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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KOCCA 행사

페스티벌을 만드는 숨은 힘! '페스티벌 자원 활동가'

by KOCCA 2012. 1. 30.


쾌적하고 원활하게 진행되는 페스티벌을 위해, 뒤에서 보이지 않는 노력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이름은 페스티벌 자원 활동가! 많은 페스티벌에서 다양한 이름으로 자원 활동가들을 모집하고, 많은 이들이 이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요. 페스티벌을 만드는 숨은 힘! 페스티벌 '자활' 혹은 '자봉'이라 불리는 이들. 먼저, 페스티벌 자원 활동가에 대한 간단한 Q&A 부터 하고 넘어갈까요?

 
페스티벌 자원 활동가는 어떤 일을 하나요? : 페스티벌 자원 활동은 대부분  두 가지로 나뉩니다. 먼저 사전 홍보! 페스티벌 전 개인 블로그나 SNS를 통한 온라인 홍보, 포스터 배부 등의 오프라인 홍보가 여기에 해당되지요. 그리고 페스티벌 현장에서의 자원 활동! 티켓 확인, 손목 밴드 검사, 부스 운영, 페스티벌 안내, 아티스트 수행, 공연장 내 환경관리 등 다양한 분야를 담당하게 됩니다.

 

자원 활동가들에게 오는 혜택은 어떤 것이 있나요? : '자원 활동'인 만큼, 자원 활동가는 돈을 목적으로 일을 하지 않아요. 대신 유니폼, 스탭 패스, 기념품 등이 제공되고, 페스티벌에 따라 소정의 활동비가 지급되기도 합니다. 대신 자원 활동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고,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요. 페스티벌에 따라서는 교대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곳도 있다고 합니다.

 

모집 정보는 어디에서 얻을 수 있을까요? : 각 페스티벌의 홈페이지나 트위터를 유심히 보다보면, 모집 공고를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어느 정도 감이 오시나요? 그렇다면, 이제 본격적인 이야기! 실제로 페스티벌 자원 활동 경험이 많은 4인의 경험담을 들어봤습니다. 다양한 페스티벌, 다양한 포지션에서 페스티벌을 위해 열심히 뛰었던- 열혈 페스티벌 자원 활동가들의 이야기. 함께 읽어볼까요!

 

(사진 출처: 민트페이퍼 http://www.mintpaper.com/)

 

 

1. 간단한 자기 소개, 지금까지 자원 활동가로 참여했던 페스티벌의 수.

 

은비 :  23살. 학생이지만 휴학하고 공연 기획 일을 하고 있습니다. 직접 지원해서 참여했던 페스티벌은 다섯 번. (자활로 참여했던 페스티벌에서 후에 서포트 요청이 와서 참여했던 페스티벌까지 더하면 여섯 번)

 

성우 : 음악과 운동을 좋아하는 25살의 대학생 윤성우 입니다. 국민대에서 '경영정보학'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트위터 @djtellsyou / 블로그 blog.naver.com/djtellsyou) 총 4개의 음악 페스티벌에 참여했고, 이전에는 스포츠 관련 대회에서 주로 자원 활동을 했습니다.

 

윤정 :  음악 듣는 걸 좋아하고, 듣고 느낀 것을 소통하고 싶어서 블로그에 글을 쓰던 처자!입니다. 페스티벌은 3회 참여했어요.

 

예진 :  저는 교육학을 전공하고 있는 이예진이라고 합니다. 올해 3학년이 되고, 언론정보학을 복수전공하고 있습니다. 2개의 페스티벌에서 자원 활동을 했고, 페스티벌이라 할 순 없지만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추모공연의 자원 활동을 했습니다.

 

 

2. 처음 페스티벌 자원 활동에 지원했던 이유.

 

은비 :  나중에 멋진 페스티벌을 기획하는 게 제 꿈이에요. 꿈에 한걸음 다가가기 위한 첫 도전으로 자원 활동에 지원했었는데, 사실 처음 지원했을 땐 1차 전형에서 떨어졌던 아픈 기억도….

 

성우 :  대학 복학 후, 학교생활을 하면서 답답함을 느꼈고, 그 상황을 타개하고자 '자원 활동'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그들과 함께 무언가를 이뤄나가며 성취감을 맛 볼 수 있다는 점에 끌렸던 것 같습니다. 특히, '페스티벌'은 제가 좋아하는 '음악'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자원 활동을 누구보다 더 열심히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지원을 했습니다.

