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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게임

우리들의 영원한 딸내미, <프린세스메이커 for kakao>

by KOCCA 2014. 6. 2.





▲ 사진1 역대 프린세스메이커 시리즈 

 


여러분, 프린세스메이커를 아시나요? 1991년 가이낙스에서 아카이 타카미 감독이 총지휘를 맡아 첫선을 보인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이죠. 육성 시뮬레이션의 영원한 명작으로 아마 20대 이상 분들 중에서 모르는 분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발매 즉시 수많은 딸바보들을 양성해내며 엄청나게 히트를 쳤었죠. 귀여운 10살 딸이 18살 아름다운 성인이 될 때까지 지켜주고 키운다는 아이디어가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1993년 프린세스메이커 역사상, 그리고 육성 시뮬레이션 역사상 최고의 명작으로 평가받는 프린세스메이커(이하 프메) 2가 발표되었습니다. 귀여운 딸을 8년 동안 기른다는 기본 틀에는 변화가 없었으나 전체적인 인터페이스, 파라미터 균형, 평가 수치, 무사수행, 수많은 이벤트, 엔딩 등 모든 요소가 완벽하게 정비되었습니다. 배경음악도 처음 시즌에서는 한 가지뿐이었으나 시즌 2 에서는 계절마다 음악이 바뀌었습니다. 프린세스메이커 곳곳에 숨어 있는 방대한 요소들이 깔끔하게 정리된 완벽한 작품이었습니다. 완벽한 작품이었던 프린세스메이커2는 그야말로 초대박을 치죠.

 

1997년 아카이 타카미 감독이 자회사 나인라이브즈에서 프린세스메이커 3 꿈꾸는 요정을 발매합니다. 프메 2로 대거 유입되었던 여성팬들을 의식한 것인지 무사수행이 없어지고 연애 요소가 많아졌으며 파라미터 수치가 대폭 간소화되었습니다. 시즌 2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엔딩 보기가 쉬워졌죠. 일러스트는 촉촉한 감성 그 자체였습니다. 수려한 일러스트에 홀딱 반했던 소녀팬들이 많았지요.

 

그 후 한동안 후속작이 없던 프린세스메이커는 우여곡절 끝에 2005년 프린세스메이커 4를 발매합니다. 원래 아카이 타카미 감독이 그린 '카렌'이라는 검은 머리 마계의 여자아이가 프메 4의 주인공이 될 예정이었으나, 개발 단계 중에 원화가가 바뀌며 캐릭터와 게임 분위기가 전부 바뀌었습니다. 기존 작의 분위기를 기대하던 팬들에게는 엄청난 원성을 샀죠.

 

그리고 2007년 방대한 분량의 프린세스메이커 5가 출시됩니다. 원화가는 다시 아카이 타카미 감독으로 돌아왔고요. 1, 2, 3, 4 네 작품이 전체적으로 중세풍이었던 것과 반대로 5는 현대를 배경으로 합니다. 수많은 이벤트와 현대를 잘 반영한 배경, 육성과 연애 요소를 적절히 버무린 시나리오는 상당히 호평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한 달 단위, 혹은 보름 단위로 스케줄을 짜던 전작들과 달리 하루하루 스케줄을 달리 짜야 하는 5는 플레이 시간이 엄청나게 늘어나 버려서 근성의 게임이라고 불리게 됩니다. 플레이 중 너무나도 긴 플레이 시간에 지쳐 떨어지는 팬들이 많다고 하죠.

 

이상이 우리가 알던 프린세스메이커의 역사입니다. 사이사이에 고고 프린세스메이커나 프린세스메이커Q가 발매되기도 했으나 외전 격으로 나온 게임으로 생각되어 시리즈 넘버링에는 넣지 않습니다.




