아 공모전 도전을 망설였는데, 용기를 낸 끝에 이렇게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다"면서 벅찬 소감을 전했습니다. 또한, 수상소감 말미 "앞으로도 세종장학재단의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말하며, 관계자들의 큰 박수와 환호를 받았습니다.

 

 장려상 수상자 단체사진


장려상은 앨리스 네블릭(Alice Neblik·독일), 첸 지아치(Chen Jiaqi·중국), 예스 일디림(Ece Yildirim·터키), 유스잉(Eu Si Ying·싱가포르), 할레비 힐라(Halevi Hila·이스라엘), 라리사 바이스(Larissa Weiss·독일), 리 쯔하오(Li Zihao·중국), 세네카 모랄레다(Seneca Moraleda·필리핀), 타나디 베네딕타(Tanadi Benedicta·인도네시아), 웬 지아오위(Wen Ziaoyu·중국) 10명에게 돌아갔습니다. 이중 가장 주목받은 작품은 할레비 힐라의 <'우리 남편', 한국은 일부다처제 사회라는 스토리였는데요. 저는 영어를 처음 배우기 시작하던 초등학생 시절, '우리 가족'을 소개하는 짧은 영어 작문 숙제가 나온 적이 있었어요. 숙제를 돌려받은 후, 제가 사전을 찾아가며 썼던 'our family'라는 단어가 빨간 줄로 그어지고 'my family'라는 단어로 고쳐진 것을 보고는 갸우뚱했던 기억이 납니다. 문화권의 차이려니, 하고 수긍하면서도 한국의 공동체적 문화가 저는 더 좋아 보이고는 했는데요. 이 스토리는 같은 문제를 외국인의 시각으로 보았을 때를 다루고 있었습니다. '우리'라는 단어는 1인칭 복수 호칭이기에, 이스라엘에서 온 할레비 씨는 '우리 남편'이라는 한국어 단어를 보고는 아내 여러 명과 남편 한 명으로 구성된 일부다처제 사회를 떠올렸다는데요. 우리에게는 너무도 익숙한 문화가 외국인의 시선에서는 얼마나 다르게 다가오는지 깨달을 수 있어서, 가장 충격적인 일화였습니다. 또한, 이런 점을 깨닫게 해주는<재한 외국인·귀화자 대상한국문화 체험 사례 공모전>의미가 정말 잘 느껴지는 순간이기도 했고요.



시상이 끝난 후, 연단에는 퍼니이브닷컴(FUNNYEVE.com)의 담당자 분이 올라오셨습니다. 이날 수상한 14개의 스토리는 퍼니이브닷컴과 함께, '한국문화 소개 웹툰'으로 제작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자신의 스토리가 어떻게 웹툰으로 변신할지 궁금해하는 수상자들에게, 퍼니이브닷컴의 계획을 상세하게 설명해 주셨습니다.

 

웹툰의 주인공은 항상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 '휴대폰 소녀, '인데요. 이미 대중에게 친숙한 캐릭터로 자리 잡은 '휴대폰 소녀, '의 기본적인 캐릭터 설정이 웹툰에서 그대로 유지될 예정입니다. '휴대폰 소녀, '은 현재 6개 언어로 페이스북 페이지를 제공하고 있으며, 대중에게 상당히 친숙한 캐릭터기에 앞으로 제작될 '한국문화 소개 웹툰' 역시 전 세계인에게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휴대폰 소녀, '은 앞으로 홈스테이를 통해 다양한 외국인 친구들을 만날 예정이라고 해요. 그리고 이 과정에서 수상작들의 내용을 기반으로 하는 여러 사건이 벌어지게 되고, ''이 경험하는 이 사건들이 14개의 에피소드로 만들어질 예정이라고 합니다.


한국문화소개 웹툰을 이끌어나갈 '휴대폰 소녀, '

(왼쪽 뒷줄부터) '판다아빠', '곰엄마밈이 사랑하는 꽃 친구 '조세터스', 독특한 천재소년 '', 조세터스를 괴롭히는 고양이 '하트고양이', 그리고 '휴대폰 소녀, '


또한, 수상자들 역시 웹툰에 직접 등장할 수 있다는데요. 웹툰으로 제작되는 과정을 함께 논의하는 수상자들의 모습을 촬영해서, 개인의 특성을 잘 반영한 캐릭터로 만든 후, ''의 외국인 친구들로 등장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퍼니이브닷컴은 이미 안드로이드 기반의 캐릭터 만들기 앱, 'zelly'를 서비스하고 있는데요. 자신과 똑 닮은 귀여운 캐릭터를 만들 수 있어서 안드로이드 유저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았던 서비스인 만큼, 수상자들의 기대감 역시 높아졌습니다.

 

FUNNYEVE.com이 서비스하고 있는 캐릭터 만들기 안드로이드 어플, "zelly"

수상자 14명 역시 이처럼 캐릭터로 만들어져서 '한국문화 소개 웹툰'에 등장할 예정이다.

  

사진 7. 시상식이 끝난 후에는 수상자와 만화 작가가 웹툰 제작을 논의하는 조별 면담이 이루어졌다.

면담 도중, 한 수상자가 자신의 의견을 설명하고 있다.

  

<재한 외국인·귀화자 대상한국문화 체험 사례 공모전>시상식을 통해, 외국인들의 시각에서 한국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무척이나 흥미로웠습니다. 또한, 익숙한 것으로 가볍게 치부해버렸던 한국 드라마·영화의 클리셰가, 한 나라의 이미지를 좌우할 수 있다는 사실에 경각심과 책임감 또한 느낄 수 있었습니다.시상식이 진행되는 동안, 저는 수상작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담았을지, 원문에 대한 호기심이 가득 차올랐는데요. 일반적인 한국인의 시선으로는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기발한 이 스토리들은 "누리-세종학당"을 통해 올해 말 공개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웹툰화 과정이 빠른 속도로 이루어져 조금이라도 더 이른 시일 내에 구체적인 내용을 접해볼 수 있기를 바라며, 시상식 현장 이야기를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자료제공

세종학당재단

 

사진 및 영상 출처

표지사진, 사진 1, 2, 3, 4, 7. 세종학당재단 제공

사진 5,6. 페이스북 페이지 "휴대폰 소녀, "

 

영상 1. YouTube 채널 LearnTeachKore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