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7이여! 팝 음악으로 응답하라. 컴필레이션 앨범 [90학개론]
이진섭 (브랜드 매니저/ 팝 칼럼니스트/ 엘로퀀스 에디터)
최근 LG 경제연구소에서 발표한 소비자 리포트의 내용이 눈에 들어온다. “397세대”.
30대이면서 90년대 학번인 70년대생. 810만명가량으로 40대(850만명) 다음으로 인구 비중이 높으며, 서태지•HOT로 시작한 아이돌 문화의 첫 소비 세대이고, 경제적으로는 유통시장 최대 소비 계층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한다.
"무스와 스프레이 통을 버린 세대는 머리에 젤을 바르기 시작한다.
80년대 오렌지 족의 심볼이었던 게스 청바지는 신세대와 안녕을 고하고, 리바이스, 스톰, 안전지대, 보이 런던 같은 신생 브랜드들이 후발주자로써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또한 구두라면, 랜드로버가 전부였던 이들에게 닥터 마틴의 등장은 센세이션 그 자체였다.
겉으로 내놓은 폴로 남방과 베이지색 면바지를 입은 사람들은 워크맨을 버리고, CDP 를 이스트팩과 아웃도어 가방에 넣고, 케이블을 통해 흘러 들어오는 채널 V 와 MTV 의 뮤직 비디오들은 그야말로 음악의 파라다이스를 선사해줬다.
서태지와 아이들, HOT, 젝스키스, S.E.S의 수명과 청년기를 함께한 이들은 이제는 조용히 향수에 젖는다."
- 90년대의 바침 by 필자.
분명, 현재의 이야기도 아니고, 그렇다고 먼 옛날 이야기도 아니지만, '397 세대'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그땐 그랬지.’라고, 회상할 수 있는 흔적들인 것 같다.
영화 '건축학개론'을 필두로 하여, 얼마 전 케이블에서 인기리에 종영한 '응답하라 1997'까지 최근90년대 '레트로스펙트(Retrospect)'에 대한 찬가들이 줄줄이 이어가면서, ‘397세대’ 를 공략한 상품, 프로그램들이 또 하나의 시장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 와중에 팝 음악에서도 한 번 즈음은 90년대를 회상하는 시도들이 있으면 좋을 텐데…라고 생각할 무렵, 반가운 컴필레이션이 음반 매장에 나온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팝 음악으로 90년을 회상해보면, 얼터너티브 락과 펑크, 그리고 레게 열풍이 어렴풋이 기억 속을 스치고 지나간다. 하지만, 기억을 더듬어 보니 아무리 생각해봐도 팝 음악의 르네상스는 80년대- 90년대 초였다. 때문에 이런 ‘르네상스’의 부흥을 이어가는 ‘90년대의 팝’은 전성기 시절의 문법과 스타일에 조금씩 힘을 빼고, 각자의 개성과 스타일을 조금씩 구체화 시켰던 시기같다. 또한, 정확한 시점을 말하기는 어렵지만,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의 앨범 [Dangerous] 이전과 이후로 빌보드 메인스트림의 작업방식과 스타일, 장르적인 변화들이 차이가 생기고, 락 운드에도 '대안'들이 떠올랐다.
때문에, 90년대는 '팝 음악의 낭만주의시대'라고 표현하고 싶다. 르네상스의 좋은 요소들이 반영되고, 다양한 음악적 시도가 과감하게 이뤄진 시기 말이다. 이 시기에 '라디오헤드(Radiohead)'와 '너바나(Nirvana)', '스매싱 펌킨스(The Smashing Pumpkins)', 그리고 '그린데이(Greenday)' 같은 밴드들은 팝 씬과 얼터너티브 락 사운드 사이에 물꼬를 터주면서 90년대 팝 씬을 화려하게 장식하였다.
또한 '레니 크라비츠(Lenny Kravitz)'와 'UB40', '포트레이트(Portrait)' 같이 팝 씬을 신선하게 만든 뮤지션들과 '쿨리오(Coolio)', '닥터 드레(Dr. Dre)', '투팍(2Pac)' 같이 실력있는 힙합 뮤지션들이 굵직한 지류를 형성하며, 팝 씬에 다양한 에너지를 유입시켰다.
80년대를 주름 잡던 여성 뮤지션들의 파워는 90년대에 이어서도 계속 되었는데, '마돈나(Madonna)'를 필두로 하여, '쉐어(Cher)'와 '블론디(Blondie) '같은 여성 노장 뮤지션들은 이 시기에 자신들의 명성에 걸맞는 인기를 이어갔다.
앨범 [90학개론]을 들여다 보자. 우선, '라디오헤드'의 ‘Creep'을 첫 곡으로 하여, '레니 크라비츠'의 ‘It Ain’t Over ‘Til It’s Over’, '올 세인츠(All Saints)'의 'Never Ever', 가 그 뒤를 잇고, 두 번째 2CD에는 '엠씨 해머(MC Hammer)'의 'Can't Touch This'와 '미스터 빅(MR. Big)'의 'To Be With You' 를 포함하여 장르에 구애 받지 않고, 총 34곡들을 알차게 담아 놓았다. 아마도, '397 세대' 들에게 앨범 [90학개론]은 추억의 불꽃놀이가 될 것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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