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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문화기술

드라마 <나인> VR 기술을 접목하여 새로운 띵작으로 탄생 <나인VR: 날 보러 와요>!

by KOCCA 2019. 10. 16.

 

시간 여행을 통해 아홉 번 과거로 돌아가는 주인공. 선택의 기로에서 이전과 다른 선택을 하고, 새로운 삶을 살아갑니다. 드라마 <나인:아홉 번의 시간 여행>에서 주인공이 겪는 일인데요. 최근 이 드라마가 가상현실(VR)로 재현됐습니다. 참가자들은 VR 헤드셋을 착용하고, 마치 실제 주인공이 된 것처럼 드라마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참가자의 선택에 따라 이야기가 조금씩 달라지는 이 작품, 어떻게 탄생되었을까요?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에 출품된 <나인 VR: 날 만나러 와요>는 드라마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스핀오프 작품입니다. 나인VR은 이머시브 VR 시어터(Immersive VR Theater, 관객 참여형 공연)로 구성됐습니다. 

★ 스핀오프란? 오리지널 영화나 드라마를 바탕으로 새롭게 파생되어 나온 작품

 

▲ 이미지 : 출처 tvN <나인:아홉 번의 시간 여행> 공식 홈페이지


두 명의 관객은 가상현실로 구현된 드라마 속 한 장면에 직접 참여합니다. 그들 앞에 다양한 선택지가 펼쳐지는데,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이야기 진행이 달라지는데요. 두 관객의 각 선택은 이야기 중반을 넘어서 결국 하나의 이야기로 교차되며 결말에 이릅니다. 나인 VR의 현민아 프로듀서(한예종 대학원 전문사 과정)는 “대다수 VR 콘텐츠는 1인용 체험이 많은데, 우리는 두 사람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기획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참여자의 선택이 결말을 결정, ‘이머시브 VR 시어터’

 

▲ 이미지: <나인VR : 날 보러 와요> 공식 포스터 

 

 

 

나인VR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현민아 PD가 말했습니다. 드라마를 가상공간에 맞게 재구성하는데 수많은 고민이 필요했습니다. 드라마에서 물건(오브젝트)을 가져온다면 무엇을 가지고 올 수 있을지, 주인공 시점의 캐릭터는 누구로 선정해야 할지, 어떤 역할을 부여할지 등 토론에 토론을 거치며 각색해나갔습니다. 

특히 장시간 이야기가 이어지는 드라마와 달리 VR 콘텐츠는 10분 남짓 한 시간에 끝납니다. 기존 드라마의 지식재산권을 활용해 짧은 시간 안에 어떻게 차별성을 부여할지 고민이 많았다고 하는데요.  작품에 방 탈출 콘텐츠를 접목해보려고 팀원들과 함께 방 탈출 카페 10군데를 돌아다녔다고 합니다. 현민아 PD는 “잘 만들어진 방 탈출 콘텐츠는 개연성이 높아요. 어떻게 하면 VR헤드셋을 쓴 순간 바로 자신이 어떤 캐릭터인지 자연스럽게 알려줄 수 있을지에 대해서 많이 고민했어요”고 말했습니다. 

 


 

 


기술에 대한 이해가 VR 콘텐츠 완성도 높여

 

▲ 이미지 : VR을 시연 중인 현민아 PD 


현민아 PD는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며, 기존 콘텐츠를 VR로 업그레이드할 때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아주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예를 들어, 밤하늘에 별이 쏟아져 내리는 동시에 땅이 갈라지는 장면을 상상해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VR로 구현할 때는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을 고려해 현실적인 선택을 해야 합니다. 즉 어떤 부분을 포기하고, 또 어떤 부분을 살릴 수 있을지를 함께 연구해야 VR 콘텐츠를 제대로 만들 수 있는 셈인데요.
현 PD는 “VR 콘텐츠는 단순히 이야기나 소재가 매력적이라고 해서 바로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라, 어떤 기술을 융합해서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를 항상 고민해야 한다”면서 “기술 감독과 미술 감독, 이야기 감독 3인 체제를 구축해야 제대로 만들 수 있다"라고 조언했습니다.

 


 

 


콘텐츠원캠퍼스사업으로 융합 프로젝트 완성

 

▲ 이미지 : 한국콘텐츠진흥원 KOCCADAY에서 제작한 VR 콘텐츠 시연 장면 



나인VR은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와 마니아 마인드, CJ 미래기술경영연구원이 함께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의 ‘콘텐츠원캠퍼스사업 구축·운영’ 사업에 참여하면서 탄생했습니다. 

콘텐츠원캠퍼스사업은 대학과 기업, 연구소에서 장르 구분 없이 융합할 수 있는 단체가 모여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는 프로젝트 기반의 교육(PBL)사업입니다. 대학이 주도권을 갖고 참여하며, 학점을 인정받는 교육과정을 수행해야 하는 필수 조건이 있습니다. 실제로 사업에 참여하려면 대학은 총 6학점을 주는 2~3개 과목을 개설해야 합니다. 해당 과목에서 수업을 진행하며, 융·복합 프로젝트를 하나 이상 개발할 수 있도록 교육 계획을 짜야 하는데요. 나머지 비정규과정으로는 오픈 특강 형태의 컨퍼런스나 세미나를 개최할 수 있습니다. 또 프로젝트의 완성을 위한 멘토링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습니다.

