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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문화기술

세상을 바꾸는 제 3의 산업혁명, 3D 프린터

by KOCCA 2015. 6. 30.

▲ 3D 프린터로 출력한 슈즈


[출처] 0623 창의마스터클래스 통기타 현장취재 - 3D 프린터 (사진추가) (비공개 카페)

오늘도 프린터는 바쁘게 돌아갑니다. 프린터가 내뱉는 종이에는 학생들의 과제와 수업자료부터 사무용 문서, 전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내용이 인쇄되어 있는데요. 혹시 인쇄물이 나오기를 기다리면서, 프린터에서 종이 말고 다른 물체가 나오는 장면을 상상해 본 적은 없으신가요? 3D 프린터는 문서 대신 디자인을 입력하면, 입체적인 물체를 만들어냅니다. 2012년 영국의 경제 전문지 Economist 3D 프린터를 '3차 산업혁명을 가져올 기술'이라고 표현하며 그 혁신성을 인정했는데요. 세계의 산업 구조를 완전히 재편할 수 있는 기술, 3D 프린터에 대한 강연이 6 23일 화요일, 콘텐츠코리아 랩에서 열렸습니다. 국내 1 3D 프린터 제조업체인 ()로킷의 창립자 유석환 대표님은 두 시간 동안 3D 프린터에 대한 소개부터 전망에 이르기까지 열정적으로 설명해 주셨는데요. 알면 알수록 신기한 3D 프린터에 대한 강연 내용을 함께 되짚어볼까요?



종이에 글자나 이미지를 인쇄하는 2D 프린터와는 달리, 3D 프린터는 입체 조형물을 만들어냅니다. 3D 프린터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재료는 액체 상태에서 빛을 받으면 굳어지는 성질을 가진 플라스틱, 광경화성 수지인데요. 2D 프린터의 잉크와 비슷한 역할입니다. 3D 프린터의 인쇄 과정은 프린터에 3차원 제품 디자인을 입력하면서 시작되는데요. 입력한 디자인을 연속적인 2D 단면으로 재구성한 후, 한 층씩 인쇄해서 층층이 쌓아가는 적층 가공 방식을 이용합니다. 3D 프린터의 인쇄 과정을 동영상으로 만나볼까요?


▲ 영상  (주)로킷의 3DISON 3D 프린터 소개 영상

[출처] 0623 창의마스터클래스 통기타 현장취재 - 3D 프린터 (사진추가) (비공개 카페)



3D 프린터는 제조업의 혁신을 불러왔습니다. 산업혁명 이후 제조업에서는 대량생산 체제가 확고히 자리 잡았는데요. 소비자들은 점차 공장에서 틀로 찍어낸 일정한 공산품에 싫증을 느끼고, 남들과는 다른 것을 추구하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가 반영된 '맞춤생산'을 고려하는 과정에서 제조업자들은 3D 프린터에 주목하게 되었는데요. 따로 거창한 공장 설비를 갖출 필요 없이, 프린터에 원하는 디자인만 입력하면 물품이 바로 '출력'되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3D 프린터는 대기업과 자본가에 맞서는 '중소기업의 시장 개척 도구'로 인식되기 시작했는데요. 산업화 사회를 지배했던 '규모의 경제'를 벗어나,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중시되는 새로운 경제의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 사진 1. 3D 프린터의 활용 가치에 대해 설명하시는 유석환 대표님


3D 프린터가 중시되는 또 다른 분야는 바이오·의료·제약 등 헬스케어 분야입니다. 바이오 잉크를 이용해서 혈관과 체세포를 인쇄하고, 더 나아가 인공관절과 인공장기까지 제작할 수 있다는 데에서 저는 깜짝 놀랐는데요. 바이오 프린팅으로 만들어진 신장이 환자에게 실제로 이식되기도 하고, 뇌세포 배양 사례가 미국에서 보고된 바도 있다고 합니다. 사실 장기 이식의 경우에는, 공급량이 수요량을 따라잡지 못하는 실정인데요. 장기 기증자를 만나지 못해서 기약 없이 기다리고 있는 환자들에게 바이오 인공 장기는 큰 희망이 될 것입니다. 또한, 다른 사람의 장기를 이식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 맞춤형 장기를 제작하므로, 이식수술 후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3D 프린터를 통해 맞춤형 약을 만드는 것도 가능한데요. 이 경우 임상 테스트 성공률이 비약적으로 증가할 수 있습니다현재 임상 테스트 성공률은 5%에 불과한데요. 3D 프린터로 세포의 신진대사가 가능한 환경을 조성해서 세포 생존율을 높일 경우, 임상 테스트 성공률은 5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그 밖에, 파스에 센서를 부착하는 방식을 이용해서 원격진료의 가능성을 열어주기도 했다니, 3D 프린팅은 정말 혁명적인 기술이라고 할 수 있겠죠?



유석환 대표님은 이날 강연에서 2050년까지 적어도 5천만 개의 3D 프린터가 사물 인터넷과 연결될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실제로 3D 프린터는 많은 기업체와 대학에서 러브콜을 받으며 놀라운 속도로 보급되고 있습니다무궁무진한 잠재력을 지닌 3D 프린터 산업이 더욱 빠르게 성장하려면 어떤 환경이 갖추어져야 할까요?


▲ 사진 2. 3D 프린터 작업 모습


3D 프린터는 디자인만 입력되면 바로 결과물을 출력할 수 있습니다. 상품이 직접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이 이동하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디자인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가 굉장히 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실제로 3D 프린터가 상용화되면 특허권을 다루는 변리사들의 업무가 무척이나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요. 디자인에 대한 특허권, 또는 저작권 문제는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부분입니다. 또한, 프린트 속도 또한 개선되어야 할 과제 중 하나입니다. 이날, 강연장 밖에서는 작업 중인 3D 프린터가 비치되어서 수강생들이 강연 전후, 그리고 쉬는 시간에 3D 프린터의 작업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는데요. 인쇄되는 속도가 상당히 느려서, 강연이 시작되기 전과 강연이 끝난 후를 비교했을 때 진행 속도를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 사진3. (주)로킷의 3DISON 3D 프린터


사실 2D 프린터도 인쇄 속도가 개선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했는데요. 2D 프린터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활판 인쇄술에서부터 현대 보편화 되어 있는 레이저 프린터에 이르기까지 인쇄 속도와 효율은 놀라울 만큼 향상되었습니다. 3D 프린터의 인쇄 효율 역시 이렇게 개선된다면, 상용화 시점은 상당히 앞당겨질 것입니다. 또한, 3D 프린터의 발달을 위해서 바이오 소재와 고기능성 특성화 소재에 대한 연구도 계속되고 있고요. 웨어러블 소재, 또는 사물인터넷과 연계하여 융합생태계를 조성하는 방법도 모색 중이라고 하니 3D 프린터에 대한 기대감이 점점 증폭됩니다.

 

강연을 듣기 전에 저는 3D 프린터의 이용 범위를 공간 디자인 쪽으로만 막연하게 한정하고 있었는데요. 강연을 통해서 3D 프린터의 무궁무진한 활용 가능성을 깨달았습니다. 3D 프린팅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그리고 신소재 기술을 연계시킬 수 있는 촉매산업이자 우리의 생활 방식을 크게 바꿀 문화산업입니다. 또한,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갖출 기회를 제공하면서, 한편으로는 창업에도 용이하게 사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창조산업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3D 프린터가 만들어낼 인쇄물 그 이상의 가치와 파급력이 궁금해집니다.


ⓒ 사진 출처

표지사진, 위키피디아

ⓒ 영상 출처

유투브 채널 3DISON 3D Prin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