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상상발전소/KOCCA 행사

문화유산의 뿌리를 지킨 인물, 간송 전형필

by KOCCA 2012. 1. 25.


한글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언제, 어디서, 누가, 어떻게, 무엇을, 왜 만들었는지 알 수 있는 글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유치원에 들어갈 나이만 되어도 한글은 세종대왕님이 만들었다는 것을 알고, 한글의 우수성에 자긍심을 가지며, 창제 과정이 드라마로도 제작되어 전 국민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아름다운 우리말, 한글.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반포한 지 올해로 566주년이 되었지만, 우리가 이 한글의 뿌리를 다시 알게 된 지는 백 년도 채 안 되었다는 사실. 그리고 이것이 평생을 걸고 우리 문화를 지킨 한 수집가 [간송 전형필] 선생님의 노력 덕분이라는 것을 알고 계셨나요?

 

 


간송 전형필 선생님은 일제강점기 시절, 서울의 부호 가에서 태어났습니다. 스무 살 초반, 젊디젊을 때 유산을 물려받은 그는 일본인들과 서양인들에 의해 국외로 유출되는 서화, 도자기, 서적 등을 수집합니다. 식민지 시대의 조선인으로서 우리 민족의 뿌리를 지켜야 한다는 일념으로 우리 문화재를 찾아 평생을 바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는 설명하지 않아도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작품의 가치를 중히 여겼던 그는 파는 사람이 아무리 헐값을 불러도 그 물건을 자기가 생각하는 가치에 맞는 가격을 내는 것으로 유명했다고 합니다. 한 예로 1,000원에 매물로 나온 훈민정음 해례본의 진가를 알아보고 그 열 배의 값을 불러 사온 예가 있지요.

 
가치 있는 우리 문화재를 모은 전형필 선생님은 한국 최초로 사립 미술관을 설립합니다. 이것이 1938년도에 개관한 간송미술관입니다. 모든 사재를 들여 사모은 문화유산을 사리사욕을 위한 용도가 아니라, 우리 문화를 연구하고 알리는데 앞장섰던 것입니다.

 

 

김홍도와 신윤복의 풍속화와 산수화(단오도/남해관음)


 

겸재 정선과 추사 김정희의 서화(장안연우/국일한묘/지란병분)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수많은 예술품들(청자상감운학문매병/금동보살입상/금동여래입상)

 



그리고 전형필 선생님이 6.25 전쟁 피난 시절 한시도 몸에서 떨어뜨리지 않았다는 훈민정음 해례본.

국보 12점, 보물 10점, 서울시 지정문화재 4점. 그 외에 우리의 뿌리를 알려주는 수많은 문화재…

 



그가 없었다면 우리는 뿌리깊은 나무라는 훌륭한 드라마를 볼 수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또 드라마 바람의 화원을 보고 우리나라의 그림의 아름다움과 우리의 정서를 느낄 수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우리나라의 미술, 국어, 역사를 전하는데 평생을 바친 간송 전형필 선생님. 올해 1월 26일은 간송 전형필 선생님이 타계하신지 4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우리 문화재를 감상할 때 훌륭한 문화유산을 만들어주신 우리 조상님들은 물론, 그 문화유산을 후손들이 이 땅에 보존할 수 있도록 지켜주신 분들께도 감사의 마음을 가지는 건 어떨까요? 그리고 우리의 멋과 정서를 한류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더욱 알리고 발전시켜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TIP: 간송 전형필 선생님이 설립하신 간송미술관은 일 년에 두 번, 봄과 가을에 일반인들에게 무료로 공개된다고 하네요. 우리 선조들의 지혜와 세월이 묻어 있는 소중한 재산들을 직접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고 합니다. 여러분도 올봄, 간송미술관에서 아름다운 우리 문화유산에 흠뻑 취해보는 건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