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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 트렌드 폭풍+오열

by KOCCA 2013. 3. 25.

 

新 트렌드 폭풍+오열
 

 

오열(嗚咽)
[명사] 목메어 욺. 또는 그런 울음


겨울과 봄의 문턱을 넘나드는 3월
공중파 드라마에서 주연 배우의 '오열' 연기가 화제를 모았습니다. 그들의 연기를 보면 '눈물은 여자의 무기'라는 옛 말도 무색해집니다. 조인성, 김강우, 박유천 男배우는 묵직하고 진한 오열로 여심을 자극했고 이보영, 송혜교, 정은지 등 女배우는 감성적이고 섬세한 눈물로 남심을 흔들었죠.
더욱 강한 기운을 내뿜는 한국 배우들의 '新 오열'은 폭풍(暴風)이라는 단어와 함께 색다른 신조어로 태어났습니다. 흔히 누리꾼에게 '폭풍 오열'이라고 일컬어지는 명사의 뜻은 바로 이것!
  

 

 폭풍(暴風) 매우 세차게 부는 바람.
+
 오열(嗚咽)  목메어 욺. 또는 그런 울음.

 

 그럼 지금부터 <그 겨울, 바람이 분다>로 시작해 지난 3일 종영한 화제작 <내 딸 서영이>까지 다양한 작품 속에 등장한 배우들의 '오열 연기'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위의 스틸컷은 2월 21일 방송된 SBS 수목극 <그겨울 바람이 분다> 5회에서 여심을 자극했던, 죄책감에 시달리는 자아를 표현한 오수의 오열 모습입니다.  이날 방송에서는 희주의 기일을 잊은 오수(조인성)의 모습이 전파를 탔습니다.
 특히 동생인 오영(송혜교)의 목숨과 자신의 목숨을 저울질하는 상황까지 치닫자 그 자리에 주저 앉아 눈물을 쏟으며 애절한 감정을 선보였습니다. 끝까지 눈물을 참으려고 애쓰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조인성 오열연기는 과거 SBS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에서 입증되기도 했습니다. 자신의 흐느낌을 들키지 않으려고 수화기를 틀어 막으며 꾸역 꾸역 감정을 참고 또 참았던 조인성의 오열 연기는 수 많은 프로그램에서 재연되며 인기를 과시했습니다.
 

 

 

 

 
케이블 채널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77>에서 '성시원' 역으로 눈도장을 찍은 에이핑크 출신 정은지도 같은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 '오열연기'를 선보였습니다.
   


 바로 2월 27일 방송된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 6회에서 말이죠. 희선의 관점에서 바라본 극 중 핵심 포인트는 희선(정은지)가 오수(조인성)에게 눈물을 쏟으며 마음을 고백하는 장면입니다.

 희선은 오영(송혜교 분)에게 "오수가 너를 찾아온 이유는 빚 78억 때문이다"라고 폭로합니다. 이를 목격한 오수는 희선의 뺨을 세차게 때렸습니다. 이에 희선은 “내가 영이한테 너 가짜라고 얘기할 수 있었어. 근데 안 했어. 이유는 한가지. 널 좋아하니까”라고 고백하며 신인답지 않은 '폭풍 오열'을 선보였습니다. 
  

 이날 정은지의 오열 연기는 '폭풍 오열 정은지'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인터넷 검색어 상위권에 랭크되는 등 하루 종일 누리꾼의 화제를 모았어요.
 

  

 

 

 송혜교의 '오열'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27일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 6회에서 선보인 송혜교의 오열연기 또한 눈물에 정점을 찍으며 화제를 모았어요. 자신을 속인 오수 때문에 내적 갈등을 겪으며 고통받는 오영(송혜교)의 모습이 그려졌습니다.   
 오영은 오수가 자신을 배신했다는 사실에 분노하며 "널 믿을 수 있다고 말해달라"며 오열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텅 빈 마음에 따뜻한 바람처럼 다가왔던 오수의 배신은 오영에게 가장 큰 슬픔이었을 테죠. 엄마와 오빠가 떠난 6살 이후로 늘 마음이 그 자리에 멈춰 있었던 오영의 마음에 오수는 또 다시 큰 생채기를 냅니다.
  