 

윤정 :  이것저것 해보는 걸 좋아해서 평소 음악페스티벌 외에 자원 활동을 많이 했었는데, 음악페스티벌에서 자원 활동 모집을 하는 걸 보고 휴학한 김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예진 :  당시 제가 즐겨듣는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심지어 제 주위 친구들은 관심도 없었고 잘 알지 못했어요. 페스티벌 자원 활동에 지원 하게 되면 저와 비슷한 관심사, 음악 취향을 가진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지원하게 됐습니다.

 


3. 페스티벌에서 어떤 일을 맡았는지?

 

은비 :  자원 활동을 여섯 번 하다 보니 페스티벌 내에서 자활이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역할을 해봤어요. 대기실 케이터링이나 무대 스탭 같은 아티스트를 직접 마주하고 무대를 준비하는 일부터 인포메이션, 입장 동선 등 관객을 만나는 일, 사람보다 각종 쓰레기를 더 많이 마주하는 환경 담당까지.

 

성우 :  제가 참여했던 페스티벌에서 공통적으로 사전홍보활동환경정화활동에 참여했습니다. 페스티벌마다 맡은 일은 달랐는데, 물품보관소 운영차량통제를 하기도 했고, 아티스트 케어와 공연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지원하는 일을 담당한 페스티벌도 있었고, 페스티벌 입점 부스들의 민원을 해결하고 페스티벌 스탭들을 케어하기도 했고. 한 페스티벌에서는 교통통제와 관객을 안내하는 역할 및 스테이지 보조 역할을 맡았습니다. 이밖에도 제가 조금의 여유가 있을 때, 다른 자원 활동가들이 맡은 여러가지 활동들을 도왔습니다.

 

윤정 :  구체적 업무는 사전에는 온오프라인 홍보, 당일에는 아티스트 케어. 그 중에서도 저는 해외 아티스트 케어를 딱! 사전에는 간단한 연락을 해서 전달사항을 전하고, 당일에는 1:1로 아티스트를 담당해서 페스티벌 내에서 커뮤니케이션이나 전반적인 관리를 맡았어요. 예를 들면 프롬프터 운영부터 시작해서 스테이지로의 안내 등? 스탭이 전부 담당할 수가 없으니 자활이 스탭의 역할로 아티스트를 페스티벌 내에서 관리하는 거지요.
 

예진 :  추가로 합격했던 한 페스티벌에서는 ‘자전거 보관소’를 맡게 됐습니다. 자전거 보관소는 말 그대로 페스티벌에 놀러온 관객들의 자전거를 보관하는 일을 합니다. 이 페스티벌은 ‘자연보호’를 모토로 삼은 만큼 자전거 이용을 장려했고, 실제로 자전거를 타고 온 관객분들이 많았습니다. 페스티벌 당일 날은 이러한 일을 했고, 뒤늦게 붙었기 때문에 사전 홍보활동은 따로 하지 않았습니다. 페스티벌은 토~일요일에 열렸는데 총 4명이서 자전거 보관소를 맡았습니다. 2명씩 2교대(A팀,B팀)로 나뉘어 토요일(A-B-A-B-A-B), 일요일(A-B-A-B-A-B) 식으로 일했습니다.

또 다른 페스티벌에서는 사인회를 맡았습니다. 사인회 담당은 정해진 시간에 사인회 순서표를 배부하고, 사인회가 시작되면 관객 줄․ 안전관리, 사인회 진행 등을 맡습니다. 사인회가 아닌 시간에는 일손이 부족한 다른 분들의 일을 도왔습니다.




4.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은비 :  자원 활동가이기 전에 음악을 좋아하고 공연을 좋아하는 팬의 입장이기도 하다 보니 음악이 들려오는 페스티벌 현장에서, 그 페스티벌의 한 부분이 되어 일을 한다는 자체로 하나하나 큰 경험이고 즐거움이에요.

