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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방송 영화

어른들을 위한 동화, 영화 <주토피아>

by KOCCA 2016. 2. 29.


유토피아 [명사]: 이상향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최선의 상태를 갖춘 완전한 사회)


 영상 1. 주토피아 트레일러

 

유토피아의 사전적 정의는 이상향으로,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최선의 상태를 갖춘 완전한 사회라고 합니다. 현실적으로는 아무 곳에도 존재하지 않는 곳이죠. 하지만, 동물들을 위한 유토피아가 디즈니를 통해 소개되었습니다. 2월 중순에 개봉한 '주토피아'입니다. 초식 동물과 육식 동물이 함께 살며, '누구든지 원하는 모든 것이 될 수 있는 곳'이라는 주토피아. 동물들의 이상향을 배경으로 한 이 애니메이션은 최근 SNS, 특히 20대를 위주로 입소문을 타고 꾸준히 관객이 늘고 있습니다.

 

'애니메이션은 아이들만 보는 것이다.'라는 주토피아를 보고 나면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주토피아는 어른들에게 생각할 여지를 주는 애니메이션입니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며 극찬을 받고 있는 주토피아를 볼 때, 염두에 두고 영화를 보면 좋을 몇 가지 포인트를 뽑아보았습니다.



 사진 1. 주토피아 스틸컷


'In Zootopia, anyone can be anything'


주토피아는 '누구든지 자신이 원하는 무언가가 될 수 있다'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운영되는 동물들만의 세계입니다. 동물들은 이성을 가지고 두 발로 걸어 다니며, 옷을 입고, 기술을 사용하죠. 동물들에게는 지상 낙원으로 여겨지는 곳이 바로 주토피아죠. 하지만, 그런 주토피아에도 차별은 존재합니다. 여러 우화에 나오는 것처럼 '토끼'는 멍청하며 '여우'는 교활하다고 생각하곤 합니다. '초식'동물과 작은 동물들은 약한 존재이며, '육식' 동물과 덩치가 큰 동물들은 강하다는 편견이 만연하죠. 


경찰이 되어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겠다는 꿈을 가진 토끼 '주디'는 이러한 편견을 정면으로 만나게 됩니다. 주디는 '초식'동물이며 작고, 멍청한 토끼인 사회에서 말하는 약자입니다. 또 다른 주인공 여우 '닉'또한 '교활한' 여우라는 프레임에 갇혀 있는 캐릭터인데요, 주토피아는 이상을 가지고 편견을 깨 나가는 주디와 편견 속에서 꿈을 포기한 닉이 우연한 계기로 만나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편견과 차별은 옳지 않다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던져줍니다


주인공뿐만이 아니라, 주변에 나오는 조연들 또한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과 반대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곤 합니다. 이러한 편견이 우리 안에도 있지 않은지, 무의식적으로 차별을 해오고 있진 않았는지, 만약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고 있었다면, 솔직하게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주토피아는 짧은 러닝타임에 거대한 메시지를 무겁지 않게 담아 보여줍니다.



 사진 2. 주인공 '주디'


주인공인 토끼 '주디'는 평화로운 버니 버로우스(Bunny Burrows)라는 곳에서 자라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경찰이 되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에 나왔던 것처럼 '토끼는 약한 동물이라 경찰을 할 수 없다'라는 편견은 주디를 힘들게 합니다. 먼 사람부터 자신에게 가장 가까운 사람까지, 현실에 순응하고 꿈을 포기하면 그럭저럭 살 수 있다고 하죠. 하지만, 주디는 영화 내내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힘들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자신의 이상을 결코 포기하지 않습니다. 

 

이런 주디의 모습은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 많은 생각을 들게 합니다. 현실에 지쳐 포기했던 꿈을 다시 떠오르게 하죠. 모두가 이룰 수 없다고 손가락질하던 꿈을, 주디는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이루어냅니다. 



 사진 3. 주토피아 등장 캐릭터


주토피아는 동물들의 도시인 만큼, 조그만 설치류부터 몸집이 큰 기린까지 다양한 동물들이 살고 있습니다. 이런 동물들을 표현하기 위해서 애니메이터들은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합니다. 실제 애니메이션을 보다 보면 각 동물들의 특징이 잘 살아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주인공인 만큼 자주 얼굴이 클로즈업되는 주디를 보면, 토끼의 복슬복슬한 짧은 털과 냄새를 맡을 때 움찔움찔하는 분홍색 코가 인상 깊습니다. 닉 또한 풍성한 여우 꼬리가 참 매력적이고요. 동물마다 걷는 모습 또한 다르니, 동물마다의 특징을 비교하며 보면 더욱 재밌을 것 같습니다.


 사진 4. 주토피아


각기 다른 동물들 또한 볼거리지만, 주토피아의 풍경 또한 재밌는 볼거리입니다. 각기 다른 지역에서 온 포유류들이 사는 곳인 만큼, 툰드라, 사하라, 열대 우림, 중심부 도시 등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48시간 동안 사건을 해결하면서 등장하는 각기 다른 배경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요. 중간중간 등장하는 작은 설치류만을 위한 곳곳의 배려를 발견해보는 것 또한 재미입니다. 



주인공인 닉과 주디의 사건을 해결해 나아가는 과정이 주된 스토리이지만, 군데군데 녹아있는 유머는 영화를 지루하지 않게 끌고 가는 킬링파트입니다. 특히, 설치류들의 퇴근 장면, 나무늘보의 사건 협조 장면, 예상치 못한 마피아의 등장은 관객들에게 커다란 재미를 선사합니다. 나무늘보와 대화하는 장면은 주토피아 전체 씬을 놓고 봐도 손가락에 뽑을 만큼 재치있고, 유머로 가득 차 있습니다. 또한, 영화 '대부'의 한 장면이 떠오르는 씬, 주인공 주디가 사용하는 스마트폰, 거리의 광고들, '겨울왕국'의 가사 와 디즈니 전작 패러디 등 알고 보면 깨알 같은 설정들이 들어가 관객들을 즐겁게 합니다. 엔딩 크레딧의 주토피아의 연예인 가젤과 그의 백댄서 호랑이들의 댄스와 노래는 마지막 순간까지 영화를 즐겁게 관람할 수 있는 포인트기도 하죠. 


동물들의 물 흐르듯 부드러운 액션과 함께 거친 액션, 긴장을 놓을 수 없는 탄탄한 스토리의 추격전은 영화 러닝타임 내내 긴장을 놓지 않고 볼수 있게 해주는 요소입니다. 귀여운 토끼 주디와 능글맞은 여우 닉의 조합은 그야말로 환상의 캐미를 자랑하고요. 더불어 디즈니는 더빙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이번 주토피아는 우리나라의 감성에 맞지만, 본연의 틀을 벗어나지 않는 한에서 매끄럽게 더빙이 되었고, 무엇보다 전문 성우들의 훌륭한 연기가 덧붙여져 원작을 초월하는 '초월 더빙'이라고 언급하는 평 또한 많습니다. 자막과 더빙을 비교해보는 것 또한 하나의 재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주토피아는 엔딩 곡, 가젤의 무대에 영화가 말하고 싶은 모든 것-꿈, 용기, 편견과 차별을 뛰어넘는 포용-를 담아냈습니다. 앞서 말했던 관람 포인트와 함께, 씬의 마지막까지 주토피아를 즐겨보는 건 어떤가요?


ⓒ 사진 출처

사진 1 디즈니 코리아 페이스북

사진 2, 3, 4 디즈니 공식 사이트

사진 5, 디즈니 주토피아 텀블러

영상 1 네이버 영화 '주토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