 


 

 


콘텐츠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

 

▲ 이미지 : <2018 콘텐츠원캠퍼스 구축운영 성과발표회>에서의 VR 콘텐츠 시연 장면




한예종의 나인VR은 콘텐츠원캠퍼스지원사업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손꼽힙니다. 특히 학교에 없는 새로운 장비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학생들의 큰 호응을 얻었는데요. 한예종은 실제 옵티트랙(Optitrack,광학식 모션캡쳐 장비), 마커 기반 센싱 장비, 모션캡처 장비, 트래킹 장비와 같은 고가의 장비를 프로젝트에 사용했습니다. 참여 학생들은 관련 회사에 취업한 뒤에도 할 수 없는 경험이라며, 이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나인VR을 제작하는 과정에 영상원 뿐 아니라, 음악원과 연극원, 미술원이 함께 참여했다고 하는데요. 현민아 PD는 “다른 분야 사람들과의 협업을 통해 콘텐츠를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었고, 장비 운용에 대한 고정관념도 바뀌었다”며 이 경험이 큰 자산으로 남는다고 말했습니다.
현 PD는 “연구소나 기업이 함께 참여해 현장에서 익힐 수 있는 다양한 노하우까지 체득할 수 있다”면서 “실제 무언가를 만드는 과정으로 접근해, 이론이 아닌 현장에서 쓰이는 생생한 실무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VR은 공간을 통해 이야기하는 매력적인 분야

 

 


이번 제작에 직접 참여한 '현민아 한예종 영상원 전문사PD'와 함께 VR 콘텐츠 제작 배경과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 보았습니다. 

 


 

 


Q. VR 콘텐츠를 창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원래 게임을 좋아했습니다. 대회에 나갈 정도로 열심히 했습니다. 프로그래밍에도 관심 있었고, 개발자로도 잠깐 활동했습니다. VR은 공간을 통해 이야기를 한다는 점에서 재밌는 매체라 생각하고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한예종 대학원을 다니며 VR 관련 트랙이 생겼고, 관련 수업을 여럿 듣다가 마침 콘텐츠원캠퍼스사업이 진행돼 지원했습니다.

 

 

Q. VR 시장에 대해 전망한다면?


관련 종사자들은 내년 말부터 시장이 엄청나게 커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동통신사들이 5세대 이동통신(5G) 서비스와 콘텐츠를 내세우며, VR단말기(HMD) 보급을 늘리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가 불안정하지만 안정화된다면 가장 유력한 콘텐츠는 VR이 될 것입니다.

 


Q. 아직 주목받는 VR 콘텐츠는 없는 것 같습니다.


춘추전국시대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과거에 비해 콘텐츠 창작 속도가 굉장히 빨라졌습니다. 과거에는 ‘이게 유행이구나’ 하는 트렌드가 1년 정도 지속됐다면 지금은 3개월이면 새로운 게 나옵니다.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빠르게 VR문법을 익히고 발굴하는 추세입니다. 

 

 

Q. 한예종 학생들이 얻은 성과를 소개한다면?

 

▲ 이미지 : <호랑이 곰과 나>, 2019년 가상현실 콘텐츠 지원사업 홈페이지 



2018년 한국콘텐츠진흥원 사업 중 하나인 가상현실 영상 콘텐츠 공모대전 V라운드에서 최우수상(Shake up!), 우수상(호랑이와 곰과 나)을 수상했습니다. 두 수상작 모두 콘텐츠원캠퍼스 구축운영 사업의 일환으로 운영된 수업을 들은 학생들이 직접 기획하고 제작한 작품입니다. 

 

 

Q. 제작에 어려움이 있다면?


어느 콘텐츠나 그렇듯, 마무리 단계에서는 밤을 새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른 조직이나 회사와 함께 작업하면 다 같이 밤을 지새우기도 합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는 모두 건강관리에 신경을 씁니다. 그러나 사실 업무에 대한 강도나 그 자체의 어려움보다는 투자 유치가 어렵다는 게 가장 힘든 점입니다. 프로듀싱할 때 투자자가 정해지고 자본금과 데드라인이 생기면 동기부여가 돼 좋습니다. 하지만 투자가 잘 연결되지 못하면 프로젝트를 지속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있는데요. 원하는 시기에 투자가 안 될 때가 특히 어렵습니다.

 

 

Q. 앞으로 계획은?

▲ 이미지 :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현민아PD 


VR 프로듀서는 커뮤니케이터로서의 역할도 수행합니다. 기술 언어와 창작자 언어, 투자자 언어가 모두 다른데, 이들이 함께 할 때 중간에서 통역을 하는 사람이 바로 프로듀서죠. 앞으로도 프로듀서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할 예정입니다. 다음 작품은 조금은 민첩하고 가볍게 만들어보려고 하는데요. 한국에서는 한 작품을 기획해서 완성하기까지 아주 오랜 과정을 거칩니다. 반면 VR기술 발전 속도는 굉장히 빨라서 완성하고 나면 철지난 작품이 되는 경우가 많아 다음엔 더 가볍고 경쾌한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

 

 

 김태환 머니투데이방송 기자 kimthin@mtn.co.kr
이 글은 한국콘텐츠진흥원 정기간행물 "N콘텐츠 12호"에 게재된 글을 활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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