 

그래도 굳이 에피소드를 꼽자면, 대기실 케이터링 할 때 저한테 당연한 부탁(짐 옮기는걸 도와달라는 부탁)을 하셨던 한 아티스트분이 굉장히 진심으로 고마워 해주시던 한마디 같은거. 그게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정말 큰 힘이 되거든요. 고맙다는 말 한마디가. 꼭 아티스트만이 아니라 관객 분들의 고맙다는 말, 수고한다는 말들도 기억에 많이 남아요. 분리수거 할 때 봉투에 이것저것 넣어와서 그냥 던져버리고 가시는 일명 진상관객 분들도 간혹 계시지만 어떻게 하면 되냐고 물어보시면서 일일이 분리수거 해주시고 ‘수고하세요~’ 하며 공연 보러 돌아가시는 관객을 만나면 힘들어서 쉬고 싶다가도 힘이 막 솟아오르는 느낌!

 

성우 :  가장 좋았던 순간: 페스티벌이 무사히 끝나고, 뒷정리까지 말끔히 마친 후, 스탭들이 함께 환호하며 박수쳤을 때. 내가 케어한 아티스트들이 감사의 말을 전했을 때. / 가장 힘들었던 순간: 시험기간과 페스티벌이 겹쳐서 굉장히 피곤한 상태로 자원 활동에 임했을 때. BML2011 도중 폭우가 쏟아져서 공연이 중단됐을 때. / 가장 감사했던 관객: 사전홍보활동을 하기 위해, 재학 중인 학교 캠퍼스에 포스터를 붙였는데, 뒤에서 유심히 지켜보던 한 여학생이 이것저것 물어봤고, 제게서 플라이어를 받아갔는데, 그분이 페스티벌 당일 공연장에서 신나게 돌아다니는 모습이 포착됐어요.^^ 성공적으로 홍보를 한 것 같아 굉장히 뿌듯하고, 감사했습니다.

 

윤정 :  모 해외팀이, 피곤한 상태에서도 사인회에서 팬들에게 일일히 사진을 찍어주고 악수도 해주는 등 아주 유쾌하게 팬서비스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팀은 나가면서도 한국말로 '감사합니다~' 라고 인사해주셨지요. 훈훈했습니다! 

 

예진 :  꼭 찝어 말할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관객분들이나 아티스트분들이 힘내라며 이렇게 즐길 수 있는 건 ‘덕분’이라고 말해주실 때 보람을 느끼고 더 힘내서 일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힘들었던 순간도 있었습니다. 주최측에서 지시한 것을 어쩔 수 없이 따르다보니 관객분들과 마찰이 생기곤 했습니다. 예를 들어, 자전거를 보관하려면 생년월일을 써야하는데 어떤 분들은 ‘이런걸 왜 써야 하냐’며 싫어하셨습니다. 또, 페스티벌이 끝나기 전 자전거를 맡긴 관객들에게 가져가라고 독촉 전화를 해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한 관객이 ‘왜 끝나지도 않았는데 가져가라 전화하냐’며 크게 화낸 적이 있었습니다. 무척 난감했습니다.

 

5 자원 활동으로 나는 ______를 얻고 ______를 잃었다.

 

은비 :  자원 활동으로 나는 을 얻고 환상을 잃었다.

공연 기획, 페스티벌 기획을 꿈꿨지만 꿈만 꾼 거였지 실은 그게 다 환상투성이였거든요. 왠지 무대 뒤편도 무대 위만큼 화려하고 멋있을 것 같고, 마냥 좋을 것 같고. 하지만 자원 활동을 하면서 그런 환상이 많이 깨졌어요. 힘들기는 엄청 힘든데 보이지 않으니까 알아주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내가 왜 여기서 이걸 하고 있나 싶은 게 한두 개가 아닌데. 그래도 그 수고를 알아주는 몇몇의 사람들에 대한 감사함과 내 수고가 이 멋진 페스티벌의 한 부분이 되어서 페스티벌을 완성하는 거구나! 하는 자부심이 생겨서 계속 하게 되더라구요. 환상이 깨지고 나니 좀 더 확고하고 단단한 꿈을 갖게 된 것 같아요.

 

성우 :  나는 좋은 인맥을 얻고, 머뭇거림을 잃었다.

같이 힘들게 일하며 정이 든 친구들과 아직까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많은 사람들을 새롭게 만나고 소통하면서 인간관계에서의 막연한 두려움과 머뭇거림은 사라졌습니다!

 

윤정사람과 경험을 얻고 건강을 잃은 것 같아요.