 유독 송혜교의 눈물연기가 시청자들에게 큰 호응을 일으킨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녀의 아름다운 외모를 빼 놓을 수 없을겁니다. 뭇 남성들의 이상형이자 연예인의 연예인으로 꼽히는 여배우 송혜교의 인형 외모는 시청자의 눈을 즐겁게 합니다. 하얗고 잡티 없는 피부와 또렷한 이목구비가 인상적입니다. 
  
 매 회마다 여성팬의 부러움을 받고, 남성팬의  찬사를 받는 송혜교의 얼굴에 눈물 한 방울이 떨어지면 그것만큼 안타까운 일이 또 있을까요? 오영의 눈물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송혜교와 노희경 작가는 2008년 16부작 <그들이 사는 세상 >에서 첫 번째 호흡을 맞췄습니다. 이 드라마는 방송가에서 벌어지는 현장 이야기 가감없이 생생하게 담아 화제를 모았습니다. 당시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팬덤 문화를 만들며 인기를 얻었던 작품입니다. 송혜교-노희경 콤비는 현재 <그 겨울, 바람이 분다>로 두 번째 호흡을 함께 합니다. 그녀가 만들어 온 필모 그래피 중 '그 겨울' 오영은 '눈물의 여왕'이 될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됩니다.
 

 


 KBS2 주말극 <내 딸 서영이>의 주인공 '이서영'을 맡은 이보영의 오열연기도 화제를 모았습니다. 바로 종영을 3회 앞둔 47회에서 말이죠.
   


 2월 23일 KBS2 주말극 <내 딸 서영이>(극본 소현경/연출 유현기) 47회에서 이서영(이보영 분)이 부친 이삼재(천호진 분)에게 사죄하며 뜨거운 눈물을 쏟았습니다. 이서영은 부친 이삼재가 (결혼식) 하객 아르바이트로 자신의 결혼식을 목격한 사실을 알고 바로 아버지를 찾아가 “이렇게 살 줄 알면서 그 때는 왜 그랬냐. 내가 조금만 정신차려 달라고 했을 때는 왜 안 그랬냐”고 따져 물었습니다.

 이 장면은 극 중에서 조성된 위기가 절정에 직면하며 긴장감을 고조시켰어요. 그와 동시에 활용된 적재적소 '오열' 장면은 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하며 시청률 호조를 이어갔습니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방송분은 시청률 41.3%(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동 시간대 드라마 中 시청률 왕좌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현재 방영중인 SBS 월화극 <야왕>에서는 고준희의 오열이 이목을 끌었지요.
 

 2월 18일 방영된 <야왕>11회에서는 배우 고준희의 오열 장면이 전파를 탔습니다. 죽은 쌍둥이형의 인생을 대신 살고 있는 하류(권상우 분)로부터 이별을 통보받고 절망하는 석수정(고준희 분)의 모습이 그려졌어요. 하류는 자신을 대신해 피살당한 쌍둥이형 차재웅으로 신분을 세탁해 살아가며 주다해(수애 분)를 향한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는 상황이었죠. 하류는 차재웅의 약혼녀 석수정과 아버지에게까지 진실을 털어놓지 못한 채 차재웅 행세를 했습니다. 
  

 
 이날 하류는 심각한 얼굴로 석수정에게 이야기 좀 하자며 집 근처 공원으로 불러습니다. 이어 “미안한데 안 될 것 같다. 우리 헤어지자”고 이별을 선언했죠. 석수정은 웃음을 터트리며 “재웅씨 점점 귀여워진다. 내 손수건 선물이 좀 약했지?”라며 가방 안에서 손목시계를 꺼냈습니다. 그런 수정의 모습에 더 마음이 아픈 하류는 “미안하다는 말 밖에는 할 말이 없다. 나 욕하고 저주해라”는 말을 남긴 채 돌아섰습니다. 위 장면은 갑자기 돌변해버린 약혼자의 태도에 석수정이 가슴을 치며 오열을 하는 상황입니다.
 
 
지난해 11월 방영된 MBC 수목극 <보고싶다> 박유천 오열 연기도 호평 받은 바 있습니다.

 지난해 방영됐기에 잠시 <보고싶다>의 설명을 덧붙일게요. 주인공으로 박유천, 유승호, 윤은혜가 출연했고요. 드라마 <보고싶다>는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두 남녀의 숨바꼭질 같은 사랑이야기를 담은 정통 멜로 드라마 입니다.
  