2013년 겨울, 더는 시리즈 소식이 없던 프린세스메이커에서 후속작이 나온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한국 게임회사 엠게임이 가이낙스에서 프메 판권을 사서 새로운 시리즈를 만든다는 이야기였죠. 2013년 겨울 지스타에서 첫선을 보인 프린세스메이커 for kakao는 금방 게임을 공개할듯하면서 계속해서 게임 공개를 연기했습니다. 팬들마저 게임이 나온다는 사실을 잊어버릴 즈음이던 올해 4월, 드디어 프린세스메이커 for kakao는 사전예약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사전예약을 받고도 한 달 뒤인 5월 2일에 프린세스메이커 kakao가 발매되었습니다.

 

사전예약 상품 문자를 받기도 전에 사람들은 프메에 접속하려고 아우성이었고 발매 몇 시간 지나지 않아서 서버는 완전히 터져버리고 맙니다. 몇 시간 동안 게임에 접속은커녕 패치를 받을 수도 없을 정도였습니다. 엠게임은 급하게 게임 서버를 증설했고 그제야 많은 사람이 게임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프린세스메이커 for kakao는 전체적으로 프메 역사상 가장 명작으로 꼽히는 시즌 2로의 회기를 목표로 합니다. 기본 시나리오도 2와 같습니다. 


인간들이 향락에 빠져 신을 잊고 타락하자 이에 분노한 신들은 마왕에게 인간세계를 멸망시킬 것을 명령했고 신들의 명령을 받든 마왕은 군단을 이끌고 인간계를 침략합니다. 이는 전쟁이 아니라 압도적인 힘을 이용한 일방적인 학살이었습니다. 모두가 멸망만을 생각할 때, 한 남자가 홀로 마왕의 군세를 막아섭니다. 그는 인간계를 구하기 위해 일어난 용사였습니다. 이 용사가 마왕을 쓰러뜨리며 끔찍한 마계전쟁은 종지부를 찍게 됩니다. 그 후로 인간들은 향락에 빠졌던 자신들의 태도를 반성하며 다시 열심히 살아가게 되고 용사는 인간세계를 복구하는 데 힘씁니다. 그로부터 몇 년 후 어느 날 밤, 용사는 처녀자리의 수호신 여신 버고로부터 한 소녀를 내려받게 됩니다. 과연 용사는 소녀를 훌륭하게 키울 수 있을까요?

 

▲ 사진2 프린세스메이커 for kakao 오프닝




이번 작품 프린세스메이커 for kakao는 위에서도 언급했다시피 기본적인 틀은 프린세스메이커 2에서 가져왔습니다. 그러나 다른 부분들이 곳곳에 있습니다.



▲ 사진3 가문 신분 시스템

 


첫 번째는 가문 신분 시스템입니다. 튜토리얼을 시작할 때 가문 명(부모의 성)을 정할 수 있는데 이 이름은 한 번 정하면 바꿀 수 없으니 신중하게 결정하시길 바랍니다. 자신의 가문을 세우고 나면 자신의 신분을 볼 수 있습니다. 평민으로 시작해서 가문 평가를 쌓으면 남작, 자작, 백작, 후작, 공작, 대공 순으로 올라갈 수 있지요. 또한, 신분별로 영지가 있습니다. 신분이 올라갈수록 영지가 점점 넓어지며 집의 모양도 멋져집니다. 가문 단계와 가문 평가는 다른 딸을 키워도 그대로 이어집니다.



▲ 사진4 평민(上)일 때와 남작(下)일 때 영지와 집의 모습

 

두 번째는 장래희망 시스템입니다. 전작들과 비교해서 이번 작품의 가장 다른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작들에서는 딸을 키우고 딸을 키운 후 나온 파라미터들로 다양한 엔딩을 보는 시스템이었죠. 쉽게 말하면 먼저 키우고 엔딩을 기다리는 시스템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먼저 엔딩을 정하고 그 엔딩에 맞춰서 딸을 키우는 시스템입니다.



