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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문화기술

[Interview] ② 예술과 기술의 융합 '인공무지개'. 서강대학교 정문열 교수를 만나다!

by KOCCA 2013. 4. 1.

 

[Interview] ② 예술과 기술의 융합 '인공무지개'. 서강대학교 정문열 교수를 만나다!

 

<서강대학교 / 정문열 교수>

 

 

일곱빛깔 고운 무지개. 맑은 날에도 도시에서 볼 순 없을까?

 여러분은 최근에 무지개를 본 경험이 있나요? 요즘엔 도시에서 잘 찾아볼 수 없는 고운 무지개를 야외 공간에서 언제든지 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었다고 합니다. 서강대학교 영상대학원 정문열 교수님의 연구팀이 그 기적을 이루셨다고 해서 바로 만나 뵙고 왔습니다.

 

정 교수님 연구팀은 2012년 9월 10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지원하는 공연분야 문화기술 과제인 ‘사이즈별⦁색상별 인공무지개 구현 기술(1단계)’에 선정되어 향후 2년 동안 총 7억 6천만원의 연구비를 지원 받게 되었는데요. 이를 통해 야외 공간에 자연의 무지개가 생성되는 물리적 조건을 인공적으로 조성해 무지개를 구현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자연을 코드로 한 과학 기술과 예술의 만남. 이것이 바로 문화기술(Culture Technology)의 대표적 사례이지 않을까요. 그럼 먼저 정문열 교수님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드릴게요.

 


<서강대학교 영상대학원 전경>

 


<출처 : 서강대학교 영상대학원 홈페이지 http://gsmc.sogang.ac.kr/>

 
 정문열 교수님의 주된 연구 분야는 그리드 컴퓨터 그래픽스(Grid Computer Graphics) 기술입니다. 이 분야는 컴퓨터 처리로 제작된 모든 화상정보와 그 기술을 통틀어 일컫는 시각예술의 한 분야인데요. 간단히 말해, 영화특수효과 기술을 연구하는 것입니다. 물론, 불 시뮬레이션에 이어 최근에는 거품 시뮬레이션을 연구 중에 있다고 합니다. 또한 정 교수님은 예술 공학(Art Technology) 분야도 연구하고 계시는데요. 예술 공학이란 일반적인 예술도구가 할 수 없는 표현의 한계를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통해 극복하는 분야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여기에 로봇산업에도 관심이 많으셔서 ‘로봇 동물원’을 만들어 인공 생태계를 만드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고 하십니다.

 

 

인공무지개 구현 기술은 왜?
이렇게 다방면에 관심이 많으신 정 교수님께서 ‘인공무지개 구현 기술’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뭘까요. 교수님은 예전부터 빛과 공간 구현에 관심이 많으셨다고 합니다. 그러다 문득 ‘어렸을 적 보았던 무지개를 도시공간에서도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인공무지개’는 여우비 현상에서 착안을 했다고 하는데요. 해가 뜨는 반대쪽에 구름이 있어 비가 내릴 때 웅장하고 선명한 무지개가 뜨는 것을 보고, 인공물을 통해 커다란 무지개를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작업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서강대학교 운동장에 공개 시연한 인공무지개의 모습>

 

 

악플에 시달리다
이렇게 순수한 무지개에 대한 동경에서 시작한 연구였지만 처음부터 탄탄대로는 아녔습니다. 서강대 운동장에서 공개시연이 있고 난 뒤, 많은 언론사의 취재진들이 다녀가며 관심을 받는 듯 했지만 여론의 비판은 거셌습니다. 그 중 상당수를 차지한 의견은 ‘무지개 원리야 간단한데 이것이 그렇게 많은 연구비가 필요한 것이냐?’하는 의견이었습니다. 물론 정 교수님께서도 말씀하시길 무지개 구현 기술 자체는 그리 많은 비용이 드는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하지만 정 교수님께서 생각하는 ‘인공무지개 구현 기술’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치는 ‘따로’ 있었습니다.

 

 

인공무지개 구현 기술은 창조산업의 시초가 될 수 있다
 정 교수님이 중점을 둔 가치는 바로 ‘창조산업’에 있었습니다. 인공무지개 구현을 위한 기본적인 하드웨어 장치는 모두 전통적인 제조업자들의 몫입니다. 여기에만 1억 3천이 투입되었다고 하니 7억 여 원 가까운 연구비의 5분의 1이 제조인력의 인건비로 사용된 것인데요. 이는 하락세에 있는 제조업 분야에 충분한 작업여건을 마련함으로써 인공 무지개 연구가 제조 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게끔 한 것입니다. 또한 예술 분야에 관심 많은 젊은이들은 많은데 관련 분야에 충분한 시장 형성이 되어있지 않음을 보고, ‘인공 무지개’를 통해 젊은 층이 노동시장에서 이탈하는 것을 방지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이는 곧 ‘인공 무지개’가 제조업과 예술분야의 융합, 즉 ‘창조산업’의 시초가 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또한 요즘은 대형 건축물에 의무적으로 조형물을 설치하게 되어있는데 아름다운 ‘인공 무지개’가 설치된다면 지명도를 획득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도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서강대학교 교정에 뜬 인공무지개>

 

 

창조산업의 기틀을 마련해 준 한국콘텐츠진흥원
이러한 정 교수님의 생각을 실현가능하게 해준 데에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역할이 컸다고 합니다. 과학기술을 담당하는 부서에 인공 무지개 구현 기술 제안서를 제출하면 ‘무지개 생성 원리는 다 밝혀졌는데 무지개를 구현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냐’는 의견이 상당수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이러한 과학기술이 문화상품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만 있다면 지원을 해줬기에 ‘인공 무지개 구현 기술’이 빛을 발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특히 정 교수님께서는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대해 ‘세상에 나오지 못하고 사장되는 프로토 타입의 과학기술들을 문화상품으로 연결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씀하시며, ‘문화 시장에 필요한 고급인력을 양성하고 배출하는 교육기관의 몫도 담당하고 있어 앞으로 그 중요성이 더욱 크다’고 하셨습니다.

 


과학기술과 예술문화의 융합, 그것이 모던(Modern)한 관점이다
CT에 관심 있어 하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는지 여쭙자 교수님께서는 ‘배운 과학기술을 버리지 말라’고 강조하십니다. 특히 문화와 예술 분야로 진출하고 싶은 공학도들 중에는 자신이 배운 전공과목을 등한시 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그것은 굉장히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며 이제는 ‘과학기술과 예술문화의 융합’이 이뤄져야 할 때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예술분야에 있는 학생들이 오히려 과학기술에 대한 갈증이 심하다고 이야기하시며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자신의 전공을 열심히 하며 다른 분야하고 접목을 시도하는 것이 제일 경쟁력 있는 방법이다’라고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정문열 교수님과의 기념 촬영>

 

이렇게 1시간 여 동안 교수님과 유쾌한 대화를 나누며 ‘인공무지개 구현 기술’의 큰 활용도 뿐만 아니라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소중한 기회를 통해 앞으로도 ‘인공무지개’를 비롯한 문화기술 분야가 각광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CT포럼 2013 리포터 양호정

◎ 예술과 기술의 융합 '인공무지개', 서강대학교 영상대학원 정문열 교수를 만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