이어 박유천의 오열 장면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아래 장면은 한정우(박유천 분)가 강형준(유승호 분)이 아버지 한태준(한진희 분)의 배다른 동생, 즉 자신의 삼촌이라는 사실을 알고 아버지 앞에서 오열하는 모습을 담았습니다. 한정우는 아버지를 찾아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나에게 아버지가 두분 계시다. 김형사(전광렬 분)님은 이렇게 살라고 알려줬고, 아버지는 이렇게 살면 안 된다고 보여주셨다"

"12살 때 누군가 내 방에 개를 풀어 나를 죽이려 했다면, 그 개에 물린 다리로 도망치고 평생 달릴 수 없게 됐다면, 내 어머니가 돈 때문에 누군가를 납치했다면, 그 어머니를 배다른 형이 정신병원에 가뒀다면"

 

 그는 이렇게 강형준의 슬픈 과거를 나열하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에 한태준은 "그만하라"며 한정우의 뺨을 때렸고 그는 아버지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아버지, 사람입니까? 제가 사람 자식 맞습니까? 아버지 아들인게 부끄러워요"라고 오열하며 안방극장을 눈물바다로 만들었습니다. '박유천의 오열신'은 마지막회를 앞두고 극 중 적절한 위기감을 조성하며 긴장감을 고조시켰습니다.
 

 
배우 김강우 또한 뮤직비디오에 출연해 혼신의 눈물연기를 펼쳤습니다. 데뷔를 앞두고 있는 보컬그룹 ‘메인(MAIN)’의 타이틀 곡 ‘사랑이란 말’ 뮤직비디오에 주인공으로 출연한 것이죠. 
 
지난달 22일 공식 유튜브 채널과 SNS,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티저 영상이 공개됐습니다. 영상 속 김강우는 사랑하는 연인의 죽음 앞에서 말없이 눈물만 뚝뚝 흘리며 '상남자의 진한 눈물'을  보여줬습니다.
 

 
 짧은 티저 영상임에도 불구하고, 김강우의 오열연기는 보는 이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만들며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메인의 타이틀 곡 ‘사랑이란 말’이 담긴 데뷔 앨범은 지난달 26일 발매됐습니다.
 

 

 오열은 '목 메어 운다'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앞서 살펴 본 배우들의 '오열 연기'에서 '오열'의 대표적 모범답안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각 캐릭터에 몰입해 흘린 배우들의 진한 눈물은 시청자를 울게 했습니다. 그들은 억지로 몰입을 강요하는 '가짜 눈물'이 아니라 정말 그 인물이 되어 심장 혹은 가슴으로 '눈물'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배우들의 눈물은 극을 이끌어가는 '특급 견인차'역할을 합니다.


배신, 상처, 슬픔, 고독, 그리움, 불안 등 위기로 치닫는 절정의 순간 속에서 주인공이 흘린 한 방울의 눈물은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깐깐하고 수준 높은 시청자도 '눈물'이라는 신종 무기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마는 것이죠. 이렇게 이성을 압도하는 감성적 눈물은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옵니다. 물론 눈물이 자주 등장하면 자칫 극이 지루해지지만 적재적소에 배치된다면 더욱 몰입도를 높여주는 효자 노릇을 하는 것이죠.

 

다양한 분야에서 탄탄하고 정교한 연기로 안방극장을 눈물 바다로 만든 배우들, '폭풍 오열'이 전 세계를 강타해도 한류를 타고 오는 '新 눈물 바람'은 기쁨이 될 것 같아요.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대한민국의 콘텐츠를 응원합니다!


 - 사진 출처 -
SBS 수목극 <그 겨울, 바람이 분다> 캡처
SBS <발리에서 생긴 일> 조인성 분 캡처
KBS2 주말극 <내 딸 서영이> 공식 포스터, 드라마 장면 캡처
SBS 월화극 <야왕> 고준희 포스터, 드라마 장면 캡처
MBC 수목극 <보고싶다> 공식 포스터, 드라마 장면 캡처
가수 메인(MAIN)’의 타이틀 곡 ‘사랑이란 말’ 뮤직비디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