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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음악 패션 공연

조금 일찍 찾아온 공연 '열대야', 브로콜리 너마저

by KOCCA 2011. 8. 5.

 

브로콜리 너마저 

<주요경력>
 2011 장기공연 ‘이른 열대야’ ,  
        제8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모던록 노래상 수상
 2010 정규앨범 2집 <졸업> 발매, 
        제7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모던록 노래상 수상
 2008 정규앨범 1집 <보편적인 노래> 발매,  2007 <앵콜요청금지> EP 발매



격정적인 클라이막스는 없지만 마음을 오랜 시간 흔드는 음악이 있다. 그 여운은 원래 내안에 잠재되어 있었다는 듯 편안하고 익숙한 템포로 박혀 좀처럼 귓가에서 떠나질 않는다.

감수성 충만한 음악으로 무장하고 우리 앞에 나타난 호기심 가득한 밴드, 브로콜리 너마저. 그리고 그들은 ‘스튜디오 브로콜리’를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인디계에 또 다른 바람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진하지 않고 어딘가 밋밋한 느낌이 들지만 지루하지 않은 그들의 음악은 곧 대중의 호기심을 일으키며 서서히 새로운 공기를 끌어 모으고 있다.

“처음 시작은 저(덕원)와 잔디가 친구로 지내면서 팀을 결성하게 되었습니다. 그게 2005년도에요. 나머지 멤버가 합류하며 지금의 밴드 모습이 갖추어진 게 2006년입니다. 2007년에 EP를 발매했고 그 뒤로 정규앨범 1집과 2집을 발매하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브로콜리 너마저는 2007년 데뷔 이후 활발한 활동을 통해 2010년 한국대중음악시상식에서 올해의 음반, 올해의 노래 등 최다 후보에 오르며 수상, 이어 2011년에도 최우수 모던록 노래부문을 2회 연속 수상해 뛰어난 음악성을 자랑하고 있다. 특별한 홍보를 하지 않아도 앨범이 나오면 순식간에 수 만장이 판매되고 공연 티켓은 동이 나버린다. 그들은 홍보를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방법이 서툴러 크게 신경을 못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공연 소식이 전해지면 팬들의 반응은 뜨겁다. 대중은 왜 이토록 브로콜리 너마저에게 열광하는 것일까? 

 


“작년과 올해는 수상을 하면서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관심이 밴드에 변화를 주는 건 없습니다. 신기하고 고마울 따름이지요. 밴드의 목적은 계속해서 음악을 해 나가는 것이잖아요. 장기적으로 공연을 어떻게 꾸려나가고 밴드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가야할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단기적 목표로 보았을 때는 자극이 되고 촉진제가 될 수 있어 좋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특출하게 좋은 밴드여서가 아니라 좋은 상황에 놓여있는 것 같아요. 우리의 음악을 받아들여주시는 분들이 되려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오로지 어떻게 하면 공연과 음악을 재미있게 오래할지에 온 신경이 집중되어 있는 듯 보였다. 물론 밴드에게 당연한 명제라고 하겠지만, 밴드이기에 가장 힘든 명제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들은 공연의 A부터 Z까지 전부분에 걸쳐 함께 제작, 참여하고 있다.


“규모면에서도 다양할 수 있습니다. 작은 클럽 공연에서부터 전국단위 대규모 투어나 혹은 도시 내 홀투어 등. 우리 공연의 규모는 작은 클럽과 홀투어 중간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일일이 전 부분의 콘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것이 ‘무리스럽지 않냐’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공연 대행사와 움직이면 지금보다 프로페셔널하게 진행 되는 부분이 있겠지요.

그러나 기본적으로 틀이 잡힌 상태에서 진행되기에 우리의 생각과는 다른 부분들로 부딪히는 점도 많을 것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초기 기획 단계부터 참여해 스탭들과 미팅을 하고 직접 스탭 선정부터 영상, 연출, 음향 등 전부분에 걸쳐 함께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물론 규모나 프로듀싱측면에서 아쉬운 점은 있지만 여러 가지 실험을 통해 우리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고 무엇보다 브로콜리 너마저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자유롭게 투영된 공연을 올려서 보여 드린다는 게 제일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화하며 제일 많이 나온 단어는 ‘공연’과 ‘자유로움’ 이었다. 그들은 최근 일력의 개념이 공연하는 날과 안하는 날로 구분지어질 만큼 공연에 푹 빠져있다고 한다.

 

밴드의 참모습이 드러나는 시간 

브로콜리 너마저는 특정한 곳에 소속되어 활동반경에 한계를 두지 않는다. 자유로운 생각들이 자연스럽게 흘러가야 편안하고 좋은 음악이 나올 수 있고 그들의 공연이나 앨범에도 스며들어 대중과 함께 즐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서교에 근간을 두고 움직이는 밴드들은 아무래도 대형기획사에 소속된 가수들과 움직이는 동선이 많이 다릅니다. 음반 발매 후 판매를 맡아 진행 해 줄 수 있는 유통매니지먼트, 또는 공연 섭외 지원을 받는 경우도 있고 아예 기획사에 소속되어 프로젝트 매니징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근래에는 다양한 형태로 움직이고 있지요.

