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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현장취재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일생과 영화를 마주하다, <스탠리 큐브릭展>

by KOCCA 2016. 2. 29.


‘스탠리 큐브릭’ 감독은 장르별로 영화사에 길이 남을 영화 한 편씩을 남긴 천재 감독으로 유명합니다. ‘스티븐 스필버그’, ‘팀 버튼’, ‘크리스토퍼 놀란’ 등 많은 영화감독이 존경하는 감독으로 꼽기도 하며 그의 영화들은 끊임없이 회자되는데요. 대표작으로는 인류가 달에 착륙하기도 전에 만든 우주 영화인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1968)>, <시계태엽 오렌지(1971)>, <샤이닝(1980)>, <아이즈 와이드 셧(2000)> 등이 있습니다. 이번에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작품과 작품을 준비한 흔적들을 살필 수 있는 전시가 있다고 해서 다녀왔는데요. 특히나 아시아 최초,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 ‘스탠리 큐브릭’ 전시를 어떠한 점을 중점으로 보면 좋을지 상상발전소에서 소개해드립니다. 



‘스탠리 큐브릭’은 SF, 블랙 코미디, 호러, 전쟁영화, 서사물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연출하였습니다. 그만큼 영화 작품 속 세계도 영화마다 판이하게 다른데요. 각각의 영화마다 지니고 있는 특색과 분위기를 제대로 살린 전시공간을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또한 전시장마다 해당 영화 OST를 틀어 전시에 더욱 몰입할 수 있게 합니다. 


▲ 사진 1.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포스터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전시장은 사방이 온통 하얀 공간으로 만들어 마치 우주선 안에 있는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영화 도입 부분에서 뼈라는 도구를 사용할 줄 알게 된 유인원들이 던진 뼈가 다음 장면에서 우주선으로 바뀌는 몽타주 편집은 획기적인 연출 장면 중 하나인데요. 그 부분에서의 유인원 촬영 분장을 직접 볼 수 있고 배경을 어떻게 두고 촬영했는지를 알 수 있어서 흥미로웠습니다. 또 한 쪽 공간에서는 영화의 한 장면을 반복하여 틀어주어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미처 보지 못한 사람들도 볼 수 있게끔 하였는데요. 배경 음악으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가 지속적으로 흘러나와 영화 볼 때의 감동을 전시를 보면서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호러 영화인 <샤이닝>은 성 안의 공간만으로도 공포감을 주는데요. 영화 속의 벽지를 똑같이 구현해냈고 거울 속에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을 등장시켜 호러 영화의 주인공이 된 듯한 느낌을 줍니다. 이 외에도 영화 <로리타(1962)> 특유의 색감과 소품인 커튼, 하트 선글라스를 활용하여 전시하기도 하고, <시계태엽 오렌지(1971)> 작품 성격과도 걸맞는 파격적인 공간을 연출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그야말로 장르 스펙트럼이 넓은 감독의 작품을 다루는 만큼 작품 특성과 연대기에 따라 전시 공간을 연출해낸 것이 ‘스탠리 큐브릭’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라고 하는데요. 그만큼 영화 한 편을 제작하는 데에 있어서 감독의 역할이 크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스탠리 큐브릭’ 전시에서는 영화감독으로서 ‘스탠리 큐브릭’이 첫걸음을 떼던 순간부터 마지막까지 볼 수 있다는 점이 또 다른 특징이기도 합니다.


‘감독의 탄생’ 전시관에서는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잡지 ‘Look'에서 사진작가로 활동했을 당시 사진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연출한 영화가 아닌 연출한 사진은 처음 접해봐서 색다른 경험으로 다가왔는데요. 사진작가 시절부터 ’스탠리 큐브릭‘만의 시각과 구도로 찍어냈다는 사실을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또한 많은 양의 메모, 대본에 빼곡한 분석, 원작자와 주고받은 편지, 촬영 세트장 스케치, 현장 사진 등 방대한 자료를 보면서 이러한 천재 감독의 이면에는 철저한 자료수집과 분석이 수반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기도 합니다. 


▲ 사진 2. <AI(2001)> 포스터


‘큐브릭의 네버 엔딩 스토리’ 전시관에는 미완성, 미공개 작품들과 관련된 내용이 전시되어 있는데요. 영화 <AI(2001)>와 관련된 스케치, 나폴레옹 일대기 영화를 제작하기 위해 준비한 엄청난 양의 자료들이 모여 있는 공간 등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나폴레옹과 관련된 자료를 보면서 실제로 영화가 만들어졌다면 어떠했을지 궁금증이 생기는 동시에 볼 수 없다는 사실에 아쉬워지기도 하였는데요. 특히 ‘감독의 탄생’ 전시관, 작품을 연대기별로 볼 수 있는 전시관, 미완성-미공개 작품들을 볼 수 있는 ‘큐브릭의 네버 엔딩 스토리’ 순서로 전시장이 구성되어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일생과 영화를 한꺼번에 살펴볼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 사진 3. <샤이닝> 스틸컷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작품 세계를 그야말로 경험할 수 있는 전시회라고 생각하는데요. 영화사에 남는 명작이 쉽게 탄생한 것이 아니라는 점, 영화가 이렇게 만들어지고 영화감독은 이러한 것들까지 고려한다는 점 등을 ‘스탠리 큐브릭’ 감독을 통해 제대로 알 수 있었습니다. 그 자신만의 의미를 영화를 통해 제대로 만들어 낸 ‘스탠리 큐브릭’ 감독. 그의 작품을 <스탠리 큐브릭展>에서 경험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사진 출처

표지 현대카드 컬쳐 프로젝트

사진 1,2,3 네이버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