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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칼럼 인터뷰

2015 대한민국콘텐츠대상 한국콘텐츠진흥원장상 수상, <호랑이형님> 이상규 작가님 인터뷰

by KOCCA 2015. 12. 16.


드디어 마지막 작가님입니다! 항상 많은 분량과 높은 퀄리티로 지금까지 단 한 번의 휴재 없이 반년동안 만화를 연재를 한 엄청난 신인 작가가 있습니다. 이번에 인터뷰 할 작가님은 바로 네이버에서 ‘호랑이형님’을 연재 중이신 이상규 작가님입니다. 이상규 작가님은 다른 작가님들보다 늦게 웹툰에 입문을 하게 되었는데 게임회사에서 일을 하시다가 만화를 그리는 꿈을 이루기 위하여 과감하게 꿈을 쫓아간 소설이나 드라마에 나올법한 멋진 분이십니다. 이제 만나러 가~ 봅시다!!


Q1.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에 작가님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호랑이형님을 연재중인 작가 이상규라고 합니다. 저에게 호랑이형님은 첫 작품입니다. 현재 완결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Q22015년 오늘의 우리만화 문체부 장관상을 수상 받으셨고 15년 3월부터 작품 정식 연재를 시작하셨는데 그 때의 느낌과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연재 결정은 작년에 되었습니다. 연재를 막 시작하려고 12월부터 고민을 했었습니다. 베스트도전에 있는 작가들을 보니 저보다 잘하는 분들도 많으셔서 많이 불안했습니다. 회사를 나오고 퇴직금으로 2년 동안 어시스트와 함께 단 둘이 작품 연재를 했었는데 정식연재 통보를 받고는 엄청 기뻐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만약 정말 끝까지 안 되었다면 원래 일을 했었던 게임업계 쪽으로 다시 되돌아가야하나 라는 생각이 함께 들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결국 연재를 하게 되어 무척 기쁘네요.


Q3다른 작가들보다 늦은 데뷔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한 번의 휴재 없이 계속해서 연재를 하고 계시는데, 혹시 작가님의 연재하실 때 힘드셨던 적이 있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이야기를 풀어내고, 매주 연재를 해야만 하는 입장이다 보니 심리적으로 부담감이 무척 큽니다. 같은 11시간을 앉아 일을 하더라도 게임 작업에서 그림을 그리는 일과 만화 연재를 위해 그림을 그리는 작업이 비교를 해보았을 때 체력적 소모가 무척 다릅니다. 항상 마감이 극한으로 아슬아슬하게 되다보니 그런 것일 수도 있겠네요.


Q4웹툰 한 편를 그리는데 일주일을 어떻게 보내시나요?


일주일이 걸려 마감을 무사히 마치면 잠시 동네 슈퍼마켓에 다녀오는 것 외에는 따로 외출을 하지 않습니다. 물론 마감으로 인해 많이 힘들다는 것이 있긴 하지만 저는 아직까지 그림을 그리는 것이 무척 재미있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것이 일이기도 하지만 유일한 취미이기도 해서 그림을 그릴 때 이 장면에서는 어떤 연출을 할까 어떤 요소를 더해볼까 라는 고민을 많이 합니다. 


Q5호랑이형님 작품이 작가님의 첫 작품이라고 하셨습니다. 어떻게 웹툰을 그리시게 된 것인가요?


저는 만화를 그리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그래서 한 출판사에 제 원고를 제출해보았는데 미끄러지고 결국 게임회사에 취직을 했는데 그렇게 십여 년이 흐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회사를 다니면서도 만화가가 되겠다라는 꿈은 계속 갖고 있었습니다. 꿈을 위해 약 10년 정도 다닌 회사를 그만두는 것은 대단히 큰 결정이었습니다. 제 인생을 바꿀 큰 결정이라 2년 동안 계속해서 고민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그 기나긴 고민을 하는 시간동안 일을 끝마치고 집에 돌아와 원고를 만들려고 해봐도 한 장면조차 그려지지 않길래 그 때 퇴사를 결심했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퇴사를 하고 나니 원고가 술술 만들어졌습니다.


▲사진1. <호랑이형님>의 주인공 '산군'


Q6. 호랑이형님을 어떻게 하다가 그리시게 된 것인가요? 원래 호랑이를 좋아하시는지, 작가님에게 호랑이형님이란 어떤 작품인지 궁금합니다.