▲ 사진5 장래희망 선택 장면

 


딸의 이름, 생일, 혈액형을 정하고 나면 장래희망을 정하라는 창이 뜹니다. 여기서 키우고 싶은 직업을 선택하면 됩니다. 직업을 선택하면 게임은 이 직업을 만드는 데 필요한 파라미터들을 친절히 알려줍니다. 사용자들이 보통 키우고 싶어하는 고급 엔딩들(여왕, 대신, 대주교 등)은 STEP 4에 있지요. 하지만 게임을 설치하고 가문을 세우자마자 "나는 여왕을 만들겠어!" 하고 여왕을 클릭하면...



▲ 사진6 STEP 슬롯 개방 기준

 


이러한 알림창이 뜹니다. 만약 STEP 2의 보육교사를 클릭하면 "STEP 2 장래희망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STEP 1 장래희망을 3회 이상 완료하여야 합니다"라는 창이 뜨죠. 예, 그렇습니다. 고급 엔딩을 보기 위해서는 하급 엔딩을 무조건 채우고 넘어가야 하는 겁니다. STEP 2의 엔딩을 만들고 싶으면 STEP 1의 D급 엔딩 3개를 무조건 만들어야 하고 STEP 3 엔딩을 보기 위해서는 STEP 2 엔딩 3개가 필요합니다. 결국, 만약 우리가 STEP 4의 여왕을 만들고 싶다면 STEP 1 엔딩 3개를 만들어 STEP 2칸을 열고 STEP 2 엔딩 3개를 모아서 STEP 3을 연 뒤, STEP 3 엔딩 3개를 또 모아서 STEP 4 슬롯을 개방한 뒤에 여왕을 만들어야 합니다. 여왕을 만들기 위해서 사전에 엔딩 9개를 모아야 한다는 것이죠.

 

장래희망을 미리 설정함으로써 사용자들에게 목표치를 눈에 쉽게 보여주기는 하나 고급 엔딩을 보기 위해서는 사전 작업을 많이 해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 사진7 완료한 엔딩




▲ 사진8 기본 인터페이스

 


세 번째는 아기자기한 인터페이스입니다. 왼쪽 빨간 칸부터 시계방향으로 보겠습니다.


① 날짜를 보여줍니다. 이곳을 누르면 스케줄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스케줄은 한 달 단위로 짤 수 있습니다.

② 현재 신분과 딸의 이름, 별자리, 소유한 돈, 현재 체력 상태를 보여줍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칼과 갑옷도 함께 보여줍니다. 이름 옆에 메모장 같은 것을 클릭하면 딸의 파라미터를 볼 수 있습니다.

③ 루비와 티아라입니다. 루비는 하나에 약 100원 정도로 구매할 수 있고 티아라는 10분마다 하나씩 채워집니다. 스케줄을 한 달 운영할 때 티아라 한 개가 필요합니다.

④ 현재 딸의 식단과 키와 몸무게입니다. 식단은 '더 먹기, 잘 먹기, 덜 먹기, 살 빼기' 네 가지 중에서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더 먹기, 잘 먹기를 선택하면 체력과 몸무게가 함께 늘어나지만 덜 먹기, 살 빼기를 하면 체력이 줄어듭니다. 잘 먹기나 더 먹기를 선택하면 딸이 쉽게 비만이 되고 덜 먹기, 살 빼기를 하면 딸이 체력이 약해 금방 병드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⑤ 퀘스트, 프메 for kakao 이벤트, 게임 내에서 옷, 골드, 루비 등을 구매할 수 있는 상점입니다. 상점에서 아이템 구매는 대부분 루비를 이용한 뽑기로 이루어집니다.

⑥ 영지 보기에서는 집 밖 영지로 나가볼 수 있고 방명록에서는 친구들이 나에게 쓴 방명록을 볼 수 있습니다. 앨범에서는 클리어한 엔딩을 볼 수 있고 그 엔딩을 보게 해준 딸의 집으로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장래희망 버튼을 누르면 장래희망 가이드가 나오는데, 여기서는 엔딩을 보기 위하여 딸이 어느 정도 파라미터를 올려야 하는지 볼 수 있습니다.

