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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KOCCA 행사

화장하는 남자 : 박수무당

by KOCCA 2013. 2. 19.

 

화장을 하지 않은 맨얼굴을 보며 장난스런 농담을 건네본 적 있으신가요?

언제부터인가 화장은 성인여성의 필수 조건이 되었고, 그럼에 따라 자연스럽게 여성의 전유물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남성 역시 스스로를 아름답게 꾸밀 수 있다는 메트로섹슈얼(metrosexual) 사고관이 확대됨에 따라

남성화장품 시장의 확대는 물론, 심심찮게 화장하는 남자를 만날 수 있습니다.

 


이런 '화장하는 남자'는 2000년 대 들어서 나타난 말 사회적 현상일까요?

아주 오래전, 이미 우리 조상들은 '화장하는 남자'에 대해 보편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었다면 어떨까요.

 

화장하는 남자 : 박수무당 입니다.

 

 최근 박신양 주연의 영화 <박수건달>이 관객 수 400만 명을 돌파하며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신내림을 받은 건달의 좌충우돌 이야기

남자무속인이라는 민간신앙 소재를 다룬 이 영화에서 짙은 화장을 한 배우의 모습에 관객들은 포복절도 한다

ⓒ 영화 <박수건달>

 

 

현재 공식적인 무속인의 수는 30만 명에 다다른다고 합니다.

그 중 남자무당인 '박수'의 수는 극히 드뭅니다.

 

영화에서 박신양이 분한 '박수무당'은 본디 남성무당을 지칭하는 용어입니다.

'무당'이란 말은 신을 섬기며 굿을 전문으로 하는 무녀(巫女)와 무자(巫子)를 통틀어 말하며 호칭보다는 명사로 사용되는 반면,

'박수'는 '박수무당'과 동의어로 쓰이기도 하며, 호칭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가령 영화 속 주인공 '박광호'의 이름을 따 '박 박수', 혹은 지명을 따 '부산댁 박수' 모두 명칭화 할 수 있습니다.

 

화장을 한 박수건달

ⓒ 블로그 <태양성신>

 

그리고 박수무당의 경우, 진한 화장과 여성복을 입고 여성적인 목소리를 냅니다.

화장에 담긴 주술적 의미에 충실하기 위하여 박수무당은 짙은 화장 속에 남성임을 지우는 것입니다.

  

무속신앙은 오천 년 문화 속에 명맥을 이어온 문화의 한 종류입니다.

그리고 무당 역시 미약하나마 끈끈하게 내려왔습니다.

 

영화와 드라마, 연극 등을 통해 이런 박수무당의 삶은 꾸준히 조명 받았습니다. 


   

 ⓒ 영화 <박수건달>(2012)

 ⓒ 연극 <아름다운 인연> (2011)

 ⓒ 영화 <박수무당> (1974)



박수무당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와 연극들





 

과거 남성들 - 특히 무당에게 화장이란 자신이 모시는 신을 섬기고, 존경을 표하기 위한 일종의 문화입니다.

또한 <삼국사기> '신라본기' 진흥왕 편에서는 화랑들이 얼굴을 곱게 화장하고 산천을 유람하면서 수행을 쌓았다고 전합니다.

 


박수무당 뿐만 아니라 화랑 역시 큰 행사를 앞두고 화장을 하는 것이 보편적이었다

ⓒ 드라마 <선덕여왕>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화장'이 사실은 오래전부터 남성에게도 사용됐다는 사실.

현대 남성들에게 화장은 어떤 의미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