일단 제가 연재하고 싶은 작품은 소년액션만화였습니다. 그리고 소재는 좀 신선한 것을 찾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찾다보니 서유기를 다시 각색해볼까도 고민을 했었고, 한국의 고유한 이야기를 다뤄볼까도 생각을 했었습니다. 이렇게 찾다보니 한국에는 호랑이의 이야기가 많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호랑이 이야기는 조사를 해도 해도 끝이 없을 정도로 무척 많았지만 대부분이 완성된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옛날 우리나라에서는 산 속에 호랑이가 많이 살고 있었던 덕에 어중간한 요괴 이야기보단 호랑이가 잡아간다, 산 속에 호랑이가 산다 등 다양한 이야기를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호랑이를 그리기로 결정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호랑이를 그리다보니 연재물로 그릴 수 있는 퀄리티가 아니라서 제 나름대로의 디자인을 거쳐서 제 디자인이 녹아있는 호랑이를 그려냈습니다. 실제로 웹툰을 보면 몸집이 커다란 호랑이부터 다양한 호랑이가 등장을 하게 되며 제가 만화로 그릴 수 있을 정도로 만들기 위해 호랑이의 줄무늬도 단순화를 시켰습니다.


▲사진2. <호랑이형님>의 전투신


그렇게 디자인을 거친 뒤 ‘내가 과연 이 그림을 소화해낼 수 있을까?’라는 걱정을 가진 채 1회 분량을 만들어보았는데 3개월이 걸렸습니다. 일주일마다 연재하는 웹툰 제작에 3개월이 걸렸는데 어쩔까 생각을 하다가 일단 ‘네이버 도전만화’에 무작정 연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세이브 원고로 그려두었던 4회분을 모두 소진하고도 제 연재 능력을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한편 한편을 약 10일씩 작업 기간을 걸쳐 그려냈습니다. 정식 연재할 때까지 말입니다. 그렇게 해서 정식연재를 하고 있는데 세이브 원고가 바닥나버려서 일주일에 한편씩 정말 열심히 만들고 있습니다.


Q7. 작품을 연재할 때 즐겁게 만족을 하며 연재를 하고 계시는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마감이 아니더라도 하루 종일 그림을 그리면서 즐길 수 있습니다. 연출하면서 생각하는 것을 직접 그리다보니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하지만 연재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 마감이 정해져 있다 보니 마감을 위해 생각을 해두었던 연출이나 소소한 재미를 넣지 못할 때는 상당히 아쉬웠습니다. 한 화 한 화를 그리면서 기승전결이 뚜렷해야하는데 너무 액션에 치중하다보니 제가 생각한 것과 조금씩 다르게 될까봐 염려가 큽니다. 마감이 문제입니다.


Q8. 작가님은 웹툰을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가요?


전 아직도 만화와 웹툰의 큰 차이점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출판만화를 그릴 때 정해진 틀이 웹툰으로 넘어오면서 그러한 제한이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출판만화가 흥했던 시절에 비해 지금은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그릴 수 있는 길이 있다 보니 소재나 내용이 무척 풍부해졌다 라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누구에게나 기회가 생긴 것이죠.


Q9. 작가님이 좋아하시는 웹툰과 작가님에게 큰 의미를 안겨다준 영화나 만화들은 무엇인가요?


드래곤볼을 처음 보았을 때 그 기분을 아직도 못 잊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도 드래곤볼을 보긴 하지만 연출이나 장면을 연구할 때 보는 것이지 그 때 만큼의 강한 느낌을 받진 못하고 있습니다. 확실한건 드래곤볼 이후로 보았던 만화들은 그다지 저에게 큰 인상을 주지 못했습니다.

영화는 터미네이터2가 무척 인상 깊었습니다. 나쁜 적인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아군이었고 하는 그런 반전의 재미가 그 때 그 순간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Q10. 현재 만화가 지망생들에게 한마디 해주셨으면 합니다.


제가 제대로 된 루트를 걸어오지 않아서 만화지망생들에게는 조언을 해주기 힘들지만 20, 30대 들에게는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어떠한 일을 하던 일을 시작하면 오래 동안 일을 하게 될 텐데 건강관리를 소홀히 하지 말길 바랍니다.


오래 동안 경력도 쌓은 안정적인 회사를 그만두고 평소부터 꿈 꿔왔던 작가의 길을 걷고 있는 이상규 작가님의 인터뷰였습니다. 출판이 되는 인쇄만화에서 웹툰으로 시대가 바뀌고 있습니다. 이제는 관심이 있는 일반인들도 모두 만화를 그려서 작가가 될 수 있는 시대가 찾아왔습니다.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그 만큼 누구에게나 길이 열려있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 지는 하나의 작품인지라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을 해서는 안 됩니다. 여러분들은 이상규 작가님처럼 즐겁게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을 하고 계신가요?


┃자료제공 : 한국콘텐츠진흥원 만화애니캐릭터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