무엇보다도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기에 자기 음악에 중점을 두고 작업하는 방식을 선호합니다. 우리도 그런 일환으로 제한적 계약관계로 움직이고 있고요. 아직은 인디 판 자체가 작기 때문에 체계가 잡혀있지 않은 점도 일정부분 포함이 됩니다. 무엇보다 주체적인 음악 활동의 보장이 중요하잖아요. 필요한 부분을 서로 도우며 각자의 창의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방식을 모색 중입니다.”

 
그들은 지금까지 단기 공연만을 해오다 이번 ‘이른 열대야’로 장기 공연은 처음 하게 되었다. 육상경기와 비교했을 때 단거리와 마라톤 레이스의 차이처럼 그들이 주체적으로 긴 레이스를 끌고 가기 위해선 단거리와는 또 다른 에너지가 필요하다. 

“원동력은 간단합니다. 그간 공연을 해오며 만나게 된 스탭들과의 인연이 굉장히 중요하고요. 보통 팬들이 만족할 수 있는 공연을 만든다고 하잖아요. 이 부분은 기본으로 가져가는 것이고요. 스탭들이 재미있는 공연을 만들고 싶습니다.

스탭들과 함께 호흡하며 공연은 만들어지잖아요. 스탭들에게 인정받는 공연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공연을 하면 할수록 들더라고요. 함께 가는 사람들과의 신뢰가 상당히 중요합니다. 이러한 부분들이 모두 바탕이 되었기에 장기공연을 추진할 수 있었어요.”

 

 

그들은 장기공연의 매력으로 매일, 매회 진화하고 달라지는 재미를 꼽았다. 동일한 프로그램과 셀리스트, 스탭, 영상, 연출이 진행됨에도 매번 받는 드라마가 다르다고.



“우리에게 이번 장기 공연이 갖는 의미는 큽니다. 콘텐츠를 산업화하는데도 의미가 있고요.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공연이어야지만 산업의 통계에 잡힙니다. 그런데 인디로 활동하는 대다수의 밴드 공연은 작은 클럽 중심이기에 산업의 통계에 잡히지 않습니다. 산업적으로 발전할 규모가 되기 위해선 데이터가 축적이 되고 가늠이 될 수 있어야합니다. 그래야지만 물량을 쏟아 부을 수 있는 산업 통계 범주 내에 속할 수 있지요.
 
이런 부분에서 인디는 많이 소외되어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공연의 영역을 개척한다는 의미도 가지고 있습니다. 조금씩 단계를 밟아 성장 발전할 수 있는 모델이 되고 싶습니다. 밴드는 공연으로 활동영역을 넓히고 인지도를 높일 수 있잖아요. 일회성에서 끝나지 않는 발전할 수 있는 모델이 되고 싶어요. 진행 방식에서도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서 시너지를 낼 수 있어야지요. 이번 장기 공연에서는 소극장 콘서트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키’를 찾기 위해 노력중입니다. 전형적인 항로에서 조금은 벗어낫지만 음악의 영역에서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창의력을 원동으로 삼는 것은 콘텐츠 관련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기성의 틀로 판단하기 보다는 창의적인 틀 아래 다양성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필요하다. 

 

하나의 정형화된 모습으로 규정되지 않는 팀

그들의 공연에 대한 다양한 실험과 노력만큼 음악 또한 다양한 시도를 담아내고 있다. 그래서 그들의 음악은 어느 특정 장르에 국한되어 있지 않다. 시작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대단한 음악을 하겠다’라고 시작한 것도 아니고 ‘장르에 특화되어 잘 하자’라는 것도 아닙니다. 열려있는 음악을 지향해요. 너무 부드러운 이미지로 박혀있는 건 조금 아쉽지만 이 조차도 즐기려합니다.”


 

그들이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은 서두르지 않고 꾸준히 만들어가며 조바심을 내지 않는다. 그리고 그런 여유로운 모습에 팬들의 긍정적 기대감 또한 점점 커져가고 있다. 


“지속적으로 보여줄게 많고 팬들에게 늘 기대감을 갖게 하는 공연을 만들고 싶습니다. 엄청나기보다는 지속적인 참신함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언더그라운드와 업그라운드에 대한 의식은 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하면 재미있는 것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것인가’가 중심이에요. 기성의 프레임에 맞출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최근 마친 장기공연의 대장정은 전회 매진을 기록하며 브로콜리 너마저에게 거는 대중의 기대감을 한 단계 더 상승시켰다. 매번 관객과 재미있게 소통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 여러 실험을 하는 브로콜리 너마저. 최장 공연으로 진행된 콘서트로 그들은 팬들에게 뜨거운 열정과 추억을 안겨주었다. 앞으로도 밴드만이 보여줄 수 있는 참신함과 실험정신으로 대중에게 설레는 ‘공연의 꿈’을 안겨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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