⑦ 설정, 채널 채팅, 우편함입니다. 설정에서 사전등록쿠폰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⑧ 정령입니다. 정령은 딸을 키우는 데 도움을 줍니다. 정령의 레벨이 높으면 딸의 교육비가 할인되거나 능력치 보상이 증가합니다.

⑨ 딸을 누르면 현재 딸이 장착하고 있는 아이템(옷, 가구 등)을 볼 수 있습니다. 딸을 클릭한 뒤 입술 모양을 누르면 루비 10개를 사용해서 딸의 외모를 바꿀 수 있습니다.



▲ 사진9 딸의 외모를 바꿀 수 있는 곳

 


딸의 외형도 바꿀 수 있을 뿐만이 아니라 방에 있는 가구들도 바꿀 수 있습니다. 아기자기하게 꾸미는 맛이 상당합니다. 그리고 3D인 딸의 움직임이 굉장히 다양합니다. 부끄러워하기, 신나기 등등 움직임이 정말 많고 귀엽습니다. 아쉬운 점은 게임 시작부터 딸이 이미 꽤 성장한 상태라는 겁니다. 8년 동안 성장하면서 키나 몸매, 얼굴의 변화가 별로 없습니다. 특히 살을 안 찌게 하려고 덜먹기로 해놓으면 키가 정말 안 커서 더 변화가 없습니다. 



▲ 사진10 매년 2월 1일 왕궁에 가면 만날 수 있는 청년무관=왕자

 


왕자와의 관계도 신선합니다. 기존 프메 2에서는 매년 1월 31일에 왕궁에 가면 청년 무관을 만날 수 있었죠? 청년 무관과의 첫 만남도 딸이 왕궁에 가야만 했고요. 이번 작품에서는 왕자와의 첫 만남 이벤트가 시장 혹은 도서관 등 여러 곳에서 일어납니다. 그리고 매년 2월 1일에 왕궁으로 왕자 미카엘을 만나러 가면 둘이서 나라의 어느 한 곳을 걸으며 데이트합니다. 어떤 장소를 함께 다닐지 선택지가 나오는데 선택한 장소에 따라 미카엘과 나누는 대화가 달라져서 화기애애한 데이트가 되기도, 서먹한 데이트가 되기도 합니다. 그 날의 데이트의 성공, 실패에 따라서 미카엘과 호감도가 쌓이는 양도 달라집니다.

 

다섯 번째 요소는 수많은 아이템입니다. 예쁜 옷이 정말 많습니다! 심지어 속옷도 있습니다. 아쉬운 것은 이 옷들이 거의 다 루비 뽑기 아이템이라는 거죠. 그래도 게임 내에서 루비로 뽑기를 하지 않고도 옷을 가질 기회는 많습니다. 매월 스케줄이 끝날 때마다 상자 섞기 미니게임이 나옵니다. 그 게임에서 운이 좋으면 예쁜 옷들을 얻을 수 있습니다. 특히 전작 프메 캐릭터들의 옷도 얻을 수 있어서 더욱 매력적입니다.



▲ 사진11 다양한 의상들. 세 번째는 프메 3 주인공이었던 리사 앤더슨, 네 번째는 프메 2 주인공이었던 

올리브 오일의 의상

 


여섯 번째 요소는 정령 시스템입니다. 사진 8의 ⑧번이 정령인데요. 이 정령 레벨을 올려야 딸의 능력치 수치의 최대치를 올릴 수 있습니다. 정령을 키우지 않고 딸을 키우면 고급 엔딩을 볼 수 없게 됩니다. 고급 엔딩은 매우 높은 평가치를 요구하는데 정령 레벨을 올리지 않고 기본 평가치 한계로만 게임을 진행하면 딸이 기본 평가치 게이지를 꽉 채워도 고급 엔딩에서 요구하는 능력치에 도달할 수 없기 때문이죠. 한 달 스케줄을 진행할 때마다 정령의 기운과 생면의 기운이라는 물약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물약들을 정령에게 먹이면 정령을 부화시키고 레벨을 높일 수 있죠.

