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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현장취재

디자인과 더불어, 광주 디자인 비엔날레 <신명>

by KOCCA 2015. 10. 28.



지난 10월 15일, 6번째 광주 디자인비엔날레가 개막했습니다. 2005년부터 매 2년 마다 우리에게 디자인에 대한 의미 있는 이야기를 다뤄왔던 디자인 비엔날레. 해는 ‘신명’(새벽 신, 밝을 명)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곁에 찾아왔습니다. 제목만큼이나 번뜩이는 아이디어들이 가득했는데요. 이번 전시가 가진 특징은 무엇이 있는지 함께 알아볼까요?



디자인 비엔날레는 약 3000여 점에 달하는 다양한 디자인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지역 중소기업들과 디자이너들이 만나, 광주 지역의 브랜드를 만들어 내는 1관, 중국, 일본, 한국 동양의 세 나라의 디자인을 엿볼 수 있는2관, 디자이너들과의 토크콘서트가 이루어지는 3관, 미래적인 이탈리아 디자인을 만나볼 수 있는 4관, 기업과 학생들이 만든 작품들이 있는 5관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사진 1 디자인 비엔날레를 표현한 트리


여러분이 생각하는 ‘디자인’이란 무엇인가요? 저는 보기에 즐겁고 무엇보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사물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마찬가지로 디자인 <신명>은 모두에게 즐겁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디자인을 발견하고, 보여주고자 합니다. 위의 비엔날레 트리가 말해주듯, 로컬, 아시아, 글로벌을 키워드로 전시가 이루어졌습니다. 저는 특히 2관과 3관의 ‘험블 마스터피스’전, 5관의 작품들이 와 닿았는데요. 각기 디자인의 과거부터 미래를 담아내는 것 같아 재미있었습니다. 어떤 작품들을 만나 볼 수 있을까요?



같으면서도 다른 동아시아의 세 나라. 각 나라의 음식이나 그림들의 차이점은 잘 알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경험하는 디자인의 독특한 부분은 무엇이 있는지 알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디자인 비엔날레 2관에서는 각국의 대표 작가들이 해석한 가정과 주방을 엿볼 수 있습니다. 온 가족이 함께 밥을 먹고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닿아 있는 식탁과 주방. 이 곳이라면 모두가 공감하기 좋겠지요?


▲ 사진 2 일본 디자인관의 모습


일본, 한국, 중국 디자인 순으로 관람을 해보았는데요. ‘꽃도 핀다’, ‘바람이 분다’, ‘물은 흐른다’라는 주제로 각각 일본, 한국, 중국의 디자인을 표현 했습니다.  이렇게 한 데 모아놓으니, 세 나라가 주는 느낌이 색다른데요. 각 나라가 갖고 있는 특색과 작가들의 개성이 한눈에 와 닿았습니다.


▲ 사진 3 달을 연상시키는 작품


일본 작가들의 작품은 전통 두루마기 그림을 보는 듯, 날렵하면서도 감각적인 색이 눈에 띄었고, 중국 작가들의 작품은 실제 중국의 한 가정에 와 있는 것 같은 현장감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특히 전통 그림자 인형극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작품이 아름다웠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요? 우리나라는 ‘바람이 분다’라는 주제처럼 군더더기 없고 절제된 미가 돋보이는 작품들이 많았는데요. 전통 가구에서 볼 수 있는 나전칠기를 활용한 작품과 바람이 부는 호숫가에 띄운 달이 연상되는 램프가 특히 매력적이었습니다.



우리 일상 용품들에 디자인이 들어가지 않은 것이 있을까요? 비엔날레 3관에서는 <험블 마스터피스> 특별전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책상 위를 보세요. 당장 눈에 띄는 가위, 포스트 잇, 연필 등 일상용품의 모든 것들은 저마다의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지만 이 모든 용품들에는 디자인이 깃들어있습니다. 용도에 가장 최적화되어 디자인 된 일상용품들. 이것이야 말로 진정 명품 디자인이 아닐까 하는데요.


▲ 사진 4 평범하지만 저마다 특별한 디자인이 있는 일상용품들


그런데 여기에 더 익숙한 사물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이태리 타월’, ‘커피 믹스’, 심지어 식당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호출기’까지 있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은 메이드인 코리아 표 디자인 용품들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험블마스터피스>전은 기존 뉴욕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전시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한국에서 생산되고 독창적으로 개발된 것을 다루었는데요. 이 물건들이 갑자기 일상에서 사라진다면 어떨까요.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평범하지만 특별한 우리나라 일상용품들을 보면서 새삼 디자인의 고마움을 깨닫기도 했습니다.



4관의 이탈리아 뉴 디자인 작품들을 관람하고 마지막 갤러리인 5관에 도착하면, 입구부터 호기심을 자극하는 요소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5관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주제로 국내외 국제적 디자인교육기관과 연구소에서 진행한 창의적 디자인실험들을 다루고 있는데요. 다쏘 시스템즈의 3D 체험관을 비롯해, 디자인과 학생 및 연구소의 작품들, 삼성 디자인 멤버쉽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 사진 5 ‘셀카’ 전용 카메라 디자인


특히 예비 디자이너 육성을 지원하고 있는 삼성 디자인 멤버쉽의 작품들이 눈에 띄었는데요. 이들 디자인은, 스마트폰을 도구로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가능성을 선보이고 있었습니다.

누구나 쉽게 촬영할 수 있는 스마트 수중카메라, 실시간 건강관리 시스템, 관계 중심적으로 설계된 셀피 카메라 등 우리 생활에 일상화 되었으면 하는 디자인들이 많았습니다. 외에도 기아차 디자이너들의 키네틱아트, 3D프린터를 이용한 드로잉 작품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디자인 비엔날레가 회를 거듭할수록, 기술들과 협력하여 발전해 나가는 모습이 보기 좋았는데요.


▲ 사진 6 3D 프린터로 만들어진 작품


전시가 끝나고 나면, 1관에서 전시된 각 기업들과 디자이너가 합작한 작품들은 무료로 관람객들에게 증정하고, 상당수 작품은 상용화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디자인은 우리 모두가 누릴 수 있어야 진정한 디자인이라는 철학을 비엔날레가 실천하고 있는 것이지요.


서구 디자인에 견주어서 한,중,일 디자인의 차이점에는 무엇이 있을지 생각해 볼 수 있었고, 또 우리나라만이 표현할 수 있는 소박하면서도 힘있는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특별한 점은 3관에는 디자이너들의 토크콘서트가 진행된다는 것인데요. 미술관 안의 토크 콘서트라니. 그 독창적인 시도 또한 마음에 들었습니다. <험블 마스터피스> 특별전을 통해서는 그동안 잊고 있었던 디자인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기도 했지요. 마지막으로 기업체, 연구소, 산업, 패션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의 디자이너들과 학생들의 작품을 보면서 디자인의 현재 모습을 피부로 느껴보기도 했습니다. 바쁜 일상 속 지나쳤던 물건들, 우리나라만이 표현할 수 있는 디자인에는 무엇이 있는지 생각해보는 시간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사진출처

- 표지, 사진1 광주 디자인비엔날레 공식 홈페이지

- 사진2~6 직접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