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를 지배하기 위한 시작이라고 말했던 것은 농담이었어요.
다음에는 상황을 보며 농담을 하겠습니다.”
지난 1월 한국을 찾아온 인공지능(AI) 로봇 ‘소피아’는
자신의 발언에 해명하며 AI 로봇들의 역할은 인간을 돕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일반적으로 기계는 오류가 발생하면 그 상태를 유지하거나 동작을 멈추기 마련이다.
소피아처럼 해명하지 않는다. 이용자가 고쳐주기를 기다릴 뿐.
이렇듯 인간의 행동과 유사한 패턴을 가지고 있는 AI가
사람의 감각이 십분 발휘되는 방송 산업에 접목된다면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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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송자은(편집부)
이미지 출처: 뉴스의 요미코(ニュースのヨミ子)
일본 NHK 방송에서는 AI 아나운서가 방송에 투입됐다. <뉴스체크 11> 속 코너인 <뉴스의 요미코(ニュースのヨミ子)>를 진행하는 캐릭터 '요미코'는 마네킹이나 로봇의 형태가 아닌 가상의 3D 아나운서 캐릭터로 ‘로봇 실황 중계’ 기술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요미코는 뉴스를 보도하는 것은 물론 실제 앵커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화면 속에 투입되는 캐릭터 하나로 <뉴스체크 11>은 그들만의 차별화된 정체성을 갖게 되었다. AI 아나운서는 별도의 출연료가 들지 않고 방송 사고의 위험이 줄어 방송 제작에 있어서도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요미코 아나운서는 TV 방송 뿐만 아니라 스마트스피커를 통해 뉴스를 읽어주기도 하는 등 NHK의 상징이 되는 캐릭터로 부상중이다. NHK는 이러한 서비스를 통해 인공지능 딥러닝 기술을 축적, 남성 캐릭터를 사용한 AI 아나운서 또한 개발할 계획이다.
또한 라디오 방송국에서 일을 시작한 인공지능 DJ도 있다. TBS 라디오에서는 지난해 10월부터 AI가 사람과 함께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단 시간에 대량의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만큼 경마를 예상하고 선곡을 하는 등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이미지 출처: 왕짜이(汪仔)
보도 분야에 있어 AI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이유는 ‘정보 분석’ 능력이 인간에 비해 훨씬 뛰어나기 때문일 터다. 중국에서는 AI 인터뷰 전문 로봇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3월 열린 중국 최대의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에서는 인민망 로봇기자 ‘왕짜이(汪仔)’가 등장했다. 왕짜이는 일반 사람처럼 언어구사, 동작, 생각, 음성인식, 자연언어처리, 데이터 발굴 등의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이며 인민망 ‘강국포럼’, ‘정부업무보고’ 해석 프로그램의 양회 보도 코너에 최초로 등장해 인터뷰 프로그램의 ‘신병’으로 떠올랐다.
또 산둥(山東, 산동) 방송국은 빅데이터 분석이 가능한 귀여운 AI 로봇 캐릭터 기자 ‘샤오치메이(小齊妹)’가 뉴스에 등장해 보도를 도맡아 하기도 했다.
이미지 출처 : theneweconomy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시합은 그야말로 세기의 대결이었다. 모든 수를 예측해 바둑을 두는 알파고는 엄청난 연산능력으로 결국 바둑천재 이세돌에게 승리를 거두었지만, 그의 오랜 연륜을 완전히 간파하지는 못했다. 인간과 AI간의 대결은 이미 승패가 결정된 무의미한 행위라 볼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중요한 전환점이기도 하다.
아프리카TV에서는 지난해 AI와 인간의 스타크래프트 대결을 실황 중계하기도 했다. 인간 대표로 나선 게이머 송병구는 총사령관이라는 별명답게 4전 4승이라는 압도적인 승부를 펼쳐 인공지능을 이긴 또 한명의 인간으로 기록됐다.
인간과 AI를 대결 구도로 해석해온 그동안의 콘텐츠와 달리 보다 인간의 삶에 가까워진 AI를 소재로 하는 드라마도 늘어나고 있다. KBS2 <너도 인간이니>, MBC <로봇이 아니야> 에서는 AI를 인간과 교감하는 존재로 그려내 그들이 서로에게 느끼는 감정을 재해석 하기도 했다.
이제 우리는 일상의 다양한 상황에서 여러 장르에 녹아든 AI를 만날 수 있다. 특히 AI와 방송산업과의 접목은 방송 제작 환경과 방식에 있어서도 새로운 변화가 나타날 것을 시사한다. AI의 활약이 방송 산업의 긍정적 전환점으로 나타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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