 

일곱 번째 요소는 스케줄 실패가 별로 없다는 것입니다. 전작에서는 아르바이트를 처음 시작하면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 작에서는 아예 아르바이트 성공 조건, 실패 조건을 먼저 명시해놓음으로써 아르바이트 실패의 가능성을 매우 낮추고 있습니다. 교육은 거의 100% 성공합니다.




기존 프메와 뼈대는 같게 하면서 차이점을 두려고 노력한 점이 많이 보입니다. 그러나 단점이 여럿 있습니다.

 

첫 번째, 루비 아이템이 계승되지 않습니다. 만약 첫째 딸을 루비를 사면서까지 키워서 옷부터 가구까지 쫙 맞춰줘도 둘째 딸에게는 그 모든 루비 아이템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죠. 새로 뽑아서 써야 합니다. 새로운 딸을 키우자 모든 것이 리셋되는 것을 보고 유저들이 충격을 받은 후 엠게임에 문의를 하자 엠게임에서 계승되는 것들에 대한 답을 주었습니다. 엠게임이 공식적으로 밝힌 바로는 루비, 티아라, 정령, 수행 가능한 무사수행 사냥터, 가문정보(가문 점수 및 랭킹, 영지/영토 등의 가문 정보)만 계승이 가능합니다. 루비는 계승할 수 있지만 루비 아이템은 계승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골드도 계승되지 않습니다. 첫째 딸로 돈을 얼마나 벌든 간에 둘째 딸은 다시 처음에 지급되는 10,000골드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두 번째 문제는 장래희망 시스템입니다. 프린세스메이커라는 게임의 매력은 자유도에 있습니다. 딸을 일단 키워놓고 어떤 엔딩이 나올지 궁금해하며 기다리는 맛이 있죠. 그런데 장래희망 시스템은 시작부터 만들 직업을 정해놓음으로써 게임의 자유도를 매우 낮추고 있습니다. 게다가 위에도 썼다시피 STEP 1, 2 등으로 나누어져 있는 장래희망 시스템은 특히 고급 엔딩을 만들고 싶은 사용자들의 자유를 많이 없애고 있습니다.



▲ 사진12 과외교사 장래희망 가이드



세 번째, 희망 직업이 원하는 파라미터 수치와의 관계를 알 수 없다는 겁니다. 사진 12는 과외교사를 장래희망으로 설정했을 때 나타나는 가이드입니다. 위의 목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과외교사가 되기 위하여 사평가, 사교평가, 가사평가,마법평가 모두를 올려야 합니다. 


프메 for kakao에서 과외교사는 장래희망 선택칸 STEP 1에 있는 D급 직업입니다. D급 직업도 모든 평가 600 이상을 요구합니다. 사실 평가 600 정도면 그렇게 낮은 스펙은 아닐뿐더러 과외교사 엔딩에 왜 마법평가 600을 요구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과외교사가 마법을 쓰는 직업은 아니잖아요? 


게다가 같은 STEP 1에 있는 다른 직업들도 거의 다 전사평가, 사교평가, 가사평가, 마법평가 골고루 600 이상을 요구합니다. 프메는 약간의 능력치 차이로 엔딩이 갈리는 것이 묘미였는데 이번 작품은 엔딩이 갈리기는커녕 많은 직업이 비슷비슷한 능력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게임 속에서 대부분 직업을 만능형으로 설정해놓았는데, 만능형은 '평가치의 최대 최소차가 100 미만이어야 한다'는 조건 때문에 어느 한 평가만 쭉 치솟아있어도 엔딩을 볼 수 없습니다. 또한, 정해진 수치들보다 수치를 훨씬 많이 올려도 무조건 처음에 정한 엔딩만 볼 수 있습니다.