학교생활로만 얻을 수 있는 사람은 한계가 있지만, 자활을 하면서는 다양한 학교, 관심을 만날 수 있어요. 건강은, 너무 열심히 하다보니 페스티벌이 끝나고 나면 항상 방전상태가 되기 때문에.

 

예진 사람, 경험을 얻고, 잃은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여러 가지 이유로 이제 더 이상 페스티벌의 자원 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이 또한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원 활동으로 인해 잃은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6 페스티벌에서 자원 활동가란 ○○○ 다.

 

은비 :  자원 활동가란 퍼즐의 마지막 조각이다. 아무리 잘 만들어놓은 페스티벌이라도, 관객이 많은 페스티벌이라도, 뒤에서 수고해주는 자원 활동가가 없다면 페스티벌은 완성 되지 않아요. 막상 맞춰놓고 보면 어떤 게 마지막 조각이었는지 안보일수도 있지만 없으면 완성 할 수 없는, 자원 활동가는 그런 존재 같아요. (그러니 모든 자원 활동가 여러분들은 자부심을 가지시라!)

 

성우'박지성'이다. 끊임없이 페스티벌 이곳저곳을 누비고, 이타적인 플레이(?)를 하며  팀을 성공으로 이끌기 때문에!

 

윤정 :  자활은 또 다른 나를 발견할 기회이다! 내가 뭘 좋아하고 뭘 잘하는 지 알 수 있으니까요. 진짜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걸 겪으면서 알 수 있는 기회! 

 

예진 같은 존재이다? 사람에게 물이 없어선 안 되는 것처럼, 페스티벌에서 자원 활동가는 물만큼 꼭 필요한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넘쳐서, 모자라서도 안 되고 없어서는 절대! 안 되는 필수 요소.

 

 

7. 마지막으로, 자원 활동을 지원하려는 분들께 드리는 팁과 조언!

 

은비‘페스티벌은 가고 싶은데 표가 비싸니까 일을 하면 갈 수 있겠지?’라던지 ‘내가 좋아하는 밴드를 좀 더 가까이서 볼 수 있을 거야!’ 같은 마음으로는 절대 지원하지 않는 게 좋아요. 앞으로 함께 공연을 보러 다닐 좋은 친구를 만나고 싶다거나, 젊어서 고생은 사서한다는 말을 실천해보고 싶으신 분들은 한번 도전해보셔도 좋을거구요. (대신 끈기와 성실성, 체력은 기본소양으로 갖추셔야 합니다!) 특히 저처럼 공연 기획 일을 꿈꾸고 있는 분들에게는 꼭 한번 지원해 보라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본격적인 건 아닐지라도) 실전은 생각만큼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걸 겪어보는 게 중요하니까.

 

성우열정을 다해 페스티벌에 자원 활동에 임하겠다는 점을 강력하게 어필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체력과 근력이 강한 분이라면 환영받을 거예요! 추가적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자원 활동을 하면 무료로 공연을 볼 수 있다' 혹은 '아티스트와 친해질 기회가 많다.' 라는 생각으로 지원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일찍이 다른 활동을 찾아보는 것이! ^^;; 진심으로 페스티벌을 빛내고자 하는 분들은, 그 마음이 담당자분께 꼭 전해질 거라 저는 믿습니다!!

 

윤정 :  한 살이라도 어리고 여유있을 때 많이 해보길! 특히 자기가 진로로 생각하는 분야라면 더더욱! 실제로 겪으면 느끼는게 달라지거든요. 저의 경우 막연하고 넓게 잡고 있던 문화분야 종사의 꿈 중, 다른 거 다 해보면서 하나씩 가지를 치다보니 음악에 자리잡게 되었어요. 자활을 통해 이렇게 꿈의 범위가 좁혀지기도 하고, 아니면 전혀 생각지도 못한 분야가 자신과 맞는 걸 발견할 수 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자활이 아니면 하기 힘들잖아요. 어디 가서 사지도 못할 경험들!

 

예진 :  자원 활동을 하게 된다면, ‘자원 활동가’를 처음 지원하셨던 그 마음처럼 자신이 맡은 일을 끝까지 잘 마무리 짓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힘들더라도 자원 활동을 하고 있는 ‘현재’를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스스로 즐기면 어떠한 일을 맡아도 재밌게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