 

네 번째, 비만 시스템입니다. 딸이 많이 먹으면 체중이 늘어나서 비만이 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런데 비만이 되는 시간이너무 빠릅니다. 처음에 체력을 올리기 위해 '잘 먹기'로 지정해놓고 조금만 지나면, 딸이 비만이 되어 살 빼야 한다고 매달 두 번씩 말합니다. 그래서 덜먹기, 혹은 살빼기로 식단을 바꿔놓으면 체력이 줄어들고 키가 잘 안 자랍니다. 그래서 키가 작아질 수밖에 없는데 15세가 넘어가면 딸은 자기 키가 너무 작아서 슬프다고 말하죠.

 

다섯 번째, 잔 버그가 너무 많고 네트워크가 불안정합니다. 지금은 패치와 끊임없는 서버 점검으로 많이 괜찮아졌습니다만 아직도 버그 걸리는 부분이 많습니다. 여러 심각한 버그가 있었습니다만, 한 예로는 무사수행 도중 딸이 사라지는 버그도 있었습니다. 이 경우에는 투명인간이 된 딸을 데리고 몬스터를 잡습니다.

 

여섯 번째, 자동세이브입니다. '자동세이브가 왜 나쁘지?'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딸이 도덕성이 낮아지거나 감수성이 높아져서 가출했을 때, 혹은 체포되었을 때 원하는 부분에서 로드를 할 수 없다는 겁니다. 애써 올려놓은 능력치와 평가가 다 깎여도 그대로 계속 플레이해야 합니다.

 

일곱 번째, 무사수행 한 번에 걸리는 시간이 너무 빠듯합니다. 적들을 최대한 무시하고 계속 뛰어가야 보스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조금이라도 머뭇거리면 보스를 만나기 힘듭니다.

 

여덟 번째, 단점이라고까지는 할 수 없을 수도 있는데요. 딸과의 대화가 너무나도 한정적입니다. 딸과의 대화 레퍼토리가 얼마 되지 않는데 그중에서도 엉덩이, 가슴에 집중된 대화가 절반이에요. 남성 사용자들을 잡으려고 한 시도일지는 모르겠으나 이에 거부감을 느끼는 여성 사용자들이 벌써 나타나고 있습니다. 10살 나이부터 딸이 살쪘다고 울고, 10살 딸이 가슴이 없어서 친구들과의 대화에 끼지 못한다고 말합니다. 이 대화는 18살까지 그대로 이어집니다. 10살이면 10살답게 더 천진난만하고 사랑스러운 대화를 할 수 있고 18살이면 18살답게 더 어른스러운 대화를 할 수 있을 텐데 말이죠. 연령대에 맞는 다양한 대화내용을 추가해야 합니다.

 

출시 전부터 기대를 많이 해왔던 작품이기에 단점들이 보여 너무나도 아쉽습니다. 현재 사용자들이 높은 관심을 갖고 엠게임에 요구사항을 많이 건의하고 있습니다. 엠게임은 최대한 요구사항들을 반영하려고 하고요. 그림이 매우 예쁘고 좋은데 시스템상으로 안타까운 점이 있네요. 출시 전에 베타테스트를 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정말 많이 남는 작품입니다. 엠게임에서도 연휴를 반납하고 밤새워 패치와 점검에 번갈아 매진하며 게임 보완에 노력하고 있으니 조만간에 사용자들을 만족하게 할 게임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프린세스메이커 for kakao. 원작이 워낙에 유명한 게임이다 보니 엠게임에서도 준비를 많이 하고 사용자들의 목소리를 많이 들으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3D라는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한 것도 신선하고 생각보다 마음에 들고요. 프메를 사랑하는 사용자로서 프린세스메이커 for kakao가 앞으로 더 좋은 게임이 되길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 사진 출처

- 표지 프린세스메이커 for kakao 캡처

- 사진1 프린세스메이커 공식 일러스트, 표지 묶음

- 사진2~12 프린세스메이커 for kakao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